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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소유자는 자본가로서 앞장서 걸어가고, 노동력의 소유자는 그의 노동자로서 그 뒤를 따라간다. 전자는 거만하게 미소를 띠고 사업에 착수할 열의에 차 바삐 걸어가고, 후자는 자기 자신의 가죽을 시장에서 팔아버렸으므로 이제는 무두질만을 기다리는 사람처럼 겁에 질려 주춤주춤 걸어가고 있다."(자본론 1권, 김수행 옮김, 231쪽)

사람의 가죽으로 만든 옛 물건이 발견됐다는 소식이 신문에 가끔 실리곤 합니다(링크). 기사의 출처와 물건의 진위가 의심스럽긴 하죠. 의료기술의 발달로 신체의 일부(간ㆍ신장ㆍ혈액ㆍ안구 등)를 타인에게 기증하는 게 가능해졌습니다. 우리의 윤리의식과 법에서는 허용되지 않지만 '거래'도 일부 이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예외적인 경우입니다. 그런데 왜 마르크스는 18세기 이전의 잔혹한 풍습을 연상시키는 비유("가죽을 시장에서 팔아버렸으므로 이제는 무두질만을 기다리는 사람")를 사용한 것일까요?

자본주의 사회의 노동자는 노예와 다릅니다. 노예는 그의 모든 것이 주인에게 속합니다. 노동자는 자신의 신체와 정신 능력 일부를 자본가에게 판매할 뿐입니다. 따라서 시장에서 만난 노동력 판매자(노동자)와 노동력 구매자(자본가)는 법적으로 평등한 관계죠. 물론 현실에서는 근로계약서조차 제대로 안 만드는 경우가 많고, 만들어진 근로계약을 안 지키는 경우는 부지기수이긴 합니다.

"노동력의 소유자와 화폐소유자는 시장에서 만나 서로 대등한 상품 소유자로 관계를 맺는데, 그들의 차이점은 한 쪽은 판매자이고 다른 쪽은 구매자라는 점 뿐이고, 양쪽 모두 법률상으로는 평등한 사람들이다."(같은 책 219쪽)

그럼에도 마르크스는 사업에 대한 기대에 가득차 거만하게 앞서 걸어가는 자본가의 모습과 주춤대며 마지못해 끌려가는 노동자의 모습을 그립니다. 물론 이 자체는 먹고살기 위해 매일 아침 출근해야만 하는 노동자들이라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어쨌든 법률적으로 공평하게 계약한 관계에서 구매한 노동력 상품의 소비는 다른 모든 상품의 구매자와 마찬가지로 자본가의 정당한 권리입니다. 노동력의 소비는 곧 자본이 지휘하는 노동과정입니다.

"노동자가 노동하는 시간은 자본가가 자신이 구매한 노동력을 소비하는 시간이다. 만약 노동자가 자본가의 처분에 맡긴 시간을 자기 자신을 위해 사용한다면 그는 자본가의 물건을 훔치는 것이 된다."(같은 책 307쪽)

따라서 노동을 지휘하는 자본은 더 많은 일을 시키고자 하는 (그래서 더 많은 잉여노동을 짜내고자 하는) 강제적 힘으로 발전합니다. 효율적 업무를 위한 합리적 동선ㆍ과정을 만들어내는 것, 수당이 지급되지 않는 연장노동은 기본입니다. 자본가들은 조금이라도 더 많은 잉여노동을 뽑아내기 위해 출근 시간 전과 후에 조회ㆍ회의ㆍ교육을 강제합니다. 주말에도 다종 다양한 회사 행사에 동원하기 일쑤죠.

문제는 노동자가 판매한 노동력 상품이 노동자 그 자신과 분리될 수 없다는 데 있습니다. 결국 자본가는 노동력 상품을 소비하는 과정에서 노동자에 대한 강제를 자신의 정당한 권리로 주장합니다. 법률적으로 공평한 근로계약을 맺고 그 계약이 잘 지켜진다고 해도 사정이 그리 달라지지 않는 이유입니다. '임금 노예'라는 비유가 적절해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죠.

"자본은 노동[즉, 활동중에 있는 노동력 또는 노동자 그 자체]을 지휘하는 데까지 발전했다. …… 더 나아가, 자본은 [노동자계급으로 하여금 노동자 자신의 좁은 범위의 욕망이 요구하는 것보다 더 많은 노동을 수행하게끔 하는] 강제적 관계로까지 발전했다. 그리고 [타인으로 하여금 일을 하도록 만들고, 잉여노동을 짜내며, 노동력을 착취하는] 자본은 그 정력과 탐욕과 능률 면에서 [직접적인 강제노동에 입각한] 종전의 모든 생산제도를 능가한다."(같은 책 416~417쪽)

결국 노동자는 장화를 만들기 위해 무두질 당하는 가죽처럼 생산과정에서 자본가의 처분만을 기다립니다. 그것은 그가 판매한 상품이 동물의 가죽처럼 자신의 인격으로부터 분리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서구사회에서 인권의 발명은 더이상 사람 가죽으로 만든 책과 같은 잔혹한 물건과 풍습을 용납하지 못하게 만들었습니다. 노예 노동이 사라진 것과 마찬가지죠. 하지만 노동력은 노동자 자신과 떨어질 수 없기에 공개적인 노예제는 은폐된 노예제로 변신하고, 사람의 가죽은 사람과 함께 무두질 당하게 됩니다.

