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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오니즘, 그들은 나치의 희생자일까

때때로 2012. 8. 16. 18:34

※ 2006년 7월 26일 작성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이 갈수록 도를 더해가고 있습니다. 보도에 의하면 피난민 행렬에 대한 공격은 물론이고 국제 적십자사의 구호 차량도 안전하지 못하더군요.

이스라엘 문제를 얘기할 때 어려운 것중 하나가 그들이 나치즘의 희생자로서 갖게 되는 도덕적 우월성의 문제입니다. 이스라엘에 저항하는 팔레스타인 또는 아랍 민중들의 행동은 반 유태주의로 몰아붙여지곤 하죠.

하지만 시오니즘과 시오니스트에 의해 건국된 이스라엘이 자신들을 나치즘의 희생자라고 대변하며 지금의 행동에 정당성을 부여할 수 있을까요?

여기, 이에 대한 답변을 시도하는 책 한 권이 있습니다.


잔인한 이스라엘|랄프 쇤만 지음|이광조 옮김|미세기

원제 "The hidden history of Zionism"의 "잔인한 이스라엘"입니다. 이 책은 시오니즘에 대한 잘못된 4가지 신화로부터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첫째 지금의 이스라엘이 위치한 땅은 지난 2000년간 비어있는 땅, 혹은 야만적인 비문명 지역이었다는 신화입니다.

뚤째는 중동지역에서 유일하게 '민주주의' 국가라는 것입니다.

셋째 '증오'와 '테러리즘'에 가득찬 중동 국가들에 둘러싸여 있기에 어쩔 수 없다는 것입니다.

마지막 가장 강력한 신화로 시오니즘이 나치의 학살의 도덕적 계승자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팔레스타인 지역에는 지난 2000년간 많은 사람들이 살아왔습니다. 그리고 그 기간동안 소수지만 유태인들은 팔레스타인인들과 잘 어울려 살아왔습니다.

이스라엘은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공인되고 제도화된 고문을 하고 있는 나라입니다. 그리고 이스라엘 국경 안에 살고 있다고 할지라도 그가 유태인이 아닌 이상 그는 토지를 소유하거나 임차할 수 없습니다. 그가 만약 팔레스타인인라면 그 어떤 물질적 증거 없이도 구금될 수 있고 변호사의 접견도 거부될 수 있습니다.

아랍민족의 '테러리즘'에 대해선 쉽게 이해하기 힘들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교육 자체가 중동에 대한 편견을 어렸을 때부터 심어주다 보니(한손엔 칼 한손엔 코란 이라는)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 하고 있는 것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그들의 '증오'와 '분노'는 많은 부분 서구사회의 중동에 대한 개입의 역사 때문에 기인했습니다. 또한 이 책에는 이스라엘이 어떻게 이러한 분노와 증오를 확산시키기 위해 노력했는가를 이스라엘 지도자들의 입으로 생생히 증언해주고 있습니다.

마지막 가장 충격적일 수 밖에 없는 것은 시오니즘이 그 태동기서부터 서구의 지배자들, 가장 결정적으로는 나치와 파시스트들에 협력해온 사실입니다. 19세기 말부터 시작된 시오니즘 운동에도 불구하고 유럽에 거주하던 많은 유태인들은 자신이 살고 있는 나라가 좀더 민주적이 되어 유태인에 대한 차별이 없어지길 바라거나 그러한 나라로 이민 가는 것을 바랬을 뿐입니다. 시오니스트들은 이들 유태인들을 팔레스타인으로 불러들이기 위해 2차대전 기간 진행된 서구 국가들의 유태인 망명 정책들을 방해합니다. 또한 독일과 유럽에 거주하던 유태인 지도자들이 자신들의 동료를 구해내기 위한 여러 제안에 대해 명백히 거부합니다. 더 나아가 시오니스트들은 30년대 중반 경제적 위기에 처했던 나치 정권에 돈을 빌려줘서 그들의 동료들을 학살할 무기와 공장, 수용소를 만드는데 도움을 줍니다. 시작부터 그러했던 시오니스트들은 팔레스타인 지역의 점령이후 자신의 동료들이 독일에서 당했던 것과 똑같은 짓거리를 더 심하게 아랍 민중들을 향해 저지릅니다.

이 책은 이 모든 사실들을 다른 무엇보다도 시오니스트 지도자들의 목소리를 통해 들려줍니다.

무엇보다도 지금 당장의 학살을 중단시키기 위한 행동이 성급한 이 때, 이 얇은 책은 우리의 행동이 어디에 기반해 있어야 하는지-반 유태주의가 아니라 제국주의와 그에 협력해온 시오니즘에 대한 반대-를 호소력 있게 전해줍니다.

이 책 말고도 중동에서 이스라엘과 아랍 민족의 갈등과 저항을 심도 깊게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한 책으로는 "숙명의 트라이앵글" "인티파다" 등이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이 책을 가장 먼저 소개한 간혹 보이는 "히틀러의 선견지명"이라는 언급 때문입니다. 제가 이 책(잔인한 이스라엘)을 소개하면서 서두에도 언급했듯이 분명 홀로코스트 또는 서구 유럽의 '반유태주의'는 지금의 이스라엘을 비판하는데 있어 가장 걸림돌이 되곤 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구분해야 할 것은 평화를 바라는 평범한 유태인들과 지금의 침략 전쟁을 주도하는 시오니스트들입니다. 현재의 중동 분쟁을 이해하기에 이 책이 부족하긴 하지만 그 시작으로서 유태민족, 이스라엘, 시오니즘에 대한 오해를 풀어준다는 측면에서 이 책은 훌륭한 시작점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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