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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비정규직 파업 소식 18일

때때로 2010. 11. 18. 10:52


17일 오전 울산 2공장에서 파업을 진행중인 비정규직 노동자 160여 명을 회사측 관리자들이 에워쌌다. 사진=비정규직지회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 파업이 오늘로 4일째입니다. 울산 1공장에서 시작판 파업이 아산ㆍ전주공장으로 확대되면서 금속노조 전체의 연대투쟁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회사가 고용한 용역깡패들의 폭력수위도 날이 갈 수록 높아지고 있습니다. 사측의 폭력이 커지는 만큼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분노도 커져가고 있죠.

● 레디앙 "우린 정규직이다, 이번에 승부 보겠다"

이 아무개(54)씨는 정년을 2년 앞두고 이번 파업에 동참한 여성 조합원이다. 그는 "사람 대접 한 번 받아보고 나가는 게 소원"이라며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무시당할 때가 많았다"고 토로한다.

92년 입사한 이 씨의 임금은 보너스와 성과금 모두 더해 연 3,200만 원 수준으로, “20년간 일해도 이 정도인데 젊은 친구들이 이보다 더 적은 돈을 받고 어떻게 살아가겠느냐”며 “젊은 친구들 살길이라도 마련해 줄 수 있을까 해서 파업에 동참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로 눈앞에서 펼쳐지는 불의와 폭력에 오랜 기간 눈감아왔던 정규직 노동자의 연대도 확산되고 있습니다. 금속민투위ㆍ민노회ㆍ민주현장 등 현대차의 7개 현장노동자 조직은 비정규투쟁 지원단을 구성했습니다. 지원단은 대자보에서 "불법을 바로잡는 일에 정규직지부가 먼저 대응하지 못한 것이 부끄럽지만 이제라도 정규직지부가 공동투쟁의 주체로 서서 단호히 대처하고, 저 오만방자한 사측에게 조합원의 힘을 보여주자"며 이번 비정규직 노동자의 점거파업에 정규직도 함께해야 한다고 강조했죠. 현대차 진보신당 당원모임도 "우리 모두는 자동차 만드는 노동자입니다"라며 비정규직의 투쟁에 연대와 지지를 아끼지 않겠다는 대자보를 붙이기도 했습니다.

● 참세상 정규직 "연대투쟁 불꽃처럼 타오를 것"

● 레프트21 "비정규직 투쟁이 곧 정규직의 투쟁입니다" -1공장 정규직 박성락 대의원

현재 1공장 정규직 조합원의 분위기는 꽤 좋습니다. 정규직 대의원과 활동가 들이 시시각각 변하는 투쟁 상황을 조합원들에게 알리고 연대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정규직 조합원들을 모아 보고대회를 진행하고, 투쟁 지원도 결의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80~90퍼센트에 달하는 정규직 노동자들이 이번 투쟁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1공장의 상당수 정규직 노동자들은 "말로만 하는 게 아니라 실천으로 움직이는 게 비정규직을 없애는 유일한 길이다"라며 사측 관리자들과의 충돌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계속해서 정규직 동지들을 모아 투쟁을 지원하고 확대하려고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정규직 평조합원과 대의원 사이에서 연대와 지지 움직임이 확산되는 것과 달리 정규직 노조(금속노조 현대차지부)의 대응은 기대에 못미치고 있습니다. 정규직 노조는 어제(17일) 확대운영위원회를 열고 비정규직 투쟁에 대한 입장을 정했죠. 이상수 현대차지부  수석부지부장은 확대운영위원회 결과를 전달하기 위해 1공장 점거농성 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당장 정규직 파업 투쟁을 할 수 없다. 그게 현실이다"라며 현장에서 높아져가고 있는 연대투쟁 요구를 거부했습니다. 정규직 노조는 '단계적 해결'을 비정규직 노조가 받아들일 것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정규직 노조 스스로 가장 잘 알겠지만 이른바 '교섭 능력'은 현장 조합원들의 단결된 힘에 의해 보장됩니다. 즉 현재의 파업과 농성이 축소되고 현장의 투쟁동력이 약화되면 그만큼 '교섭 능력'은 약해지기 마련입니다. 게다가 파업 전부터 보여줬던 사측의 대응은 그들이 '양보'할 의사가 전혀 없음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규직 노조의 연대투쟁 거부와 비정규직 노조의 양보를 요구하는 것은 이번 투쟁에 아무 것도 하지 않겠다는 것과 다름 없다고 생각합니다.

● 참세상 정규직 노조, 비정규직에 단계적 교섭 요구

여기서 계속 (농성을) 진행한다는 것은 지부가 여기 직접 투쟁을 하는 분들보다 더 마음과 몸이 고되다. 우리가 비정규직 투쟁을 잘못해 주는 건지…. 그렇다고 당장 정규직 파업 투쟁을 할 수 없다. 그게 현실이다. 조직형태와 운영 방식 차이를 이해하셔야 한다.

정규직 노조가 머뭇거리는 사이 현대차 사측의 대응은 그 수위가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현대차 울산 공장 정문 앞에는 제2의 명박산성, 아니 '몽구산성'이 등장했죠. 이는 공장 안은 물론 공장 밖으로 확산되는 연대의 움직임을 차단하기 위한 것입니다. 15일 파업이 시작된 후 매일 저녁 울산 지역의 정당(민주노동당ㆍ진보신당)과 노동조합 단체들의 촛불시위가 매일 계속되고 있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죠. 저 콘테이너를 이용한 장벽 쌓기는 아마도 '현대家'의 핏줄에 흐르는 본능인가 봅니다.

● 참세상 울산 공장 정문 앞 '몽구산성' 등장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의 파업은 비정규직 문제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고 있는 듯 합니다. 현대차가 파업할 때면 국가적 손실이 어쩌고저쩌고 하면서 노조 때리기에 여념이 없던 보수 언론들도 이번 비정규직 파업에 대해선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죠. 이른바 무시하기 전략입니다. 아마도 주말이 이번 비정규직 투쟁의 고비가 될 것 같습니다. 이럴 때일 수록 더 많은 연대와 지지의 손길이 필요합니다. 다른 지역의 평범한 노동자가, 더구나 노동조합도 없는 회사에 다니는 노동자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많은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비정규직 노조 홈피에 응원의 메시지도 전해주세요.

● 금속노조 현대자동차 비정규직지회(비정규직 노조) 홈페이지 자유게시판


금속노조 현대자동차 비정규직지회 파업 투쟁 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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