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기록/기억 (39)
자유롭지 못한…

2024년엔 1567㎞를 달렸다. ㎞당 5분30초 페이스로 137번 땀을 흘렸다. 전년보다 15회 더 많이, 190㎞ 더 길게 달렸다. ㎞당 페이스는 전년과 다르지 않았다.혹서와 장마가 번갈아 덮치는 7~8월에도 꾸준히 달린 덕이다. 가장 더운 이 두달간 2023년엔 210.2㎞, 2024년엔 265.6㎞를 달렸다. 2024년 1~2월 이용한 피트니스센터를 전년보다 매우 가까운 곳으로 옮긴 것도 더 많이, 더 자주 달리게 된 이유다. 이 기간 24회에 걸쳐 247.1㎞를 달렸는데 그 전년인 2023년 1~2월엔 20회 177.3㎞를 달렸다.올해 달릴 때 신은 주요 러닝화는 푸마 '디비에이트 나이트로2'와 뉴발란스 '퓨어셀 레벨v4'였다. 푸마의 쿠션은 탄탄했고 뉴발란스 쿠션은 푹신하지만 복원력은 약한 느..

2024년엔 서른두 권의 책을 읽었다. 말 그대로 읽기만 했을뿐 충분한 학습은 하지 못했다. '성서의 역사'로 새해 첫 독서를 시작해 기독교 공부를 조금 더 해보고자 하는 마음을 잠시 가졌었지만 언제나 그렇듯 계획적인 독서는 몽상에 그쳤다. 지정학, 우크라이나ㆍ러시아 전쟁, 팔레스타인ㆍ이스라엘 전쟁, 워크 논란과 우파 포퓰리즘의 부상, 페미니즘, 역사, 기후변화 등등. 마음 가는 대로, 세상의 이목이 쏠리는 대로 이 책 저 책을 오갔다.남들이 들으면 웃겠지만 문학을 네 권이나 읽은 것은 나름 성과다. 루쉰의 '광인일기'와 '아Q정전' 등이 실려있는 모음집 '외침', 조지프 콘래드의 '어둠의 심장', 켄 리우의 SF 단편 모음 '은랑전', 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가 그 네 권이다. 한강의 소설은 문재인 ..

윤석열이 탄핵됐다. 2024년 12월 14일 국회의원 300명 전원이 표결에 참여해 찬성 204명, 반대 85명으로 '대통령(윤석열) 탄핵소추안'을 가결시켰다. 국회는 이를 곧 대통령실과 헌법재판소에 통고했고 윤씨의 대통령으로서의 권한은 이날 19시 24분 정지됐다. 국회의 '대통령(윤석열) 탄핵소추의결서'를 전달받은 헌재는 '사건번호 2024헌나8'을 부여했다.2024년 12월 24일, 국회 본회의에서 '대통령(윤석열) 탄핵소추안'이 찬성 204명으로 가결되자 국회 앞에 모여있던 시민이 환호하고 있다. [사진 自由魂]곧이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도 당내 친윤 세력에 의해 사실상 탄핵당했다. 한동훈은 "집권 여당 대표로서 국민과 함께 잘못을 바로잡고 헌법과 민주주의를 지키겠다"며 탄핵 가결을 독려한 것에 ..

2024년 겨울의 기록, 다시 벌어지리라 생각하지 못했었던 사건의 개인적 기록이다.12월 3일 22시23분, 대통령실에 있던 윤석열씨가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윤씨는 비상계엄의 적용 지역, 적용 일시, 계엄사령관이 누구인지도 밝히지 않은 채 6분 여간 담화를 발표했다. 그때 나는 마트에서 밤참을 고르던 중이었고 계산을 마치고 돌아오던 중 들여다본 휴대전화속 뉴스에 누군가 아주 고약한 농담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잠시 책상에 앉아있던 나는 정신없이 국회로 향했다. 23시30분쯤, 국회 정문은 이미 경찰에 봉쇄돼있었고, 그 앞엔 적은 수의 시민들만 있었다. 그조차 대부분 기자들이었다. 하지만 어느순간 시민이 급격히 늘었고 그들이 '계엄 철회'를 외치고 있던 중 헬기 소리가 들렸다. 검은 실루엣의 헬기가 국회..

올해 2023년은 내 사진 생활에서 가장 큰 변화가 있던 해다. 아버지가 물려주신 펜탁스로 시작해 니콘으로만 20년을 이어왔는데 과감히 모든 걸 정리하고 캐논으로 옮겼다. 여기엔 두 가지가 있다. SLR-DSLR로 이어온 사진이 기술 발전에 의해 더 이상 지속 가능해보이지 않다는 것이었다. 주요 카메라 렌즈 기업들은 모두 미러리스 진영으로 주력을 옮기고 있다. 무거운 펜타프리즘과 SLR 시절 비좁은 마운트 구경의 제한에 더 이상 고통받을 이유는 없었다. 니콘에서도 미러리스 카메라가 나옴에도 불구하고 캐논으로 옮긴 이유는, 미러리스의 장점인 경량화를 만끽하기 위해서였다. 새 카메라를 구입하기 위한 비교 대상군 중 니콘보다 캐논이 경량화에 확연이 우수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시작한 카메라 마운트 이전은 굉장..