Posted by 때때로

우리는 3장까지 상품과 그 교환과정을 살펴봤다. 상품유통의 결과 화폐를 발견했다. 이 화폐는 자본의 최초의 형태다.

"상품유통은 자본(資本)의 출발점이다. …… 우리는 이 [상품유통] 과정의 최후의 산물로 화폐를 발견하게 된다. 상품유통의 이 최후의 산물은 자본의 최초의 현상형태(現象形態: form of appearance)이다."(189쪽)

우리가 살펴본 상품유통은 '상품-화폐-상품'의 과정이다. 앞으로 살펴볼 자본으로서 화폐의 유통 형태는 '화폐-상품-화폐'의 형태를 지닌다.

상품유통(단순상품유통): 상품→화폐→상품 (C-M-C)
자본으로서의 화폐 유통: 화폐→상품→화폐 (M-C-M)


상품유통과 자본으로서의 화폐 유통의 첫째 차이는 판매와 구매의 앞뒤가 바뀐다는 것이다. 자본의 유통은 구매가 판매를 앞선다. 둘째로 상품유통에서 화폐는 상품으로 전환돼 사용가치로 소비되어 사라진다. '화폐-상품-화폐'의 유통에서 화폐로 상품을 구매하는 것은 다시 화폐를 얻기 위해서다. 따라서 "화폐는 소비된 것이 아니라 투하(投下)된 것"(192쪽)이다. 셋째 단순상품유통(상품-화폐-상품)은 화폐가 교환을 매개하며 위치를 두 번 바꾸지만 자본으로서의 화폐 유통에서는 상품이 과정을 매개하며 두 번 위치를 바꾼다. 여기서 상품이 두 번 위치를 바꾼 결과는 화폐를 최초의 소유자 손으로 돌려보내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화폐가 다시 돌아온다는 것이다. 돌아온 화폐의 양이 더 크거나 작은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실제로는 문제가 되지만 이 '환류 현상' 자체가 더 큰 화폐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상품유통은 한 번의 과정으로 끝나지만 자본으로서 화폐 유통은 새로운 시작으로 이어진다. 이는 "화폐가 지출되는 방식 그 자체에 의해 주어지고 있다"(193쪽).

"순환 C-M-C는 어떤 한 상품의 극에서 출발해 다른 한 상품의 극에서 끝나는데, 이 상품은 유통에서 빠져나와 소비되어 버린다. 그러므로 소비[욕망의 충족], 한 마디로 말해 사용가치(使用價値)가 이 순환의 최종목적이다. 이와는 반대로 순환 M-C-M은 화폐의 극에서 출발하여 최후에는 동일한 화폐의 극으로 돌아간다. 따라서 이 순환을 야기시키는 동기 및 그것을 규정하는 목적은 교환가치(交換價値) 그 자체이다."(193쪽)

이로부터 자본으로서 화폐 유통의 목적이 파악된다. 상품유통은 질적으로 다른 사용가치를 교환함으로서 사회적 물질대사를 이룬다. 그러나 '화폐-상품-화폐'의 과정은 그 양극에서 질적으로 동일한 모습을 지닌다. 오직 양적인 차이만이 의미가 있을 뿐이다. 즉 "최초에 유통에 투입한 것보다 더 많은 화폐가 유통으로부터 끌려나와야 한다"(195쪽). 자본가가 100억 원을 투자할 때 오직 100억 원 만을 벌 것을 기대하지 않는다는 것은 우리에게 당연해 보인다. 우리가 이러한 사정을 고려해 이 과정을 다시 적는다면 이와 같다.

화폐 -> 상품 -> 다른 양의 화폐(M-C-M')

"이 증가분, 즉 최초의 가치를 넘는 초과분을 나는 잉여가치(剩餘價値: surplus-value)라고 부른다. 그러므로 최초에 투하한 가치는 유통중에서 자신을 보존할 뿐 아니라 자신의 가치량을 증대시키고 잉여가치를 첨가한다. 바꾸어 말해, 자기의 가치를 증식(增殖)시킨다. 그리고 바로 이 운동이 이 가치를 자본으로 전환시키는 것이다."(195쪽)

우리는 이곳에서 최초로 자본의 정의를 발견한다. 가치의 자기 증식 운동이 바로 자본이다. 더 큰 가치를 획득한 운동이 그로부터 멈춘다면 그 가치는 더 이상 자본이 아니다. 운동을 멈춘 화폐는 더 큰 가치(잉여가치)를 만들어내지 못한다. 지하 금고에 5만 원 권 100억 원어치를 넣어두면 10년 후에도 오직 100억 원어치의 5만 원 권만 발견할 수 있을 뿐이다.

