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저항 (21)
자유롭지 못한…
'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 시위대가 미국 뉴욕 주코티 공원에서 자고 있는 모습. [Eduardo Munoz/Reuters] "월스트리트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는 사람들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 수많은 영세사업자가 신용카드에 의존해 장사를 꾸려나가고 있는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신용카드 이자율이 8%에서 28%로 뛰었다. … 이 때문에 상당수 영세 사업자가 문을 닫았다. … [이와 대조적으로] 은행에 대해선 (당국이) 자본 확충을 하지 않고도 부실자산을 처리할 수 있도록 해줬다." - 중앙일보 10월 5일 14면(링크) 헤지펀드계의 거물 조지 소로스의 말입니다. 소로스 뿐 아닙니다. 워런 버핏은 자신과 같은 부자들에게 더 많은 세금을 걷으라고 제안했죠. 오바마 정부가 추진하는 부자 증세안은 ..
런던 소요와 관련해 영국 사회주의노동자당(SWP)이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영국은 노회한 자본주의 국가로 프랑스에서와 같은 격렬한 소요와 시위, 반란은 불가능하리라고 보통 여겨졌었죠. 축구 훌리건들의 난동을 제외하곤 말입니다. 그러나 세계화된 경제는 노동자 계급의 반란에 있어서 국가간 차이를 없애고 있습니다. 2005년 프랑스에서와 같은 일이 영국 런던에서, 그리고 맨체스터를 비롯한 지방 산업도시로 확산되고 있는 것입니다. 분명 반복되는 듯 하지만 그것은 조금 다르게 진행되고 있음을 여기서 알 수 있죠. 부정형적인, 목표를 가지지 못한 이번 반란에 영국의 좌파가 그 정치적 대안으로 부상할 수 있을 것인가. 이들의 건투를 빕니다. '레프트21'이 번역한 SWP의 성명을 아래 링크로 대체합니다. ● 영국을 휩..
2010년 10월 14일 사르코지 대통령의 연금개혁에 반대하는 시위에 나선 프랑스 고등학생. 정부의 긴축정책에 항의하는 젊은이들의 물결이 스페인을 뒤덮고 있습니다. 노동조합과 젊은이들은 광장에 캠프를 만들어 반란을 이어가고 있죠. 아랍의 불꽃이 이베리아 반도로 옮겨붙은 듯 합니다. 지난해 10월 프랑스에서도 거대한 반란의 물결이 일었었죠. 연금개혁에 반대하는 노동조합과 청년들의 반란으로 프랑스는 거의 한 달간 마비됐었습니다. 같은달 34쪽의 얇은 책이 나왔습니다. 프랑스에서만 200만부가 팔린 이책은 다른 나라들에서도 연이어 번역 출간되면서 올해의 반란을 예고한 듯 합니다. 93세의 노(老) 레지스탕스 스테판 에셀의 '분노하라'가 그 책입니다. 분노하라 스테판 에셀 지음|임희근 옮김|돌베개 그는 젊은날 ..
예멘 '분노의 날' 예멘의 수도 사나에서 열린 반정부 시위에 참가한 한 남성이 1일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경향신문, 사나=AP연합뉴스] 2006년 여름 쌍용자동차 파업 이후 자살한 이가 14명이 됐습니다. 신차를 발표하며 새로운 도약을 다짐하는 쌍용자동차. 하지만 해고자와 무급휴직자에겐 고통만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쌍용자동차만의 문제는 아니죠. 지난해 한겨레 보도에 의하면 인구 10만명 당 자살로 사망한 사람은 2001년 14.4명에서 2009년 31명으로 급격히 상승하고 있습니다. 고통스러운 현실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전셋값과 식료품 가격이 급등하면서 평범한 노동자의 삶을 무섭게 위협하고 있습니다. 구제역 사태는 가뜩이나 위기에 몰려있던 (..
리비아 동북부 토브룩시의 한 광장에서 22일(현지시간) 시위대와 군인들이 함께 무아마르 카다피를 비난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현재 토브룩을 비롯한 리비아 동부 지역은 반정부 시위대와 카다피에게 등을 돌린 군인들에 의해 대부분 장악됐다. [중앙일보, 토브룩 로이터=뉴시스] 카다피는 유엔에서 제일 길게 연설한 기록(4시간29분)을 갖고 있죠. 이 기록은 기네스북에도 올라있습니다. 그런 그가 어제(22일) 리비아 인민들에게 독기와 분노로 가득찬 협박을 75분간 TV를 통해 쏟아냈습니다. "마지막 피 한 방울이 스러질 때까지 싸울 것"이라고 전의를 다지는 그는 연설 내내 저항하는 인민을 "환각 유발 약물을 복용한 자들" "더러운 쥐들" "수염난 남자들(이슬람 근본주의자를 뜻하는 말)" "바퀴벌레"라고 비난했습..
