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쟁점 (123)
자유롭지 못한…
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 운동(이하 OWS)은 핵심 목표에서 뿐 아니라 운동의 방식에서도 저항운동이 오랫동안 잊고 있던 중요한 원칙들을 재발견해주었습니다. 권위의 민주적 수립, 참여의 확대, 계급ㆍ인종ㆍ성을 넘나드는 연대 등이 그것입니다. 아프리카계 미국인, 여성, LGBTQ와의 연대는 계급 내 분열을 극복하고 진정한 단결을 이뤄내기 위해 필수적인 과제입니다. 운동이 시작될 때 주류 언론이 이 운동을 백인 중산층 대학 졸업 실업자들의 운동으로 폄훼했기 때문에 이러한 과제는 더욱 절실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이 운동의 참여자들은 대출을 갚지 못해 집을 잃은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자기 집 되찾기' 운동에 적극 연대하고, 오클랜드에서 노동조합 투쟁에 지지와 지원을 보내고, 여성과 LGBTQ에게 더 안전한 점령하라 ..
새해가 시작된 지 닷새가 지났네요. 지난해 마지막 날,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강력한 이란 제재 방안이 포함된 국방수권법(NDAA: the National Defense Authorization Act)에 서명했습니다. 미 국방수권법의 발효는 이란의 핵 개발을 둘러싸고 중동지역의 긴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 법은 이란 중앙은행과 거래하는 어떤 경제 주체도 미국의 금융기관과 거래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금융시장에서 미국의 위상을 고려할 때 사실상 이란산 원유 금수조치인 것이죠. 한국 정부는 이란산 원유 수급에 차질을 빗지 않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미국의 이 법이 국제법 위에 올라섰다며 공식적인 반대 의견을 밝혔습니다('中외교부, 美 국방수권법에 반대 표명' 연합뉴스ㆍ링크)..
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 홈페이지에서는 2012년을 맞아 지난 한 해를 되돌아보는 글 '2011: 반란의 해'를 올렸습니다. 점령하라 운동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글을 제 마음대로 옮겨봅니다. 2011년은 빈곤, 억압, 폭력에 기초한 지속불가능한 글로벌 시스템의 종식을 시작한 혁명의 해로 기억될 것입니다. 아랍의 수십여 나라에서 인민은 붕괴한 경제와 억압적 체제에 맞서 봉기해 독재자를 쓰러뜨리고 세계적 행동을 고무했죠. 긴축정책, 노동자의 권리를 약화시키려는 시도에 대한 대중적인 불만은 그리스ㆍ아이슬랜드ㆍ스페인ㆍ포르투갈ㆍ이탈리아ㆍ영국, 칠레, 위스콘신 등 세계 곳곳에서 수백만 명을 거리로 불러냈습니다. 한여름, '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 운동은 7월 14일 'occupywallst.org' 도메인을 등록하고 조..
한미FTA 비준 무효 촛불문화제가 매일 열리고 있습니다. 12월 10일 토요일에도 열릴 예정이죠. 우리가 FTA에 반대해 거리로 나설 때 월스트리트의 점령운동은 월가에 빼앗긴 집(모기지를 갚지 못해 압류당한 집; 모기지 대출을 증권화 한 복잡한 금융공학적 변형 과정 때문에 압류된 집의 소유권이 '은행'에 있음을 법률적으로 증명하기 힘들게 됐죠.) 점령하기에 나섰습니다. 물론 이 운동은 2008년 이후 약탈적 대출에 항의하며 빈민가를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이 운동이 점령하라 운동과 다시 만나 99%의 안정된 주거를 위한 운동으로 재탄생하고 있는 겁니다(링크). 나날이 새로운 면모를 보이며 진화해가는 점령하라(Occupy) 운동이 12월 10일 세계인권선언 기념일을 맞아 다시 한 번 국제적인 공동행..
국토해양부는 오늘(12월 7일) '주택시장 정상화 및 서민주거안정 지원방안'을 발표했습니다. 정부의 이번 부동산대책 핵심은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폐지, '강남 3구'의 투기과열지구 지정 해제입니다. ● [연합뉴스] 양도세 중과 폐지ㆍ강남 투기과열지구 해제(링크) 두 채 이상의 주택을 보유한 사람이 주택을 거래할 때 양도차익의 60%까지 과세를 하는 양도세 중과는 2005년부터 시행되었습니다. 하지만 주택시장 침체를 이유로 2009년부터 유예되고 있습니다. 이 유예조치는 내년 말 끝날 예정이었죠. 정부는 형식만 남은 양도세 중과를 이번에 아예 폐지한 것입니다. 다주택 보유자의 주택거래를 활성화시켜 부동산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어보겠다는 의도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미 유예되고 있던 처지라 이번 조치로 지..