더 큰 가치가 문제가 되는 한 이 운동은 멈출 수 없다. 한 번의 순환을 마친 가치는 여전히 한정된 크기만을 지닐 뿐이다. 100억 원보다 1000억 원이 크고, 1000억 원보다 1조 원이 크다. 한정된 양적 표현만이 가능한 자본의 자기 증식 운동은 그로부터 끊임없이 반복해야 하는 숙명을 부여받는 것이다. 게다가 하나의 순환은 그 출발점과 최종 지점에서 동일한 모습으로 나타난다(오직 화폐). 따라서 새로운 시작을 위한 적합한 형태로 하나의 순환을 마친다.

"그러므로 자본의 운동에는 한계가 없다."(196쪽)

이러한 가치의 자기 증식 운동을 자신의 의지로 받아 행동하는 화폐소유자는 자본가가 된다. 100억 원이 있어도 그것을 오직 자신의 생활ㆍ향락을 위해 사용하는 이, 또는 단 한 번의 거래를 통한 이윤을 목적으로 하는 이는 자본가가 아니다.

가치의 자기 증식 운동은 자동적인 것으로 비춰진다. 이 운동에서 "가치는 그 자체가 가치이기 때문에 가치를 낳는다는 신비스러운 성질을 얻었다"(199쪽). 우리는 은행에 맡겨놓은 돈에 이자(더 많은 돈)가 붙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이 과정에서 자본은 한 번은 상품과 화폐의 형태를 번갈아가며 취한다. 그 출발점과 종착점에서는 화폐형태를 취하지만 상품형태를 취하지 않고서는 화폐가 자본이 될 수는 없다.

"이리하여 가치는 이제 과정 중의 가치(value in process), 과정 중의 화폐로 되며, 이러한 것으로서 가치는 자본이 된다. 가치는 유통에서 나와 다시 유통에 들어가며, 유통 속에서 자신을 유지하고 증식시키며, 더 커져서 유통으로부터 나오고, 그리고 이 동일한 순환을 끊임없이 되풀이한다."(200쪽)

'화폐-상품-화폐'의 운동이 상인자본에게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산업자본도 마찬가지로 화폐로 구매한 상품을 다시 판매해 더 많은 화폐로 재전환되는 화폐이다. 중간단계를 생략한 형태가 이자 낳는 자본(M-M')이다. 그러므로 자본의 일반공식은 M-C-M'이다.

Posted by 때때로

우리는 마르크스와 함께 1장에서 상대적 가치형태와 등가형태의 발전을 통해 화폐의 기원을 밝혔다. 우리는 2장에서 화폐가 “종류가 다른 노동생산물이 실제로 서로 동등시되고, 따라서 상품으로 전환되는 교환과정의 필연적인 산물”(112쪽)임을 살펴볼 것이다.

그러나 상품은 스스로의 발로 시장에 나가 교환을 할 수 없다. 상품은 소유자들에 의해 시장에서 판매되고 구입된다. 상품의 소유자는 교환을 위해 서로의 소유를 인정해야만 한다. 철수가 영희의 연필에 대한 소유권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교환은 불가능하다. 철수는 영희의 연필을 폭력적이거나 몰래 갈취할 수 있지만, 동등한 교환은 이뤄지지 않는다. 자본주의 사회의 “법적 관계[또는 의지 관계]의 내용은 경제적 관계 그 자체에 의해 주어지고 있다”(108~109쪽).

“사람들은 여기에서 다만 상품의 대표자, 따라서 소유자로서 존재할 뿐이다. 연구가 진행됨에 따라 우리는 일반적으로 경제무대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경제적 관계들의 인격화(人格化: personification)에 지나지 않으며, 그들은 이 경제적 관계들의 담지자(擔持者)로 서로 상대한다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109쪽)

상품은 소유자와 달리 다른 상품의 물리적 특징, 유용성을 파악할 수 없다. 상품은 다른 상품을 오로지 자신의 가치를 표현할 소재(등가형태)로서만 대한다. 그러나 상품소유자에게 그 자신의 상품은 사용가치가 아니다. 자신의 생존이나 다양한 욕구의 충족을 위한 사용가치를 구하기 위해 그는 시장에 가서 다른 이의 상품과 자신의 상품을 교환해야 한다.

“그의 상품은 다른 사람에 대해 사용가치(使用價値)를 가지고 있다. 상품소유자에게는 상품은 교환가치(交換價値)의 담지자[따라서 교환수단]라는 점에서만 직접적 사용가치를 가지고 있다.”(109쪽)

즉 상품이 누군가의 욕구를 충족시켜주기 위해서는 먼저 시장에 나가 다른 상품과 교환될 수 있어야 한다. “상품은 사용가치로 실현될 수 있기 전에 먼저 가치로 실현되어야 한다”(110쪽)는 것이다.

그러나 상품이 교환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어려운 점이 있다. 우선 상품은 자신이 다른 이에게 사용가치임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러나 이는 교환된 후에만 입증할 수 있다. 즉 사용해봤을 때만 그 사용가치를 확신할 수 있다(타인에게 사용가치의 입증을 위한 홍보-광고의 발전은 필연적이다).