[이대근 칼럼] 우리는 조용히 죽어가고 있다(링크) 만약 20대라면 실업자일 가능성이 높고, 중년이라 해도 비정규직이기 쉬우며 큰 병에 걸리면 가정이 파탄나고, 늙는 것은 곧 가난해지는 것을 의미하는 사회에서 가난한 여자가 구원받는 길은 재벌2세의 여자가 되는 것이라는 환상을 퍼뜨리는 한 세상은 쉬 변하지 않을 것이다. 먹는 밥의 한 숟가락, 하루 중 단 몇 분, 번 돈과 노동의 일부라도 세상을 바꾸는 데 쓰지 않으면 죽음의 행진을 막을 수 없다. 내가 돈과 시간을 내지 못한다면 다른 사람도 못한다. 내가 그렇게 못할 사정이 있다면, 다른 사람도 사정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가 할 수 있다면, 다른 사람도 할 수 있다. 그래도 하지 않겠다면 죽음의 공포가 연탄가스처럼 스며드는 이 조용한 사회에..
2월 8일(현지시간) 이집트 수도 카이로의 타흐리르 광장에서 와엘 고님(왼쪽)이 시위대에 둘러싸여 연설하고 있다. 구글의 중동ㆍ북아프리카 마케팅 책임자인 고님은 지난달 27일 시위 중 경찰에 붙잡혔다가 7일 석방된 뒤 이집트 민주화 시위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8일 타흐리르 광장의 연단에 선 고님은 "나는 영웅이 아니다. 이 자리에 있는 당신들이 영웅"이라고 말하고 "이념과 정파를 초월해 모두 한마음으로 이집트를 위해 싸우자"고 외쳤다. [중앙일보 카이로 로이터=뉴시스] ● 뉴욕타임스 "2주 만에 가장 많은 인파" 소강 상태로 접어들리라는 예상을 뒤엎고 8일과 9일 연이어 최대 규모의 시위가 이집트를 뒤흔들었습니다. AP 추산 25만명, 뉴욕타임스는 "2주 만에 가장 많은 인파", BBC는 "시위가 시작된..
무바라크 '상징적 장례식' |이집트 반정부 시위대들이 6일 수도 카이로의 타흐리르 광장에서 아랍어로 '나가라' '애도하지 않는다' 등을 적은 천을 들고 독재자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에 대한 상징적 장례식을 벌이고 있다. 카이로=AP연합뉴스 술레이만과 무슬림형제단의 타협(이집트 정부ㆍ야권 '개헌委 구성' 합의 링크)으로 이집트 혁명이 한 고비를 넘는 듯 합니다. 이 타협이 가능할지, 타협이 성사된다고 해서 분노한 대중을 만족시킬 수 있을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진행되는 상황은 한국의 1987년과 비슷해보입니다. 그렇지만 이집트 내 정치적 대안세력의 현 상황은 지금의 타협을 어렵게 할 가능성이 크죠. 월러스틴("제2차 아랍 봉기 최대 피해자는 미국" 링크)의 지적 처럼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는 세속적 자유..
"무바라크 타도"라고 적힌 푯말을 들고있는 이집트 소녀. [AP=연합뉴스] 튀니지에 이어 이집트를 뒤흔드는 아랍 봉기에 대해 월러스틴이 논평을 내놨습니다. 그는 이번 시위와 파업을 1916년 오스만트루크 제국에 저항한 샤리프 후세인 빈 알리의 봉기를 잇는 2차 아랍 봉기라고 부릅니다. 월러스틴의 글은 한 청년의 분신으로부터 시작된 이번 시위가 어떻게 지네 엘 아비디네 벤 알리 튀니지 대통령을 쫓아낼 수 있었느지에 대한 분석으로부터 시작합니다. 그리고 현재 상황에서 가장 큰 관심을 모으는 두 가지에 대한 분석과 전망을 내놓습니다. 첫 번째는 이집트 국내에서의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이고 두번째는 이번 봉기가 세계 체제의 권력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국내 상황은 복잡합니다. 그것은 지금 상..
이집트 @중앙일보 연합뉴스 튀니지에서 시작한 저항의 물결이 이집트를 뒤엎고 있습니다. 내 코가 석잔데 머나먼 나라의 이야기까지 신경쓸 여유가 있을까 싶을 때도 있어요. 사람들을 열광시켰던 시위와 파업도 시간이 지나고 나면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일 때도 많죠. 최악의 경우는 이란 혁명 처럼 혁명의 열매가 급진 이슬람주의자들에게 떨어지기도 하죠. 그럼에도 언제나 억압과 착취에 저항하는 시위와 파업은 큰 희망을 줍니다. 특히 지난해부터 이어져온 여러 투쟁들은 어떤 하나의 연관을 보여주고 있으니까요. 2008년 그 정체를 뚜렷이 드러낸 현재의 경제위기가 여전히 출구를 찾지 못한다는 데서 이 투쟁들의 중요성이 두드러집니다. 그리스와 프랑스, 스페인을 휩쓴 파업은 경제위기의 직접적인 여파죠. 이번 튀니지와 이집트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