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롭지 못한…
최근 스르야 포포비치의 '독재자를 무너뜨리는 법'이라는 책이 번역∙출간됐다. 한겨레 신문에서도 그의 책을 금요일자 북섹션의 톱으로 소개해줬다. 그러나 '민주주의 투사'로서 그의 조언을 진지하게 고려하기엔 조금 조심스럽다. 그의 경력엔 많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 아래 글은 US Uncut(미국의 긴축정책 반대 단체) 활동가 칼 깁슨이 위키리크스에 공개된 스트랫포의 e메일을 기초로 조사한 내용을 폭로한 것이다. 스트랫포는 미국 정부와 기업의 이익을 위해 활동해 왔다. 이들은 자신의 이해관계에 해가 되는 정권을 교체하는 데 있어 폭격과 항모전단보다 해당 국가에서 '민주주의'를 명분으로 한 사회운동을 조장하는 게 더 유용하다고 폭로된 e메일에서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이들이 CIA와 같은 물리적 힘(군사력 뿐 ..
인터넷 게시판에서 종종 사용되던 ‘어마무시하다’라는 표현이 이젠 언론에서도 사용하기에 이르고 있다. 이 어마무시를 검색해보면 네이버 지식in오픈국어에 이렇게 풀이돼 있다. “어마어마하고 무시무시하다.” 즉 국어사전엔 등재돼 있지 않은 말이라는 것이다. 국어사전에는 ‘어마어마하다’와 ‘무시무시하다’가 별개의 단어로 설명돼 있다. ▶︎어마어마하다 “매우 놀랍고 엄청나고 굉장하다.” ▶︎무시무시하다 “자꾸 무서운 느낌이 들게 하는 기운이 있다.” -민중 엣센스 국어사전 제6판 ‘무서운 느낌이 들 정도로 매우 엄청난 상황’에 대한 표현으로 ‘어마무시하다’는 적절한 신조어로도 보인다. 그러나 이는 아직 표준어는 아니다. 국립국어원에 따르면 윤흥길의 소설을 비롯한 몇몇 문학작품에서 전라도 지방 방언으로 사용됐을 뿐..
소갈머리|(속) 속 마음이나 속생각, 또는 마음 씀씀이. '소갈머리'를 '속알머리'로 쓴 글을 봤다. 자주 보게 되는 실수다. 인터넷에 보면 소갈머리의 어원을 속알머리로 소개하는 글이 많다. 속알머리는 양반이 상투를 틀기 위해 자르곤 했던 머리 윗부분을 말한다고 설명한다. 그렇지만 '속알머리'는 내가 지닌 국어사전엔 나오지 않는다. 국립국어원 홈페이지를 봐도 마찬가지다. 소갈머리는 어원이 불분명하지만 속알머리에서 기인한 것은 아닌 것 같다. '소가지'라는 말이 있다. 심성을 뜻하는 속어다. 일부 명사에 붙어서 그 명사를 속된 말이 되게 하는 접미사인 '-머리'가 여기에 붙어 소갈머리가 된 것으로 보인다. 사람의 머리를 뜻하는 단어가 아니다. 이는 '소견(어떤 일이나 사물을 살펴보고 가지게 되는 생각이나 ..
분향소 앞의 추모물. 뒤집힌 세월호 모습 위 'Made in Korea'라는 문구가 눈에 밟힌다. [사진 自由魂] 2016년 새해 첫 날. 430㎞를 달려, 오전 11시에 출발해 오후 5시쯤 진도 팽목항에 도착했다. 세월호 침몰 626일째. 찬 기운 가득한 팽목항의 첫 모습은 을씨년스러웠다. 항구 한 켠 자갈로 바닥을 고른 공터에 컨테이너로 세워진 분향소의 모습은 쓸쓸함을 더했다. 노란 리본은 색이 바랬고 기억하겠다며 쇠로 만든 추모물들은 녹이 슬고 있었다. 녹슨 글자로 적혀있던 'Made in Korea'. 아직 돌아오지 못한 피해자들은 저 등대를 보고 다시 가족을 찾을 수 있을까. [사진 自由魂] 분향소 안 가득한 아이들과 선생님, 희생자들의 얼굴을 바로 쳐다보기 힘들다. 그러나 새해를 이들과 함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