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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가 들어선지 3개월. 실망하기에 이른 시간일 수도 있지만 프랑스 인민도 긴축정책에 대한 저항에 나서고 있다. 9월 30일 프랑스 좌파전선의 긴축정책 항의 시위. [페이스북]

9월 25일 스페인 시민 6000명이 의회봉쇄를 시도했을 때 사태가 이토록 커지리라고는 예상 못했었습니다. 긴축에 반대하는 시위대에 맞서 경찰은 상상 이상의 폭력을 휘둘렀고 많은 이들이 다쳤습니다. 반응은 즉각적이었습니다. 평온하던 스페인에 갑작스럽게 튀어나온 하나의 시위가 아니었기 때문이죠. 이미 지난해부터 분노한 사람들(인디그나도스 los indignados)의 항의가 나라 전체를 가득 메우고 있었습니다. 여름에는 광부들이 영웅적인 투쟁으로 시민들의 환영을 받으며 마드리드에 입성했었죠.


벼랑 끝에 선 마드리드: S25→S29
9월 25일부터 29일까지 스페인에서의 저항과 경찰 폭력을 담은 다큐멘터리. [globaluprising.org]

29일까지 이어진 항의 시위는 스페인을 넘어 프랑스, 이탈리아, 영국 등의 나라에까지 확산됐습니다. 이토록 손쉽게 저항이 유럽 전역을 흔들며 세계화 할 수 있었던 것은 유럽의 인민이 겪고 있는 문제가 같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바로 '긴축'입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각 나라의 정부들은 자국의 은행을 구제하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투입했죠. 이는 결국 정부재정의 부실로 이어졌습니다. '복지' 때문에 정부재정이 위기에 처했다는 것은 새빨간 거짓말이죠. 정부부채 규모가 2007년을 전후해서 급등했다는 게 이를 간접적으로 증명합니다. 마르크스주의 정치경제학을 공부하고 있는 heesang님은 지난해 블로그에 적은 짧은 글에서 이를 지적했었죠.

"지금 (내 생각에는) 극복되고 있는 이 위기는 채권자들의 위기이다. 이 위기를 넘어서면 시민들의 위기가 시작된다. 미국 정치인들은 재정지출은 줄이되 세금은 늘리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탈리아는 연대세라는 이름으로 일종의 부유세를 신설했는데, 그런 점에서 유럽의 사정은 더 나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감세와 민영화와 정부지출 축소는 여전히 신자유주의의 전위이고, 긴축의 부담은 고스란히 노동자 계급의 몫일 것이다. 자본이 낳은 위기를 국가가 떠안았으며, 다시 이제 자본은 이를 본격적으로 일반 시민들에게 떠넘기려한다. 그런 점에서 긴축 정책에 반대하는 그리스 시민의 투쟁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긴축의 시대와 채권자의 승리ㆍ링크)

민간 부문의 부실을 떠안은 정부는 대규모 긴축으로 손실을 만회하려 하고 있죠. 유럽에서 EU와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는 구제금융 무기로 각 나라에 긴축정책을 강요하고 있죠. 그리스에서 저 세 개의 기구가 트로이카로 불리며 분노의 촛점이 되는 이유입니다. 불안하게도 이러한 구도는 외국에 대한 증오를 불러일으키며 민족주의와 인종주의를 부추기고 있기도 합니다. 아직은 다행스럽게도 좌파 운동의 강력한 성장이 이를 저지하고 있습니다.

선거에서의 노골적인 개입도 주저하지 않았던 트로이카의 협박에도 그리스 인민은 투쟁을 이어나갔습니다. 정부를 구성하지 못해 몇 차례 반복된 총선에서도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의 지지는 꾸준히 성장했습니다. 지난달 말 스페인에서 긴축에 맞선 투쟁이 분출했을 때 그리스에서도 어김없이 저항이 폭발했습니다.

그리스 인민은 9월 26일 다시 총파업 공세에 나섰습니다. 전력 노동자들은 투쟁을 더 강력하게 확대할 것을 요구하며 48시간 파업 반복을 선언했습니다. 재무부 노동자는 이틀 더 파업을 벌였죠
(다시 총파업 공세에 나선 노동자들ㆍ레프트21). 10월 4일 조선소 노동자는 국방부로 쳐들어갔고 농부 수백 명은 트렉터로 공항 봉쇄를 시도했습니다. 이들 모두의 요구는 긴축정책의 중단이었습니다(스페인 수십만 긴축 반대ㆍ참세상).

지난달 말 투쟁을 앞장섰던 스페인의 공공부문 노동자들은 6일에도 시위를 벌였습니다. 분노한 인민의 항의에도 스페인 정부는 9월 27일 390억 유로 규모의 긴축을 결정하는 등 노동자 계급에게 고통을 전가하는 정책을 계속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스페인 노동조합 연맹들은 11월 14일 파업을 준비하고 있죠
(스페인 수십만 긴축 반대ㆍ참세상).

유럽 뿐 아니라 남미와 북미에서 저항은 확산되고 있습니다. 캐나다 퀘벡 학생들은 등록금 인상에 맞선 투쟁에서 승리를 거뒀습니다. 승리 이후에도 무상교육을 위한 투쟁을 계속해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칠레에서도 무상교육을 위한 학생들의 투쟁이 1년 넘게 계속되고 있습니다
(다시 점화된 칠레 학생시위 "교육은 권리다"ㆍ참세상). 올 초 경찰의 폭력적 진압에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갔던 미국의 오큐파이 운동도 다시 기지개를 펴고 있습니다. InterOccpy.net을 만들어 세계적 운동을 연결하고 협력하며 조직하는 것(Connect, Collaborate, Organize)을 모토로 다양한 연대를 펼치고 있습니다. 이들 뿐 아니라 다양한 활동가들이 10월 13일 전 세계 공동 냄비시위, 매월 22일 공동행동 등을 제안하고 준비하고 있죠(OccupyWallst.org, interoccupy.net).

더해가는 경제 위기, 정확히는 위기의 대가를 노동자에게 전가하는 지배자들의 태도가 더 노골적으로 되면서 이에 맞선 저항도 더 활기를 띠고 있습니다. 한국은 경제와 정치적 상황 모두에서 다른 나라들과 같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 모두가 같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고 있다는 현실 때문에 우리도 결국 저들과 다르지 않은 문제를 겪으리라는 것은 너무도 분명한 사실입니다. 한겨레에 따르면 내년 정부 예산안에서 복지 지출 비중이 2005년 이후 처음으로 줄어들었다고 합니다
(복지시대 역주행ㆍ한겨레). 워낙에 부족한 복지이기에 실상 그리 큰 영향이 없어 보이죠.