11월 22일 이집트 타흐리르 광장의 시위대가 진압군이 발사한 최루탄을 들어 던지고 있다. [the Atlantic/Reuters/Amr Abdallah Dalsh] 오늘(28일) 이집트에서는 무바라크 독재가 종식된 후 첫 선거가 열립니다. 하원 498명, 상원 390명의 의원을 뽑는 내년 3월까지 진행될 기나긴 선거의 시작입니다. 민주주의의 쟁취를 기뻐하고 그 권리를 향유해야 할 이집트 인민에게 오늘의 선거가 그리 반갑지만은 않습니다. 군부독재의 종료와 민주적 정권 이양을 요구하며 18일 시작된 저항이 열흘 넘게 이어지며 40여 명의 사망자 등 수 많은 희생자를 낳고 있기 때문이죠. 최고군사위원회(SCAF)가 장악한 정권은 민주적 권리 확대에 있어서 불철저할 뿐 아니라 되레 무바라크 독재 종식을 위해 ..
22일 한미FTA 비준안의 국회 통과에 분노한 시민들이 거리로 나섰습니다. 당일 5000여 명의 시민들이 여의도 국회 앞과 명동 곳곳에서 경찰과 충돌하며 시위를 벌인데 이어 23일에는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 1만5000여 명의 시민이 모여 "비준 무효" "이명박 퇴진"을 외치며 분노를 표현했습니다. 한 시민은 여의도 국회는 1%만을 위한 곳이라며 "여기가 99%의 국회다. 총사퇴! 조기총선!"이라는 팻말을 만들어 오기도 했습니다. 민주노동당의 정당연설회로 열린 서울광장의 시위에는 이정희 의원, 김선동 의원, 정봉주 전 의원 등이 연사로 나서 큰 호응을 얻기도 했습니다. 특히 이정희 의원의 인기는 상상 이상이더군요. 참가자들이 "이정희"를 연호해서 진행이 늦어지기까지 했으니까요. 연사들 중 가장 재밌는 발..
이집트 군부의 '신(新)헌법 기본원칙'에 대한 반발로 18일 시작된 시위가 날로 격화되고 있다. 군경은 고무총탄과 최루가스를 사용하고 이로 인해 100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집트 과도정부는 22일 내각 총 사퇴로 이 위기를 넘겨보고자 하지만 몸통인 '군부'가 분노의 초점이 되는 상황에서 시위가 쉽게 가라앉지는 않을 듯 하다. [http://www.stern.de] 2월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의 독재를 종식시킨 이집트 인민이 다시 거리에 나서고 있습니다. 저항은 18일부터 시작되어 계속되고 있습니다. 수천 명의 사람들이 "우리는 최고사령관의 종말을 원한다" "군부는 물러나고 시민들에 의한 의회로 대치돼야 한다"고 요구하며 단호하게 저항하고 있죠. 군부정권의 종식과 민주화를 요구하는 이집트 인민..
지난 주 뉴욕 경찰의 주코티 공원 해산은 끓는 물에 기름을 부은 격이었습니다. 10월 말 오클랜드에서 경찰의 폭력적 진압이 11월 2일 도시 총파업을 불러일이켰 듯, 뉴욕 경찰의 점거운동 해산은 17일 거대한 항의를 불러일으켰습니다. - 3만명 이상의 사람이(뉴욕경찰에 의하면 3만2500명) 행진했습니다. 이들은 노동자, 학생 등 다양한 99%의 사람들입니다. - 미국과 전 세계의 30 곳 이상의 도시에서 이날 저항 행동에 동참했습니다. - 99% 운동 탄생 두 달을 기념해(11월 17일은 9월 17일 첫 점령이 있은 지 두달이 되는 날입니다) 브루클린 다리에서 축제를 열었습니다. - 비폭력 시민 불복종 운동에 참여한 수백명의 사람들이 뉴욕 증권 거래소의 모든 출입구를 봉쇄했습니다. - 사회적 정의를 위..
한미FTA를 반대하는 주장에서 멕시코의 사례를 근거로 드는 것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아마도 몇년 전 방영한 KBS 프로그램의 영향인 듯 싶어요. 그러나 근거의 제시는 정확해야 합니다다. 어설피 "NAFTA 이후 멕시코인의 90%가 빈민으로 전락했다"는 것과 같은 믿기 어려운 주장을 펴면 반격 당하기 딱 쉽죠. 오늘 낮 찾은 몇 가지 통계를 먼저 보여드리고 제 생각을 말씀드리겠습니다. 1. 2000년대 후반 지니계수 - OECD 평균 : 0.31 - 한국 : 0.32 - 멕시코 : 0.48(칠레에 이어 2위) ※ 198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후반까지 지니계수는 OECD 평균 0.3% 증가, 멕시코는 0.2% 증가 => OECD 평균보다는 덜 악화됐으나 소득분배가 악화됐음을 보여줍니다. ● [So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