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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인 망명 신청자들이 1월 5일 사흘 간의 총파업을 시작했다. 이들은 이스라엘 정부의 체포와 구금 중단, 망명 신청 심사를 요구하고 있다. 파업 첫 날 텔아비브 라빈광장에 모인 아프리카 난민들. 이날 시위엔 3만여 명이 참여했다. [사진 Activestills.org]

이스라엘에서 아프리카 출신 난민들이 5일 시작한 총파업이 이틀 째 계속되고 있다. 5일 텔아비브 라빈광장에는 3만여 명이 모여 행진과 시위를 벌였다. 6일에는 미국ㆍ캐나다ㆍ독일ㆍ프랑스 등 외국 대사관과 유엔난민기구 이스라엘 사무소 앞에서 항의 시위를 이어갔다. AFPㆍ로이터에 따르면 미국 대사관 앞에는 1만여 명이 모였다고 한다.

시위를 벌인 난민은 대개 수단과 에리트레아에서 왔다. 이스라엘 전역에 5만~6만명이 체류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주로 텔아비브 남부에 집단을 이뤄 거주하고 있으며 호텔과 식당, 카페에서 일을 하고 있다. 이들은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돈을 받는 등 다양한 방식의 노동착취에 시달리고 있다. 수단과 에리트레아 출신 망명 신청자들은 난민지위에 대한 심사와 인정을 요구하고 있다. 또 지난해 12월 만들어진 법에 의한 체포와 구금에 반대하고 있다. 12월 17일에는 이스라엘 정부가 '개방형 수용소' 또는 난민을 위한 '주거 중심시설'이라고 부르는 홀롯 수용소를 탈출한 난민 150명이 예루살렘 크네세트
[이스라엘 의회] 앞까지 행진해 왔다. 이들은 곧 경찰에 의해 체포됐다. 난민들은 내전과 전쟁, 정부의 억압을 피해 가나안 땅을 찾아 왔다. 이스라엘 정부는 이들을 '침입자'로 부르며 쫓아낼 궁리만 하고 있는 것이다.

국제법 모르쇠 … 폐쇄적인 '개방형 수용소'

난민의 체포와 구금, 수용소 건설은 이스라엘 대법원의 판결에 어긋나는 것이다. 이스라엘 정부는 2012년 만든 법을 이용해 수단과 에리트레아 출신 난민을 그 해 6월부터 사하로님 수용소에 구금하기 시작했다. 이 법은 최대 3년까지 재판 없이 난민을 구금할 수 있게 했다. 이스라엘 대법원은 2013년 9월 이 법을 위헌으로 판결했다. 법원은 난민협약과 이스라엘 국내법에 의거해 강제 추방할 수 없는 난민을 12월 15일까지 석방하라고 명령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꼼수로 대응했다. 크네세트는 법원이 정한 기한을 5일 남긴 12월 10일 새로운 '침입자 법'을 통과시켰다. 이 법은 정부가 새롭게 만든 '개방형 수용소'에 난민을 최대 1년까지 재판 없이 구금할 수 있게 했다. 새로운 법에 따르면 수용소의 규칙을 어기거나 '국가안보' 또는 '공공질서'를 위협한 망명 신청자는 사하로님의 폐쇄적 수용소에서 12개월까지 구금될 수도 있다. 사실상 무기한 구금이 가능하다. '개방형 수용소'의 규칙은 '개방형'이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다. 밖으로 나갈 수 있다고 하지만 65㎞ 떨어진 베르셰바까지 수용소가 제공한 버스를 이용해서만 가능하다. 게다가 수용소 수감자는 하루 세 번 사무소에 보고해야 한다. 밤에는 떠날 수도 없다. '폐쇄형 수용소'와 다를 바 없는 처지다. 휴먼라이츠워치 난민조사 책임자 게리 심슨은 "당신이 만약 사막 한가운데서 일거수일투족을 무장한 경비원에게 감시당하며 오직 한 시간 거리의 마을을 방문하는 것만 가능하고, 그것도 보고를 위해 그 즉시 되돌아와야만 한다면 당신은 자유롭지 못하고 구금된 상태에 있는 것"이라고 이스라엘의 꼼수를 비판한다.

이러한 이스라엘의 조치는 난민 보호를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을 정면으로 어기는 것이기도 하다. 유엔은 1951년 '난민의 지위에 관한 협약', 1967년 '난민의 지위에 관한 의정서'를 총회에서 채택해 난민을 보호하고 있다. 난민협약은 난민의 체류국 내에서의 '이동의 자유'를 인정하고 있다. 또한 법에서 정하지 않은 방법으로 입국했을지라도 형벌을 받지 않고 필요 이상의 제한을 받지 않을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이스라엘 정부는 난민의 '이동의 자유'를 제한하고,  재판을 거치지 않고 형벌과 다를 바 없이 수용소에 구금하고 있다. 협약이 금지한 강제 추방과 모국으로의 송환도 시도하고 있다. 내전 중인 남수단과 권위주의적 지배로 고통받는 에리트레아로의 송환은 난민의 목숨을 실질적인 위험에 처하게 할 것이다. 이 난민협약에는 124개 나라가 동시에 가입해 있다. 이스라엘도 124개 나라 중 하나다. 그럼에도 이스라엘은 난민의 망명 신청을 심사하지 않는 등 이 협약에서 규정한 모든 난민의 권리를 부정하고 있다.

국제사회와 대법원의 판결에도 정부의 반응은 강경하다. 네타냐후 총리는 난민들이 "그곳
[홀롯 수용소]에 머무르거나 자신의 나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민을 담당하는 고위 관계자는 자신들의 목적이 강제 추방임을 숨기지 않는다. 3월 초 내무부 장관은 난민을 '침입자'로 부르며 이들을 구금하고 잠잠해질 때까지 [그들을 수용할 것으로] 확인된 제3국으로 추방할 계획을 이스라엘 언론에 털어놨다. 지난해 12월 이민국은 난민에 대한 체포와 단속을 시작했고 내무부는 비자를 갱신하면서 임시 체류 허가서[conditional release visa]를 받은 이들에게 홀롯 수용소 입소를 명령했다. 정부는 에리트레아인과 수단인이 일하고 있는 기업들에 압박을 가하기 시작했고 지자체는 아프리카인이 소유한 가게와 식당을 폐쇄했다. 구금과 추방에 대한 공포가 텔아비브 남부의 아프리카인 공동체를 휩쓸면서 행동이 촉발됐다.


파업 이틀 째인 6일에는 미국 대사관 등 외국 공관 앞에서의 시위와 거리 행진이 이어졌다. 미 대사관 앞 카페 2층에서 한 남성이 난민들의 시위를 응원하는 팻말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 Activestills.org]

확대되는 저항과 연대, 이스라엘 흔들다

이스라엘 정부는 새 침입자 법에 따라 사하로님 수용소의 난민을 12월 12일 홀롯 수용소로 이동시키기 시작했다. 사하로님 수용소에 구금돼 있던 1000여 명 중 480명이 우선 홀롯 수용소에 수용됐다. 홀롯 수용소의 열악한 처지는 5일 시작된 난민 총파업의 도화선이 됐다. 시위는 사막을 걸어서 탈출해 지난해 12월 17일 예루살렘까지 왔던 150명이 체포되면서 시작됐다. 17일의 시위는 아직 작은 규모였다. 이 시위가 이스라엘 정가를 뒤흔들 정도로 성장한 것은 그 주 토요일, 21일 텔아비브 남부의 레빈스키공원에서 열린 시위부터다. 2시간30분정도 진행된 이날 시위는 활기와 자신감으로 가득차 있었다. 6000여 명의 시위대는 경찰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 제1의 도시인 텔아비브 거리를 행진하며 '자유'를 목청껏 외쳤다.

에리트레아인과 수단인은 새해를 맞아 항의시위를 확대하고 있다. 4일 레빈스키공원에 수천 명이 모여 5일부터 사흘 간의 총파업을 결의했다. 파업과 거리행진, 외국 공관 앞에서의 항의 시위 등 다양한 시위들이 계획돼 진행되고 있다. 난민지위와 처우의 개선을 요구하는 이들의 목소리는 이스라엘 시민사회에도 작은 반향을 만들어내고 있다. +972 매거진에 따르면 적어도 두 명의 크네세트 의원이 5일 총파업 집회에 참여해 지지의 뜻을 밝혔다. 크네세트 이주노동자위원회 위원장인 미크할 로진
[메레츠당ㆍ이스라엘 시온주의 좌파 정당. 사회민주주의적 성향으로 2013년 총선에서 6석을 얻었다]은 "이제 행동할 때입니다. 죄 없는 수 만명이 수감돼선 안됩니다. 함께 일어나 외칩시다. '우리는 범죄자가 아닙니다'"고 연설했다. 에리트레아인과 수단인을 고용한 어떤 식당은 파업을 지지하기 위해 영업을 중단하기도 했다.

제국주의의 경비견으로 아랍 국가들을 견제해온 이스라엘은 자국 내에서도 권위주의적 지배를 유지해 왔다.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차별과 분리ㆍ고립 정책이 대표적이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을 향해 세운 분리장벽이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균열을 드러내고 있다. 혼란에 빠진 동아프리카 국가들에서 탈출한 난민이 이집트 국경을 넘어 이스라엘에 유입되고 있다. 이들 다수는 지중해를 건너 유럽으로 직항하려다 목숨을 잃기도 한다
[지난해 10월 튀니지에서 이탈리아로 가는 길목의 람페두사 섬 앞바다에서 아프리카 난민 500명을 태운 배가 침몰해 194명이 사망하고 150여 명이 실종됐다]. 이들 21세기의 난민 물결이 가장 견고한 인종주의 국가의 정치에 균열을 일으키고 있다. 하가이 마타르[이스라엘 언론인이자 정치 활동가]는 +927 매거진에 기고한 글에서 "구금에 대한 저항과 단결할 권리에 대한 요구는 더 이상 정치적 논쟁의 대상에만 머물 수 없다. 이제 정치권의 과제가 됐다"며 난민들의 저항에서 "시민 불복종의 하나로써 정치적 행동주의의 새로운 양식"을 발견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스라엘 정부는 중요한 인구 집단으로 부상하고 있는 이들 아프리카 난민에 대해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것과 같은 장벽을 세우려 하고 있다. 이 두 번째 장벽이 세워지기 전 첫 번째 장벽 안쪽의 사람들과 연대할 수 있다면 이스라엘의 견고한 지배체제는 예사롭지 않은 폭풍우를 마주치게 될 것이다.

참고할 만한 글
●유엔 난민협약: 난민의 지위에 관한 협약(1951), 난민의 지위에 관한 의정서(1967)
●+927 Magazine: 프리즌 브레이크… 아프리카 난민의 정치적 목소리
●+927 Magazine: 난민 총파업, 텔아비브 역사상 최대 규모 시위


6일 이스라엘 유엔난민기구(UNHCR) 책임자인 발푸르가 엥겔브레히트(오른쪽)가 텔아비브 사무실 앞에서 망명 신청서를 손에 쥔 난민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 Activestills.org]


2013년 12월 28일 아프리카 난민들과 이스라엘 활동가들이 모든 난민의 석방과 난민지위 인정을 요구하며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 요탐 로넨/Activestills.org]


※ 이스라엘 난민 상황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휴먼라이츠워치 홈페이지의 기사를 아래 옮깁니다. 의역이 많고 오역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위선적 구금 정책을 중단하라
2013년 12월 18일, 휴먼라이츠워치

(텔아비브) 이스라엘 당국은 대법원의 명령에도 불구하고 에리트레아인과 수단인 망명 신청자 수백 명을 실질적으로 구금하고 있다. 150명 이상의 이주민이 이동을 제한하는 규칙을 무시하고 네게브 사막에 있는 그들이 '개방형 수용소'라고 부르는 곳으로부터 탈출해 예루살렘까지 행진하며 시위를 벌였다. 2013년 12월 17일 예루살렘의 크네세트 앞에 도착한 그들은 그곳에서 경찰에 의해 체포됐다.

