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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8일 서울광장에 모인 10만 명의 노동자는 단호하게 철도파업 지지를 선언했다. [사진 自由魂]

탑골공원에서 오후 2시에 열린 전교조의 사전집회부터 참여했다. 1000여 명의 조합원이 매우 좁은 장소에서 힘있게 사전집회를 진행. 참여한 전교조 조합원들의 열기는 매우 뜨거웠다. 사전집회 열기와 달리 서울광장까지 이동은 행진이 아닌 인도를 이용한 개별적 이동. 그러나 참여한 사람의 수가 있다보니 행진 아닌 행진. 산업은행 앞에서 대학생들의 '안녕들하십니까' 대열을 스쳐 지나가고 영풍문고 즈음부터는 건설노조의 연대파업 대열과 합쳐지면서 자연스럽게 거리행진으로 이어졌다.

30여분 쯤 지나 도착한 서울광장은 이미 집회에 참여한 사람들로 꽉차있었다. 족히 10만 명은 됐을 듯. 서울광장에서 서울시내로 향하는 도로마다 경찰의 차벽이 높게 서있었다. 경찰은 경찰버스가 모잘랐던지 관광버스까지 대절해 전국에서 모여들었다. 그러나 시위대는 위축되지 않았다. 가장 인상적인 대열은 건설노조.

집회가 중반쯤 지나면서부터 여러 노조가 이동을 시도했다. 사전에 중앙에서 계획된 것인지 각자의 의지인지는 모르겠으나 여러 방향으로 서울광장을 빠져나가 광화문을 향했다. 내가 향한 삼성 본관 앞 시위대에선 건설노조가 맨 앞을 차지하고 있었다.

전날 밤 정부는 이날 시위의 김을 빼기 위해 수서발KTX 법인 설립 면허를 발급했지만 시위대는 아랑곳 하지 않는 분위기였다. 김대중-노무현-이명박 정권 동안 여러번 정권 퇴진 구호가 나왔지만 이날처럼 자연스러웠던 적은 없는 것 같다. 정부가 강경한 상황에서 조직을 추슬리기 위해 일단 후퇴하자는 이야기가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에서 나오고 있었지만, 그리고 전날 철도노조와 민주노총의 태도에서 그러한 머뭇거림이 보였지만 조직된 노동자들의 태도는 자신감으로 충만했다. 그래서였을까. 내가 있던 곳에서 경찰은 해산 명령을 '4차'까지 발했다. 보통은 '3차 경고' 이후 강경진압을 해왔던 것과는 사뭇 달랐다. 개인적으로 '4차 해산 명령'은 처음 들어봤다.

결국 이 투쟁의 해답은 여기 있다. 조직 노동자를 어떻게 동원할 것인가. 학생과 미조직 노동자들은 이미 충분히 그들의 의지를 보였다. 이제 민주노총으로 대변되는 조직 노동자들의 의지에 따라 이 투쟁은 더 확산될 수도, 가라앉을 수도 있다. 사실 가장 앞장서야할 것은 좌파 정치세력이지만 지금 상황에선 우선 민주노총에게 기댈 수밖에 없다. 민주노총 내 좌파의 건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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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조계사에서 만난 박태만 철도노조 수석부위원장(왼쪽)과 최연혜 코레일 사장. [한겨레]

"기관사는 오히려 파업인원이 늘어나고 있다. 정부가 … 계속 탄압하려 하면
더 강도 높은 투쟁으로 전환할 수밖에 없으며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백성곤 철도노조 홍보팀장, 경향신문 12월 26일 6면

28일 시위에 대한 호응이 확산되면서 우파는 조금씩 분열되고 있다. 지만원이 박근혜를 버렸다는 주장이야 웃고 넘어갈 수 있지만 조선일보의 불만은 허투로 다룰 것은 아니다. 정부가 한사코 "민영화는 아니다"고 거짓부렁을 늘어놓자 조선일보는 "민영화는 안 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하다 보니 정부가 뭔가 떳떳하지 못한 일을 하려다가 물러선 게 아닌가 하는 인상마저 주고 있다"며 정부의 태도에 불만을 드러냈다. "정부가 노조 기세에 밀려 '민영화는 아니다'고 변명하는 사이 앞으로 공기업 민영화는 입도 뻥긋 못하게 돼 버렸다"는 것이다(조선일보 12월 24일 A35).