기업들도 정부와 크게 다르지 않으리란게 문제입니다. 아직은 불분명하지만 부문별로 희망퇴직과 정리해고의 칼바람 조짐도 있습니다. 가장 불안한 곳은 건설업계죠. 정말 거의 마지막 한올까지 끊어버린 듯한 부동산 규제에도 주택시장은 요지부동입니다. 문제는 상업시설과 사무실입니다. 과잉공급으로 서울시내 중심가의 최신 건물에도 빈 사무실을 곧잘 찾아볼 수 있습니다. 용산 재개발은 난항을 겪고 있으니 예외로 치더라도 상암디지털미디어시티와 종로1가 등 대규모 개발지들이 기대 만큼의 수익을 만들어낼 지는 의문입니다.

위기가 어떻게 진행될 지 예측하는 것은 부질없을 겁니다. 2008년 촛불시위와 같은 갑작스러운 저항이 터져나올 수도 있죠. 지난해 희망버스의 놀라운 성공처럼 말입니다. 이에 대비할 때 만이 좌파는 물결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의 시대를 열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참고한 기사와 글
[참세상] 스페인 56개 도시 수십만 긴축 반대
[참세상] 다시 점화된 칠레 학생시위 "교육은 권리다"
[레프트21] 다시 총파업 공세에 나선 그리스 노동자들
[한겨레] 복지시대 역주행 … 내년 예산안 복지비중 첫 감소
[SocialandMaterial.net] 긴축의 시대와 채권자의 승리

Posted by 때때로


엄마와 딸이 함께하는 피켓팅, 과거와 현재 [CTU 페이스북]

9월 10일 시카고 시내에는 붉은 티셔츠를 입은 교사들의 물결로 가득 찼습니다. 학생 성적과 연동한 교원평가제 도입, 고용안정 후퇴, 수업일수 연장 등 교육에 기업원리를 도입하려는 개혁에 반대해 2만5000명의 교사들이 파업에 들어간 것입니다. 25년 만의 일이죠. 시카고교원노조 CTU(the Chicago Teachers Union)의 이번 파업은 현지시간으로 12일까지 계속되고 있습니다. 교원평가제를 둘러싼 협상에 진척이 없어 파업이 계속될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합니다.

이번 파업은 미국의 대선에 미묘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교원노조는 전통적으로 민주당을 지지해 왔기 때문이죠. 하지만 현재 CTU가 반대하는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바로 미국 민주당입니다. 교원평가제 도입과 교육의 기업화 개혁을 주도하고 있는 람 이매뉴얼 시카고 시장은 '오바마의 남자'로 불리는 사람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초대 백악관 비서실장을 지냈죠. 바로 그가 민주당의 전통적인 지지세력의 이해에 반하는 정책을 주도하고 있는 것입니다.

미국 민주당의 이런 교육정책을 공화당이 굳이 반대할리 없을 것입니다. 노무현 정권 시절 한나라당이 한미FTA 추진을 칭찬했던 것처럼 말입니다. 실제로 밋 롬니 공화당 대통령 후보는 "교원노조가 학생들을 볼모로 자신의 이익을 주장하고 있다"고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ABC뉴스는 롬니의 런닝메이트인 폴 라이언이 "이매뉴얼 … 시장의 오늘 입장은 옳았다"며 "교육개혁은 초당파적 이슈"라고 이매뉴얼 시장을 지지하는 뜻을 밝혔다고 10일 보도했습니다.

단지 시카고 만의 문제가 아닌 것은 같은 교육정책이 전국적으로 추진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 시카고 교육감인 아른 던컨은 오바마 정권의 교육부 장관으로 현재 시카고에서 추진되고 있는 것과 같은 정책을 미국 전역에서 실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워싱톤포스트'는 "교원평가제는 2009년 오바마 행정부가 추진해온 일련의 교육개혁 프로그램 중 하나로 보스톤ㆍ클리블랜드ㆍ로스앤젤레스 등 다른 대도시 지역에서도 교사들의 반발이 크다"고 지적했죠.

민주당과 공화당, 주요 언론들이 교사들의 파업을 비난하고 나설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었습니다. 이런 점에서는 미국도 한국과 마찬가지네요. 같은 미국 언론을 받아써서일까요 중앙일보는 물론이고 한겨레에서도 "이날 파업으로 거의 40만 명에 이르는 초ㆍ중ㆍ고 학생들이 학교를 갈 수 없게 되자 맞벌이 부부들은 곤욕을 치렀다"고 보도했습니다.

물론 파업이 시작되면 누군가 불편을 겪겠죠.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단지 교사들 '만'의 파업이 아니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좋은 교육은 아이들을 시험하고, 교사를 모욕하고, 학교를 닫는 전략으로 만들지 못한다" CTU를 지지하는 부모들 [OWS 홈페이지]

'오큐파이 시카고 트리뷴'에 의하면 이번 파업은 교육 민영화에 반대해온 지난 몇 년간의 지역 공동체 활동의 일부입니다. 공식적인 노조지도부로부터 독립적인 평교사 모임 CORE(Cacus of Rank-and File Educators)가 2010년 노조 내 선거에서 CTU의 지도적 위치를 차지하는 데는 지역 학부모와 학생들의 지지가 큰 역할을 했습니다. 디에트 고등학교 학생들은 다른 16개 주 학생들을 따라 학교 내 인종차별적 대우에 대해 조사해달라는 청원을 교육부에 제출했고, 오는 20일에는 워싱톤을 향해 '프리돔 라이더(1960년대 미국 남부의 인종차별적 정책에 항의하기 위해 전국적으로 진행된 운동.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시위대는 버스를 타고 남부로 모여들었고 이들을 '프리돔 라이더'라고 불렀습니다.)' 운동을 시작할 것이라고 합니다. '사회정의 고등학교(2001년 지역 빈민공동체의 파업과 투쟁으로 2005년 론데일의 리틀 빌리지에 개교한 학교)' 학생들은 학교의 해체(아마 '폐교'를 뜻하는 듯)를 막기 위한 연좌시위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즉 CORE와 CTU는 "더 나은 공교육을 위해 투쟁하는 지역 공동체 그룹의 일원"일 뿐입니다.

