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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6일, 바다는 기억하지 않는다

때때로 2016. 1. 3. 21:22


분향소 앞의 추모물. 뒤집힌 세월호 모습 위 'Made in Korea'라는 문구가 눈에 밟힌다. [사진 自由魂]

2016년 새해 첫 날. 430㎞를 달려, 오전 11시에 출발해 오후 5시쯤 진도 팽목항에 도착했다. 세월호 침몰 626일째. 찬 기운 가득한 팽목항의 첫 모습은 을씨년스러웠다. 항구 한 켠 자갈로 바닥을 고른 공터에 컨테이너로 세워진 분향소의 모습은 쓸쓸함을 더했다. 노란 리본은 색이 바랬고 기억하겠다며 쇠로 만든 추모물들은 녹이 슬고 있었다. 녹슨 글자로 적혀있던 'Made in Korea'.


아직 돌아오지 못한 피해자들은 저 등대를 보고 다시 가족을 찾을 수 있을까. [사진 自由魂]

분향소 안 가득한 아이들과 선생님, 희생자들의 얼굴을 바로 쳐다보기 힘들다. 그러나 새해를 이들과 함께 하겠다며 달려온 이들은 우리 만은 아니었다. 여러 가족이 아이들을 데리고 분향소를 들렀다.


가족의 애끊는 마음은 아이들에게 가 닿을 수 있을까. 이 추모물 뒷편 바다 건너가 바로 맹골수도다. 세월호가 가라앉아있는 곳. [사진 自由魂]

저 잔잔한 바다의 모습은 자신이 목격한 잔인한 사고를 스스로 증언하지 않는다. 녹슨 추모물과 풍경, 빛바랜 리본 만이 아직 1000일도 지나지 않은 사건이 있었음을 상기시키고 있다. 사고의 원인도, 그 많은 희생도, 그걸 기억하는 것도 결국 모두 우리의 몫일 게다. '맹골수도'라는 이름으로 바다의 거침을 강변해봤자 달라지는 건 없을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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