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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갈머리와 '속알머리'

때때로 2016. 2. 3. 13:55

소갈머리(속) 속 마음이나 속생각, 또는 마음 씀씀이.

'소갈머리'를 '속알머리'로 쓴 글을 봤다. 자주 보게 되는 실수다. 인터넷에 보면 소갈머리의 어원을 속알머리로 소개하는 글이 많다. 속알머리는 양반이 상투를 틀기 위해 자르곤 했던 머리 윗부분을 말한다고 설명한다.

그렇지만 '속알머리'는 내가 지닌 국어사전엔 나오지 않는다. 국립국어원 홈페이지를 봐도 마찬가지다. 소갈머리는 어원이 불분명하지만 속알머리에서 기인한 것은 아닌 것 같다.

'소가지'라는 말이 있다. 심성을 뜻하는 속어다. 일부 명사에 붙어서 그 명사를 속된 말이 되게 하는 접미사인 '-머리'가 여기에 붙어 소갈머리가 된 것으로 보인다. 사람의 머리를 뜻하는 단어가 아니다. 이는 '소견(어떤 일이나 사물을 살펴보고 가지게 되는 생각이나 의견)'을 비하하는 의미로 쓸 때 '소견머리'로 쓰는 경우와 같다. 소갈머리를 '소갈딱지'로 쓸 때도 많다. 국어사전에선 같은 말로 풀이한다. 흔히 '이 밴댕이 소갈딱지 만도 못한 놈아'와 같은 식인데, 이를 고려하면 소갈머리의 '머리'가 사람의 머리를 뜻하는 머리가 아님은 금방 알 수 있다.

소가지로부터 '싸가지'가 떠오르기도 한다. 맞아 돌아가는 모양새가 얼추 그럴 듯하다. 하지만 싸가지는 '싹수'의 방언이다. 싹수는 어떤 일이나 사람이 앞으로 잘 될 것 같은 낌새나 징조를 뜻한다. 물론 싸가지의 어원도 분명치 않다. 하지만 소가지와 싸가지가 연관됐다는 근거는 보이지 않는다.

속알머리라는 표현을 스스로 만들어냈다면 상관 없겠다. 하지만 그것을 '소갈머리'의 원래 말로 사용하고자 한 것이라면 틀린 것이다.

이상은 '민중 엣센스 국어사전' 제6판을 참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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