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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롭지 못한…
아래 글은 10월 20일 올린 '스티커를 붙이는 시민, 떼는 시민'을 다시 고쳐쓴 글이다. 페이스북에 처음 올린 글로부터 따지면 세 번째 글이다. 역사적 사례를 보충하는 데 중점을 뒀다. 논점도 살짝 달라졌다. "아마 여기가 지금까지 우리가 걸어 도착한 자리일 것이다"라는 문장을 "아마 여기가 우리의 촛불이 첫걸음을 시작한 자리일 것이다"라고 바꾼 부분이 이 달라진 논점을 가장 명확히 보여줄 것이다. 대중적 운동의 첫걸음에 좌파들이 불만을 갖는 일은 흔하다. 2004년 탄핵반대 촛불시위에 대한 좌파의 (지금도 달라지지 않은) 경계,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시위에 대한 패배적 평가가 대표적이다. 좌파의 다수는 기존 체제의 지배적 이데올로기를 벗어나지 못한 운동에 대해 이러저러한 한계를 지적..
분향소 앞의 추모물. 뒤집힌 세월호 모습 위 'Made in Korea'라는 문구가 눈에 밟힌다. [사진 自由魂] 2016년 새해 첫 날. 430㎞를 달려, 오전 11시에 출발해 오후 5시쯤 진도 팽목항에 도착했다. 세월호 침몰 626일째. 찬 기운 가득한 팽목항의 첫 모습은 을씨년스러웠다. 항구 한 켠 자갈로 바닥을 고른 공터에 컨테이너로 세워진 분향소의 모습은 쓸쓸함을 더했다. 노란 리본은 색이 바랬고 기억하겠다며 쇠로 만든 추모물들은 녹이 슬고 있었다. 녹슨 글자로 적혀있던 'Made in Korea'. 아직 돌아오지 못한 피해자들은 저 등대를 보고 다시 가족을 찾을 수 있을까. [사진 自由魂] 분향소 안 가득한 아이들과 선생님, 희생자들의 얼굴을 바로 쳐다보기 힘들다. 그러나 새해를 이들과 함께 ..
박근혜는 대통령 선거를 준비하던 2012년 8월 서울 청계천 전태일 다리를 찾았다. '과거와의 화해'를 위해 전태일 동상 앞에 헌화를 하겠다는 것이었다. 쌍용자동차 해고자 김정우 지부장이 거세게 항의했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미소만 지었다. 그와 김 지부장은 마치 보이지 않는 벽으로 나뉜 서로 다른 공간에 존재하는 것처럼 보인다. [사진 뉴시스] 5월 9일 KBS 길환영 사장이 사과하고 김시곤 보도국장이 사임함으로써 세월호 피해자가족들의 청와대 앞 20여 시간 농성이 마무리 됐다. 또 하나의 요구였던 대통령 면담을 청와대가 완강히 거부했음에도 말이다. 박근혜는 왜 그리 강경하게 유족들과의 만남을 거부하는 것일까. 국정을 돌보느라 시간이 없어서? 그런데 바로 그 시간 청와대 안에서 박근혜는 세월호 사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