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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에 해당되는 글 1

  1. 2013.12.30 민주노총, 흔들리는 정부ㆍ새누리당 앞에서 후퇴하다


12월 28일 10만 명의 조직ㆍ미조직 노동자, 시민, 학생이 서울광장에 모였다. "박근혜 정권 퇴진" 구호는 매우 자연스러웠다. 거친 겨울바람에 휘날리던 노동조합 깃발들은 미조직 노동자, 시민, 학생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렸다. 시위를 마친 대열은 삼성본관 앞과 동화면세점 앞 두 곳에서 거리 시위를 이어갔다. [사진 自由魂]

파업 복귀 절차, 경찰 수사와 징계 등이 남아있지만 철도파업이 오늘, 30일 사실상 끝났다.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과 민주당 박기춘 의원, 김명환 철도노조 위원장은 국토위 내 '철도산업발전소위원회' 설치와 철도파업 철회를 합의했다. 합의사항 전문은 아래와 같다(연합뉴스).

여야는 철도 산업발전 등 현안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합의한다.

1. 여야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산하에 철도산업발전 등 현안을 다룰 철도산업발전소위원회를 설치한다. 소위원회 구성은 여야 동수로 하며 소위원장은 새누리당이 맡는다.
2. 동 소위원회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 여·야 국토교통부, 철도공사, 철도노조, 민간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정책자문협의체를 구성한다.
3. 철도노조는 국회에서 철도발전소위원회를 구성하는 즉시 파업을 철회하고 현업에 복귀한다.

2013년 12월 30일
새누리당 국토위원 김무성 민주당 국토위원 박기춘
전국철도노동조합 위원장 김명환

이 합의사항은 애초 요구안에 비할 것도 없고 26일 실무교섭 요구안보다도 후퇴한 것이다. ▲수서발KTX 운영법인 설립 결정 철회 ▲수서발KTX 면허 발급 중단 ▲국회 국토위 산하 철도발전 소위 구성 중 첫 번째 요구안은 26일 실무교섭에서 이미 철회됐고 이번 합의에서는 두 번째 요구안도 철회돼 결국 세 번째 요구안만 받아들여진 것이다. 그런데 이는 수서발KTX의 분할이 결국 민영화 수순이라며 반대하던 철도노조 입장과 비교하면 완전한 후퇴에 가깝다.

게다가 박근혜정부는 대놓고 국회를 무시해 왔다. WTO 정부조달협정은 국회에 보고조차 않고 개정했다. 27일 국회 중재도 무시했었다. 이번 국회 내 여야와 철도노조의 합의가 지켜질 가능성은 매우 낮다. 더구나 노무현 정권 시절에도 2003년 4ㆍ20 노정합의는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무시됐다. 김대중-노무현-이명박 정권 시절을 잇는 투쟁 동안 이러한 후퇴가 조금씩 쌓여 지금에 이르렀다는 걸 고려하면 민영화 반대 투쟁을 다시 시작할 때 우리가 출발할 곳은 지금보다 더 불리한 장소가 될 것임을 분명히 알 수 있다.

조합원들이 파업에 단호하게 참여했던 것과 달리 강경한 정부 앞에 끊임없이 머뭇거리고 주저했던 민주노총 지도부가 결국 여기까지 후퇴한 것이다. 특히 28일 총파업 집회로 절정에 다다랐던 투쟁과 연대의 열기를 고려하면 아쉬울 수밖에 없다. 조합원들의 단호한 투쟁, 학생과 시민, 미조직 노동자의 확산되는 연대가 박근혜정부와 새누리당 지배집단 내 균열을 일으키고 있었기에 아쉬움은 더한다.

균열의 조짐을 보인 박근혜정부ㆍ새누리당

27일 금요일 밤, 국토부의 수서발KTX 운송 면허 발급을 즈음한 한 풍경을 살펴보자. 이날 JTBC 뉴스9은 마침 환노위 새누리당 간사 김성태 의원과 전화 인터뷰 중이었다. 전날 밤부터 새벽까지의 노사간 실무협상은 결렬로 끝났다(노조는 한사코 '결렬'은 아니라고 말했지만). 그날 낮 국회 환노위의 중재도 실패로 돌아간 상황에 정부는 수서발KTX 운송 면허 발급을 예고해놓은 상황이었다. 바로 그 인터뷰가 진행되던 상황에서 수서발KTX 면허 발급 속보가 떴다. 당황한 새누리당 의원은 망연자실 했다. 이 장면은 박근혜정부가 얼마나 위태로운 상황에 처해있는지, 즉 청와대가 지배집단 내에서도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한 채 강권력 만으로 통치를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조금 길지만 이 장면의 대화를 자세히 살펴보자
(JTBC 홈페이지에 있는 기사는 그 기묘한 대화의 순간을 적절히 담아내지 못해 직접 옮겼다).

