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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영화'에 해당되는 글 11

  1. 2011.11.03 볼리비아 '물 전쟁'과 ISD … FTA의 우울한 미래 (4)

※'듀나의 영화 낙서판' 메인 게시판에 올라온 걍태공님의 글에 대한 반론입니다.

●걍태공 : ' 빗물도 못 먹는 볼리비아 사람들 얘기가 ISD의 악용 사례라고 해서 찾아봤습니다.'(링크)

"볼리비아 정부에서 낙후된 수도시설을 개발한다고 월드뱅크에서 돈을 빌림"이라는 1번 항목에서부터 제가 알고 있는 바와 많이 다르군요. 이미 엄청난 외채를 감당치 못한 볼리비아 정부가 1999년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했고 이에 IMF 는 우리나라에도 요구됐던바 있는 '구조개혁' 프로그램을 제시했죠. 우리나라에서 와 마찬가지로 각종 공기업의 민영화가 포함된 계획이었습니다. 그 요구안에 따라 상하수도 민영화에 나섰죠.

결국 볼리비아의 상하수도시설은 2만달러에 '아구아스 델 투나리'라는 회사에 넘 어갔습니다. 이 회사는 벡텔이 100%의 지분을 갖고 있는 인터내셔널 워터 리미티 드가 55%의 지분을 갖고 있는 벡텔의 손자뻘 회사라고 할 수 있죠.

벡텔은 운영권을 따낸 지 1주일만에 수돗물 가격을 급격히 인상했습니다. 평균 35%가 올랐고 일부 지역에서는 200%가 올랐습니다.

우물과 빗물도 금지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특별법이 소문이라고요? 과장됐을 수는 있지만 제가 알고 있는 한에서는 사실입니다. 한겨레21 771호 '남미 뒤흔드는 '물 의 전쟁''에서도 이에 대해 언급하고 있죠. 아래와 같습니다.

"관련 법령이 바뀌어 빗물을 끌어모으기 위해서도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했고, 자기 집 우물에서 물을 길어올리는 데도 요 금을 내야 했다."(링크)

이러한 와중에 거대한 민중봉기가 일어나고 결국 벡텔은 상하수도 운 영을 포기하고 볼리비아를 떠납니다. 볼리비아 정부조차도 계엄령을 선포하고 군 대를 투입해서도 진압하지 못해 결국 항복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분노의 표적이 되고 있는 외국 기업을 어떻게 지켜줄까요? 당연히 안전을 지켜줄 수 없다고 통보 할 수밖에요.

문제는 그 다음이죠. 민영화와 관련해 계약한 총액이 40년간 45억 달러라고요? 하 지만 벡텔이 실제로 볼리비아에서 지출한 비용은 100만 달러가 안된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벡텔은 네덜란드 자회사를 이용해 이 문제를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로 끌고 갔고 거기서 2600만 달러의 배상을 청구했습 니다. 실현되지 않은 미래의 이익, 실제로 그 만큼 벌 수 있을지도 알 수 없는 금 액까지 청구하는게 옳은 일입니까?

분명히 볼리비아 정부는 막장이죠. 그런데 이게 온전히 볼리비아 정부만의 문제로 돌릴 수 있을까요? 애시당초 막대한 외채를 지니게 된 과정부터 해서 그 해결책으 로 공기업의 민영화를 대책으로 제시하는 것까지(민영화도 FTA 관련해서 중요한 쟁점이죠). 그리고 이후 분쟁의 해결 과정에서 전혀 합리적이지 않은 배상 청구까 지 포함해서 이 모든 것들이 온전히 볼리비아 정부만의 책임일까요? 더군다나 그 '책임'의 대다수를 성실히 일한 죄밖에 없는 노동자ㆍ농민이 져야 한다면 그게 정 의로운 일일까요.

이른바 막장 정부의 외채와 부패를 부추기고 그 부패 아래서 돈을 벌었던 글로벌 기업들의 책임은 모두 어디로 가는거죠? 지금 그리스에서와 마찬가지로 말입니다.

최근 국제적으로는 '토빈세(금융거래세)' 도입이 강력한 주장으로 떠오르고 있습 니다. 스티글리츠 같은 세계적 경제학자부터 거리의 99% 시위대까지 말입니다. FTA를 체결하면 이걸 할 수 있을까요? 더군다나 '친환경 무상급식'이 대세로 부상 하면서 '복지'가 새롭게 화두가 되고 있는 한국 사회에서 이러한 복지제도가 공적 서비스의 민영화와 충돌하지 않고 이 ISD 규정을 피해갈 수 있을까요?

이미 한국 사례도 있습니다. (벌써 몇 번째 반복하는지 지치네요) 한EU FTA 체결 과정에서 여야가 합의했던 기업형수퍼마켓 규제 관련 법률이 FTA와 충돌할 수 있다는 김종훈의 협박 때문에 좌절할 위기에 처했었고 현재 유명무실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여러번 강조했습니다만, 한국에서 미국 기업에 의해 직접 ISD가 악용될 가능성은 낮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한국 기업이 미국인 투자자를 이용해 정부의 대기업 규제를 저지하는데 이용할 가능성이 훨씬 높습니다. 똑똑하신 대기업 경영자들께 서 이정도도 모를까요? 그리고 그들의 협상력을 이용해 실제로 분쟁이 생기기 전 정치권 내에서 (SSM 규제법의 사례처럼) 선제적으로 해결하겠죠.

