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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롭지 못한…
11월 22일 이집트 타흐리르 광장의 시위대가 진압군이 발사한 최루탄을 들어 던지고 있다. [the Atlantic/Reuters/Amr Abdallah Dalsh] 오늘(28일) 이집트에서는 무바라크 독재가 종식된 후 첫 선거가 열립니다. 하원 498명, 상원 390명의 의원을 뽑는 내년 3월까지 진행될 기나긴 선거의 시작입니다. 민주주의의 쟁취를 기뻐하고 그 권리를 향유해야 할 이집트 인민에게 오늘의 선거가 그리 반갑지만은 않습니다. 군부독재의 종료와 민주적 정권 이양을 요구하며 18일 시작된 저항이 열흘 넘게 이어지며 40여 명의 사망자 등 수 많은 희생자를 낳고 있기 때문이죠. 최고군사위원회(SCAF)가 장악한 정권은 민주적 권리 확대에 있어서 불철저할 뿐 아니라 되레 무바라크 독재 종식을 위해 ..
지난 주 뉴욕 경찰의 주코티 공원 해산은 끓는 물에 기름을 부은 격이었습니다. 10월 말 오클랜드에서 경찰의 폭력적 진압이 11월 2일 도시 총파업을 불러일이켰 듯, 뉴욕 경찰의 점거운동 해산은 17일 거대한 항의를 불러일으켰습니다. - 3만명 이상의 사람이(뉴욕경찰에 의하면 3만2500명) 행진했습니다. 이들은 노동자, 학생 등 다양한 99%의 사람들입니다. - 미국과 전 세계의 30 곳 이상의 도시에서 이날 저항 행동에 동참했습니다. - 99% 운동 탄생 두 달을 기념해(11월 17일은 9월 17일 첫 점령이 있은 지 두달이 되는 날입니다) 브루클린 다리에서 축제를 열었습니다. - 비폭력 시민 불복종 운동에 참여한 수백명의 사람들이 뉴욕 증권 거래소의 모든 출입구를 봉쇄했습니다. - 사회적 정의를 위..
이젠 '자본주의 4.0'이다 한계 부딪힌 50년 한강의 기적… 다같이 행복한 성장으로 가야 1.0 자유방임 고전자본주의 2.0 정부주도 수정자본주의 3.0 시장주도 新자유주의 4.0 따뜻한 자본주의 8월 2일 조선일보 1면 톱기사의 제목입니다. 조선일보를 꾸준히 봐왔던 분이라면 이러한 논조가 낯설진 않을 것입니다. 편집국장과 논설실장을 거친 송희영 논설위원이 조선일보의 이러한 논조를 대표하죠. 쌍용차 옥쇄 파업을 거론한 칼럼에서는 한국의 사회안전망 부재가 격렬한 노사갈등의 원인임을 지적하기도 합니다. 부산저축은행 사태에 대한 글에서는 '신자유주의'적 최신 금융기법이 어떻게 '사기'를 쳐왔고 그 위험이 얼마나 큰지에 대해 지적합니다. 물론 그렇다고 이를 조선일보의 '회개'로 볼 필요는 없습니다. 조선일보는..
먼저 소개할 책은 '나는 가끔 속물일 때가 있다 : 두 남자의 고백'입니다. 독일의 저널리스트 두 명의 대담을 엮은 책입니다. 50년대 중반 태생인 이들은 전쟁과 대규모 이민을 겪은 세대의 자녀로 어린시절을 보냈죠. 한 명은 독일군으로 전쟁에 참여해 한쪽 눈을 잃은 무뚝뚝한 아버지 아래 자라면서 행복하고 단란한 가정의 꿈을 꾸며 성장했습니다. 다른 한 명은 이탈리아인 아버지와 독일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후 부모의 이혼으로 어머니와 함께 낯선 독일 땅에서 이방인으로 어린시절을 보냈습니다. 이 둘의 이야기는 정치, 시위, 어린시절, 가족, 가치, 영웅 등 다양하게 펼쳐집니다. 주제별로 장이 나뉘어 있긴 하지만 특별히 주제에 집착해 이야기를 진행하진 않습니다. 가볍고 쉽게 읽을 수 있죠. 이 책을 읽는 데..
1. 장하준의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와 스티글리츠의 '스티글리츠 보고서'는 이미 소개해드렸죠(링크). 오늘 얘기할 책은 스티글리츠의 다른 책 '끝나지 않은 추락입니다. 끝나지 않은 추락 조지프 E. 스티글리츠 지음|장경덕 옮김|21세기북스 '끝나지 않은 추락'은 2008년의 금융위기 전후를 추적한 책입니다. 월스트리트가 어떻게 거품을 일으키고 그것을 이용해 자신의 탐욕을 채웠는지, 그러한 탐욕에 무방비하게 동승한 연방준비이사회와 미국 정부의 무책임한 정책들에 대한 폭로로 가득한 책입니다. 그는 금융의 과도한 성장을 문제의 핵심으로 짚고 있습니다. 자본의 효율적인 배분을 목적으로 하는 금융이 그 자체로 이윤의 원천으로 부각되면서 오히려 사회적으로 유해한 효과를 끼쳤다는 것이죠. 많은 곳에서 언급됐..
자본주의에 대한 다양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2008년 이후 지속되고 있는 경제위기로 자본주의의 효율성과 안정성 자체에 대한 의문도 크게 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본주의에 대한 가장 오래된 질문은 '이 경제체제가 윤리적인가?'겠죠. 이 의문에 답하며 좌파의 새로운 전략을 제시하고자 시도하는 책이 8월에 나왔습니다. 앙드레 콩트-스퐁빌이 쓴 '자본주의는 윤리적인가?'입니다. 자본주의는 윤리적인가? : 우리 시대의 몇 가지 우스꽝스러움과 독재에 대한 고찰 앙드레 콩트-스퐁빌 지음|이현웅 옮김|생각의나무 결론부터 말하자면 저자는 자본주의는 윤리적이지 않다고 주장합니다. 그렇다면 비윤리적인 자본주의를 윤리적인 경제체제로 대체해야 하는 걸까요? 저자는 그렇게 주장하지 않습니다. 그에게 있어 자본주의는 (경제..
얼마전 개봉해서 흥행하고 있는 영화 '다크 나이트'의 가장 인상적인 대사입니다. 히스 레저가 분한 조커는 시종일관 'why so serious?'라고 묻죠. 하지만 제가 보기에 이 영화에서 가장 'serious'한 사람은 조커입니다. 고담 시티의 어두운 반쪽을 지배하고 있는 갱들의 돈을 찾아준 조커는 자기 몫의 반을 불태우며 가장 순수한, 그래서 가장 잔혹할 수 밖에 없는 '폭력'에의 열망을 아낌없이 표출합니다. 순수하고 이상적인 사람은 serious-진지합니다. 그래서 그들은 시종일관 현실적 욕망에 타협하고 굴복하는 이들의 존재를 견뎌내지 못합니다. 오늘 제가 영화 '다크 나이트'에 대해 말하고자 하는 건 아닙니다. 정치적 이상에 눈을 뜨고 레닌을 사랑하게 된 순간부터 몇 년간 항상 칼날과 같은 정치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