손석희: 저희가 아직 확인은 못했는 데요. 아까 말씀하실 때 11시에 수서발KTX 자회사 설립을 위한 면허가 발급될 것이다 하는 것은 다른 언론에서 확인하신 겁니까? 아니면 다른 경로를 통해 들으셨습니까?
김성태: 새누리당 환노위 책임자로서 앞으로도 오늘 비록 환노위에서 철도 노사 중재가 불발에 끝났지만은 노사간의 중재의 노력은 계속돼야 된다고 봅니다. 그런 측면에서 국토교통부의 면허 발급, 야밤에 한다는 것은 중단되어졌으면 하는 그런 바람입니다.
손석희: 지금 저희가 뉴스속보 자막을 내고 있는데요. 수서발KTX 운송 면허 발급. 발급이 된겁니까 지금?
김성태: 아 …, 이건 정말 저희도 지금 확인이 안되는 건데.
손석희: 잠깐만요, 제가 저희 뉴스부조정실에 확인해보겠습니다. 발급이 돼서 이 속보를 넣은 겁니까? 네 발급이 됐다고 하네요.
김성태: 아 ….
손석희: 애초에 아까 말씀하신 대로 저는 오늘 밤 중이라고 말씀드렸고, 김성태 의원께서는 11시라고 말씀드렸는데요. 지금 시간은 9시14분 지나고 있고요. 이 시간에 이미 수서발KTX 운송 면허는 발급이 된 것으로 확인이 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뭐 더 어떻게 할 수가 없는, 국회로서는 그런 상황인 것 같고, 이건 뭐 노정간에 강하게 부딛칠 것 같은 그런 상황입니다. 또 12시까지 업무 복귀라고 했기 때문에 그 이후에 벌어지는 상황도 노조로서는 우려스러운 상황이 될 수도 있겠고 ….
김성태: 정말 극단적인 파국만은 좀 막아보자는 그런 일념으로 민주당이든 새누리당이든 이제 정치적 입장을 완전 배제하고 국회가 중재하자는 입장인데 이제 여지가 없어지는 거죠.
- JTBC 뉴스9 12월 27일

새누리당 국회의원 김성태의 당혹스러움이 느껴지는가? 오늘은 또 '원조 친박'이라고 불리우는 유승민이 "수서발 자회사 설립은 정책부터 잘못됐다"고 밝혔다는 뉴스가 나왔다. 철도노조의 단호한 투쟁, 국민적 지지의 확산이 지배집단 내에서 균열을 일으키고 있었던 것이다. 물론 유승민은 "타이밍이 지났다고 본다. 이미 (정부와 노조가) 서로 각을 세우고 있는 마당에 지금 이야기를 하면 총부리를 거꾸로 겨누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고 덧붙여 지금의 상황에서 지배집단 내 분열이 가진 위험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음을, 즉 현재의 위기가 분열을 강제하는 상황까지는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경향신문). 그러나 가능성은 충분히 있었다. 우리가 후퇴하거나 분열하지 않았다면.

의미심장한 조짐은 또 있었다. 오늘 한겨레는 1면에 '박근혜 정부 10개월, 중도층 이탈 두드러져'라는 기사를 실었다.

"12월 셋째 주 마지막 조사에서는 '잘못한다' 49%, '잘한다' 33%로 격차가 더 벌어졌다. 철도노조 파업에 대한 강경 대응이 이뤄진 때다."
- 한겨레 12월 30일 1면

박근혜정부의 강경 대응은 지배집단이 강하다는 증거도 아니었다. 강경책은 오히려 중도층까지 정부로부터 이반시키고 있었다. 이 경향이 계속되면 지배집단 내 균열이 가시화될 수도 있었다. 그러나 민주노총은 이런 기회를 스스로 버렸다. 민주노총 지도자들은 우리 운동이 "박근혜 정권 퇴진"을 가장 자연스럽게 표현하게 됐을 때, "대선 불복이냐?"는 새누리당과 정부의 되치기에 물러나기 여념 없었던 민주당에 우리 운명을 맡겨버린 것이다. 그 결과가 오늘의 합의다.