● 볼리비아의 '물 전쟁'과 관련해서는 아 래 링크를 참조하세요.
- [프레시안] 코 차밤바의 '쓰디 쓴 승리'와 그 교훈
- [한겨레21 771호] 남미 뒤흔드는 '물의 전쟁'

● 볼리비아 정부의 국제투자분쟁해 결센터(ICSID) 탈퇴와 관련해서는 아래 블로그를 참조하세요.
- [foog.com] 볼리비아 정부, 2007년에 국제투자분쟁해 결기구에서 탈퇴

● 호주 정부의 ISD 조항 관련 결정 에 대해서는 아래 링크를 참조하세요.
- [프레시안, 홍기빈] 올해 4월, 호주는 왜 ISD를 '전면 거부'했나?
- [foog.com] 투자 자-국가 분쟁해결(ISDS) 조항에 관한 호주 정부의 결정

● 그리스의 사례로 본 부패한 정부 와 글로벌 기업의 협력에 대해선 아래 링크를 참조하세요.
- [레디앙] 파국은 어떤 모습으로 오고 있나?
- [자작나무통신 블로 그] '희생자 비난하기'를 넘어, 국내정치 측면에서 살펴본 그리스 위기

Posted by 때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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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정세훈 2011.11.03 10: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님과 비슷한 생각이 들어 자세한 내막을 좀 보았습니다.

    네이버에 볼리비아 ISD 라고 검색하면 맨 위에 이 글이 뜨더군요.

    http://andocu.tistory.com/4312

    참고하시고 판단하시길 바랍니다.

    • 때때로 2011.11.03 11: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도 아침에 그 기사를 봤습니다. 그 기사를 보고 나서 든 생각은 제가 너무 '약하게' 썼구나였네요. 수도요금이 최대 200%가 아닌 400%까지 치솟고, 2600만달러 손해배상 청구가 아니라 5000만달러 손해배상 청구네요. 다행히 환경운동가들의 세계적 연대와 항의로 결국 원만히 해결됐지만 참으로 끔찍한 소송이었던 것 만은 분명하네요.

      FTA 찬성하는 사람들 중에는(제가 처음에 링크한 글) 볼리비아 상하수도 민영화 후 우물과 빗물도 허가를 받고 요금을 내야하는 법이 만들어졌다는 게 '괴담'이라고 주장하지만 반대론자를 반박하기 위해 쓰여진 동아일보의 기사에서조차 그 법안이 사실이었음을 보여주고 있기도 하네요.

      글로벌 기업과 막장 정부가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나라를 말아먹는 것 보니 더 무서워졌습니다.

  2. 11111 2011.11.05 02: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님도 써놨다시피, 이건 IMF 구제금융의 후폭풍으로 일어난 일에대한 것이지
    FTA로 인해 일어난 일이 아니라는 걸 지적하는 겁니다.
    검색해보면 아시겠지만 대부분 FTA체결이 없었다는걸 지적하는 거지
    이런 일 자체가 없었다고 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한국의 경우는 현행 유보와 미래유보를 통해 공기업의 외국인지분소유를 제한하고
    있다는 사실쯤은 아실거 같은데요...?

    • 때때로 2011.11.05 03: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1. 저는 FTA 때문에 민영화가 일어났다고 주장하지 않았습니다. 민영화 이후 부당한 요금의 인상과 불합리한 법률 제정에 반한 볼리비아 민중은 정당한 봉기를 일으켰습니다. 그럼에도 벡텔은 볼리비아의 부패한 정부와 결탁한 자신의 부정의한 행동에 대한 반성은 커녕 ISD를 이용해 '보상'을 요청했습니다. 다행히 세계 시민사회의 연대 때문에 벡텔의 탐욕스러운 행동은 막아냈지만 이는 ISD가 한 나라의 '민주주의'를 침해하는 방법을 보여주는 생생한 사례죠. 이에 관해서는 위의 정세훈 님이 링크해주신 글의 '동아일보' 기사를 읽어보시죠.

      2-1. 미래유보 항목에는 "용수의 처리 및 공급, 생활폐수의 수집 및 처리, 생활폐기물의 수집ㆍ운반ㆍ처리, 위생 및 유사 서비스, 그리고 자연 및 경관보호서비스(다만, 환경영향평가서비스는 제외한다)"고 되어있죠. 볼리비아 사례에서 나온 '용수의 처리 및 공급' 분야를 보면 한국의 경우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민간투자법'에서 내외국민을 차별하지 않고 민간사업자에게 이미 개방되어 있습니다. 여러 사정으로 아직 민영화가 지지부진하긴 하지만, 상황의 변화에 따라서는 수돗물 민영화 -> 미국 투자자의 인수 -> 요금 인상의 순서를 밟을 수도 있는 겁니다.

      문제의 핵심은 정부의 정책 의지에 따라 일부 공공서비스가 민영화의 절차를 밟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미 FTA를 통해 민영화, 투자의 자유화를 추진하고 있는 정부(꼭 MB 정부만 뜻하는 건 아닙니다)가 민영화 의지를 포기할까요?

      2-2. 더 큰 문제는 한미FTA를 체결할 시 위의 미래유보 조항에 나온 리스트에 근거한 정부의 조치 권리를 판단할 주체가,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게 된다는 것입니다. 각 나라의 역사와 전통, 문화에 따라 공적 서비스에 대한 보유와 규제 조치 등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대표적인게 토지에 관한 거죠. 그런데 이러한 문제로 분쟁이 발생했을 시 이를 판단하는 기관은 국회라거나 헌법재판소 같은 한국의 국민들에 의해 구성되고 대표된 기관이 아니라 ISD에 의한 국제중재라는 거죠. 그리고 바로 이것의 위험성을 볼리비아 사례가 보여준 것이고요. 볼리비아 말고도 캐나다ㆍ멕시코ㆍ오스트레일리아 등 여러 나라의 사례가 있고 그 중 오스트레일리아는 아예 앞으로 모든 FTAㆍBIT에서 이 ISD 조항을 포함시키지 않겠다고 결정하기까지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