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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롭지 못한…
2014년 11월 15일 작성, 일부 수정 자크 비데와 제라르 뒤메닐이 쓴 새 책이 나왔다. 제목은 '대안마르크스주의'. 이 책의 서론에는 다음과 같은 잘 알려진 이야기가 앞 부분에 나온다. 마르크스가 '마르크스주의'의 기초를 제공한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사상적 스승을 찾고 있던 러시아의 [근대] 초기 혁명가들에게 "어떤 경우라도 나는 마르크스주의자가 아니다"라고 응답한 것은 사람들에게 잘 알려져 있다. - 17쪽. 그래 '잘 알려져 있다'. 그리고 이 문장을 독자들은 마치 이 이야기가 플레하노프와 자술리치 같은 러시아 초기 마르크스주의자들에 대해, 혹은 더 직접적으로 레닌과 그의 동료들에 대해 한 얘기인 것처럼 이해하기 쉽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이와 관련해선 우선 프랑스 노동당 건설을 위해 쥘 게드와..
'제국주의론' 하면 보통 레닌을 떠올린다. 하지만 부하린의 '제국주의와 세계경제'의 성취는 레닌에 못지 않다. 이정로(본명 백태웅)가 옮긴 부하린의 '제국주의와 세계경제'는 당시의 검열 때문에 원작자의 이름이 표기되지 못하고 본문에서도 몇몇 문장을 삭제하고 어떤 표현은 순화시켜 옮겼다. 레닌이 쓴 서문이 빠진 것은 당연하다. 이를 대신해 서문으로 실린 엥겔스의 '유토피아에서 과학으로의 사회주의의 발전' 3장조차도 여기저기 '완화'된 표현으로 인쇄돼야만 했다. 우선은 여기 레닌이 쓴 서문을 옮긴다. 이곳저곳 눈쌀 찌푸리게 할 의역과 오역이 많으니 원문을 꼭 참조하길 바란다. 대괄호[]는 옮긴이가 덧붙인 것이고 소괄호()는 원문에 있는 것이다. 부하린의 제국주의와 세계 경제, 레닌의 서문[1] 원문: N.I..
국가와 혁명 블라디미르 일리치 울리야노프 레닌 지음|문성원ㆍ안규남 옮김|아고라 프락시스 총서 1917년 2월 페트로그라드(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혁명이 시작된다. 러시아 황제 니콜라이 2세는 궁전에서 쫓겨났다. 황제가 물러난 겨울궁전에는 임시정부가 들어선다. 공장과 군대에는 소비에트가 세워졌다. 노동자와 병사들이 자신들의 의견을 모으고 집행하기 위해 스스로 조직한 권력 기관이다. 이 소비에트는 1905년 혁명 때 처음 등장했었다. 세계 여성의 날인 2월 23일(신력으로 3월 8일) 시작된 혁명은 구권력을 무너트렸지만 아직 새로운 권력을 세우는 건 쉽지 않았다. 겨울궁전의 임시정부는 노동자ㆍ병사 소비에트의 허락 없이는 그 어떤 행동도 하지 못했다. 하지만 노동자ㆍ병사 소비에트도 임시정부를 넘어서진 못하고..
오늘(5월 5일)은 마르크스가 태어난 날입니다. 어쩌다보니 오늘 한 독서모임에서 류동민 교수가 쓴 '마르크스가 내게 아프냐고 물었다'를 읽고 얘기를 나눴습니다. 기왕 얘기가 나온 김에 마르크스에 대한 간단한 소개가 있으면 좋을 것 같아 제가 아는 한에서 간단하게 끄적거려 봅니다. 1882년 병으로 머리카락과 수염을 자르기 전 마지막으로 찍은 사진. 알제리에서 머리카락을 모두 자른 마르크스는 1882년 4월 28일 엥겔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이렇게 썼다. "내 예언자의 턱수염과 왕관처럼 머리를 덮었던 영광을 없애버렸네." 마르크스는 1818년 5월 5일 독일의 트리어 지방에서 태어납니다. 마르크스는 개종한 유대인의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유대인임을 밝힌 바는 없습니다. 이사야 벌린의 '칼..
독일 이데올로기Ⅰ 칼 마르크스ㆍ프리드리히 엥겔스 지음|박재희 옮김|청년사 [1845년 봄] 우리는 독일 철학의 이데올로기적 견해에 대립하는 우리의 견해를 공동으로 완성하고 우리의 과거 철학적 의식을 사실상 청산하기로 결의했다. 이 결심은 헤겔 이후의 철학을 비판하는 형태로 실행되었다. 두꺼운 8절판 책 2권에 달하는 수고는 여건의 변화로 출판이 불가능해졌다는 소식을 우리가 들었을 때에는 이미 베스트팔렌에 있는 출판사에 도착했었다. 우리는 자기이해라는 우리의 주목적을 달성한 이상 기꺼이 이 수고를 쥐들이 갉아먹도록 내버려 두었다. -'정치경제학 비판을 위하여' 서문, 8쪽(도서출판 靑史) 마르크스가 '정치경제학 비판을 위하여' 서문에서 말한 저작 '독일 이데올로기'는 1932년에 모스크바에서 처음 완간됐다..
마르크스(左)와 엥겔스. www.marxists.org 마르크스를 다시 읽기 시작했습니다. 역시 시작은 '공산당 선언'이죠. 레이건과 대처가 대서양의 양안에서 동시에 시도한 신자유주의적 반동은 90년대 그들의 공식 정치에서의 반대자들-미국 민주당의 클린턴과 영국 신노동당의 블레어-에 의해 완성됐죠. "대안은 없다"는 대처의 유명한 말처럼 대다수에게 신자유주의, 자본주의 외의 대안은 없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가난한 이들에 대한 사회적 구제는 밑빠진 독에 물 붙기 처럼 불가능한 목표로 치부됐죠. 대중을 위한 공공 자원의 이용은 불가능한 것으로 판명됐다고 선언됐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신자유주의 찬가는 바로 그 가난한 이들을 위한 서민 주택금융 제도로부터 비롯된 위기로 돌연 끝나고 말았습니다. 비정규직은 그 ..
1. 올해는 1968 혁명 40주년이 되는 해죠. 올 초에 한참을 법석 떨며 관련 책들을 정리한 적이 있었습니다. 깜빡 잊고 있었던 건 올해가 공산당 선언이 발표된지 160년이 되는 해라는 겁니다. 꼭 선언 160년을 기념해서는 아니겠지만 강유원씨가 번역한 공산당 선언이 이론과실천에서 나왔네요. 공산당 선언 칼 마르크스ㆍ프리드리히 엥겔스 지음|강유원 옮김|이론과실천 2006년 '경제학ㆍ철학 수고', 올 초 '루트비히 포이어바흐와 독일 고전철학의 종말'에 이어 3번째로 강유원씨가 번역해 내놓는 마르크스 초기 저작이죠. 이대로 쭈욱 가능한 많이 마르크스의 글을 강유원씨의 번역으로 볼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 강유원씨가 번역한 공산당 선언에는 1937년에 트로츠키가 쓴 아프리칸스어판 서문과 1998년 홉스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