박근혜정부보다 우리의 약점이 더 컸다

끝끝내 정부가 "민영화는 아니다"고 내심과 다른 말을 해야 했던 것, 정부조달협정 개정에서 보이듯 대놓고 정부에게 무시당하던 국회가 나서야만 했던 것에서 우리는 그나마 위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안녕들하십니까'라고 서로의 안위를 물었던 대학생들이 손쉽게 도서관 의자로 돌아가진 않을 것이다. 오프라인에서의 활동을 계획하고 스스로 조직하기 시작한 네티즌들이 다시 온라인 잉여질에만 몰두하지도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투쟁은 여러모로 우리 운동의 약점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합의사항에서 알 수 있듯이 민주당은 민영화에 적극적으로 반대하지 않는다. 저들은 지금의 '파국'을 중단시키는 데만 관심있을 뿐, 민영화가 가져올 파국에 진지하게 관심을 쏟지 않는다. 민영화를 시작한 김대중-노무현 정부라는 원죄가 있기 때문 만은 아니다. 상층 부르주아지 일부와 중간계급을 기반으로 한 민주당은 새누리당과 마찬가지로 공공부문의 '비효율성'을 문제라고 생각한다. 노무현 정권에서의 공사화와 상ㆍ하 분리, 이후 KTX 여승무원 외주화 등 철도산업 전반을 지배하게 된 사기업의 이윤원리에 민주당은 반대하지 않는다.

노동계급 내 최상의 투사들이 민주노총을 건설했고, 그들 중 다수가 정치적 좌파였음에도 국가에 대한 정면 도전은 이들의 투쟁 수첩에 적혀있지 않았다
(특정 정파 출신임을 문제삼는 게 아니다). 파업 초기부터 정부는 타협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체포영장만으로 민주노총을 침탈했고 새누리당까지 포함된 국회의 중재안도 무시했다. 그럼에도 민주노총은 연대투쟁을 건설하지 않았다. 지지와 연대는 오직 우연에만 맡겨졌다. '안녕들하십니까' 대자보가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자 그 대자보에 묻어가려고만 했다. 22일 경찰의 민주노총 침탈 후 "저들의 합법은 우리의 불법"이라며 '불법투쟁'도 감수하겠다던 강경한 연설과 달리 28일 총파업 집회에서 민주노총은 공개적인 거리 투쟁을 조직하지 않았다. 아마 사전에 조율된 것이겠지만 산하 조직들의 개별 행동이 거리 투쟁을 이끌었다. 공식 무대에서 "거리로 나가자, 청와대로 가자"는 호소는 없었다. 집회에 참여한 사람들은 우왕좌왕 했다. 특히 다수의 미조직 노동자, 시민들은 어떤 공개적 지침도 없이 개별적 판단으로 움직여야만 했다. 단 한 번의 거리 시위가 우리에게 승리를 가져다주진 않지만 위력적인 거리 시위는 이후의 투쟁을 위한 훌륭한 밑거름이 될 수 있다. 경찰이 관광버스까지 동원해 전국의 경찰을 서울광장에 집중시켜 거리 시위를 막으려고 한 이유다. 그러나 민주노총은 이 기회를 사실상 대중의 자발성에만 맡겨뒀다.

