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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사진 생활 정리

때때로 2023. 12. 28. 23:56

올해 2023년은 내 사진 생활에서 가장 큰 변화가 있던 해다. 아버지가 물려주신 펜탁스로 시작해 니콘으로만 20년을 이어왔는데 과감히 모든 걸 정리하고 캐논으로 옮겼다. 여기엔 두 가지가 있다. SLR-DSLR로 이어온 사진이 기술 발전에 의해 더 이상 지속 가능해보이지 않다는 것이었다. 주요 카메라 렌즈 기업들은 모두 미러리스 진영으로 주력을 옮기고 있다. 무거운 펜타프리즘과 SLR 시절 비좁은 마운트 구경의 제한에 더 이상 고통받을 이유는 없었다. 니콘에서도 미러리스 카메라가 나옴에도 불구하고 캐논으로 옮긴 이유는, 미러리스의 장점인 경량화를 만끽하기 위해서였다. 새 카메라를 구입하기 위한 비교 대상군 중 니콘보다 캐논이 경량화에 확연이 우수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시작한 카메라 마운트 이전은 굉장히 빠르게 마무리했지만, 적응은 아직 멀은 것 같다. 펜탁스에서 니콘으로 이동했을 때, 니콘을 사용하며 후지필름 카메라를 함께 사용했을 때 비해 캐논은 적응이 쉽지 않다는 느낌이다. RAW파일로 찍고 직접 보정함에도 불구하고 적정한 보정 과정을 아직 찾지 못했다는 게 핵심이다. 여전히 내가 찍은 사진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사진은 니콘의 것이고 그 컬러와 톤을 찾는 방법을 아직 캐논 카메라에선 찾지 못했다.

 

그렇다고 해도 캐논이 썩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아니다. 올해 사진을 다시 리뷰하며 느낀 것은 내가 예전보다 적극적으로 촬영을 준비하지 않았다는 것이고 이건 사진 결과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정도 결과물을 내준 것에 오히려 감사해야 한다고 할까. 결국은 장비보다 사람이다. 내년 더 많이 찍진 못하더라도 더 잘 찍기 위한 '고민을 더 많이' 할 수 있으면 좋겠다.

 

1월 제주도 서귀포시의 한 민가 지붕에 떨어져 있는 동백꽃.

 

7월 평산책방에서 손님을 맞이하고 있는 문재인 전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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