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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미산 천문대의 밤하늘 … 카시오페이아 여왕의 빛나는 허영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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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미산 천문대의 밤하늘 … 카시오페이아 여왕의 빛나는 허영

때때로 2012. 8. 11. 23:53

많은 지구인의 양심을 받아 살기 좋은 세계라는 우스갯소리 소재가 되곤 하는 안드로메다. 안드로메다는 에티오피아의 왕 케페우스와 여왕 카시오페이아의 딸입니다. 여왕 카시오페이아는 자신의 딸 안드로메다가 바다의 요정 네레이스들보다 더 아름답다고 자랑하곤 했답니다. 네레이스들 중 하나인 암피트리테와 결혼한 포세이돈은 이에 분노해 홍수를 일으켜 에티오피아를 쓸어버리죠. 에티오피아의 왕 케페우스는 안드로메다를 희생양으로 바쳐 분노를 진정케 하려고 합니다. 마침 이때 지나가던 영웅(?) 페르세우스가 안드로메다를 구하고 그녀를 자신의 아내로 맞아들이죠.

허영심으로 한 나라를 몰락의 위기에 처하게 하고 자신의 딸을 죽음 직전까지 몰아넣은 에티오피아의 여왕 카시오페이아. 그녀는 포세이돈에 의해 하늘에 거꾸로 매달리는 형벌을 받습니다. 그녀의 허영심 때문일까요? 그녀는 밤 하늘에서 가장 찾기 쉬운 별자리 중 하나입니다. 지상에서 큰 재앙을 일으킨 그녀지만 밤하늘의 그녀는 없어서는 안 될 위치에 있습니다. 북두칠성(큰곰 자리)와 함께 밤하늘의 이정표 북극성을 찾는 길잡이 역할을 하기 때문이죠.

저와 같은 별자리 문외한도 쉽게 찾을 수 있는 별자리이기도 합니다. 무작정 밤길을 달려 찾아간 중미산천문대. 닫혀 있는 천문대 앞에서 바라본 밤하늘은 별빛으로 가득했습니다. 서울에서 쉽게 보기 힘든 무수히 많은 별들을 보고 있노라면 별자리를 찾는 일은 쉬 포기하기 마련입니다. 누군가의 안내가 없다면 말입니다. 별을 보고 싶다는 마음에 계획없이 달려간 곳에서 망연자실하니 하늘만 보고 있을 때 카시오페이아 여왕의 허영심은 무엇보다 반가운 빛이었죠. 산등성이에 간신히 떠올라 있던 그녀의 모습이 그토록 반가울 수가 없었습니다.



지금도 그녀는 남편 케페우스와 딸 안드로메다, 사위 페르세우스 사이에 자리 잡고 밤하늘에 빛나고 있습니다. 그녀의 딸 안드로메다는 사진에서 오른편에 위치해 있지만 확인하긴 어렵네요. 안타깝게 북극성도 사진에 잡히진 않았습니다. 처음 찍는 밤하늘이라 보기가 썩 좋진 않지만 재밌는 경험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찬찬히 살피고 기다릴 줄 알아야 하겠더군요.

중미산천문대는 양평읍내에서 청평호로 넘어가는 37번 국도에 위치해 있습니다. 중미산과 유명산 사이를 가르는 도로죠. 산길 운전을 즐기는 아마추어 드라이버들에게 유명한 곳이기도 합니다. 서울에서 그리 멀지 않으니 별이 보고 싶은 분은 한 번쯤 찾아가도 좋을 것입니다.



※ 중미산천문대의 모습입니다. 노출시간이 약간 길어 별이 흐르는 모습으로 찍혔네요. 중미산천문대 홈페이지는 www.astrocafe.co.kr(클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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