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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그 65일의 기록|경향닷컴 촛불팀

때때로 2008. 8. 20. 10:29

경향신문에서 5월 2일부터 7월 5일까지 65일간의 촛불시위의 기록을 담은 책을 내놨습니다.

촛불 그 65일의 기록  경향닷컴 촛불팀|경향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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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촛불시위는 그 후 8월 15일까지 100일 간 타올랐죠. 16일에도 여전히 촛불을 드신 분들도 계시고 강남에서는 어제도 여전히 촛불이 밝혀졌습니다. 이 책의 첫 번째 한계는 7월 5일 이후의 상황을 담지 못했다는 겁니다. 물론 책의 제작을 위한 시간이 필요했기에 어쩔 수 없기도 했을 겁니다. 촛불이 다 꺼지길 기다려야 한다면 2MB가 물러날 때까지 미뤄야 했을지도 모르죠.

두 번째 한계는 경향신문에 실린 기사들로만 책을 만들었다는 점이죠. 물론 아고라의 몇몇 글들도 인용되긴 했지만 큰 분량은 아닙니다. 즉 이 책은 촛불이 타오르는 와중에 신문 지면을 벗어나서 진행된 다양한 토론과 논쟁을 온전히 담지 못했다는 거죠. 아고라 뿐만 아니라 공개적이고 공식적인 토론과 논쟁을 이끌었던 MBC 100분 토론을 비롯해서 의제의 확장을 둘러싼 이견, 가두 진출을 둘러싸고 진행된 논쟁들이 그 외관만 어렴풋이 비춰졌을 뿐입니다.

하지만 이 책의 장점은 개인이 땀흘려가며 가위로 오리고, 검색을 통해 펌질 해야만 했던 기사들을 한 번에 모아서 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지금 당장에 100여일 간의 촛불시위에 대한 정치적이고 역사적인 평가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오히려 지금 당장 필요한 건 그 생생한 기록, 목소리들일 것입니다. '촛불 그 65일의 기록'이 현재의 역사를 기록하는 첫 번째 시도라는 점에 무엇보다 의미가 있을 듯 합니다.(촛불에 대한 책이 몇 권 나왔지만 '기록'이란 측면에선 이 책이 첫 시도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더 많은 목소리들이 공식적 기록으로 출간되길 바랍니다. 하루에도 엄청난 양의 정보가 쌓이는 인터넷에서 기록은 쉽게 잊혀지기도 합니다. 지금 역사를 만들어가는 우리들에게 가장 시급한 것은 이 잊혀질 정보들을 모아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곧 뜨겁게 타오를 촛불을 위해서도 가장 필요한 일은 우리가 어떻게 촛불을 밝히고 넓혀왔는지, 저들의 대응은 어떠했는지에 대한 '생생한 사실'의 기록이라고 생각합니다.

잠시 숨 고르는 국면. 육체적 휴식과 함께 얇은 이 책으로 우리의 걸음걸음을 다시 돌아볼 수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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