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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률'에 해당되는 글 2

  1. 2017.12.15 통계로 본 한국사회, 남녀차별의 현실
  2. 2011.11.05 멕시코, FTA, 우리 99%의 삶

"중산층 이하 … 같은 직종에서 남성이 임금을 더 많이 받는 모습은 40대 이하에서는 더 이상 찾기 어려운 광경입니다."

"'사회활동=남성' '집안일=여성'식으로 돼 남성이 작던 크던 힘을 독점했던 19세기에나 남녀구도가 통했지, 모두가 사회활동을 하는 21세기에서 이런 프레임은 낡아도 너무 낡았습니다."

인터넷에서 주로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는 '페미니즘'에 대한 나름 진지한 반대론을 보면, 현재 남녀의 경제적ㆍ사회적 지위의 유의미한 차이는 없어졌다는 주장이 바탕에 깔려있다. 1980년대는 그랬을지 몰라도 2000년대에는 그렇지 않다고 주장하곤 한다.

사법고시와 공무원시험과 같은 것은 물론 육사 합격ㆍ졸업자들에서도 여성의 진출 확대는 두드러져 보인다. 교원 노동자 중 여성의 비중은 다른 분야보다 압도적으로 높기도 하다. 남성 일부가 '여성 할당제'는 시대착오적'이라고 주장하는 게 그럴 듯해 보인다. 그러나 다른 한편 여성들은 여전히 직장과 가정에서 차별에 신음을 흘리고 있다. 여성 혐오적 표현과 대우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는 높아만 가고 있다. 현재의 '페미니즘' '여혐ㆍ남혐' '워마드' 논란은 매우 다양한 영역에 걸쳐 있다. 그중 내가 주목하는 것은 바로 이 남녀의 경제적ㆍ사회적 지위에 대한 부분이다. 아래 몇몇 통계를 한국 사회의 남녀 현실에 대해 확인해보고자 한다.


1. 여성 고용의 양과 질이 나아지고 있지만 차별은 여전하다


[그래픽:自由魂]

최근 10년 주요 고용지표 세 가지를 성별로 정리해봤다. 경제활동참가율ㆍ고용률ㆍ실업률을 국가별 비교를 위해 15~64세 OECD 기준 자료를 활용했다.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과 고용률은 꾸준히 개선되고 있지만 남녀 간 차이의 개선은 미미하다. 여성의 고용률은 2005년 54.8%에서 2016년 58.4%로 늘어났지만 OECD 평균인 63.4%에는 아직 이르지 못하고 있다. 같은 기간 남녀 고용률의 차이는 23.0%p에서 20.5%p로 2.5%p 개선됐을 뿐이다. 실업률은 남성이 더 안좋다. 2016년 남성은 3.9%, 여성은 3.7%다. 하지만 2006년에서 2016년 사이 남성 실업률이 4.0%에서 3.9%로 같은 수준을 유지하거나 다소 감소한 데 비해, 여성의 실업률은 같은 기간 3.1%에서 3.7%로 증가했다.물론 여성 실업률은 OECD 평균에 비해 매우 낮다. 그러나 이는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여성의 수가 그 만큼 적은 영향일 수 있다.


2. 청년들의 취업경쟁에서도 여성은 남성을 앞지르지 못했다


[그래픽:自由魂]

여성의 고용지표가 남성보다 안 좋은 것은 대학ㆍ대학원 졸업자의 성별 취업률에서도 드러난다. 한국교육개발원의 취업통계연보에 따르면 2015년 대학 졸업 남성의 취업률은 66.4%지만 여성의 취업률은 62.4%다. 대학원 졸업자를 보면 남성은 83.1%, 여성은 70.9%다. 최근 흔히 얘기되는 20대 청년 취업에서 여성 강세는 몇몇 분야로 인한 착시일 뿐이란 얘기다. 물론 이 지표에서도 남녀 간 차이는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남녀 성별을 배제한 일제고사 식 취업경쟁(고시, 공무원시험, 교사시험 등)에서 일반적으로 여성의 성적이 좋다는 걸 고려하면, 이 차이의 축소가 사회 전반에 고르게 진행되는 건 아니라고 봐야 한다.


3. 여성이 적게 일하지만, 임금 차이가 노동시간 탓은 아니다


[그래픽:自由魂]

힘들게 노동시장에 진입한다고 해서 남녀 가 비슷한 대우를 받는 것은 아니다. 고용노동부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를 보면 2016년 남성의 월임금총액은 336만4000원인데 여성은 204만원에 그친다. 여성이 받는 임금은 남성의 60.6%일 뿐이다. 남성의 노동시간이 여성보다 길기 때문에 그런 것 아니냐는 의문이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시간당임금총액을 따져보면 남성 1만9476원일 때 여성이 1만2573원(남성의 64.6%)으로 차이는 여전하다. 실제 노동시간을 보면 남성이 한달 176.5시간 일할 때 여성은 163.2시간을 일한다. 여성의 노동시간은 남성의 92.5%에 달한다. 여성이 적게 일해서 적게 받는 게 아니란 얘기다. 같은 시간 일해도 노동의 질이 다르지 않느냐라는 의문이 있을 수 있겠으나 남성 내부에서의 노동의 질 차이가 여성 내부에서의 차이보다 유의미하게 적지 않은 이상 그것이 이 통계의 의미를 크게 훼손할 것 같진 않다.

