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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시스트에 맞서 싸운 젊은 여전사, 영면에 들다 본문

기록/기억

파시스트에 맞서 싸운 젊은 여전사, 영면에 들다

때때로 2014. 1. 7. 21:39


Marina Ginestà 1919.01.29 - 2014.01.06

프랑코 쿠데타에 맞서 투쟁한 젊은 사회주의자였던 마리나 히네스타가 1월 6일 94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1936~39년의 스페인 내전을 상징하는 대표적 사진의 주인공이었던 그녀는 당시 17세로 카탈루냐통합사회당(PSUC)의 투사였다. 이 사진은 1936년 7월 21일 PSUC의 본부로 사용되던 콜론 호텔 옥상에서 찍었다. 프랑코가 17일 쿠데타를 일으킨 지 5일째 되던 이날 반파시즘 의용군중앙위원회가 구성됐다. 혁명이 가장 아름다웠던 시절,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담긴 사진.

히네스타는 1919년 프랑스 툴르즈에서 태어났다. 11살이 되던 해 가족과 함께 바르셀로나로 이주한다. 전쟁이 일어나자 국제여단에 지원해 프라우다지 특파원 미하일 콜소프를 도와 번역과 통신원 역할을 했다. 전쟁이 끝나기 전 부상으로 프랑스 몽펠리에로 휴양을 떠난다. 2차 대전이 일어나 프랑스가 나치에 점령되자 멕시코로, 다시 도미니카 공화국으로 몸을 피한다. 그곳에서 벨기에 외교관과 결혼해 이후 다시 스페인으로 돌아온다. 1970년대 초 파리로 이주해 1월 6일 세상을 떠날 때까지 머문다.

공산당과 파시스트 프랑코 사이에 길을 잃은 스페인혁명처럼 젊은 사회주의자였던 그녀도 여러 나라를 전전하게 된다. 사실 혁명은 그녀가 사진을 찍은 이 때로부터 1년쯤 후에는 사실상 질식 직전에 이르게 된다. 1년 후 1937년 5월 이 호텔 옥상에서 내려다보이는 카탈루냐 광장 인근의 전화교환소에선 공산주의자와 사회주의자, 무정부주의자의 총격전이 벌어진다. 조지 오웰이 '카탈루냐 찬가'에서 다뤘던 바로 그 사건에 등장했던 곳이다. 파시즘에 맞선 젊은 사회주의 투사로 우리에게 영원히 남을 그녀의 영면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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