쟁점이 되는 교원평가제를 시카고의 사회적 상황에 놓고 보면 이러한 정책이 의미하는 바가 뚜렷해집니다. 시카고 학생 40만 명 중 80%가 빈곤층입니다. 가난 때문에 시카고 고등학생 중 60% 만이 학업을 마칠 수 있습니다. 미국 평균 졸업률은 75%이죠. 부모의 실업과 가난, 공교육에 대한 지원의 축소와 같은 것은 개선할 생각 없이 학생의 성적에 연동해 교사를 평가하겠다는 것은 공교육을 더욱 축소시키고 교사의 수를 줄이겠다는 의도로 보입니다. 앞에서 얘기한 사회정의 고등학교 해체와 같은 공공교육의 축소와 이어지는 일이죠.

가디언은 보수 양당으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는 교원노조의 위태로운 모습을 "알카에다와 바이러스 사이 중간에 위치한 혐오스러운 대상"이라고 묘사했죠. 그는 이렇게 묻습니다.

"공립학교가 형편없어진 원인이 불공평한 재산세제나 무책임한 학교 이사진, 빈곤과 실업, 마약경제, 가정 불안 등이 될 수 없는 것인가?"

다른 모든 원인을 제쳐두고 교사들 만 탓하는 게 한국과 그리 다르지 않은 미국의 현실입니다. 결국 가디언의 칼럼은 이런 상황을 변화시킬 것은 오바마나 민주당이 아니라고 지적합니다.

10일 시작한 파업이 12일까지 사흘 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꽤 긴 기간 미국 민주당에 정치적으로 메여 있던 노동조합이 행동에 나선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보입니다. 물론 지난해 위스콘신에서의 투쟁이 있었지만 위스콘신 주정부는 공화당이 차지하고 있었죠. 달라진 상황이 노동조합을 움직이고 있습니다. 게다가 '오큐파이 시카고 트리뷴'이 말하 듯 이번 투쟁은 이미 꽤 오래전부터 사실상 예고된 것으로 봐야 합니다. 지역 공동체와의 연대, 공동활동이 파업에 나설 용기를 줬다고 할 수 있겠죠.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종종 한국 교육을 칭찬해 왔습니다. 보통은 한국의 '교육열'을 칭찬했던 것으로 이해됐죠. 하지만 지금의 상황을 놓고 보면 그가 부러웠던 것은 기업원리 도입에 적극적인 한국의 교육정책이었던가 봅니다. 교원평가제는 한국이 앞서 도입한 정책이죠. 한국의 자립형학교 정책은 미국의 차터스쿨로부터 배워온 것이죠. 교육에 기업원리의 도입하는 정책을 서로 배우며 고무하는 한국과 미국이기에 시카고 교사 노동자들의 파업이 남의 일로만 느껴지진 않습니다.

곧 있으면 '오큐파이 월스트리트' 운동이 시작된지 1년이 됩니다. 시카고 교사 노동자들의 파업은 오큐파이 운동의 가장 성대한 기념식으로 기록될 것입니다.


●참고한 기사
[참세상] 미국 교사 3만 명 파업 … 보수 양당 체제에 물음표
[프레시안] 시카고 교사 25년만의 총파업, 그 '불편한 진실'
[한겨레] 시카고 교사 25년만에 파업 … 오바마 재선 발목 잡나
[Occupied Chicago Tribune] Seeing Red: Chicago Teachers Elevate Anti-Privatization Fight to National Level
[WBEZ91.5] Veteran teachers out at Social Justice High School

Posted by 때때로

신대륙의 흔한 시위 코스 |2월 시작된 퀘벡의 학생파업이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은채 4개월여를 이어가고 있다. 정부는 학생파업을 분쇄하기 위해 학생 시위 봉쇄 비상입법을 통과시켰다. 이에 항의하는 시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퀘벡 학생시위대가 행진하겠다고 경찰에 신고한 코스가 '신대륙의 흔한 시위 코스'라는 제목으로 인터넷에서 소개되고 있다.

2008년의 경제위기가 4년 만에 더 큰 파도로 세계를 덮치고 있습니다. 민간 은행과 기업들을 구제하기 위한 정부의 지원은 위기의 근원을 치료하지 못한 채 경제위기를 공공부문으로 확산시키고 있습니다. 뻔뻔한 은행가들과 사장들은 자신들의 실패는 잊어버리고 정부의 방만한 재정운용, 특히 복지예산이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EU와 ECB(유럽중앙은행), IMF는 그리스에 구제금융을 제공하는 대가로 끝을 알 수 없는 긴축을 요구했죠. 그리스 국민들은 일자리와 연금을 잃고, 교육과 각종 복지의 축소로 삶의 질이 후퇴하는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그리스만이 아니죠. 스페인도 예산 삭감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스페인 정부는 GDP의 8.9%인 재정적자를 5.3% 수준으로 낮추기 위해 교육 예산을 30억유로(약 4조4600억원)로 삭감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대학 등록금은 기존 평균 1000유로(약 150만원)에서 1500유로(약 220만원)로 오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25세 이하 청년실업률이 52%에 달하는 상황은 스페인 청년들을 더욱 분노하게 만듭니다. 이미 지난해부터 주목받고 있는 인디그나도스(Indignados:분노한 시민들)의 저항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정부의 교육 예산 삭감에 항의하는 교사ㆍ학생ㆍ학부모가 참여한 대규모 시위가 5월 22일 열렸습니다. 이날 시위는 5개 교직원 노동조합이 함께 준비했고 스페인의 17개 자치주 중 14개 주에서 80%의 교사가 파업에 참여했다고 합니다. 노조에 의하면 마드리드에는 10만명, 바르셀로나에서는 15만명이 시위에 나섰다고 합니다.

● [경향신문] 스페인 교육 예산 삭감에 교사 파업, 수십만명 시위(링크)

대서양 건너 캐나다에서도 학생들의 등록금 인상 반대시위가 전국을 뒤흔들고 있습니다. 퀘벡 주정부는 현 2519달러(280여만 원) 수준의 등록금을 올 하반기부터 5년간 단계적으로 인상해 4144달러(470여만 원) 수준으로 올리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학생들은 2월부터 가두시위와 파업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캐나다의 학생파업이 주목받는 것은 경제위기 시기 선진 민주주의 국가의 민주주의가 후퇴할 수 있음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학생들의 시위와 파업이 계속되자 퀘벡 주정부는 학생들의 시위를 금지하는 법안을 만듭니다. 우리 나라의 유신헌법과 긴급조치를 떠오르게 하는 법이죠. 5월 18일 주의회에서 통과된 비상입법안에서는 25명 이상이 참여하는 시위는 경찰의 '허가'를 받도록 하고 수업 방해, 등교 저지 시위에 참여한 개인에게는 1000~5000달러(110만~570만원)의 벌금, 시위 주동자에게는 7000~3만5000달러(800만~3980만원)의 벌금을 부과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 [연합뉴스] 캐나다 퀘벡주, 학생 시위 봉쇄 비상입법(링크)

정부의 강경 조치에도 저항은 중단되지 않고 있습니다. 시민들도 시위에 동참해 5월 30일 1차 야간 냄비시위(the Casseroles Night in Canada), 6월 6일 2차 야간 냄비시위가 진행됐습니다. 다른 나라에서도 퀘벡 학생과 연대하는 시위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OWS 홈페이지는 6월 6일 전 세계 130개 도시에서 연대시위가 열렸다고 알렸습니다.