대법원이
[지난해] 9월 사하로님 수용소 인근에 난민을 구금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판결한 후 이스라엘 정부는 네게브 사막에 대부분이 망명 신청자인 에리트레아와 수단 출신 수백 명을 수용할 홀롯 소용소를 건설했다. 이주민이 홀롯에 살려면 하루에 세 번 인증해야 하는 것은 물론 밤에도 그곳에 남아있어야 하는 등 실제로는 구금과 다름없다고 휴먼라이츠워치는 말한다.

휴먼라이츠워치의 난민조사 책임자 게리 심슨은 "이스라엘 당국이 이 사람들을 구금할 새로운 방법을 찾은 것 같다"고 말한다. "정부는 대법원 결정에 따리 이러한 대규모 제한조치가 구금이 아닌 것처럼 위장하는 가식을 그만두고 진정으로 이들을 풀어줘야 한다."

국제법과 유엔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이스라엘 정부는 집단이 아닌 개인적 차원에서만 안보와 같은 합법적 목표 달성을 위한 엄격한 필요와 균형잡힌 조치를 통해 오직 마지막 수단으로써만 망명 신청자들을 구금할 수 있다.

12월 12일 당국은 사하로님에 구금돼 있던 1000명 이상의 아프리카인 이주민 중 480명을 홀롯으로 이동시켰다. 이스라엘 국방부는 홀롯
[수용소]을 건설하고 이스라엘 교도소는 망명 신청자와 그 밖에 수용자들을 감시한다. 수용소는 4m 높이의 담장과 네게브 사막에 둘러싸여 있다. 당국은 이주민이 가까운 마을, 이를테면 65㎞ 떨어진 베르셰바에 갈 수 있는 특별 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2012년 6월 초 정부는 대부분 에리트레아와 수단 출신인 망명 신청자 2000여 명을 사하로님 수용소에 구금하기 시작했다. 대부분 모국에서의 박해를 피해 망명을 신청한 이들 다수는 이스라엘로 오던 중 이집트의 악덕 상인들에게 심한 괴롭힘을 받았다. 2012년 중반
[만들어진] 이스라엘의 새로운 법은 당국이 '침입자'를 최대한 3년까지, 그 어떤 개선의 여지없이 구금할 수 있도록 허락했다. 이스라엘은 '침입자'를 망명 신청자를 포함해 국경수비대 사무실을 통하지 않고 규칙에 어긋나게 입국한 모두로 정의했다.

이스라엘 대법원은 모국에서 신체의 자유를 위협받기 때문에 이스라엘 기본법에 의해 강제 추방할 수 없는 외국 국민의 장기간 구금에 대한 2013년 9월 판결에서 2012년 법을 폐지했다. 법원은 당국이 합법적으로 추방할 수 없는 모두를 석방할 시한을 2013년 12월 15일까지로 정했다.

정부는 이를 즉시 시행하지 않았고 10월 이스라엘 난민 담당 부서는 법원 명령을 무시할 방법을 모색했다. 그래서 당국은 겨우 700명을 넘는 수용자만 석방했다. 입법부는 새로운 법에 몰두해 2012년 10월 의회는 새롭게 들어오는 '침입자'를 1년 이상 구금할 수 있고 여기에 더해 2012년부터 구금된 '침입자'들을 '주거 중심시설'로 이동시킬 수 있는 권한을 정부에 주는 법을 만들어냈다.

새 법은 주거시설의 규칙을 위반-또는 이를 계획-하거나 '국가 안보' 또는 '공공의 안녕'을 위협한 망명 신청자를 정부가 사하로님 수용소에 12개월까지 구금할 수 있게 했다.

크네세트 내무환경위원회 의장인 미리 레게브는 12월 15일 정부가 예루살렘을 향해 행진해온 사람들을 하루에 세 번 인증해야 하는 의무를 다하지 않고 며칠 간 홀롯 수용소를 떠난 '새 법을 파괴한' '침입자'로 보고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일간지 하아레츠에 따르면 그녀는 "그들이 예루살렘에 도착했을 때 경찰이 그들을 위해 바로 폐쇄된 시설로 보내는 것을 기다려주길 바랐다"고 말했다.

12월 10일 법은 만약
[홀롯] 거주자가 규정된 만큼 보고하지 못하면 당국은 그를 48시간 후 수용소로 이송할 수 있도록 했다.

심슨은 "당신이 만약 사막 한가운데서 일거수일투족을 무장한 경비원에게 감시당하며 오직 한 시간 거리의 마을을 방문하는 것만 가능하고, 그것도 보고를 위해 그 즉시 되돌아와야만 한다면 당신은 자유롭지 못하고 구금된 상태에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유엔인권위원회는 누군가가 '특정하게 국한된 지역'에 제한돼있을 땐 언제나 구금된 것으로 말한다.
[2013년] 3월 휴먼라이츠워치는 이스라엘의 구금 정책이 에리트레아와 수단 출신의 구금자에게 그들을 모국으로 되돌려 보내는 데 대한 동의를 강제로 얻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발표했다. 2월 25일 유엔난민기구(UNHCR)는 이스라엘이 구금된 에리트레아인을 "어떤 기준에서도 자발적이라고 할 수 없는 투옥하겠다는 최후통첩 하에 에리트레아로의 귀환"에 동의하게끔 압박했다고 비판한다.

이스라엘 당국에 따르면 2006년 이래 비합법적인 방식으로 입국한 에리트레아와 수단 출신 사람들 5만 명이 이스라엘의 도시에 살고 있다. 이스라엘은 비공식적으로 그들의 추방을 유보하고 있지만 고위 관계자는 반복해서 그들을 강제 추방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3월 초 이스라엘 언론은 내무부 장관은 그와 같은 모든 '침입자'를 구금하고 잠잠해질 때까지
[그들을 수용할 것으로] 확인된 제3국으로 추방할 계획을 털어놨다.

수단과 에리트레아 사람들이 모국으로 돌아간다면 실질적 위험에 직면한다. 수단의 법에 따르면 이스라엘을 방문한 누구라도 10년 이상 수감될 위험에 직면한다. 그리고 수단 정부는 법원이 그 법을 적용할 것이라고 말해 왔다. 에리트레아의 무기한 병역을 기피한 데 대한 처벌과 연관된 거의 확실한 박해 때문에 전 세계 에리트레아 출신 망명 신청자의 90%는 어떤 형태로든 보호를 제공받는다. 몇 년 간 이스라엘은 에리트레아와 수단 사람들의 망명 신청 처리를 거부해 왔다. 2월 당국은 망명 신청 등록을 시작했지만 여전히 대개의 경우는 판결에까진 이르진 못했다.

심슨은 "이스라엘 정부는 그 자신의 대법원과 국제적 의무를 거부하는 대신 당국이 망명 신청자에 대한 심사를 진하는 동안 그들을 풀어주고 되돌아갔을 때 심각한 위험에 처할 그 누구라도 보호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Posted by 때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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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8일 10만 명의 조직ㆍ미조직 노동자, 시민, 학생이 서울광장에 모였다. "박근혜 정권 퇴진" 구호는 매우 자연스러웠다. 거친 겨울바람에 휘날리던 노동조합 깃발들은 미조직 노동자, 시민, 학생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렸다. 시위를 마친 대열은 삼성본관 앞과 동화면세점 앞 두 곳에서 거리 시위를 이어갔다. [사진 自由魂]

파업 복귀 절차, 경찰 수사와 징계 등이 남아있지만 철도파업이 오늘, 30일 사실상 끝났다.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과 민주당 박기춘 의원, 김명환 철도노조 위원장은 국토위 내 '철도산업발전소위원회' 설치와 철도파업 철회를 합의했다. 합의사항 전문은 아래와 같다(연합뉴스).

여야는 철도 산업발전 등 현안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합의한다.

1. 여야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산하에 철도산업발전 등 현안을 다룰 철도산업발전소위원회를 설치한다. 소위원회 구성은 여야 동수로 하며 소위원장은 새누리당이 맡는다.
2. 동 소위원회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 여·야 국토교통부, 철도공사, 철도노조, 민간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정책자문협의체를 구성한다.
3. 철도노조는 국회에서 철도발전소위원회를 구성하는 즉시 파업을 철회하고 현업에 복귀한다.

2013년 12월 30일
새누리당 국토위원 김무성 민주당 국토위원 박기춘
전국철도노동조합 위원장 김명환

이 합의사항은 애초 요구안에 비할 것도 없고 26일 실무교섭 요구안보다도 후퇴한 것이다. ▲수서발KTX 운영법인 설립 결정 철회 ▲수서발KTX 면허 발급 중단 ▲국회 국토위 산하 철도발전 소위 구성 중 첫 번째 요구안은 26일 실무교섭에서 이미 철회됐고 이번 합의에서는 두 번째 요구안도 철회돼 결국 세 번째 요구안만 받아들여진 것이다. 그런데 이는 수서발KTX의 분할이 결국 민영화 수순이라며 반대하던 철도노조 입장과 비교하면 완전한 후퇴에 가깝다.

게다가 박근혜정부는 대놓고 국회를 무시해 왔다. WTO 정부조달협정은 국회에 보고조차 않고 개정했다. 27일 국회 중재도 무시했었다. 이번 국회 내 여야와 철도노조의 합의가 지켜질 가능성은 매우 낮다. 더구나 노무현 정권 시절에도 2003년 4ㆍ20 노정합의는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무시됐다. 김대중-노무현-이명박 정권 시절을 잇는 투쟁 동안 이러한 후퇴가 조금씩 쌓여 지금에 이르렀다는 걸 고려하면 민영화 반대 투쟁을 다시 시작할 때 우리가 출발할 곳은 지금보다 더 불리한 장소가 될 것임을 분명히 알 수 있다.

조합원들이 파업에 단호하게 참여했던 것과 달리 강경한 정부 앞에 끊임없이 머뭇거리고 주저했던 민주노총 지도부가 결국 여기까지 후퇴한 것이다. 특히 28일 총파업 집회로 절정에 다다랐던 투쟁과 연대의 열기를 고려하면 아쉬울 수밖에 없다. 조합원들의 단호한 투쟁, 학생과 시민, 미조직 노동자의 확산되는 연대가 박근혜정부와 새누리당 지배집단 내 균열을 일으키고 있었기에 아쉬움은 더한다.

균열의 조짐을 보인 박근혜정부ㆍ새누리당

27일 금요일 밤, 국토부의 수서발KTX 운송 면허 발급을 즈음한 한 풍경을 살펴보자. 이날 JTBC 뉴스9은 마침 환노위 새누리당 간사 김성태 의원과 전화 인터뷰 중이었다. 전날 밤부터 새벽까지의 노사간 실무협상은 결렬로 끝났다(노조는 한사코 '결렬'은 아니라고 말했지만). 그날 낮 국회 환노위의 중재도 실패로 돌아간 상황에 정부는 수서발KTX 운송 면허 발급을 예고해놓은 상황이었다. 바로 그 인터뷰가 진행되던 상황에서 수서발KTX 면허 발급 속보가 떴다. 당황한 새누리당 의원은 망연자실 했다. 이 장면은 박근혜정부가 얼마나 위태로운 상황에 처해있는지, 즉 청와대가 지배집단 내에서도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한 채 강권력 만으로 통치를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조금 길지만 이 장면의 대화를 자세히 살펴보자
(JTBC 홈페이지에 있는 기사는 그 기묘한 대화의 순간을 적절히 담아내지 못해 직접 옮겼다).

