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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점/11 아랍혁명

아랍혁명 관련 읽어볼 만한 글 두 편

때때로 2011. 3. 4. 18:36

이집트 카이로의 한 시민이 아랍세계 독재자들의 사진을 들어보이며 퇴진 촉구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미 축출된 자인 엘아비딘 벤알리 전 튀니지 대통령(맨 왼쪽)과 호스니 무바라크 전 이집트 대통령의 사진에는 ‘제거’를 뜻하는 표시가,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지도자(가운데)와 하마드 빈 이사 알칼리파 바레인 국왕(오른쪽 두번째), 알리 압둘라 살레 예멘 대통령의 사진에는 물음표가 붙어있다. [한겨레, 카이로=AP 뉴시스]


아랍혁명은 지난 2009년의 이란 시위 때도 마찬가지였지만 '트위터 혁명' '페이스북 혁명' 등이라 불립니다. 이는 좌파와 우파 모두에게서 공통된 것이죠. 모바일을 기반으로 한 SNS는 민주주의의 열망에 새로운 도화선이 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전 이에 부정적인 편입니다. 새로운 기술과 도구가 혁명을 위한 새로운 방법들을 창출할 수 있겠지만 결국 결정적인 전투는 오프라인의 거리에서, 공장에서, 사무실에서 벌어지기 마련입니다. 이에 관련해 읽어볼 글은 조동원의 '아랍 혁명과 페이스북 '반'혁명'입니다.

아랍 혁명과 페이스북 '반'혁명, 조동원, 주간인권신문 인권오름(링크)
북아프리카와 서아시아 전역으로 번진 아랍의 사회 변혁운동이 처음에 튀니지에서 퍼져나오고 이집트로 확산되는 것처럼 보일 때, 지배 언론은 이를 '재스민 혁명' 말고도 '페이스북 혁명' '트위터 혁명' '위키리크스 혁명'으로 불렀다. 물론 사회운동 조직과 활동가들이 독재체제 하의 억압적인 미디어 환경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해외의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을 효과적으로 이용해 시위 조직화와 대중동원을 이뤄낸 것이 사실이다(jadaliyya). 하지만 '페이스북 혁명'의 이면에는 페이스북 '반'혁명이 있다. 페이스북을 비롯한 이른바 '소셜 미디어(social media)'는 사회운동에 도움이 된 것 이상으로 지배 권력이 봉기와 혁명이 일어나지 않도록 인민을 감시하는데 써먹고 있는 도구다. (… 생략)

위 글에선 지적하고 있지 않지만 실제 SNS를 능숙하게 사용하는 사람들이 누구인가도 문제가 됩니다. 우리나라의 인터넷(모바일을 포함한) 보급률이 지나치게 높다보니 세계인의 대다수가 우리와 다를바 없는 모바일 생활을 누리는 것인냥 착각하기 쉽죠. 하지만 여전히 가난한 대다수의 아랍 인민들은 새로운 기술의 혜택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이집트의 사례를 보면 SNS를 능숙하게 사용하는 중산층 이상이 아닌 하층 노동계급의 참여에 의해 무바라크를 쫓아낼 수 있었습니다.

또 한가지 생각해볼 점은 리비아 카다피의 반격과 학살에 맞선 국제적 연대의 가능성에 대한 것입니다. 보통은 유엔 혹은 미국과 서방 세계에 의한 군사적 개입, 비행금지구역의 설정 등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리비아 국민위원회조차도 카다피의 폭격을 막기 위한 비행금지구역 설정을 요청했습니다. 그런데 재밌는 것은 카다피가 위기에 처했을 때 지금 당장이라도 군사적 개입을 할 것 처럼 나섰던 미국이 오히려 카다피가 힘을 되찾는 듯 보이는 어제와 오늘 군사적 개입에서 한 발 빼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죠. 어쨌든 이와 관련해 진정한 국제연대는 어떻게 가능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집트 혁명 이후 레디앙에 뛰어난 분석을 연이어 기고한 문이얼(아이비스 에너지 전략 연구소)은 리바아 인민의 승패는 알제리 인민의 저항에 달려있다고 주장합니다. 그는 우선 카다피가 어떻게 힘을 되찾았는 가를 묻습니다. 그는 카다피의 배후로 알제리 정부를 지목하죠. 그렇기에 카다피의 목숨줄을 죄기 위한 결정적 힘은 바로 알제리 인민이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튀니지 혁명 이전부터 알제리에서도 반란과 시위가 계속됐다는 점에서 이는 매우 현실적인 대안이기도 합니다. 자세한 것은 그의 글을 읽어보세요.

리비아 해결 열쇠는 알제리 민중?, 문이얼, 레디앙(링크)
이와 관련해서 서방 언론을 비롯한 주류언론들이 애써 주목하지 않는 점 한가지를 다뤄보자. 최근의 외부의 군사적 개입 문제를 논외로 한다면, 카다피가 도대체 어떤 근거에서 그토록 완강하게 버틸 수 있는가에 대해서다. (… 생략 …) 알제리 통치자들은 리비아의 카다피가 몰락하면 다음 차례는 바로 자기 자신이 될까 봐 두려워하고 있었다. 이미 인근의 튀니지가 혁명으로 무너졌을 때도 그랬지만, 다시금 더 거대할 뿐 아니라, 정치 경제적으로 더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리비아마저 무장항쟁으로 카다피가 몰락 위기에 놓이자 알제리 정부는 다급해진 것이다. 결국 알제리 통치자들은 바로 자신의 생존을 위해서 카다피를 지원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 생략 …) 이 점에서 현재 리비아 내전을 해결하기 위한 열쇠 가운데 하나는-서방의 공습이 아니라-중동 혁명에 영향 받아 알제리 군부에 저항하고 있는 알제리 민중들이 쥐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들이 알제리 정부를 붕괴시킨다면, 그 자체로 카다피에 대한 중요한 정치적, 군사적 타격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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