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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 마르크스주의 관련 신간 모음

때때로 2010. 9. 3. 15:25

올해는 전태일 열사가 돌아가신지 40년이 되는 해입니다. 꼭 그래서는 아니겠지만, 최근 사회에 비판적인 책의 출판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모두 읽지는 않았지만 그 중 눈에 띄는 책, 기억해두고 나중에라도 찾아봐야 할 책을 생각나는대로 적어보겠습니다.


그 첫번째 줄은 아무래도 빈곤ㆍ기아ㆍ가난에 대한 책입니다. 장 지글러의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가 이 분야의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그야말로 쏟아지고 있는 분야죠. 최근에 나온 책으로 크리스티앙 트루베의 '새로운 기아'(알마), 로저 서로우ㆍ스코트 킬맨의 '기아, 더 이상 두고볼 수 없다'(에이지21), 아이린 칸의 '들리지 않는 진실'(바오밥), 장 지글러의 '탐욕의 시대'(갈라파고스), 월든 벨로의 '그 많던 쌀과 옥수수는 모두 어디로 갔는가'(더숲) 등의 제3세계 빈곤을  다룬 책들이 대표적입니다.

빈곤과 가난이 제3세계의 문제만은 아닙니다. 선진국에서도 빈곤문제는 최근 크게 떠오르고 있는 문제죠.NHK스페셜 특별취재팀이 쓴 '워킹푸어 : 왜 일할수록 가난해지는가'(열음사)는 일본의 가난한 현장을 찾아갑니다. 데이비드 K. 쉬플러의 '워킹푸어, 빈곤의 경계에서 말하다'(후마니타스)는 미국의 빈곤을 다루죠. 이 두 책은 모두 '워킹푸어', 즉 일을 하지만 가난할 수 밖에 없고 가난해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김수현ㆍ이현주ㆍ손병돈의 '한국의 가난'(한울)은 우리의 가난에 대해서 다룹니다. 이 책은 일할 수 없어서 가난한 전통적 빈곤층(노인, 여성)과 함께 새롭게 부각되고 있는 빈곤층(결혼이주 여성, 이주노동자)의 문제를 다룹니다. 위의 두 책처럼 전적으로 '워킹푸어'의 문제를 다루지 않지만, 이 책에서 얘기되는 빈곤층 모두가 어떻게든 일자리를 구하려고 노력하고 일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ㆍ미국ㆍ일본의 빈곤을 다룬 세권의 책은 모두 '워킹푸어'에 대한 책이라고도 할 수 있죠.

▶ 이 주제에서 추천하는 책은 장 지글러의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갈라파고스), 장 베르트랑 아리스티드의 '가난한 휴머니즘'(이후), 김수현ㆍ이현주ㆍ손병돈의 '한국의 가난'(한울)입니다.


가난에 대한 책과 함께 좌파, 마르크스주의와 관련된 책들도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로베르트 미직(로버트 미지크, 로베르트 미지크)의 '마르크스'가 생각의나무에서 올해 초 나왔죠. 6월에 나온 부커진R의 표제는 '맑스를 읽자'(그린비)였습니다. 마르크스주의 자체의 역사를 다룬 '맑스주의 역사 강의'(그린비)도 나왔죠. 이보다 전에 나왔지만 만화책인 리우스의 '마르크스'(김영사), 피터 오스본의 'how to read 마르크스'(웅진지식하우스), 알렉스 캘리니코스의 '칼 맑스의 혁명적 사상'(책갈피)가 있죠.

▶ 여기선 리우스의 '마르크스'(김영사)와 피터 오스본의 'how to read 마르크스'가 읽을만 합니다. 조금더 '센' 책을 원하시는 분은 책갈피에서 나온 '칼 맑스의 혁명적 사상'을 읽어보세요. 마르크스의 전기는 여러개가 나와있지만 그 중 프랜시스 윈의 '마르크스 평전'이 가장 읽을만 합니다. 이사야 벌린의 '칼 마르크스 그의 생애와 사상'은 현재 절판이라 안타깝게도 구하기 힘듭니다.