지난 몇 년 간의 흐름과 다르지 않게 투쟁의 결정적 국면은 법적 공방으로, 사법부에 맡겨졌다. 수서발KTX 설립을 결정한 이사회의 적법성, 민주노총 침탈에 대한 민형사상 소송, 국토부 면허 발급 무효 소송 …. 법률과 사법부가 우리 편이 아님은 업무방해와 손배가압류와 같은 것들에서 이미 지겹도록 봐온 것이다. 최근 통상임금 소송에서도 사법부는 자신들의 계급적 성격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그럼에도 노동조합 지도부는 법적 공방에만 매달리고 있다. 사법부의 판단이 우리에게 유리하게 나온다면 다행이겠지만 그 반대인 경우 투쟁대열의 자신감은 급속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민주노총의 이러한 우유부단함이 노동조합 탓만도 아니다. 무엇보다도 정치적 대안을 건설할 세력의 부재가 컸다. 통합진보당ㆍ진보정의당ㆍ노동당은 이번 국회 합의에서 완전히 무시됐다. 통진당과 정의당은 국회의원이 있는 원내 정당임에도 말이다. 노동당은 박근혜정권 퇴진 투쟁을 공언했지만 현실적 힘은 지니지 못했다. 최소한 민주노총 내 의미있는 움직임을 이끌어낼 능력도 없었다. 소규모 좌파 그룹은 더 말할 것도 없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국회에서 무언가를 할 협소한 의미의 정치세력이 아니다. 거리와 의회의 정치를 잇고, 사무실과 공장의 연대를 만들어낼 정치세력이 필요하다.

이미 이번 기차는 떠나버렸다. 많은 것을 남겨두고 말이다. 다음 기차가 연착할 수는 있겠지만 우리 모두의 예상보다는 빨리 올 것이라고 기대한다.

※ 거리 시위에 관해
민주노총 지도부가 공개적으로 거리 시위를 호소하지 않은 것은 아마 법률적 책임 문제 때문일 것이다. 불법으로 규정돼 이후 이어질 법정공방은 노동조합 지도부로서 매우 불편하고 귀찮은 것일 수 있다. 그래서 꽤 오래전부터 실상 민주노총이 주도할 때조차 공식적으로 지도부는 법을 넘어선 거리 시위를 호소하지 않었다. 이러한 편의주의적 태도는 지도부가 받게될 법적 제재 이상으로 우리 대열을 혼란에 빠뜨리기 일쑤다. 28일에도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는 미조직 노동자, 학생, 시민들은 이미 노동조합 대열의 상당수가 빠져나가 휑해진 광장에서 우왕좌왕 했다. 트위터에선 정동 민주노총 사무실 앞으로 모여달라는 이야기가 퍼져 민주노총 대변인이 긴급하게 정정 소식을 알려야만 했다. 이 모든 게 조직을 지키기 위한 것이란 이유로 정당화된다. 그러나 1987년 대투쟁 이후 역사에서 노동조합ㆍ좌파 조직은 투쟁 속에서 성장했지 안정적인 일상 사업 속에서 성장한 게 아니다. 조직을 지키고 성장시키기 위해서라도 지도부는 가장 앞장서 투쟁을 지휘해야 한다.


※ 아래는 이번 합의에 관한 한 철도노조 조합원의 글. 페이스북 권영숙 선생 페이지에서 퍼왔다.
"이대로 접을 수는 없다, 과연 투쟁의 전망은 없는가? 더 싸우면서 전면파업을 결정하자!"

합의안 얘기는 길게 하지 않겠습니다. 수서발 KTX 주식회사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 말도 없는 합의안입니다. 합의안의 수준이 높고 낮음을 떠나 실체가 없는 뜬구름입니다. 새누리당이 위원장을 맡을 철도발전소위원회가 무엇을 할 수 있습니까? 예전에는 탄압의 주역들이었고 지금은 투쟁에 들러리 서다가 떡고물이라도 챙겨볼까 하는 민주당에게 무엇을 바랄 수 있습니까? 징계 문제는 합의소식이 발표되자 정부와 공사는 파업이 끝나도 법과 원칙대로 징계하겠다고 했습니다.

지도부는 투쟁의 전망이 없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복귀율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고추가 복귀자가 계속 생겨날 것 같다는 보고도 받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아직은 중추 대오가 살아 있습니다. 아시겠지만 운전분야 복귀율은 5%가 넘지 않습니다. 지금 지도부는 밀리는 흐름을 최대한 저지하고 다시 힘을 모을 생각은 전혀 안하고 아주 조급하게 아무런 알맹이 없는 합의(?)를 하고 복귀 결정을 내리고 있습니다.

과연 투쟁의 전망이 없습니까? 정부와 공사의 총공격 앞에 일부 대오가 복귀하고 대열이 흐트러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복귀율이 40%가 넘었습니까? 과반이 넘었습니까? 아닙니다. 지금 이대로 밀리면 상상할 수 없는 징계와 보복이 뒤따를 것입니다. 정부의 공격을 맞받아치면서 강력한 퇴각의 저지선을 치지 못하고 여야 정당들에 의해 이끌려 합의를 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힘이 부족해 밀릴 수도 있고 부족한 합의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철도노동자 전체가 최선을 다해보고, 할 만큼을 다해보고, 검토할 것은 다 검토하고, 미래를 준비하면서 질서정연하게 이루어져야 하는 것입니다.