손석희: 저희가 아직 확인은 못했는 데요. 아까 말씀하실 때 11시에 수서발KTX 자회사 설립을 위한 면허가 발급될 것이다 하는 것은 다른 언론에서 확인하신 겁니까? 아니면 다른 경로를 통해 들으셨습니까?
김성태: 새누리당 환노위 책임자로서 앞으로도 오늘 비록 환노위에서 철도 노사 중재가 불발에 끝났지만은 노사간의 중재의 노력은 계속돼야 된다고 봅니다. 그런 측면에서 국토교통부의 면허 발급, 야밤에 한다는 것은 중단되어졌으면 하는 그런 바람입니다.
손석희: 지금 저희가 뉴스속보 자막을 내고 있는데요. 수서발KTX 운송 면허 발급. 발급이 된겁니까 지금?
김성태: 아 …, 이건 정말 저희도 지금 확인이 안되는 건데.
손석희: 잠깐만요, 제가 저희 뉴스부조정실에 확인해보겠습니다. 발급이 돼서 이 속보를 넣은 겁니까? 네 발급이 됐다고 하네요.
김성태: 아 ….
손석희: 애초에 아까 말씀하신 대로 저는 오늘 밤 중이라고 말씀드렸고, 김성태 의원께서는 11시라고 말씀드렸는데요. 지금 시간은 9시14분 지나고 있고요. 이 시간에 이미 수서발KTX 운송 면허는 발급이 된 것으로 확인이 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뭐 더 어떻게 할 수가 없는, 국회로서는 그런 상황인 것 같고, 이건 뭐 노정간에 강하게 부딛칠 것 같은 그런 상황입니다. 또 12시까지 업무 복귀라고 했기 때문에 그 이후에 벌어지는 상황도 노조로서는 우려스러운 상황이 될 수도 있겠고 ….
김성태: 정말 극단적인 파국만은 좀 막아보자는 그런 일념으로 민주당이든 새누리당이든 이제 정치적 입장을 완전 배제하고 국회가 중재하자는 입장인데 이제 여지가 없어지는 거죠.
- JTBC 뉴스9 12월 27일

새누리당 국회의원 김성태의 당혹스러움이 느껴지는가? 오늘은 또 '원조 친박'이라고 불리우는 유승민이 "수서발 자회사 설립은 정책부터 잘못됐다"고 밝혔다는 뉴스가 나왔다. 철도노조의 단호한 투쟁, 국민적 지지의 확산이 지배집단 내에서 균열을 일으키고 있었던 것이다. 물론 유승민은 "타이밍이 지났다고 본다. 이미 (정부와 노조가) 서로 각을 세우고 있는 마당에 지금 이야기를 하면 총부리를 거꾸로 겨누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고 덧붙여 지금의 상황에서 지배집단 내 분열이 가진 위험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음을, 즉 현재의 위기가 분열을 강제하는 상황까지는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경향신문). 그러나 가능성은 충분히 있었다. 우리가 후퇴하거나 분열하지 않았다면.

의미심장한 조짐은 또 있었다. 오늘 한겨레는 1면에 '박근혜 정부 10개월, 중도층 이탈 두드러져'라는 기사를 실었다.

"12월 셋째 주 마지막 조사에서는 '잘못한다' 49%, '잘한다' 33%로 격차가 더 벌어졌다. 철도노조 파업에 대한 강경 대응이 이뤄진 때다."
- 한겨레 12월 30일 1면

박근혜정부의 강경 대응은 지배집단이 강하다는 증거도 아니었다. 강경책은 오히려 중도층까지 정부로부터 이반시키고 있었다. 이 경향이 계속되면 지배집단 내 균열이 가시화될 수도 있었다. 그러나 민주노총은 이런 기회를 스스로 버렸다. 민주노총 지도자들은 우리 운동이 "박근혜 정권 퇴진"을 가장 자연스럽게 표현하게 됐을 때, "대선 불복이냐?"는 새누리당과 정부의 되치기에 물러나기 여념 없었던 민주당에 우리 운명을 맡겨버린 것이다. 그 결과가 오늘의 합의다.

박근혜정부보다 우리의 약점이 더 컸다

끝끝내 정부가 "민영화는 아니다"고 내심과 다른 말을 해야 했던 것, 정부조달협정 개정에서 보이듯 대놓고 정부에게 무시당하던 국회가 나서야만 했던 것에서 우리는 그나마 위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안녕들하십니까'라고 서로의 안위를 물었던 대학생들이 손쉽게 도서관 의자로 돌아가진 않을 것이다. 오프라인에서의 활동을 계획하고 스스로 조직하기 시작한 네티즌들이 다시 온라인 잉여질에만 몰두하지도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투쟁은 여러모로 우리 운동의 약점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합의사항에서 알 수 있듯이 민주당은 민영화에 적극적으로 반대하지 않는다. 저들은 지금의 '파국'을 중단시키는 데만 관심있을 뿐, 민영화가 가져올 파국에 진지하게 관심을 쏟지 않는다. 민영화를 시작한 김대중-노무현 정부라는 원죄가 있기 때문 만은 아니다. 상층 부르주아지 일부와 중간계급을 기반으로 한 민주당은 새누리당과 마찬가지로 공공부문의 '비효율성'을 문제라고 생각한다. 노무현 정권에서의 공사화와 상ㆍ하 분리, 이후 KTX 여승무원 외주화 등 철도산업 전반을 지배하게 된 사기업의 이윤원리에 민주당은 반대하지 않는다.

노동계급 내 최상의 투사들이 민주노총을 건설했고, 그들 중 다수가 정치적 좌파였음에도 국가에 대한 정면 도전은 이들의 투쟁 수첩에 적혀있지 않았다
(특정 정파 출신임을 문제삼는 게 아니다). 파업 초기부터 정부는 타협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체포영장만으로 민주노총을 침탈했고 새누리당까지 포함된 국회의 중재안도 무시했다. 그럼에도 민주노총은 연대투쟁을 건설하지 않았다. 지지와 연대는 오직 우연에만 맡겨졌다. '안녕들하십니까' 대자보가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자 그 대자보에 묻어가려고만 했다. 22일 경찰의 민주노총 침탈 후 "저들의 합법은 우리의 불법"이라며 '불법투쟁'도 감수하겠다던 강경한 연설과 달리 28일 총파업 집회에서 민주노총은 공개적인 거리 투쟁을 조직하지 않았다. 아마 사전에 조율된 것이겠지만 산하 조직들의 개별 행동이 거리 투쟁을 이끌었다. 공식 무대에서 "거리로 나가자, 청와대로 가자"는 호소는 없었다. 집회에 참여한 사람들은 우왕좌왕 했다. 특히 다수의 미조직 노동자, 시민들은 어떤 공개적 지침도 없이 개별적 판단으로 움직여야만 했다. 단 한 번의 거리 시위가 우리에게 승리를 가져다주진 않지만 위력적인 거리 시위는 이후의 투쟁을 위한 훌륭한 밑거름이 될 수 있다. 경찰이 관광버스까지 동원해 전국의 경찰을 서울광장에 집중시켜 거리 시위를 막으려고 한 이유다. 그러나 민주노총은 이 기회를 사실상 대중의 자발성에만 맡겨뒀다.

지난 몇 년 간의 흐름과 다르지 않게 투쟁의 결정적 국면은 법적 공방으로, 사법부에 맡겨졌다. 수서발KTX 설립을 결정한 이사회의 적법성, 민주노총 침탈에 대한 민형사상 소송, 국토부 면허 발급 무효 소송 …. 법률과 사법부가 우리 편이 아님은 업무방해와 손배가압류와 같은 것들에서 이미 지겹도록 봐온 것이다. 최근 통상임금 소송에서도 사법부는 자신들의 계급적 성격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그럼에도 노동조합 지도부는 법적 공방에만 매달리고 있다. 사법부의 판단이 우리에게 유리하게 나온다면 다행이겠지만 그 반대인 경우 투쟁대열의 자신감은 급속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민주노총의 이러한 우유부단함이 노동조합 탓만도 아니다. 무엇보다도 정치적 대안을 건설할 세력의 부재가 컸다. 통합진보당ㆍ진보정의당ㆍ노동당은 이번 국회 합의에서 완전히 무시됐다. 통진당과 정의당은 국회의원이 있는 원내 정당임에도 말이다. 노동당은 박근혜정권 퇴진 투쟁을 공언했지만 현실적 힘은 지니지 못했다. 최소한 민주노총 내 의미있는 움직임을 이끌어낼 능력도 없었다. 소규모 좌파 그룹은 더 말할 것도 없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국회에서 무언가를 할 협소한 의미의 정치세력이 아니다. 거리와 의회의 정치를 잇고, 사무실과 공장의 연대를 만들어낼 정치세력이 필요하다.

이미 이번 기차는 떠나버렸다. 많은 것을 남겨두고 말이다. 다음 기차가 연착할 수는 있겠지만 우리 모두의 예상보다는 빨리 올 것이라고 기대한다.

※ 거리 시위에 관해
민주노총 지도부가 공개적으로 거리 시위를 호소하지 않은 것은 아마 법률적 책임 문제 때문일 것이다. 불법으로 규정돼 이후 이어질 법정공방은 노동조합 지도부로서 매우 불편하고 귀찮은 것일 수 있다. 그래서 꽤 오래전부터 실상 민주노총이 주도할 때조차 공식적으로 지도부는 법을 넘어선 거리 시위를 호소하지 않었다. 이러한 편의주의적 태도는 지도부가 받게될 법적 제재 이상으로 우리 대열을 혼란에 빠뜨리기 일쑤다. 28일에도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는 미조직 노동자, 학생, 시민들은 이미 노동조합 대열의 상당수가 빠져나가 휑해진 광장에서 우왕좌왕 했다. 트위터에선 정동 민주노총 사무실 앞으로 모여달라는 이야기가 퍼져 민주노총 대변인이 긴급하게 정정 소식을 알려야만 했다. 이 모든 게 조직을 지키기 위한 것이란 이유로 정당화된다. 그러나 1987년 대투쟁 이후 역사에서 노동조합ㆍ좌파 조직은 투쟁 속에서 성장했지 안정적인 일상 사업 속에서 성장한 게 아니다. 조직을 지키고 성장시키기 위해서라도 지도부는 가장 앞장서 투쟁을 지휘해야 한다.


※ 아래는 이번 합의에 관한 한 철도노조 조합원의 글. 페이스북 권영숙 선생 페이지에서 퍼왔다.
"이대로 접을 수는 없다, 과연 투쟁의 전망은 없는가? 더 싸우면서 전면파업을 결정하자!"

