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신자유주의 (21)
자유롭지 못한…
- 데이비드 하비 / 최병두 1979년 이후 대처와 레이건에 의한 신자유주의적 혁명은 민주적 수단을 통해 이뤄져야만 했다. 이처럼 중대한 이행이 가능하려면, 선거에서 이길 정도로 충분히 큰 범위에 걸친 정치적 동의가 사전에 구축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그람시가 ('공동으로 보유되는 지각'으로 정의되는) '상식'이라고 한 것이 전형적으로 동의의 기반을 이룬다. - 59 신자유주의적 전환이 1970년대 초반 칠레ㆍ아르헨티나와 같이 폭력에 의한 강제로 이뤄진 것만은 아닙니다. 영국과 미국에서는 모두 선거에 의한 정권 교체가 결정적 계기가 됐죠. 이러한 '민주주의'적 전환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거대한 규모의 정치적 동의가 구축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람시가 상식이라고 한 것이 바로 동의의 기반입니다. 상식..
- 데이비드 하비 / 최병두 뉴욕에서의 일상생활은 "녹초가 되었고, 도시의 분위기는 비참해졌다.". 도시 정부, 지역 노동운동, 그리고 뉴욕의 노동계급은 "지난 30년 동안 쌓아올렸던 권력의 많은 부분"을 결국 박탈당했다. 탈도덕화된 뉴욕의 노동계급은 마지못해 새로운 현실을 인정했다. …… 기업복지가 사람 복지를 대체했다. 도시의 엘리트 기관들은 ('I♡NY'라는 유명한 로고를 고안하면서) 문화센터이며 관광지로서 뉴욕의 이미지를 팔기 위해 동원되었다. 지배 엘리트는 종종 까다롭게 다양한 범세계적 경향들의 모든 방식들이 도입될 수 있도록 문화적 장의 개방을 지원했다. 자아, 성, 정체성으로의 자기중심적 천착이 부르주아적 도시문화의 주요 동기가 되었다. 도시의 강력한 문화기관들에 의해 촉진된 예술적 자유와 ..
- 데이비드 하비 / 최병두 데이비드 하비는 1장을 마무리하기 전에 폴라니의 견해를 인용하며 자유의 전망을 살핍니다. 그는 자유에는 좋은 것과 나쁜 것의 두 종류가 있다고 서술한다. 후자의 사례로 "동료를 착취하는 자유, 공동체에 급부로 제공하는 서비스 없이 비정상적 이득을 취하는 자유, 기술적 고안들을 공공 이익을 위해 사용하지 않는 자유, 사적 이익을 위해 은밀하게 획책된 공적 재난으로부터 이익을 얻는 자유" 등을 열거했다. 그러나 폴라니는 계속해서 "이러한 자유들이 번창하는 시장경제는 우리가 높게 평가하는 자유도 만들어냈으며 이는 양심의 자유, 언론의 자유, 집회 및 결사의 자유, 직업 선택의 자유"라고 서술했다. - 제1장/55~56 폴라니는 '나쁜 자유'를 만들어낸 시장이 또한 '착한 자유'도 ..
- 데이비드 하비 / 최병두 신자유주의화는 계급 권력의 회복과 관련되지만, 그렇다고 해서 동일한 인물에 대한 경제적 권력의 회복을 필연적으로 의미하지는 않는다. - 제1장/50 '계급 권력'이 '회복'됐다면, 그로부터 혜택을 받는 '계급'이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 '계급'은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보통은 전통적인 계층(양반, 귀족)과 결탁해왔죠. 그런데 때로는 "신자유주의화가 상위 계급의 구성을 재편하는데 동반 되었"습니다. 하비에 의하면 영국에서 그랬습니다. 게다가 계급의 현실은 장소(나라)에 따라 달라지기 마련이죠. 그럼에도 하비는 신자유주의화에서 확인할 수 있는 몇 가지 일반적인 특징이 있다고 말합니다. 첫 번째는 자본주의적 기업의 소유와 관리의 특권들-전통적으로 분리되어 있었던-을 CEO들(관리..
- 데이비드 하비 / 최병두 이러한 형태의 정치-경제적 조직은 오늘날 보통 '착근된 자유주의(embedded liberalism)'로 불리고 있다. 이는 시장 과정과 기업 활동들이 경제ㆍ산업 전략의 방법을 유도하는 사회적ㆍ정치적 제약들과 규제 환경의 그물에 의해 어떻게 둘러싸여 있는지 알려준다. 국가 주도적 계획이나 어떤 경우 기간 부문의 국가 소유가 드문 경우는 아니었다. 신자유주의적 프로젝트는 이러한 제약들로부터 자본을 탈착근시키는 것이다. - 제1장/28 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는 전쟁 전과 판이한 모습을 띠게 됩니다. 어디서든 국가의 시장 개입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집니다. 이는 국제적으로 미국의 군사적 보호와 달러 중심의 고정환율 체제(이 둘은 불가분의 관계죠)에 의해, 국내적으로는 노동조합과..
