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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꽃, 바다, 바위

때때로 2012. 12. 17. 11:48

대관령 아흔아홉 구비 옛길 대신 쭉 뻗은 고속도로가 깔리고, 미시령 터널이 뚫리면서 태백산맥 넘어 강원도 영동지방에 가는 게 많이 편해졌다. 도로 정체만 없다면 여유 있게 가도 세 시간이면 강릉이나 속초에 다다를 수 있다. 그렇게 쭉 뻗은 길로 내달려 달려간 동해는 예전 만한 감흥을 전해주지 않는다. 중앙선 열차를 타고 영주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태백을 거쳐 12시간 가까이 걸려 도착한 강릉이 진짜 강릉 같고, 한계령 구비구비를 아찔하게 지나쳐 발아래로 쫙 펼쳐진 동해를 보지 않으면 속초에 가도 속초에 간 것 같지 않다.

전날 강원도 산간 지방에 폭설이 내려 통행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지만 굳이 한계령으로 올라간 것은 그 때문일 것이다. 마침 능숙한 운전자도 있어 큰 위험 없이 오를 수도 있었다. 올라갈 수록 설악에 쌓인 눈은 경이로운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왔다. 한계령 정상은 구름의 끝자락을 잡고 동해의 절경을 허락지 않았다. 하지만 구름 사이 나뭇가지들마다 피어있는 눈꽃은 서울에서 쉬 볼 수 없는 신비로운 경관이었다.

 

 

 

한계령에 오르는 길.

 

 

 

 

한계령 정상에 핀 눈꽃.

 

 

 

내려오는 길.

 

 

 

양양 수산항의 모습.

 

 

 

속초 대포항. 흐렸던 날씨는 개이지만 파도는 여전히 거칠었다.

 

 

구름 사이로 자태를 드러낸 울산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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