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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파업] 2009년 거리 정치의 귀환

때때로 2008. 12. 27. 13:05

12월 26일 여의도 국회 앞 언론노조 총파업 결의대회 [경향신문]

MBC와 언론노조의 총파업이 정국을 뜨겁게 달구고 있습니다. 언론 노동자들이 과격한 것일까요?

흔히 우리의 과격한 투쟁이 정부의 과격한 대응을 불러온다는 오해를 하곤 합니다. 우리가 합리적으로 대응하면 저들도 합리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MB야 워낙 막무가내에다가 불도저니 이런 오해가 많이 줄어들긴 했습니다. 하지만 촛불시위를 거치는 과정에서도 우리는 이런 주장들을 흔히 만나볼 수 있었죠.

전 우리의 과격한 행동에 불만을 가지신 분들에겐 조선일보의 칼럼을 주의깊게 살펴보라고 말하곤 합니다.

[강천석 칼럼] 대한민국 운명을 결정짓는 2009년을 향해

다시 케인스의 염려를 들어볼 차례다. "경제학자와 정치철학자의 생각은 옳고 그름을 떠나 흔히 짐작하는 것보다 훨씬 강력하다… 어느 미치광이가 하늘의 계시(啓示)를 들었다고 주장할 때, 그것은 흘러간 학자의 이론으로부터 새로운 광기(狂氣)를 만들어냈다는 뜻이다." 우리가 직장을 잃고 거리를 헤매는 사람들의 고통을 남의 일로만 대할 때, 그들의 피맺힌 목소리를 그냥 흘려 들을 때, 초라하게 세상을 떠났던 마르크스의 계시를 받았다는 무리들이 떼지어 서울 거리를 휩쓸게 될지도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2009년은 '경제의 해'이자 대한민국의 운명을 결정짓는 '정치의 해'가 될 것이다.
(※ 클릭하시면 조선일보 '강천석 칼럼'으로 이동합니다.)

얼마전 정정길 대통령실장은 내년 2월 청년실업자들이 '폭동'을 일으킬 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피력하기도 했습니다. 그리스의 시위는 이런 두려움에 불을 붙였을 겁니다. 그래서 조선일보 주필인 강천석은 "우리가 직장을 잃고 거리를 헤매는 사람들의 고통을 남의 일로만 대할 때, 그들의 피맺힌 목소리를 그냥 흘려 들을 때, 초라하게 세상을 떠났던 마르크스의 계씨를 받았다는 무리들이 떼지어 서울 거리를 휩쓸게 될지도 모른다"고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저들의 대안은? 키워드는 '정치의 해'입니다. 조선일보가 말하는 '정치'란 지금 국회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MB 법안들이죠.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근본적으로 침해하며, 인터넷과 오프라인에서의 표현의 자유를 원천적으로 제약하는 법안들을 무리가 따르더라도 강행 처리할 것을 요구하는 것입니다.

점거농성 중인 민주당에 의하면 본회의장 출입문들엔 이미 4중 5중의 철제 잠금 장치가 새로 설치돼 있었다더군요. 한나라 당직자쪽 방에선 사다리까지 발견됐다고 합니다. 민주당이 점거농성에 들어가기 전 이미 한나라당은 더 '과격한' 대응을 준비하고 있었던 게죠. 국회 사무총장인 박계동은 역대 그 어떤 국회사무총장보다 더 '과격'하게 민주당과 야당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MB는 연일 '돌파' '돌격' '속도전' '전광석화'같은 말을 쏟아내며 자신 이름이 붙은 악법들을 강행처리하려고 합니다. 저들은 '합법적'인 방법으로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려고 하는 것입니다. 지금 저들은 민주주의의 발전을 가로막는 '전봇대'를 세우려고 하는 것입니다. 4년 후, 설사 한나라당이 정권을 잃는다고 해도 이 '전봇대'는 오랜 기간 우리의 민주주의를 병들게 만들 것입니다. 이럴 때면 민주주의라는 제도가 얼마나 허약한지 뼈저리게 실감하곤 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민주주의를 오직 국회 안에서만 작동하는 장치라고 생각지 않는다면 바로 지금이야 말로 민주주의의 탄생지인 거리에서 민주주의를 되살리는데 함께 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MBC와 언론 노동자들이 그 길을 앞서가고 있습니다. 그 길에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할 수 있다면 미래가 그리 어둡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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