그렇다고 박근혜 정부가 탄압의 고삐를 놓지는 않을 것 같다. 해프닝으로 끝나버렸지만 전교조 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은 그 단초를 보여준다. 22일 진압작전의 무능력을 확인하고도 경찰은 당당하다. 정부와 경찰은 21일이 아닌 22일 일요일 진압작전을 실시함으로써 정부의 권위와 힘을 월요일 아침 언론을 통해서 스펙타클하게 보여주고자 했다. 이러한 시도, 즉 자신의 힘을 과시하려는 노력은 28일에도 다시 한 번 재개될 듯싶다. 왜냐면 경제의 회생이 아득한 상황에서 부르주아들이 양보할 여유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일부 정책의 후퇴 혹은 임금인상, 노동조건의 개선 그 어떤 것에도 저들의 양보는 치명적 후퇴가 될 뿐이다. 조계사를 찾아 박태만 수석부위원장을 만난 최연혜 코레일 사장의 마뜩찮은 표정에서 양보는 전혀 없음을 미뤄 짐작할 수 있다. 게다가 최연혜 사장이 수석부위원장과 만난 지 30여 분 만에 현오석 부총리(기획재정부 장관)는 "정부는 투쟁에 밀려서 국민 혈세를 낭비시키는 협상은 결코 하지 않겠다"며 "타협을 통해서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고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다
(한겨레). 강경책은 우파가 잡은 유일한, 하지만 썪었을 가능성이 높은 동아줄이다.

그럼 이런 정부와의 대치를 철도노조는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대중적 지지에도 불구하고 철도노조와 박근혜 정부의 대리전 양상은 계속되고 있다. 민주노총은 경찰의 강공에 총파업을 선언했지만 이것이 실질적인 총파업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의문이다. 철도노조의 상황도 어렵다. 조합원들의 적극적인 참여에도 불구하고 산개투쟁을 펼치고 있기에 노조 지도부는 조합원과 분리돼 고립돼 있다. 산개투쟁은 조합원이 투쟁의 자신감을 지도부에 전달하는 걸 쉽지 않게 만든다. 한편 이러한 거리는 조합원이 지도부를 투쟁의 대열 속에 통제하는 걸 어렵게 만들기도 한다.

투쟁하는 평조합원과 분리된 노조 지도부는 조합원의 단결된 힘보다는 정치권ㆍ시민단체ㆍ종교계 등의 '중재'에 더 매력을 느끼기 쉽다. 수석부위원장이 조계사에 들어가 얼굴을 드러내고 26일 전격적으로 최연혜 사장과 만나게 된 것은 정부와의 대리전에 대한 부담감의 표현일 수 있다. 22일 경찰이 민주노총을 침탈한 후 사라졌던 김명환 위원장이 26일 저녁 다시 민주노총 사무실에 있음을 공식적으로 밝힌 것도 이런 불안감을 크게 한다. 한 번 침탈한 사무실을 다시 또 침탈하지 않을까. 결국 시민ㆍ사회 단체 또는 종교계가 어떤 '중재안'을 내놓았고 이 때문에 흔들리는 것은 아닐까? 물론 아직까지는 정부의 강경한 입장 때문에 중재안이 쉽게 제시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연합뉴스). 노조 지도부도 아직까지는 파업을 계속하겠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있다. 김명환 위원장은 26일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파업은 멈추지 않는다. 우리 요구는 변함이 없다. 김대중 정부 때부터 시도된 민영화에 반대하며 우리에겐 일종의 신념이 되어 있다. 그런데 이번엔 시민들도 지지하고, 예전처럼 돌만 던지진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한겨레). 김 위원장은 27일 오전 어떤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겨레나 경향은 모종의 타협이 가능한 것처럼 말한다. 그런데 이 경우 타협은 패배일 뿐이다. 2004년 철도파업 당시 공사화는 정부와 노조가 한발씩 양보한 것처럼 비췄지만 결국 민영화를 위한 정부의 일보 전진이었고 우리에겐 일보 후퇴였다. 현재 철도노조가 요구하고 있는 ▲수서발 KTX운영법인 설립 결정 철회 ▲수서발 KTX 운영법인 면허 발급 중단 ▲국회 교통위 산하에 철도발전을 위한 소위 구성 ▲사회적 논의기구 구성 ▲고소고발과 직위해제 등 노조탄압 중단 다섯 항에서 앞의 두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뒤의 세 요구가 100% 이뤄진다고 해도 우리에겐 명백한 후퇴가 될 것이다.

