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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롭지 못한…
2016년 11월 12일 광화문 광장 인근의 서울시내는 100만 촛불로 완전히 마비됐다. 사람들은 퇴진을 외치며 거침없이 청와대를 향했다. 청와대로 통하는 종로구 새문안로 작은 골목에도 분노의 목소리는 넘쳐났다. [사진 自由魂] 프랑스에서 1830년 7월 혁명의 결과 들어선 오를레앙 왕조는, 금융 대자본의 왕조였다. 이들은 국가 재산에 대한 거리낌 없는 투기를 통해 부를 쌓아 갔다. 이들의 전횡은 당시 성장하던 산업 부르주아지의 이해를 침범하기 일쑤였다. 철도 건설을 둘러싼 추문은 권력을 공유하지 못한 부르주아지 일부 사이에서 정부에 대한 불만을 급격히 고조시켰다. '레미제라블'이 그려낸 1832년 봉기를 포함한 몇 번의 폭동을 통해 산업 부르주아지는, 당시 프롤레타리아트의 반란을 힘들지 않고 진압할 수..
의도치 않게 뜨는 해를 보게 됐다. 엇그제 본 조선일보의 한 사진 때문이다. 새벽에 잠이 깨자 무작정 달려 도착한 곳은 충청남도 서산 간월암이다. 맑은 날씨였지만 지평선 근처 구름이 몰려 있어 맑은 해의 모습을 보는 건 다음 기회로 미뤄야 겠다고 생각한 순간이었다. 해는 주저하지 않고 모습을 드러냈다. 간월암과 육지를 잇는 길 사이에서 본 일출. [사진 自由魂] 간월암은 무학대사가 달을 보고 깨달음을 얻었다고 붙여진 이름. 해가 밝은 후에도 아쉬운 듯 한참 바다 위에서 머뭇거리던 달을 보니 그럴만도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여명이 아직 가시지 않은 하늘과 바다. [사진 自由魂] 일출은 금방이다. 고개를 내미는 듯 했는 데 어느새 중천에 뜨기 일쑤다. 여명이 아직 남아있다고 안심할 수 없다. 해와 간월암을 ..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러브'의 한 장면. 영화에서 핵무기는 '억제수단'으로서 머물지 못하고 결국 사용된다. 북한 핵무장이 기정사실화 되면서 한국의 핵무장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총대를 멘 것은 새누리당 정몽준 의원이다. 그는 조선일보 4월 15일자 31면에 실린 특별기고에서 "동서 냉전의 교훈은 핵무기는 핵무기로만 억제된다는 것"이었다며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한국의 핵무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조선일보 4월 15일 31면ㆍ링크). 정몽준은 "국민의 3분의 2가 전술 핵이나 자체 핵무장에 찬성"하고 있다는 것으로 자신의 주장이 혼자 만의 돌출발언이 아님을 강조하고 있다. 그의 말마따나 한국 국민들의 핵무장 열망은 꽤 오래됐고 그 깊이와 폭도 넓다. 1993년 출간된 김..
서울 삼성동 전력거래소의 모습. [강윤중 기자/경향신문] 1994년에 비견되는 폭염이 연일 계속되고 있습니다. 냉방용 전력 사용이 크게 늘면서 대규모 정전 사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죠. 입추가 지나면서 더위도 기세가 꺾였습니다. 일단 정전사태 가능성은 낮아졌지만 전력 공급 부족 문제가 큰 쟁점이 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전력 위기를 핑계로 8월 6일 고리원전 1호기를 재가동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고리 1호기는 수명이 다하고 고장이 잇따라 안전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었지요. 한겨레신문과 경향신문은 8월 7일자 사설에서 나란히 고리원전 1호기 재가동 결정을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 [한겨레 8월 7일자] 고리 1호기, 전력난 구실로 재가동 안 된다(링크) ● [경향 8월 7일자] 고리 1호기 재가동, 국민..
5월 6일 솔로몬ㆍ미래ㆍ한주ㆍ한국 4개 저축은행이 영업정지 됐습니다. 솔로몬저축은행은 업계 1위의 자리였기에 충격이 더 큽니다. 4개 저축은행에 예금을 맡긴 사람은 36만8000여 명에 달합니다. 금액은 7조4400억원에 이른다고 하죠. 조금이라도 나은 이자를 찾아 쌈짓돈을 맡겼을 서민들에겐 무척 충격적인 사건일 것입니다. 이 사건을 울지도 웃지도 못하게 만드는 것은 미래저축은행의 회장 김찬경의 해외 도피 시도 때문입니다. 서울대 법대생 사칭, 160억원을 연체한 신용불량자 …. 과거가 한꺼플씩 벝겨지면서 이러한 사기꾼이 '저축은행'의 회장까지 될 수 있었던 과정에 궁금증이 더해집니다.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오늘 주요 언론에 보도된 저축은행 관련기사를 엮어봅니다. '은행'으로 신분세탁에 성공한 상호신용..
