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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박근혜의 신년 기자회견이 있었다. 13일엔 정부 각 부처의 새해 업무보고가 이어졌다. 이 자리들에선 새롭진 않지만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려고 하는 정책들이 보다 구체적으로 다시 강력하게 천명됐다.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기업을 위해선 모든 걸 다 내주겠다는 것이다. 노동계급 인민의 삶을 희생해서 말이다. 몇 가지만 간단히 정리해본다.


1. 기업형 임대주택 뉴 스테이(New Stay)

조선일보는 이렇게 요약한다.

"대기업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양도소득세ㆍ법인세 등 각종 세금을 최대 75%까지 깎아주고 택지도 시세보다 20~30% 싸게 제공할 방침이다."
-조선일보 14일자 3면

그동안 LH에서 85㎡ 이하로만 공급하던 임대주택 시장을 민간 건설기업에게까지 열겠다는 것이다. 부동산시장 침체로 고통받고 있는 건설사들의 숨통을 틔워주기 위한 종합 선물 세트 같은 것이다. 굳이 어렵게 분양하려 하지 말고 임대해서 따박따박 월급에서 빼내가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 도심 공공 택지를 최대한 싸게 많이 공급하겠다고 한다. 그리고 기업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세제 혜택도 대폭 확대한다. 85㎡ 이하 임대주택에 대해선 취득세 감면 비율을 현 25%에서 50%로 확대하고, 법인세와 소득세 감면비율은 현 20%에서 75%로 확대한다. 돈이 없으면 싼 값에 빌려주기도 한다. 국민주택기금 대출 금리를 현행보다 내리고 임대 기간이 8년을 넘을 경우 매해 0.1%씩 추가로 인하하겠다고 한다. 이 모든 혜택이 임대주택 사업자에게 주어지는 것이다. 주택 문제로 고통받는 노동계급 인민이 아닌 기업에게 말이다.


2. 화이트칼라 이그젬프션(예외) 제도

박근혜 정부는 기업의 수익률 제고를 위해 노동계급에 대한 공격을 강화하고 있다. 해고를 더 쉽게 만들고 비정규직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하고 임금은 깎겠다는 것이다. 기업의 부담을 최대한 줄여주겠다는 것.

대표적인 것이 화이트칼라 이그젬프션 제도 도입이다. 사무ㆍ연구ㆍ개발직 노동자들에 대해선 근로시간 규제를 없애겠다고 한다. 즉 이들 '화이트칼라'는 정해진 근무시간 이상을 일해도 초과근무수당을 지급하지 않도록 만들겠다는 것. 이들은 이를 '고액 연봉' 화이트칼라에게 적용할 것이라고 한다. 그렇지만 중앙일보는 이 정책의 내심을 이렇게 드러내고 있다.

"해마다 자동으로 임금이 오르는 호봉제 대신 직무ㆍ성과급 임금체계로 바꾸는 실험을 고액 연봉 화이트칼라부터 해보자는 취지다."
-중앙일보 14일자 5면

공무원 연금 '개혁'이 공무원 연금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닌 것과 마찬가지다. 실제로 공공부문 노동자를 대상으로는 기존 2급 이상을 대상으로만 시행되던 성과연봉제를 7년 이상 근속 근무자에게까지 확대하겠다고 한다. 즉 대부분의 공공부문 노동자를 대상으로 성과연봉제를 도입하겠다는 것. 이 뿐 아니라 그동안 줄기차게 추진해왔던 임금피크제 또한 활성화하겠다고 한다.


3. 해외 돈으로 내수 키우기

노동계급 임금을 올려줄 생각이 단 한 톨도 없는 박근혜 정부와 기업들은 경제의 기초체력인 내수를 키우기 위해 해외 자금을 끌어들이겠다고 한다. 조선일보의 표현이니 정부와 기업주들의 생각과 그리 다르지 않을 것이다.

"올해 정부 정책의 키워드인 공공ㆍ노동ㆍ금융ㆍ교육 등 4대 부문 개혁을 추진하기 위해서도 기초 체력인 '내수'가 튼튼해야 하는데, 내수 진작을 위해서는 외국 자금과 손님을 끌어들여야 하는 게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과다한 부채로 국내 가계 소비 여력이 제한되고, 기업들의 국내 투자도 좀처럼 늘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아 국내인과 국내 기업만의 수요로 내수를 키우기는 어렵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조선일보 14일자 4면

그렇다면 해외의 돈은 어떻게 끌어들이겠다는 것인가. 결국은 각종 규제 완화가 그들의 답일 수밖에 없다. 면세점 늘리는 거야 애교다. 이들은 크루즈 운항을 늘리기 위해 마리나를 확대하고 수산자원보호구역 3230㎢를 해제하겠다고 한다. 호텔을 늘리기 위해 부동산투자신탁도 확대하겠다고 한다.

더 중요한 것은 해외 환자 32만 명 유치 목표다. 조선일보는 이를 위해선 현재 경제자유구역에만 설치 가능한 '투자 개방형 의료법인'을 더 확대해줘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뿐 아니라 민간 보험사의 환자 유치 활동도 인정해야 한다고 말한다. 실제로 정부는 이런 내용을 포함한 '국제의료사업지원법'을 국회에 제출해놓은 상황이다.

이 모든 것이 단지 해외 자금을 끌어들이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다. 이 정책들은 의료 민영화를 확대해 공적 의료를 파괴하고 자연 환경을 해치는 방향을 정확히 지시하고 있다.


4. "대한민국이 난리 났네 할 정도로 하라"

박근혜는 이 정책들을 강력하게 몰아부칠 계획이다. 실제로 그리할 수 있을지는 두고봐야 겠지만 신년 기자회견과 업무보고에서 그의 의중은 충분히 드러냈다.

"오늘 나온 얘기를 그냥 일시에 '대한민국에 난리 났네'라고 할 정도로 해버려야 성장 기반이 마련된다"
-조선일보 14일자 3면

그와 그의 기업인 친구들이 그리 할 수 있을지는 아마 우리에게 달려있을 것이다. 지난 2년여 간 결정적 순간마다 머뭇거리게 만든 건 바로 노동계급 투쟁이었다. 2013년 말 박근혜를 위기 직전까지 몰고갔던 철도노동자 파업이 대표적이었다. 공무원 연금 개혁도 공무원들의 강력한 반발 때문에 잠시 멈춰야만 했다(원래 지난해 내에 하겠다고 했었다. 지금 다시 강력하게 추진하려 한다). 그리고 노동계급 대중의 정서도 그리 만만치 만은 않다. 현대중공업에 민주노조가 들어선 것과 민주노총 첫 직선제 위원장으로 가장 투쟁적인 공약을 내세운 한상균씨가 뽑힌 것이 그 예일 것이다.

우리도 박근혜처럼 해야 한다. "대한민국에 난리 났네"라는 말이 나올정도로 말이다.

Posted by 때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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