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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무엇보다 목소리를 잃은 사람들의 귀환을 뜻한다. 자신에 대해 말할 수 있는 기회를 되찾는 것. 그것은 새로운 사회를 건설할 노동계급의 가장 기본적인 소양이다.

보스니아 반란 ① 끝나지 않은 내전, 민영화
보스니아 반란 ② 플리넘, 인민권력이 싹트다
보스니아 반란 부록 - 인민의 목소리, 당신은 얼마나 배고픈가?


한 남성이 한달 30유로인 자신의 연금 명세서를 보여주고 있다.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인민은 자신의 목소리를 키우기 시작했다. 그동안 자신을 무시해 왔던 지배자들과 세계를 향해서 말이다. 2월 7일 시위에 참여했던 니콜라 추파스는 반란에 나선 이유를 아래와 같이 설명한다.

"이번 일요일 쿠르셰바츠[세르비아에 있는 도시]는 잠잠했습니다. 주목할 만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죠. 사람들은 아마 선거운동이 시작되길 기다릴 것입니다. 우리가 배운 것에 따르면 선거운동은 정치인들이 사람들에게 거짓말과 약속의 매우 큰 보따리를 팔러 다니는 것을 뜻합니다. 항상 이 약속들은 가능한한 사람들의 가장 폭넓은 이해관계에 맞춰져 있습니다. 그런데 이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적자와 청구서, 가난, 실업에 시달리는 우리 모습을 발견하곤 합니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자신을 위해 어떻게 싸워야 하나요?

2월 5일 수요일 350㎞ 떨어진 크루셰바츠에서 드리나강을 넘어 온 수 백명의 노동자와 투즐라 주민들은 투즐라 주청사 앞에 모여 시위를 벌였습니다. 이 시위는 아마 다른 시위들처럼 정부당국이 과거의 비슷한 계획에 따라 다루면서 끝을 맺을 것입니다. 빠르게 해결책을 찾겠다고 약속하면서 말이죠. 정부당국이 그 어떤 준비도 하지 못한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난 것을 제외한다면 그렇습니다.

시위대는 많은 지지를 얻고 있습니다. 마치 자연의 역습처럼, 다른 노동자ㆍ실업자ㆍ학생들은 자신을 약탈하고 부당하게 대해 왔던 체제에 맞서 투쟁에 연대하기 위해 거리를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그들은 사회 정의를 위한 싸움을 선택했습니다. 뒤따라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의 모든 사람들이 깨어났고 반란은 나라 전체로 확산됐죠.

스르프스카 공화국 당국은 국경 밖에서 시위를 반-세르비아 캠페인으로 전환시켜 이른바 민족적 단결을 유지하려는 노력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행동은 오직 이 지역에서 그들이 인민에 관해 얼마나 적은 관심만 쏟는지, 현재의 상황과 민족 부르주아지의 지배를 유지하는 것을 얼마나 중요하게 느끼는지 보여줄 뿐입니다. 이 투쟁은 어떤 민족ㆍ인종ㆍ종교 또는 국가적 관념도 초월해 있어요. 사람들은 배고픔 때문에 거리로 나섰죠. 배고픔 때문에 사람들은 정의를 위한 싸움에 나선 것입니다. 그러나 계급이 존재하는 동안에는 어떤 정의도 불가능합니다! 억압자와 피억압자, 착취자와 피착취자, 배고픔을 모르는 사람들과 굶주린 사람들이 있는 동안에 정의는 불가능하단 말입니다.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의 권력자들은 확실히 배부른 사람들이 가난한 사람들의 생각을 아주 조금만 알고 있음을 그 자신의 행동으로 보여줬습니다.

고통받는 사람들의 분노와 그들로부터의 위협을 느낀 권력자들은 시위대를 진압하기 위해 거리에 경찰을 풀었다. 최루가스와 고무탄이 사용됐고 구타가 이어졌지만 사람들은 강도질과 도둑질을 해온 지배계급과 대결하겠다는 굳은 다짐으로 함께 버텨냈죠. 최소한 지금까지는 말입니다. 그들은 투즐라 주청사를 점거했습니다. 비하치의 경찰은 훌륭하게도 시위대와 함께했습니다. 그들은 체제를 지탱하기 위해 자신을 조종하는 체제에 고분고분 따르는 것을 그만두고 노동계급과 함께하기로 선택한 것입니다.