"비정규직을 구해낼 때 오로지 용단만 필요한 건 아니다. 누군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임금을 올려줘야 하고, 4대 보험도 들어줘야 한다. 유급휴가, 휴양 시설 사용 같은 복지 혜택도 똑같이 제공해야 한다. (중략) 이제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생존 경쟁에 뛰어들면서 '회사의 이익이 바로 사원의 이익'으로 통하던 시대와는 결별했다. 어느 회사나 수시로 인건비 총액을 삭감한다. 회사와 종업원이 힘을 모아 회사를 키우고 사원 스스로도 커가면서 열매를 나눠 먹던 밀월 관계는 끝나가고, 회사와 사원이 한 지붕 아래 다른 방을 쓰는 사이가 됐다." - 회사의 이익, 社員의 이익, '조선일보' 송희영 칼럼(링크) 조선일보 송희영은 정규직 전환, 확대는 비용이 든다고 말합니다. 그는 변화한 세계경제에서 더이상 회사의 ..
이젠 '자본주의 4.0'이다 한계 부딪힌 50년 한강의 기적… 다같이 행복한 성장으로 가야 1.0 자유방임 고전자본주의 2.0 정부주도 수정자본주의 3.0 시장주도 新자유주의 4.0 따뜻한 자본주의 8월 2일 조선일보 1면 톱기사의 제목입니다. 조선일보를 꾸준히 봐왔던 분이라면 이러한 논조가 낯설진 않을 것입니다. 편집국장과 논설실장을 거친 송희영 논설위원이 조선일보의 이러한 논조를 대표하죠. 쌍용차 옥쇄 파업을 거론한 칼럼에서는 한국의 사회안전망 부재가 격렬한 노사갈등의 원인임을 지적하기도 합니다. 부산저축은행 사태에 대한 글에서는 '신자유주의'적 최신 금융기법이 어떻게 '사기'를 쳐왔고 그 위험이 얼마나 큰지에 대해 지적합니다. 물론 그렇다고 이를 조선일보의 '회개'로 볼 필요는 없습니다. 조선일보는..
최근의 저축은행 문제는 여러모로 2008년 미국의 금융위기를 닮았습니다. 그것이 부동산 경기 위축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다는 점, 정부ㆍ정치권의 부동산 부양책의 후유증이라는 점, 관련 저축은행과 기업ㆍ대주주의 '모럴 해저드'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는 점, '첨단' 금융기법의 발달로 부실의 뿌리가 얼마나 깊은지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조선일보 송희영 논설주간은 최근 두 칼럼에서 연이어 이 점을 지적합니다. [4월 21일] 열린 국회 청문회에서도 역대 금융감독원장들 중 누구도 책임지는 발언을 하지 않았다. 모두가 혀를 교묘하게 굴리며 빠져나갔다. 신용금고에 '은행'이라는 고상한 간판을 달아주었던 사람들이나 저축은행도 은행이니 부동산에 펑펑 대출해주라고 물길을 터줬던 사람들이나 그때는 "저축은행..
12월 26일 여의도 국회 앞 언론노조 총파업 결의대회 [경향신문] MBC와 언론노조의 총파업이 정국을 뜨겁게 달구고 있습니다. 언론 노동자들이 과격한 것일까요? 흔히 우리의 과격한 투쟁이 정부의 과격한 대응을 불러온다는 오해를 하곤 합니다. 우리가 합리적으로 대응하면 저들도 합리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MB야 워낙 막무가내에다가 불도저니 이런 오해가 많이 줄어들긴 했습니다. 하지만 촛불시위를 거치는 과정에서도 우리는 이런 주장들을 흔히 만나볼 수 있었죠. 전 우리의 과격한 행동에 불만을 가지신 분들에겐 조선일보의 칼럼을 주의깊게 살펴보라고 말하곤 합니다. [강천석 칼럼] 대한민국 운명을 결정짓는 2009년을 향해 다시 케인스의 염려를 들어볼 차례다. "경제학자와 정치철학자의 생각은 옳고 그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