더 중요한 것은 상품소유자는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사용가치(상품)을 얻기 위해서만 자신의 상품을 양도하려 한다는 점이다. 이럴 때 교환은 순전히 개인적 과정이다. 그러나 시장에 내놓은 자신의 상품은 타인에게 사용가치인지 아닌지 중요치 않다. 오직 동일한 가치를 지닌 다른 상품과 교환되는 것만이 중요하다. 이는 사회적 과정이다. 상품소유자는 개인적 과정으로서 교환에서 다른 모든 상품을 자기 상품의 특수한 등가물로 간주하며, 동시에 자신의 상품은 다른 모든 상품의 일반적 등가물로 간주된다(1장 등가형태의 두 번째 형태). 이는 모든 상품소유자에게 마찬가지이므로 “어떤 상품도 사실상 일반적 등가(물)로 되지 못하며, 따라서 상품들은 [서로 가치로 동등시되며 가치량으로 서로 비교되는] 일반적 상대적 가치형태를 가지지 못한다”(111쪽).

이 곤경을 헤쳐나가기 위해 상품소유자들은 하나의 특수한 상품을 선출한다. “이 선발된 상품의 현물형태가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등가형태로 된다. 사회적 과정을 통해 일반적 등가(물)는 이 선발된 상품의 독자적인 사회적 기능으로 된다. 그리하여 이 상품은 화폐(貨幣)로 된다”(111쪽).

이러한 과정, 노동생산물이 상품으로 전환되고 원활한 교환을 위해 독립적인 가치형태를 만드는 과정은 거의 동시에 일어난다. “노동생산물이 상품으로 전환되는 것에 발맞추어 특정상품이 화폐로 전환된다”(112쪽).

이 과정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우선 위에서 우리는 상품이 소유자에게 비(非)사용가치임을 확인했다. 상품은 우선 소유자에게 필요한 것보다 더 많이 생산된 사용가치로부터 비롯한다. 이 초과분의 사용가치는 양도할 수 있어야 하고, (앞에서 확인했듯이) 상품소유자 서로를 독립된 인격으로 대해야 한다. 이러한 (타인을 독립적 인격으로 대하는) 태도는 자연발생적인 공동체에선 존재하지 않는다(가족을 떠올려도 된다). 따라서 상품의 교환은 공동체의 경계에서 시작된다. 공동체 사이의 교환은 욕망의 확대와 함께 정상적인 사회적 과정으로 교환된다. 이 과정에서 교환을 위한 생산이 확대된다. 사용가치와 교환가치의 구별이 시작되는 것이다.

직접적인 생산물 교환에서는 독립적인 가치형태가 아직 등장하지 않는다. 교환의 확대는 보편적 등가물을 제3의 상품 형태로 등장시킨다. 우연적인 교환에서 보편적 등가물은 일시적으로만 존재한다. 그러나 상품 교환의 발달은 이 보편적 등가형태를 배타적인 특수한 상품 종류에 고정시킨다. “즉, 화폐형태(貨幣形態)로 응고한다. 화폐형태가 어떤 종류의 상품에 부착되는가는 처음에는 우연이다”(114쪽). 상품 교환의 확대로 화폐형태는 귀금속에 부착되게 된다.

“상품교환이 좁은 국지적(局地的) 한계를 타파하고, 따라서 상품가치가 인간노동 일반의 체현물로 발전해 감에 따라 화폐형태는 [일반적 등가(물)이라는 사회적 기능을 수행하는 데 자연적으로 적합한 상품인] 귀금속으로 옮아간다.”(114쪽)

그러나 화폐를 상품이라고 부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어려움은 화폐가 상품이라는 것을 이해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왜·무엇에 의해 상품이 화폐로 되는가를 발견하는 데 있는 것이다”(118쪽). 교환이 화폐상품에 ‘가치’를 준 것은 아니다. 교환과정은 화폐가 된 상품에 ‘가치형태’를 준 것이다. 즉 화폐가 된 금과 은이 교환의 필요에 의해 상징적인 가치를 부여받은 것은 아니다.

“모든 상품처럼 화폐도 그 자신의 가치량을 상대적으로 다른 상품들로 표현할 수밖에 없다. 화폐 자신의 가치는 화폐의 생산에 소요되는 노동시간에 의해 결정되며, 동일한 양의 노동시간이 응고되어 있는 다른 상품의 양으로 표현된다.”(117~118쪽)

화폐의 상대적 가치는 원산지에서 물물교환에 의해 정해진다. 따라서 “화폐상품이 화폐로서 유통에 들어갈 때 그 가치는 이미 주어져 있다”(118쪽).