합의안 얘기는 길게 하지 않겠습니다. 수서발 KTX 주식회사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 말도 없는 합의안입니다. 합의안의 수준이 높고 낮음을 떠나 실체가 없는 뜬구름입니다. 새누리당이 위원장을 맡을 철도발전소위원회가 무엇을 할 수 있습니까? 예전에는 탄압의 주역들이었고 지금은 투쟁에 들러리 서다가 떡고물이라도 챙겨볼까 하는 민주당에게 무엇을 바랄 수 있습니까? 징계 문제는 합의소식이 발표되자 정부와 공사는 파업이 끝나도 법과 원칙대로 징계하겠다고 했습니다.

지도부는 투쟁의 전망이 없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복귀율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고추가 복귀자가 계속 생겨날 것 같다는 보고도 받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아직은 중추 대오가 살아 있습니다. 아시겠지만 운전분야 복귀율은 5%가 넘지 않습니다. 지금 지도부는 밀리는 흐름을 최대한 저지하고 다시 힘을 모을 생각은 전혀 안하고 아주 조급하게 아무런 알맹이 없는 합의(?)를 하고 복귀 결정을 내리고 있습니다.

과연 투쟁의 전망이 없습니까? 정부와 공사의 총공격 앞에 일부 대오가 복귀하고 대열이 흐트러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복귀율이 40%가 넘었습니까? 과반이 넘었습니까? 아닙니다. 지금 이대로 밀리면 상상할 수 없는 징계와 보복이 뒤따를 것입니다. 정부의 공격을 맞받아치면서 강력한 퇴각의 저지선을 치지 못하고 여야 정당들에 의해 이끌려 합의를 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힘이 부족해 밀릴 수도 있고 부족한 합의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철도노동자 전체가 최선을 다해보고, 할 만큼을 다해보고, 검토할 것은 다 검토하고, 미래를 준비하면서 질서정연하게 이루어져야 하는 것입니다.

민주노총 1월 9일 총파업이 있습니다. 그 총파업에 기대자는 것이 아닙니다. 사력을 다해 총파업을 추동해내고 그것으로도 정부가 물러서지 않으면 전면파업이라는 승부수를 던지자는 것입니다. 그렇게 최대한 밀어보고 전체적인 상황을 판단하면서 더 전진인지, 퇴각인지 결정하면 됩니다. 필공조합원들이 전면파업에 나섰을 때 받을 수 있는 처벌, 징계, 부담이 클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필공조합원들은 나설 수 있습니다. 지금도 그렇게 결의하는 조합원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 대오의 일부만이라도 결합하면 지금보다 몇십 배 더한 타격을 가할 수 있습니다. 노동자와 시민들의 연대는 줄지 않고 있습니다. 오늘 오전 합의 발표 이전에 전면을 결의하는 목소리는 커지고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동료 수백 명, 아니 수천 명이 해고를 당할 상황입니다. 필공조합원들은 분노하고 있고 안타까움에 부들부들 떨고 있습니다. 전체 철도노동자의 자존심을 짓밟고 우롱하고 철도노동자 죽이기 민영화를 밀어붙이는 정부의 막가파식 태도를 그 누가 참을 수 있겠습니까? 필공 조합원들을 다 아끼는 마음은 똑같습니다. 하지만 진정한 동료애는 당장의 고통을 덜어주는 것이 아니라 대의를 위해 싸우면서 함께 미래를 결정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더 투쟁할 수 있습니다. 조합원들이 결정합시다. 지부별 총회를 열고 판단합시다. 전면파업하면 전체가 싸울 수 있다는 결의를 하는 지부들도 있습니다. 조합원들이 지도부의 고민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지도부 결정이 항상 옳을 수는 없으며 올바르지 않은 결정은 조합원들이 바꾸어야 합니다.

지도부 마음대로 파업철회를 결정할 수는 없습니다. 이번 파업은 서로 대결의 수준이 가장 높습니다. 저들은 철도노동자들 앞에서가 아니라 전체 노동자들 앞에서 자신들의 힘을 과시하기로 맘을 먹었습니다. 그래서 모든 방법을 동원해 밀어붙이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도 수많은 노동자 민중의 연대에 힘입어 여기까지 왔습니다. 이런 싸움일수록 당장의 어려움만이 아니라 미래를 생각해야 하고 철도노동자만이 아니라 전체 노동자의 진심과 열의를 받아안아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조합원 동지들, 얘기합시다. 지금의 상황과 투쟁의 전망을. 조합원들의 판단과 결정없이 내려지는 일방적인 복귀명령을 무조건 받아들일 수는 없습니다. 토론과 총회, 전체 조합원들의 판단이 필요합니다. 지금 당장 힘들다고 여기서 이대로 끝낸다면, 정치인들의 말만 믿고 접는다면 민영화와 수서발 ktx설립은 굳어집니다. 지금 합의는 아예 합의를 하지 않는 것보다 못합니다. 국회발전소위원회는 우리의 의지가 담길 수 없으며 오히려 우리의 족쇄가 될 뿐이기 때문입니다.

최선을 다하고 그래도 힘이 부족하다면 깨끗이 졌다 인정합시다. 그리고 미래를 기약합시다. 그러나 지금은 아닙니다. 민주노총의 총파업을 조직해가고 그래도 물러서지 않는다면 전면파업이라는 승부수로 단 며칠이라도 우리의 힘을 총동원해야 합니다. 그런 기세와 결연함만이 우리의 조직력을 보존할 수 있으며, 투쟁한만큼의 성과도 쟁취해 낼 수 있습니다.

뒤로 물러서면 수십 년이 후퇴하는 절체절명의 파업. 아직 우리는 더 싸울 힘이 남아 있고 더 싸워야 합니다. 조합원 동지들의 생각과 의견을 말합시다. 흔들림없이 싸워왔던 우리 조합원들은 충분히 그럴 권리가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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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8일 서울광장에 모인 10만 명의 노동자는 단호하게 철도파업 지지를 선언했다. [사진 自由魂]

탑골공원에서 오후 2시에 열린 전교조의 사전집회부터 참여했다. 1000여 명의 조합원이 매우 좁은 장소에서 힘있게 사전집회를 진행. 참여한 전교조 조합원들의 열기는 매우 뜨거웠다. 사전집회 열기와 달리 서울광장까지 이동은 행진이 아닌 인도를 이용한 개별적 이동. 그러나 참여한 사람의 수가 있다보니 행진 아닌 행진. 산업은행 앞에서 대학생들의 '안녕들하십니까' 대열을 스쳐 지나가고 영풍문고 즈음부터는 건설노조의 연대파업 대열과 합쳐지면서 자연스럽게 거리행진으로 이어졌다.

30여분 쯤 지나 도착한 서울광장은 이미 집회에 참여한 사람들로 꽉차있었다. 족히 10만 명은 됐을 듯. 서울광장에서 서울시내로 향하는 도로마다 경찰의 차벽이 높게 서있었다. 경찰은 경찰버스가 모잘랐던지 관광버스까지 대절해 전국에서 모여들었다. 그러나 시위대는 위축되지 않았다. 가장 인상적인 대열은 건설노조.

집회가 중반쯤 지나면서부터 여러 노조가 이동을 시도했다. 사전에 중앙에서 계획된 것인지 각자의 의지인지는 모르겠으나 여러 방향으로 서울광장을 빠져나가 광화문을 향했다. 내가 향한 삼성 본관 앞 시위대에선 건설노조가 맨 앞을 차지하고 있었다.

전날 밤 정부는 이날 시위의 김을 빼기 위해 수서발KTX 법인 설립 면허를 발급했지만 시위대는 아랑곳 하지 않는 분위기였다. 김대중-노무현-이명박 정권 동안 여러번 정권 퇴진 구호가 나왔지만 이날처럼 자연스러웠던 적은 없는 것 같다. 정부가 강경한 상황에서 조직을 추슬리기 위해 일단 후퇴하자는 이야기가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에서 나오고 있었지만, 그리고 전날 철도노조와 민주노총의 태도에서 그러한 머뭇거림이 보였지만 조직된 노동자들의 태도는 자신감으로 충만했다. 그래서였을까. 내가 있던 곳에서 경찰은 해산 명령을 '4차'까지 발했다. 보통은 '3차 경고' 이후 강경진압을 해왔던 것과는 사뭇 달랐다. 개인적으로 '4차 해산 명령'은 처음 들어봤다.

결국 이 투쟁의 해답은 여기 있다. 조직 노동자를 어떻게 동원할 것인가. 학생과 미조직 노동자들은 이미 충분히 그들의 의지를 보였다. 이제 민주노총으로 대변되는 조직 노동자들의 의지에 따라 이 투쟁은 더 확산될 수도, 가라앉을 수도 있다. 사실 가장 앞장서야할 것은 좌파 정치세력이지만 지금 상황에선 우선 민주노총에게 기댈 수밖에 없다. 민주노총 내 좌파의 건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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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조계사에서 만난 박태만 철도노조 수석부위원장(왼쪽)과 최연혜 코레일 사장. [한겨레]

"기관사는 오히려 파업인원이 늘어나고 있다. 정부가 … 계속 탄압하려 하면
더 강도 높은 투쟁으로 전환할 수밖에 없으며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백성곤 철도노조 홍보팀장, 경향신문 12월 26일 6면

28일 시위에 대한 호응이 확산되면서 우파는 조금씩 분열되고 있다. 지만원이 박근혜를 버렸다는 주장이야 웃고 넘어갈 수 있지만 조선일보의 불만은 허투로 다룰 것은 아니다. 정부가 한사코 "민영화는 아니다"고 거짓부렁을 늘어놓자 조선일보는 "민영화는 안 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하다 보니 정부가 뭔가 떳떳하지 못한 일을 하려다가 물러선 게 아닌가 하는 인상마저 주고 있다"며 정부의 태도에 불만을 드러냈다. "정부가 노조 기세에 밀려 '민영화는 아니다'고 변명하는 사이 앞으로 공기업 민영화는 입도 뻥긋 못하게 돼 버렸다"는 것이다(조선일보 12월 24일 A35).

그렇다고 박근혜 정부가 탄압의 고삐를 놓지는 않을 것 같다. 해프닝으로 끝나버렸지만 전교조 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은 그 단초를 보여준다. 22일 진압작전의 무능력을 확인하고도 경찰은 당당하다. 정부와 경찰은 21일이 아닌 22일 일요일 진압작전을 실시함으로써 정부의 권위와 힘을 월요일 아침 언론을 통해서 스펙타클하게 보여주고자 했다. 이러한 시도, 즉 자신의 힘을 과시하려는 노력은 28일에도 다시 한 번 재개될 듯싶다. 왜냐면 경제의 회생이 아득한 상황에서 부르주아들이 양보할 여유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일부 정책의 후퇴 혹은 임금인상, 노동조건의 개선 그 어떤 것에도 저들의 양보는 치명적 후퇴가 될 뿐이다. 조계사를 찾아 박태만 수석부위원장을 만난 최연혜 코레일 사장의 마뜩찮은 표정에서 양보는 전혀 없음을 미뤄 짐작할 수 있다. 게다가 최연혜 사장이 수석부위원장과 만난 지 30여 분 만에 현오석 부총리(기획재정부 장관)는 "정부는 투쟁에 밀려서 국민 혈세를 낭비시키는 협상은 결코 하지 않겠다"며 "타협을 통해서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고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다
(한겨레). 강경책은 우파가 잡은 유일한, 하지만 썪었을 가능성이 높은 동아줄이다.

