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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8 40주년] 세계를 뒤흔든 1968|크리스 하먼

때때로 2008. 8. 26. 11:43

<2008년 3월 23일 작성> 신좌파, 구좌파를 호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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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노동총동맹(CGTㆍ공산당 계열의 노동조합)이
1968년 5월 프랑스 파리 거리에서 행진을 하고 있다.


지난번에 소개한 책은 1968 30주년에 맞춰 나온 책이었죠. 오늘 소개할 이 책은 1968 20주년인 88년에 쓰여졌고 30주년인 98년에 개정판이 나온 책입니다. 물론 우리나라에 소개된 것은 2004년이죠.

오늘 소개할 책은 바로 이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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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뒤흔든 1968  크리스 하먼 지음│이수현 역│책갈피


먼저 글에서 소개했던 책이 1968 한해를 다뤘음에 반해 이 책은 60년대 전반부서부터 70년대 후반부까지를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무엇보다도 이 책이 '학생 운동' '학생 혁명' '히피 운동'으로 불려왔던 68운동에서 노동자 계급 역할의 복원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운동의 역사를 서술하는 여러 책들에서 '노동자 계급'의 역할이 무시되거나 축소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경우가 한국의 87년 6월항쟁에 대한 서술이죠. 민주화의 요구를 들고 학생운동이 분출했을 때 노동자 계급이 개별화된 존재인 '넥타이 부대'로 참여한 것엔 많은 이들이 큰 의의를 두면서도 7월 이후 9월까지 노동자 계급이 집단적으로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 계급적 요구를 내세워 거리로 나선 사실은 그때 당시 많은 좌파들까지 포함해서 현재까지도 그 역할과 의의는 축소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68혁명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매달 임금을 받으며 직장의 규율에 메어있는 노동자 계급이 운동의 시작 국면에서 급격하게 분출하긴 힘듭니다. 물론 물론 68년 5월 파리의 거리에서 노동자 계급은 매우 빠른 속도로 학생들과 합류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보통은 약간은 뒤늦은 출발을 보이죠. 그렇기에 68혁명에 대한 주류적 해설들이 68년 한해만을 다루며 학생들의 해로 다루지만 68혁명의 여진은 이후 69년 이탈리아 노동자들의 붉은 겨울, 73년 영국 노동자들의 투쟁 74년 포르투갈 혁명, 75년 스페인 파시스트 정권의 몰락으로 이어집니다. 이어지는 투쟁들에서 결정적인 역할은 노동자 계급이 했죠.

"이제 노동 계급은 쇠태해 가는 사회 세력이고 내적으로 분열돼 있으며 기성 체제 전복에 무관심한 '부유한' 부문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사회주의자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쇠퇴하는 노동 계급 조직들과 '신사회 운동' 그리고 중간 계급을 연결하는 동맹을 구축하는 것뿐이라는 게 그들의 주장이었다.
이 책의 목적 중 하나는 1968년과 1976년 사이에 서구의 일부 주요 국가에서 노동자들이 결정적 사회 세력으로 등장했다는 사실을 보여 줌으로써 그런 주장들을 반박하는 것이었다."

이 책에서 저자의 주장이 충분히 달성됐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분명 이 책이 쓰여졌던 88년 이후 세계는 또 한번 거대한 변화를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 변화는 부정적인 것과 함께 긍정적인 가능성도 함께 보여주고 있습니다. 중국의 노동자 계급은 단지 중국 뿐 아니라 세계 자본주의에 영향을 미칠정도로 거대한 규모로 형성되고 있습니다. 여전히 불균등한 모습을 보여주곤 있지만 2000년 이후 남미와 유럽에서 노동자 계급 투쟁은 분명히 이전에 비해 자신감을 되찾고 있죠.

그러나 이 책이 주장하고자 하는 다른 하나의 주장은 또한 노동자 계급의 투쟁과 함께 '혁명적 좌파'의 필요성에 대한 것입니다. 이 책은 조직 운동에 반감을 갖고 계신분이라면 약간은 거슬릴 정도로 좌파 조직들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기도 합니다. 68혁명에 대한 많은 글들이 마르크스주의라는 구좌파에 대비되는 신좌파를 강조하고 있지만 이들 신좌파의 다수가 마오와 트로츠키, 체 게바라와 같은 '구좌파'의 일부분에서 자신의 대안을 찾았다는 것은 무시하고 있죠. 또한 이른바 68혁명 이후 신사회 운동의 발전과 함께 서구 유럽에서 고전적 마르크스주의에 기반한 '혁명적 좌파'가 성장했다는 사실은 바라보려 하지 않습니다. 그런점에서 과도하게 강조된 점이 없지않아 있지만 이 책이 혁명적 좌파의 역할과 성장을 강조한 것은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의 서술은 꼭 시간순을 지키진 않습니다. 그렇기에 1968년 혁명에 대한 기초적 사실에 대한 이해가 없으신 분들은 약간 혼란스러울 수도 있을 것입니다. 무엇보다 이 책은 68혁명에 대한 정치적 이해를 위해서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자신이 사회변화를 좌파적 행동에서 대안을 찾는다면 이 책은 작지만 의미있는 영감을 줄 것입니다.

프랑스 LCR(혁명적 공산주의자 동맹)이 부른 Bella Cia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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