여기서 상품물신은 화폐물신으로 이어진다. “일반적 등가형태가 하나의 특정 상품의 현물형태와 동일시되어 화폐형태로 고정될 때 …… 다른 모든 상품들이 자기들의 가치를 하나의 특정한 상품으로 표현하기 때문에 그 특정 상품이 화폐로 되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한 상품이 화폐이기 때문에 다른 모든 상품들이 일반적으로 자기들의 가치를 그 상품으로 표현”(119쪽)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금이 채굴 되자마자 가치의 기준(인간노동의 화신)으로 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Posted by 때때로

마르크스 '자본론 : 정치경제학 비판' 1권 발췌ㆍ요약을 진행합니다. 전공 선생님의 지도 없이 제 자신이 명료하게 이해하는 것을 목적으로 자본론 1권의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 따라서 잘못 이해한 부분이 반드시 있을 것입니다. 섣부른 현실과의 유비를 피하고 가능하면 마르크스 자신의 언어로 이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책을 읽어가면서 떠오르는 영감에 흥이 겨워 무모한 시도를 한 부분이 있습니다. 언제나 배우는 자세로 제가 잘못 이해한 것에 대한 지적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습니다. 책은 김수행 교수가 번역한 비봉판을 이용했습니다.

………

제1판 서문 발췌

“첫부분이 항상 어렵다는 것은 어느 과학에서나 마찬가지다. 그러므로 여기에서도 제1장, 특히 상품분석이 들어 있는 절을 이해하기가 가장 힘들 것이다. 나는 가치의 실체와 가치량의 분석을 될 수 있는 한 쉽게 했다. 화폐형태로 완성되는 가치형태는 매우 초보적이고 단순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지혜는 2000년 이상이나 이 화폐형태를 해명하려고 시도했지만 실패한 반면에, 훨씬 더 내용이 풍부하고 복잡한 형태들의 분석에는 적어도 거의 성공했다. 무슨 까닭인가? 발달한 신체는 신체의 세포보다 연구하기가 쉽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경제적 형태의 분석에서는 현미경도 시약도 소용이 없고 추상력이 이것들을 대신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런데 부르주아 사회에서는 노동생산물의 상품형태 또는 상품의 가치형태가 경제적 세포형태이다. 겉만 관찰하는 사람에게는 이 형태의 분석은 아주 사소한 것을 늘어놓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사실 그것은 아주 작은 것을 다루고 있다. 그러나 그 작은 것들은 미생물 해부학이 다루고 있는 그러한 종류의 작은 것이다.”
- 제1판 서문, 3~4쪽

“이 책에서 나의 연구대상은 자본주의적 생산방식 및 그것에 대응하는 생산관계와 교환관계이다. 이 생산양식이 전형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나라는 지금까지는 영국이다. 영국이 나의 이론전개에서 주요한 예증으로 되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 제1판 서문, 4쪽

“만약 독일의 독자가 누구든지 영국의 공업·농업 노동자들의 형편에 대해 위선적으로 눈살을 찌푸리든가, 독일에서는 사태가 결코 그렇게는 나쁘지 않다고 낙관적으로 자기를 위안하려 한다면, 나는 그에게 “이것은 너를 두고 하는 말이다!”라고 외칠 것이다.”
- 제1판 서문, 4~5쪽

“자본주의적 생산의 자연법칙들로부터 발생하는 사회적 적대관계의 발전정도가 높은가 낮은가는 여기에서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문제는 이 법칙들 자체에 있으며, 움직일 수 없는 필연성을 가지고 작용해 관철되는 이 경향들 자체에 있다. 공업이 더 발달한 나라는 덜 발달한 나라에게 후자의 미래상을 보여주고 있을 따름이다.”
- 제1판 서문, 5쪽

“우리나라[독일]에서 자본주의적 생산이 완전히 확립되어 있는 곳[예컨대 진정한 공장]에서는, 공장법이라는 규제가 없기 때문에 사태는 영국보다 훨씬 더 나쁘다. …… 자본주의적 생산의 발전에 의해서 뿐 아니라 그 발전의 불완전성에 의해서도 고통을 받고 있다.”
- 제1판 서문, 5쪽

“독일과 서유럽 대륙의 기타 나라들이 사회통계는 영국의 통계에 비하면 형편이 없다. 그렇지만 그 통계는 메두사(Medusa)의 대가리가 보일 만큼은 면사포를 걷어 올려주고 있다.”
- 제1판 서문, 6쪽

“자본가와 지주를 나는 결코 장밋빛으로 아름답게 그리지는 않는다. 그러나 여기서 개인들이 문제로 되는 것은 오직 그들이 경제적 범주의 인격화, 일정한 계급관계와 이익의 담지자인 한에서다. 경제적 사회구성의 발전을 자연사적 과정으로 보는 나의 입장에서는, 다른 입장과는 달리, 개인이 이러한 관계들에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또한 개인은 주관적으로는 아무리 이러한 관계들을 초월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사회적으로는 여전히 그것들의 산물이다.”
- 제1판 서문, 6~7쪽

“경제학이 취급하는 문제의 독특한 성격 때문에, 사람의 감정 중에서 가장 맹렬하고 가장 저열하며 가장 추악한 감정-즉 사리사욕(私利私慾)이라는 복수의 여신-이 자유로운 과학적 연구를 저지하는 투쟁 마당에 들어오게 된다.”
- 제1판 서문, 7쪽