그럼 이런 정부와의 대치를 철도노조는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대중적 지지에도 불구하고 철도노조와 박근혜 정부의 대리전 양상은 계속되고 있다. 민주노총은 경찰의 강공에 총파업을 선언했지만 이것이 실질적인 총파업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의문이다. 철도노조의 상황도 어렵다. 조합원들의 적극적인 참여에도 불구하고 산개투쟁을 펼치고 있기에 노조 지도부는 조합원과 분리돼 고립돼 있다. 산개투쟁은 조합원이 투쟁의 자신감을 지도부에 전달하는 걸 쉽지 않게 만든다. 한편 이러한 거리는 조합원이 지도부를 투쟁의 대열 속에 통제하는 걸 어렵게 만들기도 한다.

투쟁하는 평조합원과 분리된 노조 지도부는 조합원의 단결된 힘보다는 정치권ㆍ시민단체ㆍ종교계 등의 '중재'에 더 매력을 느끼기 쉽다. 수석부위원장이 조계사에 들어가 얼굴을 드러내고 26일 전격적으로 최연혜 사장과 만나게 된 것은 정부와의 대리전에 대한 부담감의 표현일 수 있다. 22일 경찰이 민주노총을 침탈한 후 사라졌던 김명환 위원장이 26일 저녁 다시 민주노총 사무실에 있음을 공식적으로 밝힌 것도 이런 불안감을 크게 한다. 한 번 침탈한 사무실을 다시 또 침탈하지 않을까. 결국 시민ㆍ사회 단체 또는 종교계가 어떤 '중재안'을 내놓았고 이 때문에 흔들리는 것은 아닐까? 물론 아직까지는 정부의 강경한 입장 때문에 중재안이 쉽게 제시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연합뉴스). 노조 지도부도 아직까지는 파업을 계속하겠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있다. 김명환 위원장은 26일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파업은 멈추지 않는다. 우리 요구는 변함이 없다. 김대중 정부 때부터 시도된 민영화에 반대하며 우리에겐 일종의 신념이 되어 있다. 그런데 이번엔 시민들도 지지하고, 예전처럼 돌만 던지진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한겨레). 김 위원장은 27일 오전 어떤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겨레나 경향은 모종의 타협이 가능한 것처럼 말한다. 그런데 이 경우 타협은 패배일 뿐이다. 2004년 철도파업 당시 공사화는 정부와 노조가 한발씩 양보한 것처럼 비췄지만 결국 민영화를 위한 정부의 일보 전진이었고 우리에겐 일보 후퇴였다. 현재 철도노조가 요구하고 있는 ▲수서발 KTX운영법인 설립 결정 철회 ▲수서발 KTX 운영법인 면허 발급 중단 ▲국회 교통위 산하에 철도발전을 위한 소위 구성 ▲사회적 논의기구 구성 ▲고소고발과 직위해제 등 노조탄압 중단 다섯 항에서 앞의 두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뒤의 세 요구가 100% 이뤄진다고 해도 우리에겐 명백한 후퇴가 될 것이다.

결국 적당한 타협은 우파에게 진열을 재정비할 여유를 주고 우리의 기세는 꺾는 악수가 될 수 있다. 투쟁ㆍ파업이라는 것은 노조 지도부가 원할 때면 언제나 불을 지필 수 있는 라이터가 아니다. 백성곤 철도노조 홍보팀장의 말대로 "더 강도 높은 투쟁으로 전환"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우리는 박근혜에게 배워야 한다.

"적당히 타협하면 미래 없다."

※2013년 12월 27일 오전 9시30분 수정

철도 노사는 26일 오후 4시30분부터 27일 오전 8시까지 실무교섭을 진행했다. 노조는 위에 제시한 다섯 개 요구 중 첫째 요구를 철회한 것으로 보인다. 철도노조의 실무교섭 보고에 의하면 노조 측 요구안은 이렇다.

①철도노사는 국민의 철도민영화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켜야한다는 것에 인식을 같이한다.
②이를 위해 수서고속철도 면허 발급을 중단하고, 철도산업의 공공적 발전방안 마련을 위하여 노사민정이 참여하는 사회적 논의기구를 구성한다.
③철도산업의 공공적 발전방안 마련을 위하여 국회 국토교통위 산하에 소위원회 설치를 촉구한다.
④금번 파업과 관련하여 고소고발 등을 취하한다.
[12/26 보고] 노사 실무교섭 보고, 정책실

요구 ①은 의미 없는 수사에 불과하다. 핵심은 ②와 ③이다. 여기에 수서발KTX 운영법인 설립 결정 취소 요구는 빠져있다. ②의 요구는 현재의 상태, 면허 발급이 아직 이뤄지지 않은 상태를 유지한 채 사회적 논의기구를 통해 합의안을 도출하자는 것이다. 김명환 철도노조 위원장도 27일 오전 "정부가 수서발KTX 법인 면허 발급을 중단하고 철도 발전방안에 대해 사회적 논의에 나서겠다면 우리도 파업을 중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발표했다(연합뉴스). 이것은 현 상태의 유지를 요구하는 것 뿐이다. 파업이 19일 째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요구안은 명백한 후퇴다. 정부와 코레일이 마음먹는다면 이런 정도는 일단 받아들일 수도 있다. 눈치 보다가 잠잠해질 때 법인 설립 면허를 발급할 수 있다. 이른바 사회적 논의기구가 반발할 수 있지만 일단 설립돼 운영이 시작되면 투쟁의 동력을 현재 만큼 끌어내기는 쉽지 않다. 즉 정부가 지금보다 조금이라도 요령이 있다면 욕 한 번 먹고 얼마든지 자신의 뜻을 강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측은 여전히 강경하다. 정확히는 정부의 뜻일 게다. 코레일 측 안은 이미 이사회에서 설립 결정돼 면허 발급을 앞두고 있는 수서발KTX 자회사를 기정 사실로 전제하고 있다. "수서고속철도주식회사의 공공성 확보방안과 철도산업발전방안은 노사민정이 참여하는 사회적 논의 기구를 구성한다"는 것은 수사에 불과하다. 경쟁 체제 도입은 불가피한 낭비와 비효율을 초래할 뿐 아니라 사적 기업의 원리를 공기업에 강제하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공공성 확보'를 위한 '사회적 논의기구 구성'은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꼼수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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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1.07 15:06

부메랑이 된 긴축정책 쟁점/12 OccupyWorld2012.11.07 15:06

6일부터 48시간 파업에 들어간 그리스 노동자들. [중앙일보/연합뉴스/AP]

그리스, 운명의 날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가 세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오늘(7일), 또 하나의 중요한 표결이 지구 반대편에서 진행됩니다. 그리스가 구제금융을 받기 위한 긴축안에 대한 표결이 바로 그것입니다. 유럽연합ㆍ유럽중앙은행(ECB)ㆍ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이하 트로이카) 구제금융을 받기 위한 추가 긴축안의 핵심은 정부 지출을 135억 유로(약 18조9000억원) 삭감하는 것입니다. 이는 그리스 국내총생산(GDP)의 4.5%에 달하는 규모죠. 트로이카는 이 긴축안이 통과되어야만 지급이 중단됐던 315억 유로(약 44조1000억원)의 구제금융을 제공할 예정입니다.

긴축이 통과될 경우 연금은 5~25% 삭감될 것입니다. 정년도 65세에서 67세로 연장됩니다. 공공부문 노동자의 월급과 해고자에 대한 보상금도 삭감됩니다. 아동지원비 지금 대상도 연 1800유로(약 2500만원) 미만 소득 가정으로 축소될 계획입니다.

안도니스 사마라스 총리는 "긴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이달 15일 이후 조국의 미래를 예측할 수 없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노동자와 청년들은 강력히 반발하고 있습니다. 노동자들은 6일부터 48시간 총파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교사ㆍ간호사ㆍ공무원 등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파업이 줄을 잇고 있고 항공 관제사의 파업으로 항공기 운항도 일부 마비됐습니다.

노동자들의 저항으로 연립정부도 흔들리고 있습니다. 연정에 참여한 세 개 정당 중 16개 의석을 갖고 있는 민주좌파당은 반대표를 던지기로 결정했습니다. 민주좌파당을 빼도 연정의 의석수는 과반인 151석을 넘는 158석이긴 합니다. 하지만 또다른 연정 참여 정당인 사회당 의원도 긴축 반대를 선언 했습니다. 이로 인해 긴축안 통과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지난 총선에서 원내 제2 당으로 부상한 시리자(Syriza)는 4일 긴축 반대 입장을 다시 확인하며 총선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중앙일보] 구제금융 vs 국가부도 … 그리스 운명의 날(링크)
●[참세상] 그리스 긴축 표결 앞두고 48시간 총파업(링크)


지난 3월 유로존의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를 비롯한 유로존 지도자들은 스페인 위기설에 대해 "그리스와는 다르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재정위기는 계속되고 있고 그에 따른 긴축정책 등 모든 면에서 그리스를 닮아가고 있다. 물론 스페인 만은 아니다. 남부 유럽 전체가 그렇다. 왼쪽의 9월 말 스페인 시위 당시 부상당한 시민의 모습과 오른쪽의 4월 그리스에서 경찰 폭력에 의해 다친 시민의 모습이 놀라울 정도로 똑같다.

프랑스, 되돌아온 긴축

프랑스에서도 긴축은 최대의 정치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IMF는 프랑스도 "스페인ㆍ이탈리아와 같은 정도의 노동ㆍ서비스 시장 개혁을 추진하지 않으면 경제 상황이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5일 발표한 연례보고서에서 경고했습니다.

국가경쟁력위원회 위원장인 루이 갈루아는 소득세 삭감과 노동 유연성 강화를 핵심 내용으로 담은 산업경쟁력 강화방안 보고서를 정부에 제출했습니다.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EADS)의 회장을 지낸 갈루아 위원장은 "쇠락하는 기업 경쟁력을 되돌리기 위해서는 충격적인 대책이 있어야 한다"고 말해 그의 보고서가 '기업 살리기'에 방점이 찍혀있음을 분명히 했습니다.

갈루아 보고서는 5월 당선된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이 취해왔던 정책을 거스르고 있습니다. 올랑드는 취임 직후인 6월 최저임금 2% 인상, 연 100만 유로(약 14억원) 이상 고소득자 최고세율을 75%로 인상한 바 있습니다. 부가가치세 인상도 중단시켰었죠.

친기업적인 갈루아 보고서가 정부에 의해 채택되는 것은 아마 예정된 일이었을 것입니다 올랑드 대통령은 재정적자를 GDP의 4.5%에서 3%로 줄이기 위해 올해보다 300억 유로(약 42조원) 축소된 규모의 긴축 예산을 이미 의회에 제출했습니다. 그는 9월 9일 "이는 신념에 의한 행동"이라는 점을 밝혀 울며 겨자 먹기식 결정이 아님을 분명히 했죠.

부자와 기업들에 대한 감세와 재정지출 감축은 정부의 노동자ㆍ서민에 대한 지원이 축소되고 반대로 세금 부담은 늘어날 것임을 뜻합니다. 200억 유로(약 28조원) 규모의 감세로 인한 세수 부족은 부가가치세의 인상으로 메울 예정입니다. 중앙일보는 정부가 받아들인 갈루아 보고서가 전임 우파 대통령인 니콜라 사르코지의 개혁안을 상당 부분 포함하고 있다며 "올랑드 '사르코지 스타일'로 경제 살리기"라며 조롱하고 있죠.

