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제국주의 (23)
자유롭지 못한…

2024년엔 서른두 권의 책을 읽었다. 말 그대로 읽기만 했을뿐 충분한 학습은 하지 못했다. '성서의 역사'로 새해 첫 독서를 시작해 기독교 공부를 조금 더 해보고자 하는 마음을 잠시 가졌었지만 언제나 그렇듯 계획적인 독서는 몽상에 그쳤다. 지정학, 우크라이나ㆍ러시아 전쟁, 팔레스타인ㆍ이스라엘 전쟁, 워크 논란과 우파 포퓰리즘의 부상, 페미니즘, 역사, 기후변화 등등. 마음 가는 대로, 세상의 이목이 쏠리는 대로 이 책 저 책을 오갔다.남들이 들으면 웃겠지만 문학을 네 권이나 읽은 것은 나름 성과다. 루쉰의 '광인일기'와 '아Q정전' 등이 실려있는 모음집 '외침', 조지프 콘래드의 '어둠의 심장', 켄 리우의 SF 단편 모음 '은랑전', 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가 그 네 권이다. 한강의 소설은 문재인 ..

민간 정보기관 '스트랫포'는 주로 동유럽과 아랍 지역의 정치와 외교 정보를 분석해 기업들에 제공해왔다. 미국 내에서는 오큐파이 운동 참가자들 정보를 무단 수집해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이들은 동유럽 시민사회에 개입해 정권교체를 도모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그들이 제공하는 분석과 정보가 별 것 아니라는 평가도 있지만 미국 중심의 세계질서를 유지하는 데 기여하려는 의도, 혹은 그러한 일에 일부 역할을 했음은 분명한 듯하다. 그 스트랫포의 대표 조지 프리드먼의 책 '다가오는 유럽의 위기와 지정학'(Flash Points)이 최근 주류 언론을 중심으로 관심받고 있다. 미국을 정점으로 한 제국주의 세계체제의 유지에 깊은 관계를 맺고 있는 인물의 지정학적 세계분석을 보여주기에 꼭 읽어봐야할 책이다. 대략 5년여..
1955년 특별사면으로 풀려난 피델 카스트로(오른쪽)는 멕시코로 건너간다. 그곳에서 혁명 동지 체 게바라를 만나고 1956년 돌아와 3년여의 분투 끝에 1959년 바티스타 독재정권의 전복에 성공한다. '역사의 심판'. 언제부터인가 흔한 말이 돼버렸다. 내 기억 속 처음은 1993년 김영삼이었다. 그는 그해 5월 13일 5ㆍ18 관련 특별담화를 발표하면서 이런 뜻의 말을 했다. 스스로 5 ㆍ18 광주민주화운동의 후계자임을 내세운 담화는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은 '역사의 심판'에 맡기자며 대통령으로서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는 변명으로 마무리된다. "저는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진상 규명과 그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주장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저 역시 그 문제를 놓고 많은 고뇌를 거듭해 왔습니다. ..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의 당선에 좌절한 것은 한국의 자유주의 세력, 페미니스트들 만은 아니다. 사실 우파들도 어디로 튈지 모르는 이 얌체공 같은 인물을 두려운 눈길로 바라보고 있다. 한국 자유주의자들의 절망과 공포는 이해할 만한 여지가 있긴 하다. 샌더스가 미국 민주당 경선에서 패배한 후 한국 언론은 트럼프가 얼마나 혐오스러운 인물인지 전하는 데만 힘을 써왔다. 뉴욕타임즈와 CNN의 받아쓰기가 한국 언론 외신보도의 전부임을 고려하면 이는 미국 언론의 대선 보도와 일맥상통할 것이다. 클린턴의 이메일 스캔들에 대해 전하긴 하지만 시종일관 그는 우아하고 품위 있는, 책임 있는 대통령에 어울리는 사람으로만 그려졌지 그와 그의 민주당이 해온 일에 대해선 시종 침묵했다. 샌더스가 물러난 뒤로는 계속해서 말이다. 그런..
2015년 11월 13일의 금요일 파리 테러 후 시리아는 제국주의 국가들의 전장이 되고 있다. 그 전 이집트에서 여객기를 테러로 잃은 러시아의 폭격도 연일 계속되고 있다. 이미 전쟁터인 이곳으로 더 많은 서방제, 혹은 동방제 무기가 퍼부어지고 있다. ISIS 격퇴라는 명분으로 말이다. 파리 테러 후 ISIS는 인류 최악의 폭력 집단으로 여겨진다. 이들의 패퇴를 위해서는 기존의 갈등을 훌훌 털어버리고 하나로 뭉쳐야 한다고 말해진다. 그러나 시리아인 수십만 명이 목숨을 잃고 수백만 명이 고향을 잃고 국경 밖으로 떠돌고 있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이들 패권 국가들의 인류애적 협력은 요원한 일로 보인다. 각 나라들은 자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폭격 목표를 제멋대로 정할 뿐이다. 이 와중에 러시아 전투기가 터키에 의해 ..