- 데이비드 하비 / 최병두 신자유주의 사상의 창시적 인물들은 인간의 존엄성과 개인의 자유에 관한 정치적 이상을 근본적인 것, 즉 '문명의 핵심 가치들'로 설정했다. 이 가치들은 감동적이고 매력적인 이상이기에 그들의 선택은 현명했다. 그들은 이렇나 가치들이 파시즘, 독재정권, 공산주의뿐만 아니라 선택의 자유를 가지는 개인의 판단을 집단적 판단으로 대체하려는 국가 개입의 모든 형태들에 의해 위협받게 되었다고 주장한다. - 제1장/21 '자유주의는 진보적일 수 있는가'의 필자들은 진보적 자유주의와 경제적 자유주의(신자유주의)는 다른 것이라고 단호히 말합니다. 하지만 신자유주의의 주창자들도 진보적 자유주의와 마찬가지로 '인간의 존엄성'과 '개인의 자유'를 정치적 이상으로 제시하고 있죠. 미국 전통에 오랜 뿌리..
- 데이비드 하비 / 최병두 미래의 역사가들은 아마 세계의 사회경제적 역사에서 1978~1980년을 혁명적 전환점으로 간주할 것이다. - 머리말/14 1978년 중국에서 덩샤오핑은 시장주의적 개혁의 첫걸음 내디뎠습니다. 태평양 건너편 미국에서는 1979년 연방준비은행의 수장이 된 볼커가 통화정책을 극적으로 변화시켰죠. 연준을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선봉장으로 말입니다. 1979년 영국 총리에 오른 대처와 1980년 미국 대통령이 된 레이건은 각각 탄광노동자 파업과 항공 관제사 파업에 대한 단호한 대처로 더이상 노동조합의 도전을 용납하지 않을 것임을 천명했습니다. 레이건은 볼커의 든든한 지원자가 돼 시장에서의 규제 완화와 금융 자유화를 세계적 차원에서 이끌었습니다. 볼커, 레이건, 대처, 그리고 덩샤오핑 ..
1. 장하준의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와 스티글리츠의 '스티글리츠 보고서'는 이미 소개해드렸죠(링크). 오늘 얘기할 책은 스티글리츠의 다른 책 '끝나지 않은 추락입니다. 끝나지 않은 추락 조지프 E. 스티글리츠 지음|장경덕 옮김|21세기북스 '끝나지 않은 추락'은 2008년의 금융위기 전후를 추적한 책입니다. 월스트리트가 어떻게 거품을 일으키고 그것을 이용해 자신의 탐욕을 채웠는지, 그러한 탐욕에 무방비하게 동승한 연방준비이사회와 미국 정부의 무책임한 정책들에 대한 폭로로 가득한 책입니다. 그는 금융의 과도한 성장을 문제의 핵심으로 짚고 있습니다. 자본의 효율적인 배분을 목적으로 하는 금융이 그 자체로 이윤의 원천으로 부각되면서 오히려 사회적으로 유해한 효과를 끼쳤다는 것이죠. 많은 곳에서 언급됐..
스티글리츠와 유엔총회 전문가위원회가 쓴 '스티글리츠 보고서'와 장하준의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 가지'를 연이어 읽었습니다. (장 하준의 표현에 의하면) 이 시대의 건강한 경제 시민이 꼭 읽어야 할 두 권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두 책의 목적은 약간 다릅니다. 앞의 책은 세계 경제위기를 맞아 유엔이 국제적 공조를 위한 처방전을 만든 것입니다. 얼핏 보면 책의 시작부터 끝까지 비슷한 얘기를 반복하는 듯 싶습니다. 하지만 조금만 주의해서 보면 이 책이 매우 신중하게 현재의 경제위기를 진단하고 필요한 최소한의 정책적 방향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금융에 대한 규제, 국제적 기구(IMF 세계은행 등)의 개혁 방향 내지 새로운 국제기구의 제안, 달러 중심 통화 체제의 개혁(지역 기축 통화 및..
가난한 휴머니즘 : 존엄한 가난에 부치는 아홉 통의 편지 장 베르트랑 아리스티드 지음|이두부 옮김|이후 최근 몇년간 가장 인상에 남는 책이 '가난한 휴머니즘'입니다. 읽은 후 저자인 아리스티드에 대해 궁금해졌지만 '한글'로 된 정보를 찾긴 매우 어려웠습니다. 얼마전 아이티에 대지진이 온 후 언론에 잠시 아리스티드가 언급되긴 했죠. 남아프리카공화국에 망명 중인 그는 재앙이 덥친 조국으로 복귀할 뜻을 비쳤지만 미국은 '개인' 자격으로만 허락한다고 말했고, 프랑스는 강력하게 반대했죠. 물론 언론에선 '망명'이라고 쓰고 있지만 그는 자신이 미 해병대에게 '납치'됐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는 두 번 대통령이 됐지만 두 번 모두 미국이 후원한 것이 유력한 쿠데타를 통해 쫓겨났죠. 아이티는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