지난 주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의 사건은 우리에게 교훈을 줍니다. 지배자들은 노동 대중이 단결의 주먹을 치켜들었을 때 실제로 얼마나 큰 힘을 지녔는지 알게 됐습니다. 그들은 또한 지배 정치기구가 노동계급의 단결을 얼마나 많이 두려워하는지 보여줬죠. 저는 어떤 것도 에둘러 말하진 않겠습니다. 저는 빈곤ㆍ실업ㆍ괴로움ㆍ착취ㆍ부패ㆍ도둑질 등에 대해 늘어놓으며 떠들고 있지 만은 않을 것입니다. 저는 오직 하나의 질문만 할 것입니다. 당신은 얼마나 배고픕니까?"

Posted by 때때로

중ㆍ고등학교 시절 두 번째로 좋아하던 교과서가 사회과부도 였습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지리ㆍ역사ㆍ문화를 지도에 종합해놓은 부도를 보는건 먼 나라로 떠나는 모험 여행과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요즘도 종종 중고생 사회과부도를 하나 사볼까 생각하기도 해요. 그런참에 딱 맞는 책이 나왔더군요. 책과함께에서 낸 '아틀라스' 시리즈입니다. '아틀라스 세계는 지금' '변화하는 세계의 아틀라스' '아틀라스 20세기 세계 전쟁사' '위기와 분쟁의 아틀라스' 4권이 나와 있습니다. 이번에 읽은 것은 '위기와 분쟁의 아틀라스'입니다.


위기와 분쟁의 아틀라스 파스칼 보니파스, 위베르 베드린 지음|남윤지 옮김|책과함께

유럽ㆍ아메리카ㆍ아프리카ㆍ중동ㆍ아시아ㆍ러시아 주변국 등 세계의 분쟁 지역을 거의 다 포함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한반도도 나와 있죠.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우리가 사는 세계가 이토록 많은 분쟁과 위기를 겪고 있다는 것에 놀라곤 합니다. 세계화니 국제화니 해도 여전히 민족과 국가, 종교에 따른 갈등은 끝이 없습니다. 과거 식민지 역사는 한반도 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여전히 분쟁의 뿌리입니다. 가스와 석유 등 천연자원을 둘러싼 분쟁도 흔한 이유죠. 여기에 종교와 인종적 원인이 뒤섞입니다. 평화를 향한 꿈의 실현 가능성을 의심케 만들 정도로 많은 분쟁이 사람의 목숨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종교ㆍ인종 분포, 식민지ㆍ학살ㆍ강제이주 등 역사적 사실, 주요 난민 캠프와 교전지역, 석유ㆍ가스와 같은 천연자원 등 다양한 정보가 각 분쟁지역 별로 지도와 그래프로 표시돼 분쟁의 양상과 뿌리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줍니다. 때론 너무 다양한 정보에 한참을 들여다보고 그 의미를 돌이켜봐야 할 때도 있지만 이정도로 깔끔하게 각 지역의 분쟁을 도식화 하기란 쉽지 않죠. 지도 오른편의 짧은 글에선 분쟁지역의 역사와 현재ㆍ전망을 개괄합니다. 아쉬운 것은 이 글이 왼편의 지도와 그래프를 설명해주는 내용이 아니라는 점이죠.

이 책은 세계화 시대에도 분쟁의 주요 당사자는 여전히 국가와 민족임을 강조합니다. 당연히 그 해결책도 국가에게 있다고 주장합니다. 특히 미국ㆍ러시아ㆍ유럽연합과 같은 주요 국가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제3세계의 많은 국가에서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취임에 큰 기대를 걸었던 것 처럼 이 책의 저자들도 오바마에게 많은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 한계도 직시하고 있죠.

144쪽의 얇은 이 책은 물리적 부피 이상의 정보를 담고 있습니다. 한 번 읽고 끝낼 책은 아닙니다. 뉴스를 추적하면서 과거 사실을 확인하고 때로는 새롭게 추가된 정보를 이 지도에 업데이트 하는 것이 이 책의 독자가 해야할 임무일 듯 싶습니다. 당장 눈에 띄는 것은 수단과 아이티에 대한 것입니다. 남부 수단은 최근 독립을 묻는 투표를 했습니다. 아이티는 작년 강한 지진을 겪었고 미국은 이를 계기로 결국 아이티에 군대를 파견했습니다. 최근 한반도의 상황도 빼놓을 수 없겠죠. 이 책에선 노무현 정부까지의 정책만 다뤘습니다. 이명박 정부의 대북 강경정책은 아직 담기지 않았습니다.

얇은 책이라 가벼운 마음으로 들었습니다. 하지만 마음은 더 무거워지더군요. 평화를 기원하는 이들에게 현재의 분쟁을 기록하고 기억하는 일은 필수적인 일입니다. 이 책이 그  시작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Posted by 때때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