●[조선일보] IMF "스페인처럼 안되려면 佛도 노동개혁하라"(링크)
●[중앙일보] 올랑드 '사르코지 스타일'로 경제 살리기(링크)
●[이코노미인사이트] 올랑드의 긴축, 그 잔혹한 배반의 결말은?(링크)


11월 14일 유럽 총파업 포스터. 'huelga' 'grève' 'strike' 등 '파업'을 뜻하는 각 나라의 단어로 유럽 지도를 그렸다. [European Strike 페이스북]

부메랑, 유럽 총파업

긴축에 반대한 행동이 유럽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남부 유럽의 네 개 나라, 스페인ㆍ포르투갈ㆍ이탈리아ㆍ그리스의 좌파와 노동조합이 주축이 돼 11월 14일 유럽 총파업을 준비하고 있죠.

9월 말 스페인에서 의회를 둘러싸려던 6000명 규모의 상대적으로 적은 규모의 시위가 있었죠. 이 시위는 경찰의 잔혹한 탄압으로 스페인 시민의 공분을 샀고 곧이어 이에 대한 항의는 스페인 전역은 물론 유럽 전체로 확산 됐습니다. 그리스와 스페인에서, 또 이탈리아에서 다르지 않았던 경찰의 폭력은 단지 결과였을 뿐입니다. 인민의 뜻에 정면으로 거스르는 긴축안을 강행하기 위해서는 사실상 경찰 폭력 외에 정부가 기댈 곳이 없지요.

14일 총파업을 준비하는 이들은 이 총파업을 끝이 아니라 시작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국의 다함께가 속해 있는 국제사회주의 경향(IST)은 5일 발표한 성명에서 "14일 파업이 그 자체로 목적이 돼서는 안 된다"며 이번 파업이 "부문별 파업, 점거, 봉쇄와 전투적 시위와 같은 앞으로의 투쟁을 위한 도약대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번 총파업이 유럽을 당장 어떤 다른 세계로 변화시키진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아이슬란드에서 그랬듯이 점점 더 다른 세계, 다른 삶에 대한 대중의 열망과 상상력이 커져가고 있음은 틀림 없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경제민주화'가 대통령 선거의 중요한 쟁점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주요한 세 후보 모두 경제민주화를 내세우고 있죠. 우리는 이들의 공약에 부자와 기업에 대한 증세, 복지의 확대, 경제정책에 대한 민주적 참여가 포함돼 있는지 살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 자신의 행동이 중요합니다. 프랑스 올랑드 대통령의 행보는 중요한 교훈을 줍니다. 비록 우리의 손으로 뽑은 대통령이라고 할지라도 우리가 행동하지 않으면 어느새 기업과 부자들을 위한 정책을 펼치기 마련입니다. 한국에서도 좌파가 지금까지의 지리멸렬을 이겨내고 다시 활발하게 움직일 수 있길 기대해봅니다.

●[참세상] 11월 14일 유럽 공동 총파업 분위기 활활(링크)
●[레프트21] 유럽 공동총파업은 투쟁의 도약대가 돼야 한다(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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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가 들어선지 3개월. 실망하기에 이른 시간일 수도 있지만 프랑스 인민도 긴축정책에 대한 저항에 나서고 있다. 9월 30일 프랑스 좌파전선의 긴축정책 항의 시위. [페이스북]

9월 25일 스페인 시민 6000명이 의회봉쇄를 시도했을 때 사태가 이토록 커지리라고는 예상 못했었습니다. 긴축에 반대하는 시위대에 맞서 경찰은 상상 이상의 폭력을 휘둘렀고 많은 이들이 다쳤습니다. 반응은 즉각적이었습니다. 평온하던 스페인에 갑작스럽게 튀어나온 하나의 시위가 아니었기 때문이죠. 이미 지난해부터 분노한 사람들(인디그나도스 los indignados)의 항의가 나라 전체를 가득 메우고 있었습니다. 여름에는 광부들이 영웅적인 투쟁으로 시민들의 환영을 받으며 마드리드에 입성했었죠.


벼랑 끝에 선 마드리드: S25→S29
9월 25일부터 29일까지 스페인에서의 저항과 경찰 폭력을 담은 다큐멘터리. [globaluprising.org]

29일까지 이어진 항의 시위는 스페인을 넘어 프랑스, 이탈리아, 영국 등의 나라에까지 확산됐습니다. 이토록 손쉽게 저항이 유럽 전역을 흔들며 세계화 할 수 있었던 것은 유럽의 인민이 겪고 있는 문제가 같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바로 '긴축'입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각 나라의 정부들은 자국의 은행을 구제하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투입했죠. 이는 결국 정부재정의 부실로 이어졌습니다. '복지' 때문에 정부재정이 위기에 처했다는 것은 새빨간 거짓말이죠. 정부부채 규모가 2007년을 전후해서 급등했다는 게 이를 간접적으로 증명합니다. 마르크스주의 정치경제학을 공부하고 있는 heesang님은 지난해 블로그에 적은 짧은 글에서 이를 지적했었죠.

"지금 (내 생각에는) 극복되고 있는 이 위기는 채권자들의 위기이다. 이 위기를 넘어서면 시민들의 위기가 시작된다. 미국 정치인들은 재정지출은 줄이되 세금은 늘리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탈리아는 연대세라는 이름으로 일종의 부유세를 신설했는데, 그런 점에서 유럽의 사정은 더 나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감세와 민영화와 정부지출 축소는 여전히 신자유주의의 전위이고, 긴축의 부담은 고스란히 노동자 계급의 몫일 것이다. 자본이 낳은 위기를 국가가 떠안았으며, 다시 이제 자본은 이를 본격적으로 일반 시민들에게 떠넘기려한다. 그런 점에서 긴축 정책에 반대하는 그리스 시민의 투쟁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긴축의 시대와 채권자의 승리ㆍ링크)

민간 부문의 부실을 떠안은 정부는 대규모 긴축으로 손실을 만회하려 하고 있죠. 유럽에서 EU와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는 구제금융 무기로 각 나라에 긴축정책을 강요하고 있죠. 그리스에서 저 세 개의 기구가 트로이카로 불리며 분노의 촛점이 되는 이유입니다. 불안하게도 이러한 구도는 외국에 대한 증오를 불러일으키며 민족주의와 인종주의를 부추기고 있기도 합니다. 아직은 다행스럽게도 좌파 운동의 강력한 성장이 이를 저지하고 있습니다.

선거에서의 노골적인 개입도 주저하지 않았던 트로이카의 협박에도 그리스 인민은 투쟁을 이어나갔습니다. 정부를 구성하지 못해 몇 차례 반복된 총선에서도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의 지지는 꾸준히 성장했습니다. 지난달 말 스페인에서 긴축에 맞선 투쟁이 분출했을 때 그리스에서도 어김없이 저항이 폭발했습니다.

그리스 인민은 9월 26일 다시 총파업 공세에 나섰습니다. 전력 노동자들은 투쟁을 더 강력하게 확대할 것을 요구하며 48시간 파업 반복을 선언했습니다. 재무부 노동자는 이틀 더 파업을 벌였죠
(다시 총파업 공세에 나선 노동자들ㆍ레프트21). 10월 4일 조선소 노동자는 국방부로 쳐들어갔고 농부 수백 명은 트렉터로 공항 봉쇄를 시도했습니다. 이들 모두의 요구는 긴축정책의 중단이었습니다(스페인 수십만 긴축 반대ㆍ참세상).

지난달 말 투쟁을 앞장섰던 스페인의 공공부문 노동자들은 6일에도 시위를 벌였습니다. 분노한 인민의 항의에도 스페인 정부는 9월 27일 390억 유로 규모의 긴축을 결정하는 등 노동자 계급에게 고통을 전가하는 정책을 계속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스페인 노동조합 연맹들은 11월 14일 파업을 준비하고 있죠
(스페인 수십만 긴축 반대ㆍ참세상).

유럽 뿐 아니라 남미와 북미에서 저항은 확산되고 있습니다. 캐나다 퀘벡 학생들은 등록금 인상에 맞선 투쟁에서 승리를 거뒀습니다. 승리 이후에도 무상교육을 위한 투쟁을 계속해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칠레에서도 무상교육을 위한 학생들의 투쟁이 1년 넘게 계속되고 있습니다
(다시 점화된 칠레 학생시위 "교육은 권리다"ㆍ참세상). 올 초 경찰의 폭력적 진압에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갔던 미국의 오큐파이 운동도 다시 기지개를 펴고 있습니다. InterOccpy.net을 만들어 세계적 운동을 연결하고 협력하며 조직하는 것(Connect, Collaborate, Organize)을 모토로 다양한 연대를 펼치고 있습니다. 이들 뿐 아니라 다양한 활동가들이 10월 13일 전 세계 공동 냄비시위, 매월 22일 공동행동 등을 제안하고 준비하고 있죠(OccupyWallst.org, interoccupy.net).

더해가는 경제 위기, 정확히는 위기의 대가를 노동자에게 전가하는 지배자들의 태도가 더 노골적으로 되면서 이에 맞선 저항도 더 활기를 띠고 있습니다. 한국은 경제와 정치적 상황 모두에서 다른 나라들과 같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 모두가 같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고 있다는 현실 때문에 우리도 결국 저들과 다르지 않은 문제를 겪으리라는 것은 너무도 분명한 사실입니다. 한겨레에 따르면 내년 정부 예산안에서 복지 지출 비중이 2005년 이후 처음으로 줄어들었다고 합니다
(복지시대 역주행ㆍ한겨레). 워낙에 부족한 복지이기에 실상 그리 큰 영향이 없어 보이죠.

기업들도 정부와 크게 다르지 않으리란게 문제입니다. 아직은 불분명하지만 부문별로 희망퇴직과 정리해고의 칼바람 조짐도 있습니다. 가장 불안한 곳은 건설업계죠. 정말 거의 마지막 한올까지 끊어버린 듯한 부동산 규제에도 주택시장은 요지부동입니다. 문제는 상업시설과 사무실입니다. 과잉공급으로 서울시내 중심가의 최신 건물에도 빈 사무실을 곧잘 찾아볼 수 있습니다. 용산 재개발은 난항을 겪고 있으니 예외로 치더라도 상암디지털미디어시티와 종로1가 등 대규모 개발지들이 기대 만큼의 수익을 만들어낼 지는 의문입니다.

위기가 어떻게 진행될 지 예측하는 것은 부질없을 겁니다. 2008년 촛불시위와 같은 갑작스러운 저항이 터져나올 수도 있죠. 지난해 희망버스의 놀라운 성공처럼 말입니다. 이에 대비할 때 만이 좌파는 물결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의 시대를 열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참고한 기사와 글
[참세상] 스페인 56개 도시 수십만 긴축 반대
[참세상] 다시 점화된 칠레 학생시위 "교육은 권리다"
[레프트21] 다시 총파업 공세에 나선 그리스 노동자들
[한겨레] 복지시대 역주행 … 내년 예산안 복지비중 첫 감소
[SocialandMaterial.net] 긴축의 시대와 채권자의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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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딸이 함께하는 피켓팅, 과거와 현재 [CTU 페이스북]

9월 10일 시카고 시내에는 붉은 티셔츠를 입은 교사들의 물결로 가득 찼습니다. 학생 성적과 연동한 교원평가제 도입, 고용안정 후퇴, 수업일수 연장 등 교육에 기업원리를 도입하려는 개혁에 반대해 2만5000명의 교사들이 파업에 들어간 것입니다. 25년 만의 일이죠. 시카고교원노조 CTU(the Chicago Teachers Union)의 이번 파업은 현지시간으로 12일까지 계속되고 있습니다. 교원평가제를 둘러싼 협상에 진척이 없어 파업이 계속될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합니다.

