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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롭지 못한…
아래 글은 10월 20일 올린 '스티커를 붙이는 시민, 떼는 시민'을 다시 고쳐쓴 글이다. 페이스북에 처음 올린 글로부터 따지면 세 번째 글이다. 역사적 사례를 보충하는 데 중점을 뒀다. 논점도 살짝 달라졌다. "아마 여기가 지금까지 우리가 걸어 도착한 자리일 것이다"라는 문장을 "아마 여기가 우리의 촛불이 첫걸음을 시작한 자리일 것이다"라고 바꾼 부분이 이 달라진 논점을 가장 명확히 보여줄 것이다. 대중적 운동의 첫걸음에 좌파들이 불만을 갖는 일은 흔하다. 2004년 탄핵반대 촛불시위에 대한 좌파의 (지금도 달라지지 않은) 경계,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시위에 대한 패배적 평가가 대표적이다. 좌파의 다수는 기존 체제의 지배적 이데올로기를 벗어나지 못한 운동에 대해 이러저러한 한계를 지적..
홉스봄, 역사와 정치|그레고리 엘리어트 지음|신기섭 옮김|그린비 '홉스봄, 역사와 정치'는 보통의 전기는 아닙니다. 그의 출생과 성장, 그가 부딛혔던 현실의 문제들이 언급되긴 하지만 그리 자세히 설명되진 않습니다. 저자인 그레고리 엘리어트는 제목 그대로 그의 역사 서술과 정치적 실천의 비판적 설명에 집중합니다. '혁명의 시대' '자본의 시대' '제국의 시대' '극단의 시대'의 시대 4부작이 홉스봄과 함께 비판의 도마에 오릅니다. 홉스봄은 매우 복잡하고 때론 앞뒤가 맞지 않는 모습을 보입니다. 그렇기에 그를 한마디로 설명하는 건 매우 어렵습니다. 옮긴이는 그러한 홉스봄을 설명할 딱 한 단어를 꼽자면 '계몽주의'가 아닐까 싶다고 말합니다. 진보하는 역사와 이성의 힘을 믿는 그런 계몽주의 말입니다. 이는 어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