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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27 12:03

'사사방'의 귀환 2008.10.27 12:03

오늘(26일) 비정규직노동자대회에 갔다가 시내 나간김에 서점에 들렀습니다. 어제 신문 책 소개란에 실렸던 마이크 데이비스의 '제국에 반대하고 야만인을 예찬하다'와 존 벨라미 포스터의 '벌거벗은 제국주의'를 구입하기 위해서였죠.



눈에 띄는 책이 한 권 더 있더군요. '사회구성체론과 사회과학 방법론'입니다. 아마 '사사방'이란 이름으로 더 유명한 책이죠. 지금의 이진경을 가능케 한 책이고요. '증보판'이란 딱지를 달고 멋드러진 표지에 하드커버의 이 책이 매대의 한 구석을 딱 차지하고 있더군요. 그에 맞춰 나온 부커진 'R' 2호의 표제는 '전지구적 자본주의와 한국사회: 다시 사회구성체론으로?'더군요.

김규항은 며칠 전 프레시안에 실린 칼럼에서 촛불 사이에서 실종된 '지성'에 대해 비판했었습니다. 모든 것을 이명박 탓으로만 돌려지는 지금의 상황이 촛불을 패배하게(혹은 승리하지 못하게) 만든 조건이었고 '이명박 탓'을 넘어 사회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던지고 방향을 제시해야만 했지만 못했던 좌파 지식인들이 지금의 무기력감 혹은 패배감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었죠.

분명 촛불이 최절정기에 쓰여지고 편집돼야만 했던 계간지 가을호들(창작과 비평, 문화과학, 진보평론, 황해문화, 당대비평 등)의 촛불에 대한 글들은 촛불에 대한 찬양 일색이었습니다. 문제의 근본에 파고든 글들은 많지 않았고 그조차도 피상적이기 일수였죠.

물론 그렇다고 촛불이 제기한 사회적 문제에 대한 고민이 꼭 '사회구성체론'으로 연결되어야 할 필요는 없겠죠. 특히 '사회구성체론'을 80년대 후반의 그 옛 '유령'들로만 생각지 않는다면요. 그것이 꼭 과거의 식민지반봉건사회론, 주변부반자본주의사회론일 필요는 없겠죠. 지구적 차원에서의 자본주의적 현실과 현재의 한국 사회에 대한 통합적이고 역사적인 시각을 가질 필요를 제기하는 것이죠.

지금 막 사 온 책이기 때문에 아직 내용이 어떤지는 알지 못합니다. 이진경을 별로 좋아하진 않습니다. 그를 유명케 한 '사사방'도 그리 좋게 보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가 여전히 20여년 전의 문제의식을 잡고 늘어지고 있다는 증거인 듯 해 기분이 좋습니다. 책은 20년 전의 '사사방'에다가 보론을 덧붙인 형식입니다. 푸코, 데리다, 들뢰즈, 가타리 등 그동안 다양한 서구의 이론들을 넘나들던 이진경이 이제 본격적으로 지난 20여년의 작업을 종합하려고 하는 듯 합니다. 그가 직접 쓴 것으로 보이는 저자 소개에서도 앞으로의 작업 방향에 대한 간단한 코멘트가 들어있고요. 대안에 대한 근본적 사유와 행동을 놓치지 않으려 하는 그의 노력은 존중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노력에 대한 보답으로 오랜만에 '사회구성체론'에 빠져보려 합니다.

이진경의 책과 함께 들고온 책은 존벨라미 포스터의 '벌거벗은 제국주의'와 마이크 데이비스의 '제국에 반대하고 야만인을 예찬하다'입니다. 최근 한국에 꾸준히 소개되고 있는 미국의 대표적인 마르크스주의 지식인의 책입니다. '벌거벗은 제국주의'는 번역되기 전부터 관심이 있었는데 막상 번역돼 나오니 걱정입니다. 자크 랑시에르의 '민주주의에 대한 증오' 번역 논란으로 시끄러웠던 '인간사랑'에서 번역됐기 때문입니다. 번역가도 처음 들어보는 데다가 약력을 살펴봐도 모두 출간 예정인 책들만 있을 뿐이라서 믿음이 잘 안가네요.

코스피 지수 1000포인트가 무너진 주말이지만 여전히 풍만한 지름으로 가득찬 주말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이렇게 또 지를 수 있을 지 기약하지 못한다는게 너무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지금의 지름에 감사하며 책 속에 빠져봐야겠네요.

Posted by 때때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