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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롭지 못한…
도봉산에 오를 땐 신선대, 북한산에 오를 땐 백운대. 의례 최고봉만 목표로 올랐다. 하나의 봉우리만 오르는 건 너무 아쉬운 일이라는 걸 관악산 연주대에 오르고서야 떠올렸다. 홀로 서있는 관악산과 달리 백운대 못지않은 암봉들이 동료처럼 함께 서있는 북한산이 그리워졌다. 이번 북한산 산행은 백운대를 오르지 않고 의상봉으로 올라 의상능선과 대남문, 칼바위능선을 거쳐 내려온 이유다. 산행 내내 멀리서 백운대-인수봉-만경대-노적봉의 어우러짐을 여러 방향에서 바라봤다. 숨은벽능선 코스의 풍광과 암릉에는 못미치지만 의상능선 코스가 더 재밌었다. 숨은벽능선보다 작은 암릉과 좀더 잔잔한 흙으로 된 숲길이 번갈아 이어지고, 때론 북한산성의 상곽길이 나타나 지겨울 틈이 없을뿐 아니라 지칠 만 하면 쉴 여유도 함께 선사했다...
서울 어디에서도 쉽게 볼 수있는 관악산. 예전보다 더 가까이 살게 된 지금도 관악산에는 이제껏 올라보지 않았었다. '경기5악' 중 하나라고도 하고 '웅장한 산세'가 찬사를 받으며 '금강산'에 비견하는 이까지 있었지만 나는 그에 동의하지 않았다. 한국의 여느 산과 마찬가지로 곳곳에 바위가 자리잡고 있지만 북한산이나 도봉산 등 서울 북부의 명산들과 달리 바위의 품새가 좀스럽고 어수선하게 느껴졌다. 더구나 여러 형제 산들이 오손도손 모여있는 서울 북부의 산들과 달리 관악산은 '한남정맥'으로 이어진다는 표현과 달리 실제로는 서울 남부에 홀로 서있는 형국이다. 외롭고 거칠어 보이는 산. 그게 나에게 있어 관악산이었다. 그랬던 관악산을 오늘(2021년 9월 3일) 처음 올랐다. 사당역에서 출발해 관악능선을 이용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