특히 미국에서의 학생운동은 등록금 인상 반대투쟁과 이주민 운동이 결합되며 더 큰 힘을 받고 있는 듯 싶습니다. 이는 미국에서 노동운동이 서부의 이주노동자 운동의 활력으로 재기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1960~70년대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민권 운동이 미국의 급진적 사회운동 성장의 밑거름이 되었던 것을 상키시키기도 합니다.

샌프란시스코 금문교에서 출발해 워싱턴D.C.까지 3000마일(4800여㎞)을 행진하고 있는 이주민 청년들의 핵심 구호는 '추방이 아니라 교육이다(Education Not Deportation)'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2008년 오바마 대통령의 대선 공약 중 하나였던 드림액트(
DREAM Act:주로 히스패닉계인 미등록 이주민 자녀 학비지원 등을 포함한 이민법 개정안. 오바마의 2008년 대선 공약 중 하나. 링크 1, 링크 2)의 의회 통과를 요구하는 행진이죠. 이와 함께 이 법이 통과됐을 때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추방을 금지하는 대통령령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 행진의 참여자들은 5일 콜로라도 덴버의 오바마 선거운동 본부를 점거하기도 했습니다. 두 명은 단식투쟁을 진행하고 있죠.

● [OWS] 학생ㆍ미등록 이주 청년이 국제적 교육운동 이끈다(링크)

6월 5일 치러진 위스콘신 주지사 소환선거에서의 패배는 점령하라 운동에 찬물을 끼얹는 소식입니다(링크). 미국의 우파들은 이 소식을 올 연말 대선에서의 승리를 예고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저도 의기소침해지는 소식임에는 틀림 없습니다. 하지만 위기는 더 심해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의기소침할 수록 경제위기는 우리의 삶을 더욱 갉아먹을 것입니다.

경제위기는 언제나 양방향으로 정치를 발전시킵니다. 이른바 '양극화'죠. 프랑스 대선에서 사회당의 올랑드가 당선됐지만, 극우파 장 마리 르펜의 선전은 좌파들에게 경악할 소식이었습니다. 그리스 극우파 황금새벽당의 대변인은 TV 생방송 토론에서 상대 토론자에게 폭력을 행사에 해외토픽에 실렸죠. 이 황금새벽당 또한 지난 5월 총선에서 급진좌파정당 시리자(SYRIZA)와 함께 약진했습니다.

분명히 경제위기는 현재의 세계를 변화시킬 것입니다. 하지만 그 방향은 정해져있지 않습니다. 인민을 위한 체제로 변할 수도 있고, 자본과 권력자들에게만 더 유리한 체제로 변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캐나다 퀘벡에서 민주주의를 제한하는 법안이 통과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극우 정치인들 뿐 아니라 현재 세계의 지배자들은 자신들에게 필요하다고 생각이 들 때는 반민주주의적 행동에도 거침없이 나설 것입니다. 우리 99% 인민의 정치가 투표장에서만 머물러서는 안되는 이유입니다.





※ 위에 링크한 OWS 홈페이지의 '학생ㆍ미등록 이주 청년이 국제적 교육운동 이끈다' 글을 제멋대로 아래 옮겨놓습니다. 제 영어실력이 요즘 초등생보다 못해 상당한 오역이 있으니 반드시 원문을 참조하세요. 원문 링크는 여기를 클릭하세요.

시카고에서 열린 퀘벡 연대 행진.

학생ㆍ미등록 이주 청년이 국제적 교육운동 이끈다

캐나다에서 두 번째 냄비시위(the Casseroles Night in Canada)가 진행되는 동안 전 세계 130개 도시에서 저항이 표출됐다. 시위대는 냄비와 후라이팬을 두드려 퀘벡 학생운동과 캐나다 역사상 가장 장기간 진행되며 긴축시대에 사회운동의 가능성을 재정립하는 학생파업에 연대했다. 무기한 총파업은 정치가들과 언론에 계속 충격을 주고 있다. 그것(학생파업)을 불법이라고 선언함으로써 운동을 파괴하려는 정부의 시도는 단지 캐나다에서 광범위한 시민불복종을 만들 뿐이고 전 세계적로 반란의 불꽃이 퍼지는 것을 도울 뿐이다.

전 세계적인 학생, 점령자들, 분노한 사람들, 사회운동은 거리를 점령하고 단지 퀘벡의 우리 동료들 만이 아닌 우리 모두를 위한 무상의 해방된 교육제도에 대한 지지를 보여줬다. 우리는 빚에 기반한 사회와 착취 경제에 저항하기 위해 봉기했다. 점점 더 우리의 다양한 지역 운동들은 거대한 국제연대 네트워크로 연결되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지금 막 시작했다.

이주민 청년들, 오바마 선거캠프 점령

'드림액트(DREAM Act)'를 요구하며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에서 출발해 워싱턴D.C.까지 3000마일을 도보행진 중인 이주민 학생의 모임 '아메리칸 드림을 위한 캠페인(The Campaign for an American Dream)'이 콜로라도 덴버 서쪽 77번 도로 9번가의 오바마 선거운동(the Obama for America) 본부를 점령하기 위해 덴버에서 멈췄다. 시위대는 6월 5일 오후 5시30분쯤 선거운동본부에 들어가 경찰과 대치하는 대신 선거운동원과 함께 밤을 보냈다. 몇몇 청년들은 체포됐을 때 추방당할 위험이 있었다. 적어도 두 명의 시위대는 드림액트가 시행됐을 때 보호받을 수 있는 자격을 지닌 사람들의 추방을 중단시키는 대통령령에 오바마 대통령이 서명할 것을 요구하는 단식투쟁을 진행하고 있다. 오큐파이 덴버의 수백명의 사람들은 사무실 밖에서 시위를 했다. 이 시위는 사무실을 고립시키려는 작전을 막았다.

