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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롭지 못한…

최근 한달 새 제주도를 두 번 찾았다. 겨울에서 봄으로 가는 오름의 풍경들이다. 제주에선 어느 곳에서나 한라산 백록담이 보인다. 물론 구름이 너무 많이 낀 날씨가 아니면 말이다.
7월 31일부터 8월 5일까지 제주도를 여행했다. 꽤 긴 시간을 제주에서 보냈지만 많은 곳을 둘러보진 못했다. 더운 날씨 탓을 하고 싶지만 아무래도 게으름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가장 먼저 들른 곳은 쇠소깍이다. 지난 겨울에도 들렀던 곳이다. 역시 아름다운 곳이다. 위미항을 거쳐 보목을 향해 걸었다. 바닷가에 들어선 집들은 한결 같이 도로를 등지고 바다를 바라보고 있었다. 심어놓은 것인지, 자연스럽게 자란 것인지 현무암 돌담 사이의 식물들이 눈에 띄었다. 서귀포 숙소에 가기 전 정방 폭포를 다시 들렀다. 관광지로 유명한 곳답게 사람이 가득했다. 웅장한 폭포는 끊임없이 물보라를 일으키고 있었고 한여름의 더위를 순간 잊게 해준다. 다음 날엔 돈내코에 들렀다. 외지인보다는 도민들에게 유명한 피서지다. 최근..
제주도 여행 이튿날엔 한라산을 올랐습니다. 여러 길이 있지만 백록담에 오를 수 있는 길은 두 곳입니다. 첫째는 성판악에서 오르는 길이고 둘째는 관음사 야영장에서 출발하는 것이죠. 성판악에서 시작한 길은 백록담까지 9.6㎞입니다. 해발 800m 지점에서 시작하는 길이지만 산이 높다보니 꽤 깁니다. 한라산국립공원 홈페이지(링크)에는 4시간30분이 걸린다고 적어놓았습니다. 백록담에 오르는 길은 관음사 야영장에서 출발하는 게 더 짧습니다. 8.7㎞죠. 하지만 등반 시간은 더 걸립니다. 5시간정도. 성판악 길보다 경사가 급해 오르기 더 힘들기 때문입니다. 물론 산에 익숙하고 건강한 사람이라면 더 짧은 시간에 백록담에 오를 수 있겠죠. 하지만 관절과 근육을 위해선 속도를 약간 줄이고 천천히 걸어올라가는 게 좋을 겁..
7월 30일부터 8월 2일까지 3박4일 동안 제주도를 여행했습니다. 갑작스레 잡힌 여행이라 딱히 계획이 없었죠. 그래서 별반 큰 추억을 남긴 것 같진 않습니다. 누군가는 여행의 감흥을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남기기 위해 사진을 찍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저는 프레임 없이 보기엔 세상이 너무 넓습니다. 그나마 카메라 렌즈를 거쳐 프레임 안에 들어온 세계는 약간 더 이해하기 쉽습니다. 모든 걸 본다는 건 언제나 큰 욕심이겠죠. 작게나마 제 자신의 일부로 만들 수 있으면 그걸로 족합니다. 첫날엔 오후 늦게 제주에 도착해 딱히 여러 곳을 들르진 못하고 협재와 금능의 해변을 잠깐 걸었습니다. 대해의 막막함을 가려주는 비양도의 존재가 너무 고맙습니다. 생각해보면 유명한 해변의 앞에는 모두 섬이 있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