“나는 과학적 비판에 근거한 의견이라면 무엇이든 환영한다. 그러나 내가 한 번도 양보한 일이 없는 이른바 여론이라는 편겨에 대해서는 저 위대한 플로렌스사람[단테]의 다음과 같은 말이 항상 변함없이 나의 좌우명이다. “제 갈 길을 가라, 남이야 뭐라든!””
- 제1판 서문, 8쪽


제1판 서문 요약

마르크스는 ‘자본론’이 상품의 분석에서부터 시작하는 이유를 제1판 서문에서 밝히고 있습니다. 그는 “부르주아 사회에서는 노동생산물의 상품형태 또는 상품의 가치형태가 경제적 세포형태”(4쪽)라면서 자신의 연구를 생물학에서의 ‘미생물 해부학’에 비유하고 있습니다.

마르크스는 이 책을 독일의 독자를 위해 독일어로 썼습니다. 그럼에도 이 책에서 이론 전개에 필요한 중요한 예증으로 영국의 사례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물리학자가 “자연과정이 가장 명확한 형태로 나타나며 교란적인 영향을 가장 적게 받는 곳에서 …… 관찰하든가, …… 순수하게 진행될 수 있는 조건 밑에서 실험”을 하듯 “[자본주의] 생산양식이 전형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나라는 …… 영국”(5쪽)이기 때문입니다. 자본주의적 발전의 정도는 큰 문제가 아닙니다. “움직일 수 없는 필연성을 가지고 작용해 관철되는 이 경향들 자체”(5쪽)가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영국에 비해 형편없이 부정확하고 부족한 당시 다른 나라들의 통계를 살피더라도 자본주의 발전 경향의 필연성을 어느 정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자본주의의 자연법칙을 발견했다고 해서 현실에 순응하는 것만이 정답은 아니라는 것을 지적하기도 합니다. 1775년의 미국혁명이 18세기 말 대륙의 부르주아지들에게 영감을 주었듯이, 1861~1865년의 미국 남북전쟁은 대륙의 노동자계급에게도 영감을 줄 것이라고 말합니다. 영국에서는 자본주의 발전에 따르는 변혁과정이 뚜렷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것이죠(마르크스가 말하는 ‘변혁과정’은 아마도 1830대 시작된 차티스트운동과 그 결과인 선거법 개혁을 말하는 듯합니다). 마찬가지로 “대륙에서의 변혁과정은 노동자계급 그 자체의 발전 정도에 따라 더 가혹한 형태를 취하든가 더 인도적인 형태를 취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마르크스는 “어떤 국민이든 다른 국민으로부터 배워야 하며, 또 배울 수 있다”고 말합니다. “한 사회가 비록 자기 발전의 자연법칙을 발견했다 하더라도 자연적인 발전단계들을 뛰어넘을 수도 없으며 법령으로 폐지할 수도 없”지만 “그 사회는 그러한 발전의 진통을 단축시키고 경감시킬 수는 있다”(6쪽)고 강조합니다.

마르크스는 자본가와 지주 개인을 “경제적 범주의 인격화, 일정한 계급관계와 이익의 담지자”(6쪽)로서만 다룬다는 것을 지적해둡니다.

마지막으로 경제학이 취급하는 독특한 성격 때문에 “자유로운 과학적 연구”는 투쟁의 장에 들어서게 됐다고 강조합니다. 영국과 미국에서의 지배계급은 “오늘날의 사회가 딱딱한 고체가 아니라 변화할 수 있으며 또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는 유기체(有機體)”(7쪽)라는 것을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것이죠. 그렇기에 그는 여론의 편견에 흔들림 없이 과학적 연구에 기반해 “제 갈 길”을 갈 것이라며 서문을 마무리 합니다.


제2판 후기 발췌

“1848년 이래 자본주의적 생산은 독일에서 급속히 발전했고 현재는 벌써 투기와 협잡이 성행하는 시기에 들어섰다. 그러나 운명의 여신은 아직도 독일의 경제학 교수들에게 미소를 짓지 않고 있다. 그들이 편견없이 경제학을 연구할 수 있었을 때에는 독일의 현실에 근대적 경제관계가 존재하지 않았고, 이러한 관계가 나타났을 때에는 [부르주아적 시야를 가지면서도 그것을 편견없이 연구하는 것을 더 이상 허용하지 않는] 환경이 조성되어 버렸던 것이다. 경제학이 부르주아적인 한, 즉 그것이 자본주의제도를 사회적 생산의 하나의 과도적인 역사적 발전단계로 보지 않고 사회적 생산의 절대적이고 궁극적인 형태로 보는 한, 부르주아 경제학은 계급투쟁이 아직 잠재적 상태에 있거나 오직 고립적이고 불규칙적인 현상으로 나타나는 동안만 과학으로 존속할 수 있다.”
- 제2판 후기, 11쪽

