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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아랍과 다를까?

때때로 2011. 2. 26. 11:24

중국은 아랍과 다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다르기도 하고 같기도 하다입니다.

우선 다른 것부터.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위상에서 아랍과 중국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아랍은 천연자원 수출국이지만 중국은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천연자원 수입국이죠. 즉, 중국은 고도로 발달한 공업국가죠. 이는 중국에 대규모의 산업 노동자 계급이 밀집해 있다는 말입니다. 아랍 국가 대다수의 산업발전 수준은 중국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낮습니다.

중국은 그 광대한 영토만큼이나 다양한 민족과 인종으로 구성됐습니다. 아랍 세계는 부족 사회의 전통이 강하게 남아있지만 매우 강한 종교적 전통과 언어적 통일성으로 묶여있습니다. 그에 반해 중국의 소수 민족과 인종은 저마다 다른 전통과 습속에 기반한 삶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는 중국이 매우 격렬한 민족적 갈등을 겪을 수 있음을 알려줍니다. 실제로 몇년 전의 신장 위구르 지역의 반란이 이를 입증해보였죠.

하지만 중국 또한 아랍을 뒤흔든 반란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위에서 지적했 듯이 중국의 다양한 민족ㆍ인종 구성은 현실적인 갈등의 씨앗입니다. 더구나 이런 갈등은 중국 해안 지방의 산업 발전과 대비되는 내륙의 침체 혹은 정체로 인해 그 깊이를 더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발전된 공업국가라는 점은 가장 큰 잠재적 정치 위기의 씨앗입니다. 이집트의 반란은 지난 몇년 간 노동자 투쟁의 성장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지난 몇해 동안 규모면에서 압도적인 노동자 투쟁을 겪어왔습니다. 이러한 투쟁은 상해와 해안의 산업지대를 기반으로 하고 있죠. 이른바 '글로벌 불균형'의 한 축으로 꼽히는 중국의 높은 저축률은 중국의 산업 노동자 계급이 저임금에 고통받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증명하죠. 하지만 중국 정부로서는 단기간에 중국 산업 노동자 계급의 소비를 촉진하기 위한 임금 상승을 도모하기 어렵습니다.

결국 관건은 내륙 지방의 소수 민족과 해안 지방의 산업 노동자 계급이 단결할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지금까지는 그러지 못했기에 단발적인, 고립된 투쟁만 반복돼 왔습니다. 하지만 중국 내부의 가장 큰 불만 세력인 이 둘이 동시에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다면 중국은 아랍 세계의 혁명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격렬한 반란의 물결에 휩쌓일 듯 합니다.

중국의 정치 엘리트가 얼마나 똑똑한지는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우리가 살펴야 할 것은 중국 사회가 거리의 폭발적 대중시위를 만들어낼 정도의 압력을 내부적으로 지녔느냐가 되겠죠. 분명 한국 언론 일부와 서구의 언론이 아랍 세계의 혁명을 보며 중국을 언급하는 데 섣부른 감이 있긴 합니다. 그들을 믿을 순 없지만 그 반대로 무조건 그들을 부정하기도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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