결국 적당한 타협은 우파에게 진열을 재정비할 여유를 주고 우리의 기세는 꺾는 악수가 될 수 있다. 투쟁ㆍ파업이라는 것은 노조 지도부가 원할 때면 언제나 불을 지필 수 있는 라이터가 아니다. 백성곤 철도노조 홍보팀장의 말대로 "더 강도 높은 투쟁으로 전환"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우리는 박근혜에게 배워야 한다.

"적당히 타협하면 미래 없다."

※2013년 12월 27일 오전 9시30분 수정

철도 노사는 26일 오후 4시30분부터 27일 오전 8시까지 실무교섭을 진행했다. 노조는 위에 제시한 다섯 개 요구 중 첫째 요구를 철회한 것으로 보인다. 철도노조의 실무교섭 보고에 의하면 노조 측 요구안은 이렇다.

①철도노사는 국민의 철도민영화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켜야한다는 것에 인식을 같이한다.
②이를 위해 수서고속철도 면허 발급을 중단하고, 철도산업의 공공적 발전방안 마련을 위하여 노사민정이 참여하는 사회적 논의기구를 구성한다.
③철도산업의 공공적 발전방안 마련을 위하여 국회 국토교통위 산하에 소위원회 설치를 촉구한다.
④금번 파업과 관련하여 고소고발 등을 취하한다.
[12/26 보고] 노사 실무교섭 보고, 정책실

요구 ①은 의미 없는 수사에 불과하다. 핵심은 ②와 ③이다. 여기에 수서발KTX 운영법인 설립 결정 취소 요구는 빠져있다. ②의 요구는 현재의 상태, 면허 발급이 아직 이뤄지지 않은 상태를 유지한 채 사회적 논의기구를 통해 합의안을 도출하자는 것이다. 김명환 철도노조 위원장도 27일 오전 "정부가 수서발KTX 법인 면허 발급을 중단하고 철도 발전방안에 대해 사회적 논의에 나서겠다면 우리도 파업을 중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발표했다(연합뉴스). 이것은 현 상태의 유지를 요구하는 것 뿐이다. 파업이 19일 째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요구안은 명백한 후퇴다. 정부와 코레일이 마음먹는다면 이런 정도는 일단 받아들일 수도 있다. 눈치 보다가 잠잠해질 때 법인 설립 면허를 발급할 수 있다. 이른바 사회적 논의기구가 반발할 수 있지만 일단 설립돼 운영이 시작되면 투쟁의 동력을 현재 만큼 끌어내기는 쉽지 않다. 즉 정부가 지금보다 조금이라도 요령이 있다면 욕 한 번 먹고 얼마든지 자신의 뜻을 강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측은 여전히 강경하다. 정확히는 정부의 뜻일 게다. 코레일 측 안은 이미 이사회에서 설립 결정돼 면허 발급을 앞두고 있는 수서발KTX 자회사를 기정 사실로 전제하고 있다. "수서고속철도주식회사의 공공성 확보방안과 철도산업발전방안은 노사민정이 참여하는 사회적 논의 기구를 구성한다"는 것은 수사에 불과하다. 경쟁 체제 도입은 불가피한 낭비와 비효율을 초래할 뿐 아니라 사적 기업의 원리를 공기업에 강제하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공공성 확보'를 위한 '사회적 논의기구 구성'은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꼼수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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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9일 서울광장에서 '민영화 저지를 위한 철도노조 파업 2차 결의대회'가 열렸다. '관건ㆍ부정선거 1년, 민주주의 회복 국민대회'가 같은 장소에서 뒤를 이어 계속됐다. 2만여 명이 참여했고 참가자의 구성도 그 어느 때보다 다양했다. 경찰의 방해와 공격에도 불구하고 전국에서 올라온 1만여 명의 철도노조 조합원이 광장의 중심에 자리했다. 소울드레서ㆍ쌍코ㆍ화장발, 소위 '삼국카페'라고 불리는 커뮤니티에서는 핫팩과 초코파이, 성금을 철도노조에 기부했다. 19일 촛불시위에 대한 간단치 않은 소회를 남긴다.


