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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간만에 물리학 책

때때로 2010. 12. 21. 13:31

오랜만에 물리학 책을 펼쳤습니다. 물리학이라고는 하지만 일반 독자를 위한 교양서죠. 하지만 이번에 펼친 책은 분량이 만만치 않습니다. 로저 펜로즈가 쓴 '실체에 이르는 길 : 우주의 법칙으로 인도하는 완벽한 안내서'가 그 책입니다. 두 권을 합쳐 1600쪽 가량 됩니다.

기존의 물리학 교양서와 달리 이 책은 수학을 피해가지 않습니다. 물론 전공서처럼 수식으로 도배한 것은 아니지만 필요한 최소한도 내에서 수식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단지 수식의 활용에서 끝나는 것도 아닙니다. 지금 4장(1, 2권 전체 34장)을 읽고 있는데 지금껏 나온 얘기는 자연수ㆍ정수ㆍ실수ㆍ복소수를 정의하고 연산법칙이 각 수의 집합에서 성립하는 것을 증명하는 것, 정사각형을 정의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 피타고라스 정리의 증명, 유클리드 기하학의 5가지 공준, 쌍곡기하학 등 거의 온통 수학에 관한 것들 뿐입니다.

물론 이 책이 수학을 다루는 방식은 기존의 수학 책, 교과서와는 다릅니다. 수학은 그 자체로 추상적인 범주를 다루는 것이지만 펜로즈는 수학의 물리적 의미를 연관시키며 설명합니다. 추적선을 그리는 데서 '마찰력'이라는 물리적 현실이 동원되는 것과 같은 식이죠. 실수의 실체를 자연에서 찾을 수 있느냐와 같은 질문도 포함됩니다.

저자가 서문에서 밝히듯 수학적 지식이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그냥 넘어가도 큰 무리는 없습니다. 이미 제가 그렇게 하고 있죠. 그래서 생각보다 읽는 속도가 빨라요. 하지만 수학적 지식을 활용해 제시된 문제(네, 연습문제가 들어있어요. 난이도 표시까지 되서)까지 풀면서, 혹은 본문의 풀어서 설명된 것을 다시 증명과정을 거쳐가면서 읽으면 더 재밌을 것 같습니다.

올 연말을 우주의 실체를 탐색하는 과학자들의 도전에 함께하고 싶으신 분들께 추천하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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