“1830년에는 최종적인 결정적 위기가 닥쳐왔다.
프랑스와 영국에서는 부르주아지가 정권을 쟁취했다. 이 순간부터 계급투쟁은 실천과 이론 모두에서 더욱더 공개적이고 위협적인 형태를 취했다. 그와 더불어 과학적인 부르주아 경제학은 조종을 울렸다. 그 뒤부터는 벌써 어떤 이론이 옳은가 옳지 않은가가 문제로 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자본에 유리한가 불리한가, 편리한가 불편한가, 정치적으로 위험한가 아닌가가 문제로 되었다.”
- 제2판 후기, 12쪽

“마르크스에게 중요한 것은 …… 현상들을 지배하는 법칙만이 아니다. 그에게 더 중요한 것은 현상들의 변화의 법칙, 현상들의 발전의 법칙, 즉 한 형태로부터 다른 형태로의 이행의 법칙, 상호관계의 한 질서로부터 다른 질서로의 이행의 법칙이다. …… 사람들이 이 필연성을 믿든 안 믿든, 의식하든 의식하지 않든 전혀 상관이 없다. …… 조사의 출발점으로 될 수 있는 것은 관념이 아니고 오직 외부현상이다. …… 조사에서 중요한 것은 …… 사실을 가능한 한 정확하게 탐구하고 실제로 그것들이 발전의 상이한 계기를 이루고 있다는 것을 알아내는 일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상이한 발전단계를 표현하는 일련의 순서·순차성·관련성을 정확하게 분석하는 것이다. …… 현재에 적용되든 과거에 적용되든 동일[한] …… 추상적 법칙은 존재하지 않는다…반대로 각각의 역사적 시기는 자기 자신의 법칙을 가지고 있다…경제생활이 일정한 발전시기를 경과해 일정한 단계로부터 다른 단계로 이행하자마자, 경제생활은 다른 법칙에 의해 지배받기 시작한다. …… 마르크스는 예컨대 인구법칙이 어느 시대, 어느 곳에서나 동일하다는 것을 부인한다. 그는 반대로 각각의 발전단계는 자기 자신의 인구법칙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 이와 같은 연구의 과학적 가치는 일정한 사회유기체의 발생·생존·발전·사멸과 더 높은 다른 사회유기체에 의한 교체를 규제하는 특수법칙들을 해명하는 데 있다.”
- 제2판 후기, 16~18쪽

“물론 발표 방법은 형식의 면에서 조사 방법과 다르지 않을 수 없다. 조사는 마땅히 세밀하게 소재(素材: material)를 파악하고, 소재의 상이한 발전형태들을 분석하고, 이 형태들의 내적 관련을 구명해야 한다. 이 조사가 끝난 뒤에라야 비로소 현실의 운동을 적절하게 발표할 수 있다. 조사가 잘 되어 소재의 일생이 관념에 반영된다면, 우리가 마치 선험적인 논리구성을 한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 제2판 후기, 18쪽

“변증법은 그 합리적인 형태에서는 부르주아지와 그 이론적 대변자들에게 분노와 공포를 줄 뿐이다. 왜냐하면, 변증법은 현존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이해하면서도 동시에 그것의 부정[즉, 그것의 불가피한 파멸]을 인정하기 때문이며, 또 변증법은 역사적으로 전개되는 모든 형태들을 유동상태·운동상태에 있다고 가주함으로써 그것들의 일시적 측면을 동시에 파악하기 때문이며, 또한 변증법은 본질상 비판적·혁명적이어서 어떤 것에 의해서도 제약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 제2판 후기, 19쪽


제2판 후기 요약

마르크스는 제1판에서 무엇을 변경했는지 후기에서 밝히고 있습니다. 이어 독일 노동자계급 사이에서 자신의 이론이 급속히 흡수되는 데 반해 독일의 부르주아 경제학이 독창적인 발전이 불가능한 이유를 설명합니다. “그들이 편견없이 경제학을 연구할 수 있었을 때에는 독일의 현실에 근대적 경제관계가 존재하지 않았고, 이러한 관계가 나타났을 때에는 [부르주아적 시야를 가지면서도 그것을 편견없이 연구하는 것을 더 이상 허용하지 않는] 환경이 조성되어 버렸”기 때문입니다(11쪽). 이는 제1판 서문에서 경제에 대한 “자유로운 과학적 연구” 자체가 투쟁의 마당에 들어왔다는 설명과 이어지는 분석입니다.

마르크스는 이러한 부르주아적 시야의 한계를 영국에서의 경제학 발전 과정을 예로 들며 설명합니다. 1830년대 영국과 프랑스에서는 자본주의 발전이 본격화되었고(1925년 산업공황의 첫 발발) “부르주아지는 정권을 쟁취”했습니다. 따라서 그 때부터 경제학의 핵심 문제는 “자본에 유리한가 불리한가, 편리한가 불편한가, 정치적으로 위험한가 아닌가”(12쪽)가 되었다는 것이죠. 결국 부르주아 경제학은 이후 “총명한 실무가”의 길을 걷거나 존 스튜어트 밀의 뒤를 따라 “천박한 절충주의”의 길을 따르게 됩니다.