이번 파업은 미국의 대선에 미묘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교원노조는 전통적으로 민주당을 지지해 왔기 때문이죠. 하지만 현재 CTU가 반대하는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바로 미국 민주당입니다. 교원평가제 도입과 교육의 기업화 개혁을 주도하고 있는 람 이매뉴얼 시카고 시장은 '오바마의 남자'로 불리는 사람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초대 백악관 비서실장을 지냈죠. 바로 그가 민주당의 전통적인 지지세력의 이해에 반하는 정책을 주도하고 있는 것입니다.

미국 민주당의 이런 교육정책을 공화당이 굳이 반대할리 없을 것입니다. 노무현 정권 시절 한나라당이 한미FTA 추진을 칭찬했던 것처럼 말입니다. 실제로 밋 롬니 공화당 대통령 후보는 "교원노조가 학생들을 볼모로 자신의 이익을 주장하고 있다"고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ABC뉴스는 롬니의 런닝메이트인 폴 라이언이 "이매뉴얼 … 시장의 오늘 입장은 옳았다"며 "교육개혁은 초당파적 이슈"라고 이매뉴얼 시장을 지지하는 뜻을 밝혔다고 10일 보도했습니다.

단지 시카고 만의 문제가 아닌 것은 같은 교육정책이 전국적으로 추진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 시카고 교육감인 아른 던컨은 오바마 정권의 교육부 장관으로 현재 시카고에서 추진되고 있는 것과 같은 정책을 미국 전역에서 실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워싱톤포스트'는 "교원평가제는 2009년 오바마 행정부가 추진해온 일련의 교육개혁 프로그램 중 하나로 보스톤ㆍ클리블랜드ㆍ로스앤젤레스 등 다른 대도시 지역에서도 교사들의 반발이 크다"고 지적했죠.

민주당과 공화당, 주요 언론들이 교사들의 파업을 비난하고 나설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었습니다. 이런 점에서는 미국도 한국과 마찬가지네요. 같은 미국 언론을 받아써서일까요 중앙일보는 물론이고 한겨레에서도 "이날 파업으로 거의 40만 명에 이르는 초ㆍ중ㆍ고 학생들이 학교를 갈 수 없게 되자 맞벌이 부부들은 곤욕을 치렀다"고 보도했습니다.

물론 파업이 시작되면 누군가 불편을 겪겠죠.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단지 교사들 '만'의 파업이 아니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좋은 교육은 아이들을 시험하고, 교사를 모욕하고, 학교를 닫는 전략으로 만들지 못한다" CTU를 지지하는 부모들 [OWS 홈페이지]

'오큐파이 시카고 트리뷴'에 의하면 이번 파업은 교육 민영화에 반대해온 지난 몇 년간의 지역 공동체 활동의 일부입니다. 공식적인 노조지도부로부터 독립적인 평교사 모임 CORE(Cacus of Rank-and File Educators)가 2010년 노조 내 선거에서 CTU의 지도적 위치를 차지하는 데는 지역 학부모와 학생들의 지지가 큰 역할을 했습니다. 디에트 고등학교 학생들은 다른 16개 주 학생들을 따라 학교 내 인종차별적 대우에 대해 조사해달라는 청원을 교육부에 제출했고, 오는 20일에는 워싱톤을 향해 '프리돔 라이더(1960년대 미국 남부의 인종차별적 정책에 항의하기 위해 전국적으로 진행된 운동.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시위대는 버스를 타고 남부로 모여들었고 이들을 '프리돔 라이더'라고 불렀습니다.)' 운동을 시작할 것이라고 합니다. '사회정의 고등학교(2001년 지역 빈민공동체의 파업과 투쟁으로 2005년 론데일의 리틀 빌리지에 개교한 학교)' 학생들은 학교의 해체(아마 '폐교'를 뜻하는 듯)를 막기 위한 연좌시위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즉 CORE와 CTU는 "더 나은 공교육을 위해 투쟁하는 지역 공동체 그룹의 일원"일 뿐입니다.

쟁점이 되는 교원평가제를 시카고의 사회적 상황에 놓고 보면 이러한 정책이 의미하는 바가 뚜렷해집니다. 시카고 학생 40만 명 중 80%가 빈곤층입니다. 가난 때문에 시카고 고등학생 중 60% 만이 학업을 마칠 수 있습니다. 미국 평균 졸업률은 75%이죠. 부모의 실업과 가난, 공교육에 대한 지원의 축소와 같은 것은 개선할 생각 없이 학생의 성적에 연동해 교사를 평가하겠다는 것은 공교육을 더욱 축소시키고 교사의 수를 줄이겠다는 의도로 보입니다. 앞에서 얘기한 사회정의 고등학교 해체와 같은 공공교육의 축소와 이어지는 일이죠.

가디언은 보수 양당으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는 교원노조의 위태로운 모습을 "알카에다와 바이러스 사이 중간에 위치한 혐오스러운 대상"이라고 묘사했죠. 그는 이렇게 묻습니다.

"공립학교가 형편없어진 원인이 불공평한 재산세제나 무책임한 학교 이사진, 빈곤과 실업, 마약경제, 가정 불안 등이 될 수 없는 것인가?"

다른 모든 원인을 제쳐두고 교사들 만 탓하는 게 한국과 그리 다르지 않은 미국의 현실입니다. 결국 가디언의 칼럼은 이런 상황을 변화시킬 것은 오바마나 민주당이 아니라고 지적합니다.

10일 시작한 파업이 12일까지 사흘 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꽤 긴 기간 미국 민주당에 정치적으로 메여 있던 노동조합이 행동에 나선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보입니다. 물론 지난해 위스콘신에서의 투쟁이 있었지만 위스콘신 주정부는 공화당이 차지하고 있었죠. 달라진 상황이 노동조합을 움직이고 있습니다. 게다가 '오큐파이 시카고 트리뷴'이 말하 듯 이번 투쟁은 이미 꽤 오래전부터 사실상 예고된 것으로 봐야 합니다. 지역 공동체와의 연대, 공동활동이 파업에 나설 용기를 줬다고 할 수 있겠죠.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종종 한국 교육을 칭찬해 왔습니다. 보통은 한국의 '교육열'을 칭찬했던 것으로 이해됐죠. 하지만 지금의 상황을 놓고 보면 그가 부러웠던 것은 기업원리 도입에 적극적인 한국의 교육정책이었던가 봅니다. 교원평가제는 한국이 앞서 도입한 정책이죠. 한국의 자립형학교 정책은 미국의 차터스쿨로부터 배워온 것이죠. 교육에 기업원리의 도입하는 정책을 서로 배우며 고무하는 한국과 미국이기에 시카고 교사 노동자들의 파업이 남의 일로만 느껴지진 않습니다.

곧 있으면 '오큐파이 월스트리트' 운동이 시작된지 1년이 됩니다. 시카고 교사 노동자들의 파업은 오큐파이 운동의 가장 성대한 기념식으로 기록될 것입니다.


●참고한 기사
[참세상] 미국 교사 3만 명 파업 … 보수 양당 체제에 물음표
[프레시안] 시카고 교사 25년만의 총파업, 그 '불편한 진실'
[한겨레] 시카고 교사 25년만에 파업 … 오바마 재선 발목 잡나
[Occupied Chicago Tribune] Seeing Red: Chicago Teachers Elevate Anti-Privatization Fight to National Level
[WBEZ91.5] Veteran teachers out at Social Justice High Sch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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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30일, 36살의 쌍용차 해고자 한명이 자신이 살던 임대아파트 에서 몸을 던졌습니다. 스물두 번째. 2009년 쌍용차 정리해고 이후 목숨을 잃은 사람의 수가 22로 또 하나 늘어났습니다.

● [프레시안] 쌍용차 해고자 또 투신자살 … 정리해고 후 22번째(링크)

부모가 없고 혼자 살았던 고인의 사정 때문에 그는 몸을 던진 후 하루가 지나서야 발견됐습니다. 그렇게 잊혀져가던 그는 스스로 목숨을 끊고서야 세상에 자신의 존재를 알렸습니다. 그리고 또 잊혀지고 있습니다.

또 하나의 죽음이 그리스를 뒤흔들고 있습니다. 은퇴한 후 연금을 받아 생활을 이어가던 77세의 노인 드미트리 크리스토울라스는 4월 4일 아테네 국회의사당 인근의 신타그마 광장에서 지니고 있던 권총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그리스 국민이 칼라시니코프를 잡는다면 그와 나란히 설 것"이라는 그는 자신의 나이가 너무 많기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 만이 "존엄한 삶을 지키는 유일한 방법처럼 보인다"고 마지막 남긴 메모에 적고 있습니다.

"The Tsolakoglou government has annihilated all traces for my survival, which was based on a very dignified pension that I alone paid for 35 years with no help from the state. And since my advanced age does not allow me a way of dynamically reacting (although if a fellow Greek were to grab a Kalashnikov, I would be right behind him), I see no other solution than this dignified end to my life, so I don’t find myself fishing through garbage cans for my sustenance. I believe that young people with no future, will one day take up arms and hang the traitors of this country at Syntagma square, just like the Italians did to Mussolini in 1945."
"'트라코글로우' 정부는 내 생존을 위한 모든 연줄을 끊었다. 국가로부터 그 어떤 도움도 없이 내 스스로 35년간 지불하며 만들어온 나의 존엄한 자리를 말이다. 나는 이제 강력하게 항의하기엔 나이가 너무 많다(물론 비슷한 처지의 그리스 국민이 칼라시니코프를 잡는다면 나는 그와 나란히 설 것이다). 생존을 위해 쓰레기 더미를 뒤져야 하는 내 자신의 모습을 볼 수는 없기에, 내 생명을 스스로 끊는 것만이 존엄한 삶을 지키는 유일한 방법처럼 보인다. 1945년 무솔리니에 반대해 이탈리아인들이 일어난 것처럼, 어느날 무장을 하고 일어나 이 나라의 배신자들을 교수대로 보내는 것 외에 젊은이들에게 어떠한 미래도 없는 것처럼 보인다."

- 4월 4일 그리스 아테네 신타그마 광장에서 자살한 77세 노인의 유서 일부
※ 원문은 페이스북에서 구했습니다. 실력이 부족해 의역을 했으니, 원문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트라코글로우'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이 그리스를 점령했을 때 괴뢰정부의 수상이었던 사람입니다. 아마도 이 노인은 구제금융을 이유로 강력한 긴축정책을 요구한 트로이카(유럽연합ㆍ유럽중앙은행ㆍIMF)에 굴복한 루카스 파파데모스 총리를 트라코글로우와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 [프레시안] 그리스 77세 약사의 공개 자살 '충격'(링크)

2008년만해도 그리스의 자살률은 인구 10만명당 2.5명으로 유럽에서 가장 낮았습니다. 하지만 경제위기는 그리스 국민을 죽음의 길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2011년 1~5월 사이 자살률은 2010년 같은 기간보다 40% 증가했습니다(서울신문ㆍ링크).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이탈리아에서도 그리스와 마찬가지로 많은 사람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습니다. 3월 29일에는 4개월간 월급을 못 받은 28세의 건설노동자가 이탈리아 베로나의 시청사 앞에서 분신자살을 시도했습니다. BBC는 "이탈리아 언론에 경제난으로 인한 자살 기사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문화일보ㆍ링크). 숫자로 표현되는 경제위기의 지표들은 살아있는 인간의 존엄한 삶을 지워가고 있는 것입니다.

쌍용차 해고 노동자의 스물두 번째 죽음 소식을 들은 홍세화 선생은 "먹먹했다, 아니 막막했다"고 말합니다.