미국의 제국주의적 개입은 세계 곳곳에서 근본주의, 극단주의 무장 세력의 성장을 불러왔다. 그것이 꼭 반사작용으로서만 이뤄진 것은 아니다. 때론, 혹은 더 자주 미국 정부가 직접 개입해 무장 세력을 키워내곤 한다. 소련을 견제하기 위해 아프가니스탄 이슬람전사를 키워냈던 게 대표적 사례다. 그들이 키워낸 괴물은 9ㆍ11 테러로 응답했다. 아래 글은 이라크와 시리아를 휩쓸고 있는 이슬람국가(ISIS) 또한 마찬가지라고 말한다. 최근 비밀 해제된 미 국방정보국(DIA)의 2012년 보고서는 이슬람국가의 성장을 정확히 예측했음에도 불구하고 미 정부는 그 위협을 무시했다. 당시 여러 분석은 시리아 저항세력 지원해 전장을 부추기는 미국의 행동이 이슬람국가를 도와줄 것이라는 점도 분명히 지적했다. 이 또한 무시당한 건..
2014년 11월 29일 앰네스티 협조로 만들어진 '아랍의 봄'(장 피에르 필리외 글, 시릴 포메스 그림, 해바라기 프로젝트 옮김)이라는 만화가 지난 3월 번역돼 출간됐었다. 결론부터 먼저 말하자면 이 책은 '아랍의 봄'에 대한 오해와 왜곡으로 가득찬 책으로 읽지 않기를 강력히 권한다. 1. 이 책은 '아랍의 봄' 원인을 오직 독재와 권위주의 정치의 관점에서만 바라본다. 2008년 경제위기 후 곡물투기로 인한 국제 곡물가 상승이 아랍지역 인민의 생활수준 하락을 불러왔던 점에 대해선 한마디도 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이집트에서 몇년 전부터 성장하던 노동운동에 대해서도 침묵한다. 몇몇 훌리건 팬클럽 이야기는 다루면서도 말이다. 그러니 이 책이 아랍의 봄 이전 지역 국가들이 서구식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을 빅아들..
우크라이나 사태는 현대 제국주의에 대한 좌파의 리트머스다. 소련 붕괴 후 사라진 것으로 보였던 '진영주의'가 여러 다른 형태로 부활하고 있다. 미국 중심의 일극적 제국주의에 반대하는 것에 익숙해진 여러 좌파가 러시아의 제국주의적 침략에 침묵하거나 그것을 반파시즘적 행동으로 고려한다. 이는 훌륭한 반제국주의 저널리스트였던 존 필저가 푸틴을 파시스트에 맞선 유일한 유럽의 지도자로 추켜세우면서 절정에 달한다. 2001년 만들어져 미국의 아프가니스탄ㆍ이라크 침공에 맞선 반전 운동을 훌륭히 건설했던 전쟁저지연합의 태도는 실망스럽기 그지 없다. 연합의 몇몇 지도자들은 돈바스 지역의 분리주의 운동을 팔레스타인 해방운동에 빗대기도 한다. 결국 이 모든 혼란은 제국주의를 일국의 패권적 행위로 이해하는 데서 비롯한다. 이..
①[드림디퍼드] 내전으로 향하는 우크라이나: 반동적인 전투에서 어느 편도 지지할 수 없다(링크) ②[좌익반대파] 오직 노동자 운동 만이 우크라이나에 이는 전쟁의 불꽃을 멈출 수 있다(링크) ③[자율노동조합] 키예프 정권과 동부 군사정권 모두 반대한다! ※의역이 많고 오역이 있을 수 있습니다. 잘못된 번역에 대한 지적은 언제든 환영합니다. 대괄호 안은 이해를 위해 추가한 것입니다. 키예프 정권과 동부 군사정권 모두 반대한다! 동부의 충돌에 대한 키예프 자율노동조합 성명서 키예프 자율노동조합(AWU)|2014년 5월 14일ㆍ링크 노동 인민 일부분을 다른 부분에 맞서 적대감을 갖게끔 속임수를 쓰고 있는 [우크라이나] 지역과 러시아의 지배계급 집단들 간의 대립이 계속되면서 우크라이나는 내전의 상황에 이르고 있다..
①[드림디퍼드] 내전으로 향하는 우크라이나: 반동적인 전투에서 어느 편도 지지할 수 없다(링크) ②[좌익반대파] 오직 노동자 운동 만이 우크라이나에 이는 전쟁의 불꽃을 멈출 수 있다 ③[자율노동조합] 키예프 정권과 동부 군사정권 모두 반대한다!(링크) ※의역이 많고 오역이 있을 수 있습니다. 잘못된 번역에 대한 지적은 언제든 환영합니다. 대괄호 안은 이해를 위해 추가한 것입니다. 오직 노동자 운동 만이 우크라이나에 이는 전쟁의 불꽃을 멈출 수 있다 좌익반대파|자카르 포포비치|2014년 5월 12일ㆍ링크 ※자카르 포포비치(Zakhar Popovych)는 우크라이나 정치단체 '좌익 반대파(Left Opposition)'의 지도적 회원이자 경제학자다. 좌익반대파 홈페이지는 gaslo.info. 2014년 5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