2013년 12월 19일 서울광장 [사진 自由魂]

1-1 2008년 촛불이 무엇을 했느냐고 하지만 이른바 '삼국카페'라고 불리는 것은 남겨놓았다(당연히 이들만 얘기하는 건 아니다). 물론 이 커뮤니티가 '정치' 커뮤니티는 아니다. 대표되는 어떤 정치를 정의하기 어려울 정도로 스펙트럼이 넓다. 대개는 민주당보다 약간 왼쪽의 경향이라고 해야겠다. 어찌됐든 이들 커뮤니티의 정치 '참여'는 좌파와 '상식적 시민'의 차이를 쉽게 넘나들곤 한다. 그런데 주목할 것은 이들이 6월부터 계속되던 부정선거 규탄 촛불시위가 아니라 철도노조 파업을 계기로 다시 광장에 나왔다는 것이다. 이들은 정확히 철도노조를 지지ㆍ지원하며 광장에 나섰다. 정봉주에 대한 젊은 여성들의 환호에도 불구하고 저들을 친노 세력으로 치부하는 것은 큰 실수가 될 것이다.

1-2 여전히 남는 아쉬움은 좌파가 이들에게 매력적으로 비치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들이 가장 환호한 이 중 하나는 정봉주다. 이를 진중권 교수식으로 20세기 초반에 머물러 있는 좌파의 구태 때문이라고 설명하는 것은 너무 안이한 주장이다. 정봉주가 대표하는 정서, 촛불시위가 대표하는 정서에는 '노찾사'처럼 지극히 1980년대스러운 분위기도 있다. 이날 2부로 진행된 민주주의 회복 국민대회에는 함세웅 신부와 정봉주씨가 연사로 나섰고 노찾사가 공연을 했다. '안녕들하십니까' 대자보의 스타일이 90년대 초중반의 화려한 붓글씨가 아닌 80년대에 가까운 매직글씨에 닮은 것도 그런 것 중 하나라고 할 수 있겠다.

2-1 민주노총은 여전히 머뭇거린다. 자신감 없음이다. 국토부의 수서발KTX 면허발급이 20일로 다가왔고 정부는 지도부 체포를 시도하며 여전히 강경하게 나오는 데 민주노총은 이 이상의 행동을 얘기하지 않는다. 기껏해야 "파업할 수 있는 곳은 파업하고 그렇지 못한 곳은 교육을 하겠다"고 한다. 이게 뭔가. 결국은 개별 노동조합들이 알아서 하라고 손놓고 있는 게 아닌가. 민주노총이 중앙집중적 조직이 아니라는 점은 대안을 제시하고 행동을 계획하는 데 어려움으로 작용할 것이다. 그러나 이걸 인정해버리면 애초 민주노총, 즉 전국의 노동자들이 공통된 이해(지금은 민영화)를 놓고 함께 싸우자고 만든 조직으로서 자격이 없는 것 아닌가.