침묵을 강요함으로써 죄를 은폐하는 시대가 있었습니다. 청와대의 민간인 사찰 스캔들은 그 시대의 악몽을 떠오르게 합니다. 그들이 그러한 의지를 지니고 있다고 해서 시대를 거슬러갈 수는 없을 것입니다. 우리는 너무나 많은 통로들을 통해 이야기를 쏟아내고 있으니까요.

홍세화 선생이 스물두 번째 고인의 소식을 듣고 파울 첼란의 시를 떠올린 것은 그 때문일 것입니다.

어떤 이야기가,
그것이
너무 많이 이야기된 것이므로,
거의 일종의 죄악이라면,
그것은 어떤 시대인가?

파울 첼란의 시는 브레히트의 시를 인용 변형한 것입니다. 브레히트는 이렇게 말했었죠.

나무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세상에 널려 있는 참혹함에 대한 침묵이므로
거의 일종의 죄악이라면
그것은 어떤 시대인가?

브레히트가 아니라 파울 첼란의 시를 인용한 것은 우리가 너무 많은 이야기들을 너무 쉽게 흘려보내는 것과 같은 죄악을 떠올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 홍세화 선생은 이렇게 글을 이어갑니다.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의 죽음이 정권과 자본권력에 의한 살인이라는 주장은 결코 틀리지 않다. 그러나 우리들 자신이 여기에 어떻게 연루되어 있는지를 말하지 않는 한, 다시 말해 '별일 없이' 살아가는 우리 자신에게 유죄선고를 내리지 않는 한 우리는 언제나 주장에서 멈출 뿐, 분노에서 멈출 뿐, 배제된 이들의 죽음을 멈추게 하지 못할 것이다."
● [사랑과 혁명의 정치신문 R] 홍세화 "어떤 희망이 이 절망을 위로하랴"(링크)

스스로에게 유죄를 선고하는 용기는 범상한 우리들이 쉽게 갖기 어렵습니다. 우리는 스스로에게 유죄를 선고하기보다 용서받기를 먼저 청하곤 합니다. 우리의 죄를 대신해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예수의 신화에 그토록 많은 사람이 쉽게 감화되는 이유일 것입니다.

저는 이 신화(십자가의 대속)에서 죄의 용서보다, 사람의 아들로서 예수가 자신의 죄를 인정하는 형식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테리 이글턴은 "문자 그대로의 죽음이든 상징적 죽음이든 간에 철저한 자기포기 만이 변화된 삶의 출현을 가능케 하는 유일한 조건"임을 보여준 게 이 신화의 교훈이라고 주장합니다(2010년 9월 6일 고려대 강연ㆍ링크). 십자가의 신화가 봉기(부활)의 신화로 이어지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살아남은 자의 임무는 복잡하고 모순적이기까지 합니다. 성경의 경우와 같이 우리의 너무 많은 이야기가 오히려 그 의미를 바래게 하는 것은 아닌지 되물어야 합니다. 기억하고, 상기하고, 전파하는 것이 자신을 그 죄로부터 떼어놓으려는 시도는 아닌지 반성해야 합니다.

사파티스타민족해방군(EZLN)의 마르코스 부사령관은 "우리의 말이 우리의 무기"라고 말했죠. 그러나 이는 행동하는 사람 만이 할 수 있는 말입니다. 반성은 사고의 형식이 아닙니다. 반성의 말은 무엇보다 행동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5월 1일은 전 세계 노동자들의 날입니다. 8시간 노동제를 위한 투쟁으로 시작된 이날, 오큐파이 운동은 전 세계 노동자ㆍ청년ㆍ여성ㆍ이주민ㆍ소수민족ㆍLGBTㆍ예술가들의 총파업을 제안했습니다(6 Ways to Get Ready for the May 1st GENERAL STRIKEㆍ링크). 권총으로 자살한 77세의 그리스 노인도 다른 이들이 칼라시니코프를 든다면 그에 따르겠다고 말했습니다. 젊은이들에게는 봉기하는 것 만이 유일하게 가능한 미래라고 전하고 있죠.

민주노총을 비판하는 '말'로만은 부족합니다. 우리 스스로 만들지 않으면서 타인을 탓하는 말은 자신을 반성의 대상으로부터 제외하는 일입니다. 노동조합에 속하지 않은 개인이 파업에 참여한다는 것은 어려울 것입니다. 하지만 이날 하루 만은 휴가를 내든, 결근을 하든 모두가 거리로 나와 희망을 말했으면 좋겠습니다.

Posted by 때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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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나이지리아는 1월 9일부터 파업 중입니다. 정부의 유류보조금 축소로 기름 값이 크게 오르기 때문입니다. 나이지리아는 아프리카 최대의 산유국입니다. 하지만 정유시설이 없어 해외에서 기름을 수입해야 합니다. 석유 시추 시설에서는 노동자에 대한 가혹한 착취와 폭력이 자행되고, 주변 지역에서는 (석유 시추로 인한) 심각한 환경오염으로 삶의 터전이 파괴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선 세스 토보크먼의 책 '나는 왜 저항하는가'에 간략히 언급됩니다.

어쨌든 이 나이지리아에서 정부의 유류보조금 축소 때문에 9일 총파업이 벌어졌습니다. 아프리카 최대 규모인 400만명의 조합원을 지닌 나이지리아노동자협의회(NLC: the Nigerian Labor Congress)의 호소로 시작된 총파업이 이틀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연합뉴스 보도에 의하면 3~6명의 희생자가 났다고 합니다. 시위대 중 일부는 '나이지리아를 점령하라'는 티셔츠를 입고 있기도 했답니다.

OWS 홈페이지에는 1월 7일 나이지리아의 9일 총파업을 알리는 글과 함께 연대를 호소하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죠. '점령하라' 운동은 단지 발전된 자본주의 국가인 미국에만 국한된 문제는 아닙니다. OWS가 이집트와 스페인에서 배웠 듯이, 아프리카는 미국의 투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 [연합뉴스] 나이지리아서 이틀째 반정부 노조 파업(링크)
● [OWS] 나이지리아 1월 총파업 … 연대에 동참해주십시오(링크)


2. 1925년 1월 15일 마틴 루터 킹 주니어가 태어납니다. '나에겐 꿈이 있습니다'라는 연설은 모르는 사람이 없죠. 그의 '비폭력 저항' 정신을 잇고 있는 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 운동(이하 OWS)은 마틴 루터 킹 목사가 태어난 1월 15일 오후 7시 세계 모든 곳에서 함께 촛불시위를 열자고 제안했습니다.

OWS는 '비폭력 직접 행동'을 그 원칙으로 삼고 있습니다. 찬성하는 편에서든 반대하는 편에서든 '비폭력 저항'을 유화적인, 급진적이지 않은 항의의 일종으로 생각하곤 합니다. 하지만 비폭력 저항 운동의 원칙은 가장 단호하고 강력하게 이 체제의 폭력적 본질에 저항하는 원칙입니다.

안타까운 건 '나에겐 꿈이 있습니다'라는 연설 이후 킹 목사의 변화가 주목받지 못하는 현실입니다. 말년의 말콤 X의 변화와 마찬가지로 말입니다. 1968년 4월 4일, 마틴 루터 킹 목사는 청소 노동자 파업에 연대하기 위해 멤피스에 방문했다가 살해당합니다.

● [OWS] 1월 15일 세계 전역에서 단결을 위한 촛불을 밝힙시다(링크)

Posted by 때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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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선거다 뭐다 국내 정치가 정신없이 돌아가는 와중에 회사 일도 바빠 한동안 못갔었죠. 오랜만에 OccupyWallst.org에 들어갔더니 무척 멋진 포스터가 올라와있더군요.



Occupy Oakland는 10월 26일 총회에서 11월 2일 총파업을 호소할 것을 결정하고 행동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총파업 호소 결의안 투표에는 1607명이 참여해 1484명이 찬성, 77명이 기권, 46명이 반대에 표를 던졌습니다. 오클랜드시 규모가 어느정도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리 많은 수가 이 투표에 참여하진 않았죠. 보통 노동조합에서 쟁의행위 찬반투표 시 투표율 자체가 찬성률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걸 고려하면 무척 높은 찬성률입니다. 그만큼 점령하라 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오클랜드 시민의 결의가 대단하다는 거겠죠. 오클랜드의 점령자들은 1%의 탐욕을 중단시키고 오클랜드시를 해방시키겠다는 용기로 가득한 듯 보입니다.

특히 이 소식을 전하는 글의 마지막 문구가 멋집니다.

"The whole world is watching Oakland. Let’s show them what is possible."
"전 세계가 오클랜드를 보고 있다. 그들에게 무엇이 가능한지 보여주자."(링크)

우리의 시야가 잠시 멀어져있던 순간에도 미국의 점령하라 운동은 급진적 전진을 계속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OccupyWallst.org 홈페이지 오른편에는 크게 "the only solution is World Revolution"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습니다. 초창기에는 없었던 거죠.

정말 유일하게 가능한 해결책은 'Revolution'인지도 모릅니다. 아니면 소리 없는 죽음이던가요. 오늘 레디앙에는 2008년 미국의 금융위기로부터 현재의 그리스 위기까지 사태가 어떻게 진행되어왔는지를 추적한 기사가 실렸습니다. 골드만삭스와 IMFㆍ유럽은행 등이 1% 부자의 탐욕으로 일어난 경제위기의 고통을 그리스의 평범한 인민에게 전가하는 과정을 읽다보면 울분이 솟습니다. 글을 읽던 중 문득 더 읽어내려가지 못하고 멈춰야만 했던 부분이 있습니다.

[구제금융의 조건으로 강력한 긴축정책이 추진되는] 이러한 상황에서 자살율과 범죄율을 폭증하는 것은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캠브리지 대학 사회학과 데이비드 스터클러 교수진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아일랜스와 스페인 그리고 그리스 등지에서 자살율이 지난 몇 년 동안 폭증했고, 그 가운데 그리스의 경우는 올해 들어 16%나 증가했다. 이 연구에 참여했던 파블로스 티마스 교수는 “사람들이 매우 극적이고 폭력적인 방식으로 자살을 택하고 있는데, 그것은 아마도 그들이 자살을 일종의 선언으로 해석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들은 자신들이 얼마나 고통 받고 있는지, 그리고 이 와중에 얼마나 절망하고 있는지를 보여주기 위해 이와 같은 극단적인 방식을 택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파국은 어떤 모습으로 오고 있나? 신희영, 레디앙

우리에게 그리 낯선 모습은 아닙니다. 1997년 경제위기 이후 우리의 모습, 지금까지도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 지금 그리스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리스에서 만은 아니죠. 전 세계적으로 부자들의 탐욕과 실수로 인한 책임을 가난한 이들에게 전가하려는 1%의 노력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에 맞서는 99%의 행동은 아직은 미약해보입니다. 하지만 미국에서 타오른 작은 불꽃은 아직 꺼지지 않고 진화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건 없지만 마음으로나마 응원을 보내는 것은 그들이 처한 문제가 우리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10월 22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Occupy Seoul 집회에는 한국인 뿐 아니라 미국, 독일, 스페인에서 온 젊은이도 참가했다. 이들은 한국에 오기 전까지는 서로 모르던 사이였다고 한다. 10월 15일 대한문 앞 Occupy 집회에 참석해 알게 된 후 22일에도 함께 참여하게 됐다. [사진=自由魂]

Posted by 때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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