여성의 임금이 남성보다 적다는 것은 비정규직 남성과 정규직 여성을 비교해도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2016년 비정규직 남성이 시간당 1만4189원을 받을 때 정규직 여성은 1만3719원을 받았을 뿐이다. 남성과 여성의 임금 중간값으로 비교해본 OECD 주요국의 성별 임금격차를 보면 한국은 37.2%로 OECD 평균 14.5%보다 월등히 높다.


4. 맞벌이 부부의 가사노동 배분은 여전히 불평등하다



[그래픽:自由魂]

일하는 여성의 고충이 저임금뿐만은 아니다(여기서 승진이나 고위직 진출, 업무에서의 차별 같은 것은 일단 논외로 한다). 노동계급 여성은 집에서도 장시간 가사노동에 시달린다. 통계청의 생활시간조사에 따르면 2014년 맞벌이 여성이 하루 194분을 가정관리와 가족보살피기에 사용했다. 같은 일에 맞벌이 남성은 하루 40분만 썼다. 여성이 집에서도 남성의 4.9배 더 긴 시간을 가족을 위해 쓴 것이다.

가사노동시간을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눈에 띄는 것은 한국 여성의 장시간 가사노동보다는 한국 남성의 짧은 가사노동시간이다. 실제로 OECD 평균 여성의 가사노동시간은 하루 272분으로 한국 여성의 가사노동 시간 227분보다 길다(가정관리와 가족보살피기를 포함한 미지불 노동시간, OECD 기준). 문제는 남성이다. OECD 평균 남성의 가사노동시간은 138분인데 비해 한국 남성은 45분에 그친다. 남성에 비교한 여성의 가사노동시간은 5.0배로, 일본의 4.8배를 제외하면 따라올 나라가 없다. OECD 평균은 2.0배다.

최근 '페미니즘 논쟁'을 보면, 여성 차별은 사라졌고 남성이 역차별을 받는다는 주장이 흔히 볼 수 있다. 그러나 통계로 본 현실은 아직 여성이 받는 차별을 분명히 보여준다. 젊은 세대에선 다르다는 얘기도 종종 나오는 데, 대학 졸업자의 성별 취업률, 연령별 가사노동시간을 따져보면 그것도 사실은 아닌 듯 싶다. 차별을 없애기 위한 방법론엔 이견이 있을 수 있다지만, 현실을 부정하는 이들이 그 방법론을 진지하게 고민하는지는 의문이다.

2011.11.05 01:40

멕시코, FTA, 우리 99%의 삶 쟁점/11 한미FTA2011.11.05 01:40

한미FTA를 반대하는 주장에서 멕시코의 사례를 근거로 드는 것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아마도 몇년 전 방영한 KBS 프로그램의 영향인 듯 싶어요. 그러나 근거의 제시는 정확해야 합니다다. 어설피 "NAFTA 이후 멕시코인의 90%가 빈민으로 전락했다"는 것과 같은 믿기 어려운 주장을 펴면 반격 당하기 딱 쉽죠. 오늘 낮 찾은 몇 가지 통계를 먼저 보여드리고 제 생각을 말씀드리겠습니다.

1. 2000년대 후반 지니계수
- OECD 평균 : 0.31
- 한국 : 0.32
- 멕시코 : 0.48(칠레에 이어 2위)
※ 198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후반까지 지니계수는 OECD 평균 0.3% 증가, 멕시코는 0.2% 증가 => OECD 평균보다는 덜 악화됐으나 소득분배가 악화됐음을 보여줍니다.
● [Society at a Glance 2011: OECD Social Indicators] Income inequality(링크)

2. 2000년대 후반 균등화 중위 가계소득의 50% 이하로 사는 사람의 수
- OECD 평균 : 11.1%
- 한국 : 15.0%
- 멕시코 : 21.0%(1위)
※ 198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후반까지 빈곤률은 OECD 평균 1.0% 증가, 멕시코 0.1% 증가 => 지니계수와 마찬가지로 마찬가지로 OECD 평균보다는 덜 악화됐으나 소득불균형이 심해졌음을 보여주죠.
● [Society at a Glance 2011: OECD Social Indicators] Poverty(링크)