아무래도 마르크스주의 관련해서 가장 많이 나오는 책은 '정치경제학'에 대한 책들인 듯 싶습니다. 김수행 교수의 '청소년을 위한 자본론'(두리미디어), 강신준 교수의 '그들의 경제 우리들의 경제학', 류동민 교수의 '프로메테우스의 경제학', 강상구씨의 'Hi 마르크스 Bye 자본주의'(레디앙) 등이 최근 1~2년 사이 국내 저자에 의해 쓰인 책입니다. 폴 스위지의 '자본주의 발전의 이론'(필맥), 제라르 뒤메닐의 '현대 마르크스주의 경제학'(그린비), 벤 파인ㆍ알프레드 새드-필호의 '마르크스의 자본론'(책갈피)은 해외에서 쓰여진 중요한 정치경제학 입문ㆍ해설서죠.

▶ 정치경제학 입문서 중 폴 스위지의 '자본주의 발전의 이론'(필맥)이 읽어본 것 중 가장 좋은 듯 싶습니다.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 불만과 급진적은 변화가 필요함을 역설하는 책들도 역시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 주제에선 아무래도 '신자유주의' 혹은 '세계화'에 대한 책들이 많습니다. 에세키엘 아다모프스키의 '촛불세대를 위한 반자본주의 교실'(삼천리), 세스 토보크먼의 '나는 왜 저항하는가'(다른)는 이 주제의 훌륭한 만화책입니다. '자본의 한계'를 쓴 데이비드 하비의 '신자유주의 : 간략한 역사'(한울) '신제국주의'(한울)의 두 책은 이 주제를 이해하기 위한 기초로서 빼놓을 수 없는 책이죠. 그의 신간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공간들'(문화과학사)도 있죠.

지젝의 '처음에는 비극으로 다음에는 희극으로'(창비)와 알렉스 캘리니코스의 '무너지는 환상'(책갈피)은 2008년 세계경제 위기 이후 현대 자본주의의 문제를 마르크스주의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빼놓지 말고 읽어야 할 책입니다. 이 두권은 함께 읽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이 외에도 정말 많은 책이 나오고 있습니다. 로베르트 미직의 '좌파들의 반항'(들녘), 앙드레콩트 스퐁빌의 '자본주의는 윤리적인가'(생각의나무), 책세상에서 의욕적으로 출판하고 있는 Vita Activa 개념사 시리즈의 거의 모든 책들... 여기엔 미쳐 적지 못했지만 '민주주의'에 관한 후마니타스 출판사의 책들도 빼놓을 수 없죠. '좌파'적 입장에서 쓰인 책들은 아니지만 정말 훌륭한 책들을 열심히 내주고 있습니다. 최근에 나온 로버트 달의 '정치적 평등에 관하여' 최장집 교수의 '민주주의 이후의 민주화'(개정2판)는 민주주의를 이해하기 위해 꼭 읽어야 할 책으로 꼽고 싶습니다.

▶ 민주주의와 정치에 관해서라면 로버트 달의 '정치적 평등에 관하여'와 최장집 교수의 '민주주의 이후의 민주화'(개정2판)는 꼭 읽어보세요.


오늘 이렇게 길게 늘어놓은 이유는 오늘 또하나의 책이 나왔기 때문입니다. 강신준 교수가 MEW판을 번역대본으로 한 '자본'의 2권과 3권이 나와 자본 3권이 모두 완간됐습니다. 책으로는 모두 5책이죠. 교보와 알라딘을 살펴보니 5책 세트로 14만4000원에 올라와있더군요. 자본 1권-2책만 3만원이고 모두 3만5000원이니 2만6000원이 할인된 가격입니다. 이미 1권이 있는 분은 2, 3권만 사도 되는데, 이것만 해도 10만원 돈이군요. 자본주의에 대해 한소리 늘어놓기 위해서라도 자본을 좀 모아야 하는 때입니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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