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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장식품처럼 이주민 진열하는 '한국식 다문화'는 안됩니다"

때때로 2008. 9. 11.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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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주의라는 말을 심심찮게 듣곤 합니다. 세계 여러나라에서 한국에 온 외국인 여성들이 출연하는 토크쇼도 인기죠. '미녀들의 수다'의 사회자인 남희석씨는 꽤 오래전부터 '이주민' 문제에 관심이 많았죠. 관용을 얘기하고 국제화된 의식을 가질 것을 요구하곤 하죠.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이주노동자라는 집단은 범죄인들의 온상이고 순결한 한국 문화를 오염시키는 세균과 같은 존재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이주노동자가 본격적으로 유입된게 1988년 전후니 이미 20년이나 지났는데도 말이죠. 우리 주변에도 흔하게 이주노동자를 볼 수 있고 이미 인구의 2%나 차지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우리보다 어두운 빛의 피부, 우리보다 못사는 나라에서 왔기에 교육수준도 떨어질 것이라는 편견 등 다양한 인종주의적 편견에서 비롯한 것이겠죠.

마붑은 한국에 온지 10년이 됐다고 합니다. 그가 1977년생이니까 인생의 3분의 1을 한국에서 보낸 것이죠. 그는 한국말도 매우 능숙하다고 합니다. 아니 꼭 한국에서 오래 살았거나 한국어를 잘해야만 하는 건 아니겠죠. 아직 채 1년이 되지 못한 이주노동자라도, 한국말을 거의 못하는 이주노동자라도 우리는 그를 우리의 동료로 받아들이지 못할 이유는 없다고 봅니다.

오늘(9월 11일) 경향신문 주말섹션에 마붑의 인터뷰가 실렸습니다. RTV를 통해 미디어활동에 힘써온 그는 지금 영화 '반두비'('참 좋은 친구'란 뜻의 벵골어)를 찍고 있다고 합니다. 촬영은 거의 마쳤으나 후반작업 때문에 내년 초에 개봉한다고 하네요. 우리 안의 타자, 이주민에 대한 영화를 찾아보기 힘든 한국에서 좋은 영화로 만들어지길 바랍니다. 내년 초엔 꼭 보러 가야겠죠.

"장식품처럼 이주민 진열하는
'한국식 다문화'는 안됩니다"
경향신문 주말섹션 2008년 9월 11일 W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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