민주노총 1월 9일 총파업이 있습니다. 그 총파업에 기대자는 것이 아닙니다. 사력을 다해 총파업을 추동해내고 그것으로도 정부가 물러서지 않으면 전면파업이라는 승부수를 던지자는 것입니다. 그렇게 최대한 밀어보고 전체적인 상황을 판단하면서 더 전진인지, 퇴각인지 결정하면 됩니다. 필공조합원들이 전면파업에 나섰을 때 받을 수 있는 처벌, 징계, 부담이 클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필공조합원들은 나설 수 있습니다. 지금도 그렇게 결의하는 조합원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 대오의 일부만이라도 결합하면 지금보다 몇십 배 더한 타격을 가할 수 있습니다. 노동자와 시민들의 연대는 줄지 않고 있습니다. 오늘 오전 합의 발표 이전에 전면을 결의하는 목소리는 커지고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동료 수백 명, 아니 수천 명이 해고를 당할 상황입니다. 필공조합원들은 분노하고 있고 안타까움에 부들부들 떨고 있습니다. 전체 철도노동자의 자존심을 짓밟고 우롱하고 철도노동자 죽이기 민영화를 밀어붙이는 정부의 막가파식 태도를 그 누가 참을 수 있겠습니까? 필공 조합원들을 다 아끼는 마음은 똑같습니다. 하지만 진정한 동료애는 당장의 고통을 덜어주는 것이 아니라 대의를 위해 싸우면서 함께 미래를 결정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더 투쟁할 수 있습니다. 조합원들이 결정합시다. 지부별 총회를 열고 판단합시다. 전면파업하면 전체가 싸울 수 있다는 결의를 하는 지부들도 있습니다. 조합원들이 지도부의 고민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지도부 결정이 항상 옳을 수는 없으며 올바르지 않은 결정은 조합원들이 바꾸어야 합니다.

지도부 마음대로 파업철회를 결정할 수는 없습니다. 이번 파업은 서로 대결의 수준이 가장 높습니다. 저들은 철도노동자들 앞에서가 아니라 전체 노동자들 앞에서 자신들의 힘을 과시하기로 맘을 먹었습니다. 그래서 모든 방법을 동원해 밀어붙이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도 수많은 노동자 민중의 연대에 힘입어 여기까지 왔습니다. 이런 싸움일수록 당장의 어려움만이 아니라 미래를 생각해야 하고 철도노동자만이 아니라 전체 노동자의 진심과 열의를 받아안아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조합원 동지들, 얘기합시다. 지금의 상황과 투쟁의 전망을. 조합원들의 판단과 결정없이 내려지는 일방적인 복귀명령을 무조건 받아들일 수는 없습니다. 토론과 총회, 전체 조합원들의 판단이 필요합니다. 지금 당장 힘들다고 여기서 이대로 끝낸다면, 정치인들의 말만 믿고 접는다면 민영화와 수서발 ktx설립은 굳어집니다. 지금 합의는 아예 합의를 하지 않는 것보다 못합니다. 국회발전소위원회는 우리의 의지가 담길 수 없으며 오히려 우리의 족쇄가 될 뿐이기 때문입니다.

최선을 다하고 그래도 힘이 부족하다면 깨끗이 졌다 인정합시다. 그리고 미래를 기약합시다. 그러나 지금은 아닙니다. 민주노총의 총파업을 조직해가고 그래도 물러서지 않는다면 전면파업이라는 승부수로 단 며칠이라도 우리의 힘을 총동원해야 합니다. 그런 기세와 결연함만이 우리의 조직력을 보존할 수 있으며, 투쟁한만큼의 성과도 쟁취해 낼 수 있습니다.

뒤로 물러서면 수십 년이 후퇴하는 절체절명의 파업. 아직 우리는 더 싸울 힘이 남아 있고 더 싸워야 합니다. 조합원 동지들의 생각과 의견을 말합시다. 흔들림없이 싸워왔던 우리 조합원들은 충분히 그럴 권리가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Posted by 때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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