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롭지 못한…
북한산, 의상봉으로 올라 칼바위서 내려오다 본문
도봉산에 오를 땐 신선대, 북한산에 오를 땐 백운대. 의례 최고봉만 목표로 올랐다. 하나의 봉우리만 오르는 건 너무 아쉬운 일이라는 걸 관악산 연주대에 오르고서야 떠올렸다. 홀로 서있는 관악산과 달리 백운대 못지않은 암봉들이 동료처럼 함께 서있는 북한산이 그리워졌다. 이번 북한산 산행은 백운대를 오르지 않고 의상봉으로 올라 의상능선과 대남문, 칼바위능선을 거쳐 내려온 이유다. 산행 내내 멀리서 백운대-인수봉-만경대-노적봉의 어우러짐을 여러 방향에서 바라봤다.
숨은벽능선 코스의 풍광과 암릉에는 못미치지만 의상능선 코스가 더 재밌었다. 숨은벽능선보다 작은 암릉과 좀더 잔잔한 흙으로 된 숲길이 번갈아 이어지고, 때론 북한산성의 상곽길이 나타나 지겨울 틈이 없을뿐 아니라 지칠 만 하면 쉴 여유도 함께 선사했다. 산길을 걷는 데 리듬이 느껴진다고나 할까.
이번 산행의 마지막 하이라이트는 칼바위능선이다. 판상절리로 갈라진 바위가 비스듬이 서 마치 칼날위를 걷는 것 같은 느낌의 길이다. 길진 않지만 날세운 풍광이 날카롭게 시야에 파고든다.
임을 그리워하듯 백운대 정상에서 눈을 못 떼며 걸은 4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