오레곤 학생들, 등록금 인상 반대 연좌시위

'빌어먹게도 비싼 등록금 동맹(the Tuition is Too Damn High Coalition)'은 최근 오레곤 대학의 등록금 6.1% 인상안 승인에 대한 대응으로 로버트 버달 총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예산 삭감 반대, 등록금 반대, 무상교육 실시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존슨홀에서 행진했다. 버달 총장은 오늘(6월 7일) 학생 수십 명이 참여하는 비공개 면담을 승낙했다.

시카고ㆍ뉴욕 점령자들, 퀘벡 연대행진

시카고를 점령하라는 퀘벡의 무기한 총파업을 지지하는 소란스러운, 하지만 완벽하게 비폭력적인 행진을 진행했다. 엄청난 수의 경찰이 시위대를 뒤쫓아 마치 고양이 쥐 게임처럼 도시 곳곳을 누볐다. 경찰은 전에 미시건과 오하이오에서 시위대를 야만스럽게 공격한 것 처럼 학생들을 길가로 밀어내기 위해 노력했다. 시카고를 점령하라 활동가에 의하면 여성들이 길 위로 질질 끌려갔고 그 외에 많은 사람들도 경찰의 곤봉에 맞았다. 목표물이었던 것으로 드러난 12명의 핵심 조직자들은 체포됐다.

퀘벡 외에 가장 큰 시위 중 하나는 2000여 명이 행진한 토론토 시위다. 그 밖에도 지난밤 베를린, 프랑크푸르트, 샌프란시스코, 피닉스, 밴쿠버, 자그레브, 시애틀에서 있었다. 뉴욕에서는 10여 명이 체포됐다.

5월 30일 수요일 캐나다에서 첫번째 냄비시위(the Casseroles Night in Canada)가 열렸을 때에는 뉴욕, 토론토, 밴쿠버, 브뤼셀, 부에노스아이레스, 베를린, 런던 등지에서 연대시위가 열렸다. 미국에서는 워싱턴, 워싱턴D.C., 아틀란타, 오클랜드, 덴버, 리틀록에서 연대 행진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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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나이지리아는 1월 9일부터 파업 중입니다. 정부의 유류보조금 축소로 기름 값이 크게 오르기 때문입니다. 나이지리아는 아프리카 최대의 산유국입니다. 하지만 정유시설이 없어 해외에서 기름을 수입해야 합니다. 석유 시추 시설에서는 노동자에 대한 가혹한 착취와 폭력이 자행되고, 주변 지역에서는 (석유 시추로 인한) 심각한 환경오염으로 삶의 터전이 파괴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선 세스 토보크먼의 책 '나는 왜 저항하는가'에 간략히 언급됩니다.

어쨌든 이 나이지리아에서 정부의 유류보조금 축소 때문에 9일 총파업이 벌어졌습니다. 아프리카 최대 규모인 400만명의 조합원을 지닌 나이지리아노동자협의회(NLC: the Nigerian Labor Congress)의 호소로 시작된 총파업이 이틀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연합뉴스 보도에 의하면 3~6명의 희생자가 났다고 합니다. 시위대 중 일부는 '나이지리아를 점령하라'는 티셔츠를 입고 있기도 했답니다.

OWS 홈페이지에는 1월 7일 나이지리아의 9일 총파업을 알리는 글과 함께 연대를 호소하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죠. '점령하라' 운동은 단지 발전된 자본주의 국가인 미국에만 국한된 문제는 아닙니다. OWS가 이집트와 스페인에서 배웠 듯이, 아프리카는 미국의 투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 [연합뉴스] 나이지리아서 이틀째 반정부 노조 파업(링크)
● [OWS] 나이지리아 1월 총파업 … 연대에 동참해주십시오(링크)


2. 1925년 1월 15일 마틴 루터 킹 주니어가 태어납니다. '나에겐 꿈이 있습니다'라는 연설은 모르는 사람이 없죠. 그의 '비폭력 저항' 정신을 잇고 있는 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 운동(이하 OWS)은 마틴 루터 킹 목사가 태어난 1월 15일 오후 7시 세계 모든 곳에서 함께 촛불시위를 열자고 제안했습니다.

OWS는 '비폭력 직접 행동'을 그 원칙으로 삼고 있습니다. 찬성하는 편에서든 반대하는 편에서든 '비폭력 저항'을 유화적인, 급진적이지 않은 항의의 일종으로 생각하곤 합니다. 하지만 비폭력 저항 운동의 원칙은 가장 단호하고 강력하게 이 체제의 폭력적 본질에 저항하는 원칙입니다.

안타까운 건 '나에겐 꿈이 있습니다'라는 연설 이후 킹 목사의 변화가 주목받지 못하는 현실입니다. 말년의 말콤 X의 변화와 마찬가지로 말입니다. 1968년 4월 4일, 마틴 루터 킹 목사는 청소 노동자 파업에 연대하기 위해 멤피스에 방문했다가 살해당합니다.

● [OWS] 1월 15일 세계 전역에서 단결을 위한 촛불을 밝힙시다(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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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05 17:48

2011: 반란의 해 쟁점/11 OccupyWS2012.01.05 17:48

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 홈페이지에서는 2012년을 맞아 지난 한 해를 되돌아보는 글 '2011: 반란의 해'를 올렸습니다. 점령하라 운동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글을 제 마음대로 옮겨봅니다.

2011년은 빈곤, 억압, 폭력에 기초한 지속불가능한 글로벌 시스템의 종식을 시작한 혁명의 해로 기억될 것입니다. 아랍의 수십여 나라에서 인민은 붕괴한 경제와 억압적 체제에 맞서 봉기해 독재자를 쓰러뜨리고 세계적 행동을 고무했죠. 긴축정책, 노동자의 권리를 약화시키려는 시도에 대한 대중적인 불만은 그리스ㆍ아이슬랜드ㆍ스페인ㆍ포르투갈ㆍ이탈리아ㆍ영국, 칠레, 위스콘신 등 세계 곳곳에서 수백만 명을 거리로 불러냈습니다.

한여름, '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 운동은 7월 14일 'occupywallst.org' 도메인을 등록하고 조직화를 시작한 것으로, 온라인에서의 조용한 물결로 출발했습니다. 뉴욕에서의 첫번째 대중총회(General Assembly)를 8월 2일 열고, 리버티 광장(주코티 공원)의 점거를 9월 17일 시작했습니다.

