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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위기, 재정적자, 기업복지

때때로 2011. 8. 17. 13:25

8월 초 전 세계적 증시의 격동이 안정세로 되돌아서는 듯 싶습니다. 그와 함께 런던의 소요사태도 진정되고 있죠. 그렇지만 재정적자의 급등에서 비롯한 현재 위기의 원인은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유용한 정보를 소개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Social and Material' 블로그(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긴축의 시대와 채권자의 승리 by H(링크)


GDP 대비 정부부채비율(%)

2007~2008의 금융위기 당시 채권자들의 보호를 위해 정부는 막대한 재정적자를 감수하는 구제금융을 실시했습니다. 이 구제금융은 1997년 한국의 경제위기 당시에 보여줬듯이 채권자의 보호를 핵심 임무로 삼고 있죠. 그런데 지금 채권자들은 정부의 빚이 너무 많다며 공격하고 있는 것입니다.

구제금융은 채권자들은 보호하는 대신, 정부의 주주 그러니까 일반시민들의 희생을 요구한다. 재정건정성 확보라는 허울좋은 이름 하에 정부지출, 복지의 축소와 공공자산의 매각이 강요된다. 영국의 새정부에서 시작되고, 미국의 부채한도증액 협상을 통해 완결되었으며, 이제 남부유럽 국가에 강요되고 있는 긴축재정 기조는 그래서 이자낳는 자본에 대한 국가의 굴욕적인 굴복이다.

한국의 주요 언론들은 유럽의 재정적자를 지적하며 '과도한 복지'가 나라를 위기로 빠뜨리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위 글에서 잘 지적하 듯이 현재의 재정적자는 거의 전적으로 2007~2008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기업과 채권자들을 구제하면서 발생한 것입니다.

더구나 GDP 대비 정부부채비율이 100%에 가까운 (그래서 최근 신용등급 강등의 수모를 겪어야 했던) 미국을 보면 이 주장이 얼마나 거짓에 기반한 것인지를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를 일종의 '복지병'으로 부를 수 있을지 모릅니다. 스티글리츠는 이것을 '기업복지'라고 부르죠. 대다수 시민의 희생을 기반으로 한 기업복지의 확대는 지금도 현재진형형입니다. 미국 정부의 부채한도 증액 협상이 이를 적나라하게 보여주죠.

미국 공화당의 생떼가 짜증났는지 워런 버핏도 한 마디 했네요.

워렌 버핏과 증세 by H(링크)

워런 버핏은 하위층과 중산층 시민이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고통스러운 하루를 보내야만 하는 상황에서 자신과 친구들은 이전보다 훨씬 적은 세금을 내고 있음을 지적하는 것으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그에 의하면 자신은 과세 대상 소득의 17.4%를 세금으로 내지만 자신의 직원들은 소득의 33~41%를 세금으로 냅니다.

미국 재정적화가 악화되는 상황에서 (무려 '디폴트'의 위협 앞에서도) 공화당은 증세 없는 재정지출 감축이라는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시킵니다. 공화당이 (민주당 또한) 군비 감축에 앞장설 가능성은 없으니 정부 긴축의 고통은 고스란히 하위층과 시민에게 돌아갈 것입니다.

버핏은 공화당의 핵심적 주장, 부자들에 대한 세금 인상은 투자 심리를 위축시킬 것이라는 것을 비판합니다. '투자자'로서 경험을 담아 돈을 벌 기회가 있을 때는 높은 세율이 문제가 안된다고 말합니다. 마찬가지로 높은 세율이 일자리를 축소시킬 것이라는 공화당의 주장도 반박하죠.

나는 60년 동안 투자자들과 일해왔는데, 기대수익에 대한 세율 때문에 합리적인 투자를 회피한 사람은 한번도 보지 못했다. 심지어 자본이득에 대한 세율이 39.9%에 달했던 1976년과 77년에도 그랬다. 사람들은 돈을 벌기 위해서 투자하는데, 내야할 세금 때문에 겁을 먹지는 않는다. 그리고 높은 세율이 일자리 창출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에게는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려주고 싶다. 1980년과 2000년 사이에 일자리는 4천만개 순증했다. 그 이후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는 잘 알 것이다. 세율은 낮아졌고, 일자리 창출의 크기는 훨씬 더 작아졌다.

자본주의 체제를 옹호하려는 분은 버핏의 주장을 귀담아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하층민에  대한 최소한의 관용과 지원조차 사라질 때 어떤 일이 발생할지 우리는 런던에서, 2005년 파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실제 상황은 그보다 더 나쁠 수도 있습니다.

다행히 지금 세계를 휩쓰는 반란은 런던 소요와 다른 대안을 우리에게 암시합니다. 아랍에서 시작된 조직된 반란의 물결이 (역사적으로 이슬람 문명과 유럽 문명의 교차지인) 그리스와 스페인을 넘어 중부 유럽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들은 이익은 사유화하고 손해는 국유화 하는 이 체제에 반기를 들고 있죠. 좌파들은 버핏 이상의 열정과 확신을 가지고 대안을 만들어가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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