올해 2023년은 122번에 걸쳐 1377㎞를 뛰었다. 지난해보다 11번 더 뛰었고, 113㎞ 더 길게 달렸다. ㎞당 페이스는 5분30초로 지난해보다 2초 빨라졌다. 2022년 111회 1264㎞ 페이스 5분32초/㎞ 2023년 122회 1377㎞ 페이스 5분30초/㎞ 혹한기인 12~2월에는 헬스클럽 러닝머신에서 뛰고 나머지 기간엔 한강변을 달렸다. 나이키 러닝앱을 이용한 기록이기에 실내 러닝머신에서의 12~2월 기록은 부정확하다. 그럼에도 봄과 가을에 페이스가 오르고 여름, 겨울에 페이스가 떨어지는 것은 확인할 수 있다. 가장 빨리 달린 달은 4월로 ㎞당 5분17초에 뛰었고, 그 다음으로 10월 ㎞당 5분19초를 기록했다. 가장 길게 달린 달은 6월 137.5㎞, 그 다음은 9월 137.1㎞다. 아래는..

도봉산에 오를 땐 신선대, 북한산에 오를 땐 백운대. 의례 최고봉만 목표로 올랐다. 하나의 봉우리만 오르는 건 너무 아쉬운 일이라는 걸 관악산 연주대에 오르고서야 떠올렸다. 홀로 서있는 관악산과 달리 백운대 못지않은 암봉들이 동료처럼 함께 서있는 북한산이 그리워졌다. 이번 북한산 산행은 백운대를 오르지 않고 의상봉으로 올라 의상능선과 대남문, 칼바위능선을 거쳐 내려온 이유다. 산행 내내 멀리서 백운대-인수봉-만경대-노적봉의 어우러짐을 여러 방향에서 바라봤다. 숨은벽능선 코스의 풍광과 암릉에는 못미치지만 의상능선 코스가 더 재밌었다. 숨은벽능선보다 작은 암릉과 좀더 잔잔한 흙으로 된 숲길이 번갈아 이어지고, 때론 북한산성의 상곽길이 나타나 지겨울 틈이 없을뿐 아니라 지칠 만 하면 쉴 여유도 함께 선사했다...

서울 어디에서도 쉽게 볼 수있는 관악산. 예전보다 더 가까이 살게 된 지금도 관악산에는 이제껏 올라보지 않았었다. '경기5악' 중 하나라고도 하고 '웅장한 산세'가 찬사를 받으며 '금강산'에 비견하는 이까지 있었지만 나는 그에 동의하지 않았다. 한국의 여느 산과 마찬가지로 곳곳에 바위가 자리잡고 있지만 북한산이나 도봉산 등 서울 북부의 명산들과 달리 바위의 품새가 좀스럽고 어수선하게 느껴졌다. 더구나 여러 형제 산들이 오손도손 모여있는 서울 북부의 산들과 달리 관악산은 '한남정맥'으로 이어진다는 표현과 달리 실제로는 서울 남부에 홀로 서있는 형국이다. 외롭고 거칠어 보이는 산. 그게 나에게 있어 관악산이었다. 그랬던 관악산을 오늘(2021년 9월 3일) 처음 올랐다. 사당역에서 출발해 관악능선을 이용해 ..

초등학교 저학년 쯤 집에서 가까운 불암산에 오른게 기억나는 첫 등산이다. 당시엔 지금과 달리 산과 계곡에서의 캠핑과 화기 사용에 대한 제한이 없어 주말이면 아버지가 앞장서 버너와 코펠을 챙겨들고 불암산을 향했다. 기억속 두 번째 산은 도봉산이다. 초등학교 고학년 때부터 시작된 가족의 주말 산행은 도봉산으로 시작해 북한산과 수락산으로 이어졌다. 거의 매주 산을 찾았다. 비올 때는 오르지 않았지만 눈이 쌓여있는 겨울산도 거침없었다. 고등학생일 때는 가족으로부터 벗어나 친구와 함게 산을 올랐다. 산행의 범위도 넓어져 서울 인근 경기도의 산까지 한달에 한 번 올랐다. 나의 산행은 2012년 한라산을 끝으로 10여년간 중단됐다. 무리한 산행으로 무릎이 다쳐서다. 기억속엔 없지만 사진으로 되새겨왔던 첫 산행이었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