이어 그는 독일 부르주아의 묵살과 무시에도 불구하고 ‘자본론’과 그 이론이 성공하고 있음을 주장합니다. 한편 파리에서는 그의 이론이 ‘형이상학적’이며 ‘사실의 비판적 분석’에만 머물고 있다는 모순적인 비난을 받고 있다고 지적하며, 그에 대한 대답으로 러시아의 지베르 교수의 답변을 제시합니다. 또한 마르크스는 ‘헤겔식 궤변’이라고 비난한 카우프만의 논문을 발췌해 “나 자신의 방법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아주 정확하게 묘사하고 있”으며 그것이 바로 “변증법적 방법”이라고 되받아치기도 합니다(16~18쪽).

덧붙여 그는 자신의 변증법적 방법이 헤겔과 다를 뿐 아니라 정반대임을 설명합니다. 그럼에도 그는 변증법의 핵심을 설명한 것은 헤겔임을 강조하며 자신을 “이 위대한 사상가의 제자라고 공언하고 가치론에 관한 장에서 군데군데 헤겔의 특유한 표현방식을 흉내내기까지 했다”며 1장에 표현방식에 대해 설명합니다. 마르크스는 헤겔의 변증법에서 “신비로운 껍질 속에 들어 있는 합리적인 알맹이를 찾아”내 바로 세우는 것의 중요함을 강조합니다. 왜냐면 “변증법은 현존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이해하면서도 동시에 그것의 부정[즉, 그것의 불가피한 파멸]을 인정하기 때문이며, 또 변증법은 역사적으로 전개되는 모든 형태들을 유동상태·운동상태에 있다고 가주함으로써 그것들의 일시적 측면을 동시에 파악하기 때문이며, 또한 변증법은 본질상 비판적·혁명적이어서 어떤 것에 의해서도 제약을 받지 않기 때문”이죠(19쪽).

한편 “산업활동의 주기적 순환”이 본격화되면서 “신성 프러시아-독일제국의 졸부들의 머리 속까지 변증법을 새겨넣을 것”이라고 말합니다(20쪽).


프랑스어판 서문·후기 발췌

“학문에는 지름길이 없습니다. 오직 피로를 두려워하지 않고 학문의 가파른 오솔길을 기어 올라가는 사람만이 학문의 빛나는 정상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 프랑스어판 서문, 21쪽

“이 프랑스어판에 어떤 문장상의 결함이 있다 하더라도, 프랑스어판은 원본과는 독립적인 과학적 가치를 가지므로 독일어판을 읽은 독자들도 이 프랑스어판을 참조하는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
- 프랑스어판 후기, 22쪽

제3판 서문 요약

제3판은 엥겔스의 책임 하에 출간됐습니다. 1883년 3월 14일 마르크스가 세상을 떴기 때문입니다. 엥겔스는 제3판 서문에서 편집 원칙을 밝힙니다. 이와 함께 마르크스의 인용 방식에 대한 비난에 답합니다.


영어판 서문 요약

제3판 서문에서와 마찬가지로 엥겔스는 영어판의 번역작업, 편집 원칙을 설명합니다. 또한 엥겔스는 마르크스가 사용한 용어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덧붙입니다. “경제학은 일반적으로 상공업계의 용어들을 그냥 그대로 받아들여 사용하는 것에 만족해 왔는데 경제학은 그렇게 함으로써 그 용어들이 표현하는 관념들의 좁은 범위 안에 자신을 국한시키고 있다”(29쪽)며 마르크스의 용어가 일상생활과는 물론 경제학에서의 용어와도 다른 의미로 사용되고 있음을 지적합니다. 이어 그는 제3판에서와 마찬가지로 마르크스 인용의 두 가지 방식(예증, 혹은 이론의 발전 관계를 표현)을 다시 언급하며, 마르크스가 인용의 주장을 마르크스가 인정하는 것과는 상관이 없음을 강조합니다.

마지막으로 그는 ‘자본론’이 유럽에서 ‘노동자계급의 성경’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다가올 변혁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마르크스는] 전 생애에 걸쳐 영국의 경제사와 경제사정을 연구한 뒤 자기의 전체 이론을 수립했고, 이 연구에 의거해 적어도 유럽에서는 영국만이 전적으로 평화적·합법적 수단에 의해 필연적인 사회혁명을 수행할 수 있는 유일한 나라라는 결론에 도달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그는 영국의 지배계급들이 ‘노예제도를 옹호하는 반란’ 없이 이 평화적·합법적 혁명에 굴복하리라고는 거의 기대할 수 없다고 첨언하는 것을 결코 잊지 않았다.”(31~32쪽)


제4판 서문 요약

엥겔스는 제4판의 편집원칙을 설명합니다. 이와 함께 마르크스의 인용의 정확성에 대한 그의 생존 당시로부터의 비난과 논쟁(?)에 대해 설명을 합니다.

Posted by 때때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