부자와 가난한 이 사이의 커지는 불평등에 분노하고, [세금으로 채워지는] 비용의 대부분을 극소수 엘리트를 위한 혜택에 사용하는 정부 정책에 좌절하고, 근본적인 경제적 불평등에 대한 지배층의 실패에 피로감을 느끼는 이들에게 OWS(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 운동)은 새로운 해결책을 제안했습니다. 우리는 수천명에게 급식을 제공하는 '인민의 부엌'을 만들고, '인민의 도서관'을 열었으며, '안전 지대(safer spaces : 여성과 동성애자가 괴롭힘과 폭력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공간. OWS는 11월 99% 운동의 연대를 위해선 소수자들의 안전과 보호가 무엇보다 중요한 원칙이 되어야 한다고 천명하고 모든 점령운동에 여성ㆍ동성애자에 대한 반-괴롭힘, 반-폭력 원칙을 채택해달라고 호소했습니다)'를 만들고, 안식처ㆍ침구류ㆍ의료 서비스 등을 그것이 필요한 모두에게 무상으로 제공했습니다. 냉소적인 사람들이 우리에게 지도자를 선출하고 정치인에게 호소하기를 요청하는 동안 우리는 바로 이러한 대안적 제도들을 분주히 만들어왔습니다. 혁명은 움직이기 시작했고 우리는 그것을 멈출 수 없습니다.

주류 언론이 우리의 이야기를 다루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소셜 미디어와 인터넷 동영상 생중계를 이용해 우리의 목소리를 확산시키는 법을 튀니지, 이집트, 이란에서의 지도자 없는 저항 운동으로부터 배웠습니다. 우리는 정보를 만들고 공유하는 데 있어 중앙집권화, 기업의 투자를 받는 주류 언론으로부터 더더욱 무관한 급진적으로 민주화된 세계적 운동의 한 부분입니다. 정보의 신속한 교환은 우리가 신속하게 공동의 결정을 내릴 수 있게 하고, 세계 곳곳에서의 보고와 제안을 토론할 수 있게 하며, 효과적인 직접행동의 동원, 경찰 폭력의 기록을 가능케 했습니다. 우리가 "전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고 외칠 때 이것은 더이상 말뿐인 위협이 아니게 됐습니다.

오늘날, 매일 수만명의 사람들이 연대, 상호부조, 억압의 종식, 자치권, 직접민주주의와 같은 이상을 실천으로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개인들은 도시 전체의 대중총회와 자율적인 친교 모임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합의에 의한, 비위계적이고 자치적 참여방식으로 우리는 문자 그대로 지금 여기에서 새로운 세계를 건설하기 위한 형식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작동하고 있죠.

아래는 OWS의 역사입니다. 새해를 기념해 우리가 성취해온 것들을 다시 한 번 상기하고자 합니다. 모든 행동들을 열거하는 것, 진행된 모든 장소의 점령을 언급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승리한 몇몇 소중한 순간들을 기념하며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해봅시다. 우리가 곧 실행할 몇몇 계획에도 함께하며.

[이 부분에 있는 2011년 점령하라 운동에 대한 요약은 시간이 없어 옮기질 못했네요. OWS 홈페이지에서 읽어주세요.]

2012: 우리는 준비됐습니다

우리 운동의 자발적이고 지도자 없는 성격은 우리를 더 강하게 했습니다. 미래는 아직 쓰여지지 않았고 가능성의 한계는 없습니다. 2012년, 우리는 모든 곳에서 단결한 인민의 더 강한 힘을 보여줄 것입니다. 우리는 1%와 정부의 공격에 맞서 싸울 것입니다. 여기에 제시된 현재 진행 중인 몇몇 행동은 단지 '티저 광고'에 불과할 뿐입니다.

● 우리는 "진보/보수, 민주/공화의 이분법이 99%와 1%의 대결이라는 미국 사회를 지탱하고 있는 실제 사회적 갈등을 은폐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 세계에 상기시키기 위해, 대통령 후보자들의 사무실을 점거하는 '아이오와 코커스 점령'을 계속할 것입니다.
● 오늘(3일), 뉴욕의 OWS는 국방수권법에 의한 '무기한 구금'에 대한 저항을 시작할 것입니다.
● 또한 오늘(3일) '아틀란타를 점령하라'는 압류물 경매를 방해하고 트로이 데이비스(아틀란타를 점령 운동의 주 점령지 '트로이 데이비스' 공원의 이름은 이로부터 따왔다. 아틀란타 점령 운동은 전 코카콜라 회장 로버트 우드러프로부터 비롯한 '우드러프 파크'의 이름을 '데이비스 파크'로 바꿔달라고 요구하고 있다.)를 기억하며 사형 제도에 반대하는 행진을 할 계획입니다.
● 1월 17일에는 점령 총회를 열 것입니다.
● 1월 20일 샌프란시스코 점령 운동은 금융가 점거를 재시도할 예정입니다.
● 4월 7일 시카고를 점령하라 운동은 세계 곳곳의 점령 운동과 함께 '봄 공세'를 시작할 것입니다.
● 5월 1일, 세계는 보게 될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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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5일 월스트리트로 상징되는 금융기업의 탐욕과 부패에 맞서 세계 1500여개 도시에서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함께 점령(Occupy Together)"했다. 한국에서도 서울 여의도ㆍ서울역ㆍ덕수궁 앞에서 행동이 이어졌다. 이날 Occupy Seoul에는 외국인들의 참여도 눈에 띄었다. [사진=自由魂]


토요일(15일)은 타흐리르 광장에서부터 미국 뉴욕의 타임스퀘어까지 1%에 맞선 99%의 행동이 세계를 흔든 하루였습니다. 1500개 이상의 도시에서 노동자ㆍ학생ㆍ농민이 거리로 쏟아져나왔습니다. 대체적으로 평화적인 분위기에서 진행됐습니다. 하지만 이탈리아에서는 격렬한 시위가 일어났죠.

서울에서도 Occupy Seoul 시위가 열렸습니다. 낮부터 거센 비가 이어져 걱정했지만 집회를 시작한 6시 이후는 대체로 비가 안와 큰 무리 없이 국제 행동의 날 행사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한국에서의 행동은 서울 대한문 앞에서 진행됐습니다. 300여 명의 사람들이 참여한 가운데 여느 집회와 다르지 않게 열렸죠. 세계적인 저항이라 그런지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의 참여도 눈에 띄었습니다.

