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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남자의 고백과 한 남자의 고발 본문

두 남자의 고백과 한 남자의 고발

때때로 2011. 6. 21. 13:35

먼저 소개할 책은 '나는 가끔 속물일 때가 있다 : 두 남자의 고백'입니다.

독일의 저널리스트 두 명의 대담을 엮은 책입니다. 50년대 중반 태생인 이들은 전쟁과 대규모 이민을 겪은 세대의 자녀로 어린시절을 보냈죠. 한 명은 독일군으로 전쟁에 참여해 한쪽 눈을 잃은 무뚝뚝한 아버지 아래 자라면서 행복하고 단란한 가정의 꿈을 꾸며 성장했습니다. 다른 한 명은 이탈리아인 아버지와 독일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후 부모의 이혼으로 어머니와 함께 낯선 독일 땅에서 이방인으로 어린시절을 보냈습니다.

이 둘의 이야기는 정치, 시위, 어린시절, 가족, 가치, 영웅 등 다양하게 펼쳐집니다. 주제별로 장이 나뉘어 있긴 하지만 특별히 주제에 집착해 이야기를 진행하진 않습니다. 가볍고 쉽게 읽을 수 있죠.

이 책을 읽는 데 가장 큰 장애물은 옮긴이가 지적했 듯이 전혀 다른 역사와 전통을 지닌 나라의 이야기라는 겁니다. 더구나 꽤나 '유명'한 저자고, 한국에도 몇몇 책이 번역돼 나왔지만 이 둘에 대한 사전지식을 가진 분은 거의 없을 겁니다. 이들이 저널리스트로서 평소에 써왔던 글을 익히 알고 있고, 이들과 어린시절을 비슷한 환경에서 보낸 분들이라면 아마 더 재밌게 책을 읽을 수 있을 듯 합니다.



나는 가끔 속물일 때가 있다 : 두 남자의 고백
악셀 하케, 조반니 디 로렌초 지음|배명자 옮김|푸른지식



두 번째로 소개할 책은 '자본주의 역사 바로알기'로 많이 알려진 리오 휴버먼의 새 책 '휴버먼의 자본론'입니다. 나이가 더 많은 분에게 리오 휴버먼은 '사회주의란 무엇인가'의 저자로 더 익숙할 겁니다. 이번에 나온 책 '휴버먼의 자본론'은 바로 그 책, 동녘에서 나왔었던 '사회주의란 무엇인가'를 다시 번역한 책입니다. 편집자는 아마도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체계적인 설명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이 책을 '마르크스의 자본론'과 비유하고 싶었던 듯 합니다.

리오 휴버먼은 이 책에서 지극히 평이한 문체로 어려운 이야기를 쉽게 풀어나갑니다. 특히 휴버먼이 후기에서 직접 밝히 듯 이 책은 마르크스주의에 입각해 현대사회(이 책은 1951년에 처음 발간됐습니다)를 분석하면서 '마르크스의 저서'가 아닌 자본주의 미국사회를 만들어온 사람들의 입을 빌어 설명합니다. 프랭클린, 메디슨과 같은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이 불려나오고 링컨의 주장 또한 중요하게 인용됩니다. 미국 의회에 출석한 기업체 사장들의 솔직한 발언도 주요 근거로 사용됩니다.

'자본주의 역사 바로알기'에서도 소련에 관한 장이 삭제돼 출간됐 듯, 이번 '휴버먼의 자본론'에서도 소련에 관련된 부분은 삭제됐습니다. 소련에 대한 그의 오판(충분히 이해할 만한)에도 불구하고 그의 저작은 우리이게 여전히 많은 것을 알려줍니다. 그렇기에 그 부분의 삭제가 오히려 저서를 더 값어치 있게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휴버먼의 자본론 : 과연, 자본주의의 종말은 오는가
리오 휴버먼 지음|김영배 옮김|어바웃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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