3. 미국 달러로 환산한 연간 균등화 중위 가처분 가계소득(2007년 경상가격과 PPP로 환산)
- OECD 평균 : 1만9000 달러
- 한국 : 1만9000 달러
- 멕시코 : 5000 달러(역시 끝에서 1위)
※ 198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후반(또는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중위 가계소득의 실질 연평균 성장은 OECD 평균 1.7%, 멕시코 1.2% 증가. => 실질적인 소득의 증가에 있어서 OECD 평균보다 떨어짐을 알 수 있습니다.
● [Society at a Glance 2011: OECD Social Indicators] Household income(링크)

4. 2008년 15~64세의 고용률
- OECD 평균 66.1%
- 한국 : 62.9%
- 멕시코 : 59.4%(끝에서 12위)
※ (이건 의미 없겠지만) 2007년에서 2009년 사이 고용률은 OECD 평균 1.4퍼센트포인트 감소, 한국 1.0퍼센트포인트 감소, 멕시코 1.6퍼센트포인트 감소. => 멕시코의 실업률은 OECD 국가 중 매우 낮습니다. 하지만 고용률로 보면 OECD 평균보다 많이 떨어진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 [Society at a Glance 2011: OECD Social Indicators] Employment(링크)

5. 2009년 미국 국토안보부가 발표한 '불법체류 이민자 인구보고서'에 따르면 2008년 1월을 기준으로 멕시코계 불법이민자가 730만명으로 1위를 기록. 2위인 엘살바도르의 57만명과는 큰 차이. 멕시코가 미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야겠지만 1990년대 이후 멕시코계 이민자의 급격한 증가는 멕시코 내부의 경제ㆍ사회적 상황의 부정적 변화를 반영하지 않나 싶습니다.
● [노컷뉴스] 미국내 한인 불법체류자 24만명, 국가별 6위(링크)

FTA 찬성론자라면 위의 통계가 아니라 NAFTA 이후 멕시코의 경제성장률과 GDP 등의 통계를 제시할 수 있을 것입니다(실제로 저는 그러한 통계 제시에 반박하기 위해 위의 통계를 찾았습니다). 제가 위 통계를 제시한 것은 NAFTA 이후 멕시코의 상황이 급격히 악화됐음을 증명하기 위한 것은 아닙니다. 멕시코의 경제성장률과 GDP가 NAFTA 이후 멕시코 노동자ㆍ농민의 삶을 못 보여주듯이 제가 제시한 통계도 멕시코 노동자ㆍ농민의 삶이 악화된 이유가 NAFTA 때문임을 입증하진 못합니다. 산업구조, 정치제도의 안정성, 정부의 정책적 의지, 기업의 경영능력, 노동자ㆍ농민ㆍ학생의 저항 등 멕시코의 사회ㆍ경제적 삶을 규정하는 요인은 너무나 많기 때문입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1970년대 이후 더욱 밀접하게 연관된 세계경제의 상황입니다.

FTA에서 간접수용에 대한 보상과 투자자-국가소송제(ISD) 조항이 쟁점이 되고 있습니다. 때로는 이 조항만 없으면 FTA가 선의의 제도로서 받아들여질 수 있을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조항이 상징하는 것은 FTA가 무엇보다도 투자자와 기업의 이해관계를 대변한다는 것입니다. 인구의 다수를 점하는, 요새 표현으로 하자면 99%의 노동자ㆍ농민ㆍ청년ㆍ실업자들의 삶의 조건을 개선하기 위한 게 아니라는 거죠. 오히려 이들 99%를 수탈하고, 억누르며, 착취하는 1%를 보호하기 위한게 이 FTA의 핵심 목표입니다.

즉 우리 99%의 삶을 악화시키려는 1%에 맞선 투쟁이 넘을 수 없진 않지만 꽤나 심각한 장애물이 FTA라는게 제 결론입니다. FTA 체결 이후 한국의 사회ㆍ경제적 상황이 멕시코처럼 악화될 수도, 때론 개선될 수도 있지만 그 자체는 사회 집단의 '의지'가 담긴 행동들에 의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심지어 악마의 조항처럼 느껴지는 ISD조차도 볼리비아 인민의 단호한 행동과 이에 연대한 세계적 투쟁을 통해 저지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①FTA 체결을 막고자 하는 단호한 결의와 행동하지만 FTA 체결로 우리가 넘어설 수 없는 장벽이 세워지는 것은 아니라는 냉철한 판단입니다. 이를 위해서라도 FTA와 멕시코 사례에 대한 지나친 악마화는 피해야 합니다. 우리는 FTA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FTA를 체결한 나라들의 구체적 사례에 대해 충분히 살펴보고 적절히 인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FTA 그 자체로 한 나라가 '망하는 일'은 없습니다. 그 나라 내부에서 계급ㆍ계층에 따른 손익이 갈릴 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