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롭지 못한…
토마스 휩커|남산 한겨레 창간 20돌을 맞아 7월 4일부터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매그넘 코리아' 사진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매그넘 사진가 20명이 지난 1년간 한국 곳곳을 돌아다니며 찍은 사진을 전시하고 있는 거죠. 브레송과 카파의 뒤를 잇는 사진가들이 찍은 한국은 어떨까? 이런 궁금증에 지난 토요일(12일) 예술의 전당으로 향했습니다. 역시나 많은 사람들이 전시회를 관람하고 있었죠. 전시는 작가전과 주제전으로 나뉘어서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데이비드 앨런 하비|제주도 우도 역광과 유리의 반사를 이용한 아뤼 그뤼에르, 무채색의 유화적 느낌이 강했던 게오르기 핀카소프의 사진들은 분명 새로운 시각적 경험을 안겨줬습니다. 멀리 보이는 남산을 콘크리트 구조물의 프레임으로 감싼 토마스 휩커의 사진도 남산..
중앙, '사진연출' 진상조사위 꾸려 (기사보기 클릭!) ▲ 중앙일보 7월 8일자 2면 촛불정국이 가라앉지 않고있는 와중에 중앙일보에 실린 한 사진이 논란에 휩싸였네요. 검역개시와 거의 동시에 시중에 풀린 미국산 쇠고기가 소비자들에게 환영을 받고 있다는 투의 기사에 실린 사진입니다. 그런데 사실 이런 식의 사진은 신문에서 흔하게 볼 수 있던 연출사진 중 하나죠. 특히 경제면 쪽에서 모 회사의 신상품 출시가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는 투의 기사에, 아니면 사진 단독으로 실리곤 하죠. 꼭 경제면이 아니더라도 사회면이나 이런 데서 특정 행사 사진을 실을 때 사진기자의 요청으로 장면을 연출하는 경우가 많아요. '연출된 사진'이 사용된다는 건 객관적 보도라는 신문의 주장이 거짓이란 걸 단적으로 드러내보인다고 생..
TV와 영화 속에는 다양한 성적 상징과 판타지가 넘쳐나고 성에 대한 사람들의 태도도 상당히 자유로워졌다고 보인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섹스, 성생활은 연인(그것이 이성애 커플이든 동성애 커플이든) 사이의 가장 은밀한 공간에 갇혀있다. 여기 이 글을 쓴 미술 평론가인 카트린 밀레가 '성행위'가 아닌 '성생활'이라는 제목을 쓴 것은 의도적이다. 그에게 있어서 섹스는 자신이 속한 공동체 내에서의 유대감을 형성하는 하나의 '생활' 양식일 뿐이다. 우리가 공동체 내에서 관계의 유지를 위해 적절한 공통의 관심사에 대한 대화를 나누고 저녁 식사를 하고 술을 마시고 나들이나 여행을 가듯 그녀는 섹스를 한다. 카트린M의 성생활 카트린 밀레 글|이세욱 옮김|열린책들 ※ 이 표지는 초판의 표지다. 2003년에 한..
'서재가 당신을 말한다' 기사 보러가기 클릭! 소설가 정이현의 서재. 사진=한겨레 어릴 때부터 서재를 갖는 게 꿈이었죠. 책이 많은 집에 가면 무척 부러웠어요. 금성사에서 나왔던 세계 위인전이라 던가 세계문학전집이라던가 심지어 만화책 보물섬까지 제 부모님은 어려웠던 가계 사정에도 책에 대한 투자만은 아끼지 않으셨죠. 그 영향 때문인지 '책 읽기'보다는 '책 모으기'에 흠뻑 빠졌었죠. 읽지 않지만 왠지 있어 보이는 책으로 지적 허영심을 때우는 건전한 습관은 이때부터 길들기 시작해 도무지 서문 끝까지도 독파가 요원한 푸코와 알튀세르와 지 따위로 책장을 채우던 대학시절 정점에 이르렀다. 저서 한 줄 안 읽었어도 들뢰즈를 만나면 선뜻 악수라도 요청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친근감을 불러 넣어준 를 책장에 차곡차곡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