토요일의 시위는 한국에서도 동참했다는 정도로 만족해야 했습니다. 역동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미국ㆍ유럽의 운동과 한국은 역시 다르더군요. 조선일보가 이미 그 약점을 눈치 채고 '시위꾼들 만의 집회'로 조롱하듯이 한국에서의 활동가들은 이 시위를 계기로 대중적인 활동을 만들려는 의지도 고민도 부족해보였습니다. 참가자의 숫자가 운동의 성패를 결정한다고 보진 않습니다.소수일지라도 집회의 참가자들을 이후 더 큰 운동을 이끌어낼 적극적인 소수로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사불란한 피켓라인, 방송차량과 연단, 거기에 미리 준비된 공연 등 토요일 서울의 시위는 참가자를 수동적인 소수로 만드는 모든 수단을 총동원한 모습이었습니다. 세계적 운동이 계속되고 있기에 한국에서의 운동도 성장할 가능성은 여전히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좌파들이 이런식으로 준비해서는 한국에서 유의미한 운동으로 성장하기는 어렵다고 보입니다.


10월 15일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를 가득 메운 시위대. [사진=OccupyWallst.org]


런던의 시위대. [사진=OccupyWallst.org]


이탈리아 로마. [영상=OccupyWallst.org]


스페인 마드리드. [영상=OccupyWallst.org]


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 운동이 하나의 전환점을 돈 지금, 그 운동이 성공할 수 있었던 몇 가지를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을 듯 합니다.


1. 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 운동은 단순히 경제위기 때문에 시작된 운동이 아닙니다. 지금의 위기는 2008년 위기와 떼어놓을 수 없습니다. 3년이나 지난 지금에 와서 월스트리트로 상징되는 금융자본과 대기업에 맞선 행동이 일어난 이유는 무엇일까요? 2008년 위기의 즉각적인 대응은 '티파티'라는 우익 운동이었습니다. 위기에 직면하자 정부가 나서서 기업 살리기에 나섰습니다. 메인스트리트로 불리는 노동자, 중산층이 자신의 모기지와 의료보험을 잃고 거리로 내쫓길 때 정부는 기업들 살리기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구제금융을 받은 금융기업은 성과급 잔치를 벌였고요. 스티글리츠가 '기업복지'라고 부르고 지젝이 '기업 사회주의'라고 부른 것에 대한 반발이 극우파의 성장으로 나타난 것이죠.

그렇게 3년이 지났지만 나아진건 아무 것도 없습니다. 잠시 위기를 극복한 듯 싶었지만 국가로 전이된 기업의 부실은 재정적자 위기로 다시 등장했습니다. (특히 남유럽과 남미에서) 정부들은 보다 적극적으로 감축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감축은 일자리의 축소, 임금ㆍ연금 삭감, 교육의 부실화, 의료보험 등 일반적 복지의 축소를 통해 이뤄집니다. 이러한 정책은 빈민층보다 중산층에게 더 큰 타격을 입힙니다(일반적으로 복지제도의 최대 수혜층은 빈민층보다 그 위의 중산층입니다). 그리스에서는 이에 대한 저항이 거의 모든 계층에서 동시적으로 일어나고 있습니다. 칠레에서는 교육, 스페인에서는 청년실업이 최대 이슈가 되고 있죠. 미국에서는 이 모든 위기에도 불구하고 자신들만의 성과급 파티를 이어가고 있는 월스트리트에 대한 반감으로 나타났습니다.

결국 경제위기 자체보다는 경제위기를 이 체제의 엘리트들이 처리하는 방식, 즉 1%의 부자들과 금융기업들에 대한 혜택을 더욱 강화하는 방식에 대한 반감이 99%의 사람들의 생활수준 위축과 결합되면서 분노가 터진 것으로 보입니다.

2. 경제위기와 정치위기라는 외부적 위기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었던 소수의 행동이 15일의 거대한 행동을 이끌어냈습니다. 일반적인 언론에서의 보도와 달리 미국의 시위도 (그들 표현대로 하자면) '전문 시위꾼'들이 조직하고 만들어낸 시위입니다. 그들은 스페인의 광장 점거 시위와 이집트 혁명을 경험한 소수입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이 체제에 의문을 던지며 대안이 필요하다고 말해왔던 이들입니다. 그럼에도 그들은 이 시위를 준비하면서 일반적인, 시위와 집회 등 운동 경험이 없는 사람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하고 원칙을 세우고 했습니다.

먼저 살펴볼 것은 'General Assembly'입니다. 물론 커다란 규모의 저항에는 항상 이와 같은 것들이 만들어집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죠. 문제는 이 총회를 통해 참가자들의 '적극성'을 어떻게 끌어내느냐입니다. 첫째로 그들은 연단을 없앴습니다. 높은 연단은 운동에 처음 참가한 이들이 발언 신청하는 것을 어렵게 합니다. 연단을 없애 누구라도 쉽게 발언할 수 있게 했습니다(물론 그럼에도 보다 적극적인 소수가 발언을 하겠지만). 둘째로 마이크와 앰프를 없앴습니다. 그들은 'Mic Check(소리통)'라는 방법으로 참여자들의 육성을 통해 이야기를 전달하게끔 했습니다. 이는 발언을 듣는 청중도 발언을 전달하는데 참가시킴으로써 수동성을 최소화시키는 효과를 냅니다. 일체감을 더욱 높이는 것이죠. 이러한 방법은 또한 참여 단위를 보다 적은 수로 쪼개 개인적으로 참여한 사람들끼리도 둘러서서 서로의 의견을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현지에서의 집시법 때문에 그렇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후 이어진 경찰과의 충돌을 두려워하지 않는 행동에서 보이 듯 그것은 '합법'이라는 틀을 유지하기보다는 참여를 확대하기 위한 시위전술의 일종으로 해석하는게 맞는 듯 싶습니다. 이러한 것들은 2008년에 한국의 촛불시위 초기에 보인 모습과 거의 비슷합니다. 이를 통해 운동은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죠. 물론 이러한 것들을 한다고 해서 꼭 이 운동이 성공할 것이라는 건 아닙니다. 정형화 되고 일상화 된 노동조합 행사와 같은 집회는 개인의 적극성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기존 좌파 조직의 개입과 준비가 불필요하다는 건 아닙니다. 운동에 처음 참여하는 개인들을 보다 적극적인 집단의 중추로 만들기 위한, 그래서 운동을 더욱 확산시키는 불꽃의 하나로 만들기 위한 사려깊은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General Assembly와 함께 눈에 띄는 것은 (거의 언제나 외국의 시위에서 볼 수 있지만) 개인이 만들어온 팻말입니다. 미리 준비해오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 폐박스와 매직 등 팻말을 만들 재료를 준비해뒀죠. 이 역시 2008년 촛불시위 초창기에 한국에서도 비슷한 모습이 있었죠. 듀게에서도 7번국도님이 말을 쓸 부분을 비워놓은 팻말을 준비해와 듀게 참가자들이 직접 자신들만의 구호를 적을 수 있게끔 하기도 했었습니다. 기존 좌파조직의 일사불란한 피켓라인은 사진발이 잘 받긴 해도 개인적인 참가자들이 운동의 대열에 함께하는 것을 어렵게 합니다. 이와 함께 자신이 왜 99%인지를 직접 적어 인증샷을 올리는 페이지를 운영한 것도 유용한, 우리가 배울 만한 방법입니다.


