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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론 1권 4장 자본의 일반공식 발췌ㆍ요약 본문

마르크스/엥겔스/자본론 요약

자본론 1권 4장 자본의 일반공식 발췌ㆍ요약

때때로 2012. 5. 6. 21:05

우리는 3장까지 상품과 그 교환과정을 살펴봤다. 상품유통의 결과 화폐를 발견했다. 이 화폐는 자본의 최초의 형태다.

"상품유통은 자본(資本)의 출발점이다. …… 우리는 이 [상품유통] 과정의 최후의 산물로 화폐를 발견하게 된다. 상품유통의 이 최후의 산물은 자본의 최초의 현상형태(現象形態: form of appearance)이다."(189쪽)

우리가 살펴본 상품유통은 '상품-화폐-상품'의 과정이다. 앞으로 살펴볼 자본으로서 화폐의 유통 형태는 '화폐-상품-화폐'의 형태를 지닌다.

상품유통(단순상품유통): 상품→화폐→상품 (C-M-C)
자본으로서의 화폐 유통: 화폐→상품→화폐 (M-C-M)


상품유통과 자본으로서의 화폐 유통의 첫째 차이는 판매와 구매의 앞뒤가 바뀐다는 것이다. 자본의 유통은 구매가 판매를 앞선다. 둘째로 상품유통에서 화폐는 상품으로 전환돼 사용가치로 소비되어 사라진다. '화폐-상품-화폐'의 유통에서 화폐로 상품을 구매하는 것은 다시 화폐를 얻기 위해서다. 따라서 "화폐는 소비된 것이 아니라 투하(投下)된 것"(192쪽)이다. 셋째 단순상품유통(상품-화폐-상품)은 화폐가 교환을 매개하며 위치를 두 번 바꾸지만 자본으로서의 화폐 유통에서는 상품이 과정을 매개하며 두 번 위치를 바꾼다. 여기서 상품이 두 번 위치를 바꾼 결과는 화폐를 최초의 소유자 손으로 돌려보내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화폐가 다시 돌아온다는 것이다. 돌아온 화폐의 양이 더 크거나 작은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실제로는 문제가 되지만 이 '환류 현상' 자체가 더 큰 화폐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상품유통은 한 번의 과정으로 끝나지만 자본으로서 화폐 유통은 새로운 시작으로 이어진다. 이는 "화폐가 지출되는 방식 그 자체에 의해 주어지고 있다"(193쪽).

"순환 C-M-C는 어떤 한 상품의 극에서 출발해 다른 한 상품의 극에서 끝나는데, 이 상품은 유통에서 빠져나와 소비되어 버린다. 그러므로 소비[욕망의 충족], 한 마디로 말해 사용가치(使用價値)가 이 순환의 최종목적이다. 이와는 반대로 순환 M-C-M은 화폐의 극에서 출발하여 최후에는 동일한 화폐의 극으로 돌아간다. 따라서 이 순환을 야기시키는 동기 및 그것을 규정하는 목적은 교환가치(交換價値) 그 자체이다."(193쪽)

이로부터 자본으로서 화폐 유통의 목적이 파악된다. 상품유통은 질적으로 다른 사용가치를 교환함으로서 사회적 물질대사를 이룬다. 그러나 '화폐-상품-화폐'의 과정은 그 양극에서 질적으로 동일한 모습을 지닌다. 오직 양적인 차이만이 의미가 있을 뿐이다. 즉 "최초에 유통에 투입한 것보다 더 많은 화폐가 유통으로부터 끌려나와야 한다"(195쪽). 자본가가 100억 원을 투자할 때 오직 100억 원 만을 벌 것을 기대하지 않는다는 것은 우리에게 당연해 보인다. 우리가 이러한 사정을 고려해 이 과정을 다시 적는다면 이와 같다.

화폐 -> 상품 -> 다른 양의 화폐(M-C-M')

"이 증가분, 즉 최초의 가치를 넘는 초과분을 나는 잉여가치(剩餘價値: surplus-value)라고 부른다. 그러므로 최초에 투하한 가치는 유통중에서 자신을 보존할 뿐 아니라 자신의 가치량을 증대시키고 잉여가치를 첨가한다. 바꾸어 말해, 자기의 가치를 증식(增殖)시킨다. 그리고 바로 이 운동이 이 가치를 자본으로 전환시키는 것이다."(195쪽)

우리는 이곳에서 최초로 자본의 정의를 발견한다. 가치의 자기 증식 운동이 바로 자본이다. 더 큰 가치를 획득한 운동이 그로부터 멈춘다면 그 가치는 더 이상 자본이 아니다. 운동을 멈춘 화폐는 더 큰 가치(잉여가치)를 만들어내지 못한다. 지하 금고에 5만 원 권 100억 원어치를 넣어두면 10년 후에도 오직 100억 원어치의 5만 원 권만 발견할 수 있을 뿐이다.

더 큰 가치가 문제가 되는 한 이 운동은 멈출 수 없다. 한 번의 순환을 마친 가치는 여전히 한정된 크기만을 지닐 뿐이다. 100억 원보다 1000억 원이 크고, 1000억 원보다 1조 원이 크다. 한정된 양적 표현만이 가능한 자본의 자기 증식 운동은 그로부터 끊임없이 반복해야 하는 숙명을 부여받는 것이다. 게다가 하나의 순환은 그 출발점과 최종 지점에서 동일한 모습으로 나타난다(오직 화폐). 따라서 새로운 시작을 위한 적합한 형태로 하나의 순환을 마친다.

"그러므로 자본의 운동에는 한계가 없다."(196쪽)

이러한 가치의 자기 증식 운동을 자신의 의지로 받아 행동하는 화폐소유자는 자본가가 된다. 100억 원이 있어도 그것을 오직 자신의 생활ㆍ향락을 위해 사용하는 이, 또는 단 한 번의 거래를 통한 이윤을 목적으로 하는 이는 자본가가 아니다.

가치의 자기 증식 운동은 자동적인 것으로 비춰진다. 이 운동에서 "가치는 그 자체가 가치이기 때문에 가치를 낳는다는 신비스러운 성질을 얻었다"(199쪽). 우리는 은행에 맡겨놓은 돈에 이자(더 많은 돈)가 붙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이 과정에서 자본은 한 번은 상품과 화폐의 형태를 번갈아가며 취한다. 그 출발점과 종착점에서는 화폐형태를 취하지만 상품형태를 취하지 않고서는 화폐가 자본이 될 수는 없다.

"이리하여 가치는 이제 과정 중의 가치(value in process), 과정 중의 화폐로 되며, 이러한 것으로서 가치는 자본이 된다. 가치는 유통에서 나와 다시 유통에 들어가며, 유통 속에서 자신을 유지하고 증식시키며, 더 커져서 유통으로부터 나오고, 그리고 이 동일한 순환을 끊임없이 되풀이한다."(200쪽)

'화폐-상품-화폐'의 운동이 상인자본에게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산업자본도 마찬가지로 화폐로 구매한 상품을 다시 판매해 더 많은 화폐로 재전환되는 화폐이다. 중간단계를 생략한 형태가 이자 낳는 자본(M-M')이다. 그러므로 자본의 일반공식은 M-C-M'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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