2-2 더 중요한 것은 민주노총이 결국 타협을 전제로 하는 노동조합이라는 데 있을 것이다. 협상의 상대인 정부가 일체의 타협을 고려하지 않을 때 그들로서는 할 수 있는 게 없을 수도 있다. 이게 핑계가 될 수도 없다. 노동조합 운동의 초창기 기업주와 정부가 타협하려 했는가? 결국은 힘으로 그들을 협상장으로 끌어들이고 굴복시켜 인정받고 요구를 쟁취해왔던 게 아닌가. 결국은 자신감 없음이다. 왜? 지금 누리고 있는 '국민적 지지'를 놓치기 싫은 게 아닌가 싶다. 즉 여기서 더 나간 행동을 하면, 이를테면 철도의 전면파업이나 민주노총 전체의 연대파업을 하면 국민적 지지를 잃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말이다.

2-3 그래서 민주노총이 내놓은 게 21일의 대자보 번개다. 이게 뭔가. 애초 대자보가 철도노조 투쟁을 지지하며 시작된 건 새카맣게 잊고 바로 그 대자보에 편승해 가겠단다. 위력적인 거리행진도, 더 확대된 파업도 내놓지 않는다. 그래 오늘까진 '국민적 지지'가 확대되는 국면에서 그럴 수 있다고 본다. 21일 무엇을 내놓을지 기대해보겠다.


2013년 12월 19일 서울광장 [사진 自由魂]

3-1 사실 이런 것들을 민주노총에게만 요구하는 것은 무리다. 결국은 정치적 좌파가 제안하고 조직해야 할 것이다. 지금 필요한 정치적 과제들, 즉 우리가 무엇을 요구하고 어떻게 행동해야할 지를 내놓아야 하는 것은 좌파다. 안타깝게도 통진당은 온통 이석기건에만 매몰돼 있다. 정의당은 여전히 선도하기보다 뒤따라가기 급급하다. 노동당은 당원이 시작한 '안녕들하십니까' 운동이 이토록 성장하는 데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하고 있다. 소수 좌파가 전면 총파업 등 이 운동이 더 성장해 승리를 쟁취하는 데 필요한 것들을 제안하고 있지만 이들은 너무 소수라 큰 영향력이 없다.

3-2 그래서 문제는 1-2로 돌아간다. 좌파는 대중을 어떻게 매혹할 것인가. 다시 반복하자면 스타일의 문제는 사소하다. 대중 스스로 과거 운동 스타일을 따라하곤 하는 걸 우린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촛불을 되돌아보며 떠올릴 수 있는 것은 새롭게 급진화하며 스스로 조직해나가는 대중에 손놓고 있거나, 그들을 지도해야 할 대상으로만 봐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오히려 그들이 운동을 스스로 조직하고 지도할 수 있게끔 해야 하지 않을까. 이미 일부는 그들 스스로 쟁점을 선택하고 행동을 계획하며 실천에 옮긴다. 삼국 카페의 철도노조 지지활동에서와 같이 말이다. 쟁점이 커질 때마다 형성되곤 하는 '범국민운동본부' 같은 것들에 기존 좌파나 시민운동 단체들만 참여할 것이 아니라 이들 다양한 커뮤니티들도 참여시키자는 것이다. '안녕들하십니까'는 스스로 연락을 취하고 공동의 행동을 모색하며 모양새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들과 어떻게 함께 행동할 것인지를 모색하는 게 좌파에게 가장 시급할 것이다. 그리고 조급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좌파가 자신의 주장을 후퇴시키거나 쓸데 없는 '당의정'으로 애매모호하게 제시해선 안되겠지만 대중과 함께하는, 무엇보다 그들과 함께 실패하는 경험 없이는 공감을 얻고 앞으로 나가는 일은 힘들 것이다. 함께 실패하고 함께 교훈을 도출해내는 경험이 승리보다 더 중요하다.


2013년 12월 19일 서울광장 [사진 自由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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