15일의 한국 시위가 실망스럽긴 하지만 아직 기회는 있습니다. 1500개 도시에서 함께 일어났던 이들의 경험을 올바르게 배울 수 있다면 한국에서는 보다 거대한 운동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한미FTA라는 시급한 쟁점, 비정규직ㆍ청년실업의 문제, 과중한 등록금 등 교육문제 등 일반적으로 제기도는 쟁점과 함께 저축은행 사태와 중소 음식업자들의 카드 가맹점 수수료를 둘러싼 저항을 주목해야 합니다.

저축은행은 부자들이 세금을 피하고 쉽게 이자소득을 얻기 위한 통로로 이용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가난한 많은 이들이 지나치게 낮은 은행 저축이자 때문에 위험을 무릎쓰고(사실 대부분의 가난한 이들은 이 '위험'을 알지 못하죠. '은행'이라는 이름을 쓰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실상은 은행이 아니죠) 고이율의 저축은행에 자신의 재산을 맡겼죠. 금융규제 완화로 등장한 유사 은행의 사기에 가까운 영업 문제입니다. 이를 통해서 부자들은 이익을 보고 가난한 이들은 생활수단을 잃고 있습니다.

음식업자들의 항의는 더욱 주목할 문제입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썩고 있던 중소자영업자의 위기가 이를 기폭제로 폭발할지도 모르는 상황이죠.
중소 자영업자들의 불만은 은행ㆍ카드 등 금융기업의 탐욕(높은 예ㆍ대금리 차와 수수료가 대표적이죠)에 직접 연결된 문제입니다. 게다가 이들 중소 음식업자들은 대부분 안정된 일자리에서 배제된, 언제 하층민으로 전락할지 모르는 (이미 전락해있는 상황일 수도 있는) 하층민을 대표합니다. 한국에서 '하층민'인 중소자영업자는 정규직 노동자의 '안전판' 역할을 합니다. 나이에 따라서 재취업의 기회가 제한돼 있고 퇴직 후 실업수당 등의 복지제도가 미비한 한국에서 중소 자영업은 일자리를 갖고 있는 노동자에게 '안전판' 역할을 하는 것이죠. 이들 중소 자영업자들이 몰락은 노동자 계급의 몰락으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불만, 그에 반해 지배 엘리트들이 통치능력의 한계를 드러내는 상황에서 좌파들은 그들의 역량 이상의 역할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좌파들은 기존의 노동조합 사업과 같은 방식의 일상적 행동에서 벗어나 보다 급진적인 방식을 시도할 때입니다.


"사람들 이익보다 더중요해요"라는 한글 문구가 인상적이다. 아마도 구글 번역기를 사용한 듯하다. [포스터=Alexa Lindh]


General Strike 홈페이지에는 세계 여러 나라 말로 만들어진 'General Strike(총 파업)' 포스터가 올려져 있다. 한국어로 '총 파업'이라고 적힌 포스터를 확인할 수 있다. 특히 한국의 대통령이 '쥐'로 비유되고 있는 상황에서 총파업 포스터의 주인공이 고양이인 것이 인상적이다.


Occupy Together의 포스터 모음 페이지
Adbusters의 포스터 모음 페이지
General Strike 홈페이지의 포스터 모음

Posted by 때때로
2011.10.07 10:53

OWS, 노동자들과 조우 쟁점/11 OccupyWS2011.10.07 10:53

10월 5일 미국 뉴욕의 폴리 광장을 가득 메운 시위대. 이날 시위에는 산업노동조합총연맹 등 노동자들의 참여가 두드러졌다. [사진=Occupy Wall Street]

9월 17일 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 시위가 시작된 후 가장 큰 규모의 시위와 행진이 어제(미국 시간 10월 5일) 있었습니다. 노동조합이 참여한 시위는 폴리 광장을 가득 메웠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수의 사람들이 참여한 이날 행진은 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 운동 참여자들에게 큰 자신감을 줬습니다. 그들은 "노동자들은 의료보험과 안락한 주거, 충분한 음식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 말로 이 운동이 단지 직업을 얻지 못한 학생들 만의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그들은 이 운동이 1%의 부자들이 파괴한 세계를 우리 99%를 위한 세계로 되돌려 놓기 위한 것임을 강조합니다. 그렇기에 더 많은 사람들이, 특히 불안정한 일자리와 낮은 임금, 악화되는 노동ㆍ생활 조건으로부터 고통받는 노동자들이 대거 시위에 참여하게 된 것입니다.

전미교사노조의 1839 지부의 이반 S. 스타인버그 지부장과 윌리엄 칼라테스 부지부장은 공개적으로 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 운동에 대한 지지를 표했습니다. "우리 99%는 매일매일 더 크고 더 넓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아메리칸 드림'은 사라졌습니다. 노동자들은 의료보험과 안락한 주거, 충분한 음식을 얻지 못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학생들은 직업을 얻지 못해 하루하루 빚에 의지해 연명해야 한다고, 그래서 파산을 피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1%의 부자들은 그들의 탐욕으로 이 나라와 그 가치를 파괴하고 있습니다. 1%의 부자들은 이 세계를 훔쳤습니다. 우리는 더이상 이것을 용납할 수 없습니다.
폴리 광장은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을 훨씬 넘는 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 지지자들로 가득 찾습니다. 그들은 세계에 만연한 경제ㆍ사회적 부정의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습니다. 우리 99%는 매일매일 더 크고 더 넓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 운동이 노동조합의 형제자매들과 함께 폴리 광장을 접수하다
(Occupy Wall Street 홈페이지 링크)


이날 뉴욕의 시위에는 직장을 구하지 못한 젊은이들 뿐 아니라 노동자, 노인, 젊은 부부 등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했다. 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 운동이 더 많은 사람들을 움직이게 하고 있다. [사진=Occupy Wall Street]

Posted by 때때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