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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의 의심스러운 교리

때때로 2023. 11. 10. 10:38

이스라엘 지상군이 가자지구에 들어갔다. 미국이 가장 많이 원조하는 나라인 이스라엘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지역 중 한 곳에서 세계에서 가장 첨단인 무기로 무장한 채 민간인과 전투원을 가릴 것 없이 공격하고 있다. 다윗과 골리앗의 신화는 뒤집혀진 지 오래다. 이스라엘은 오직 더 강한 공격, 더 압도적인 무력을 과시하는 데 온힘을 쏟는다.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와의 대결을 '선과 악마의 싸움'이라고 부르고 갈란트 국방장관은 가자지구 인민을 '인간 동물(human animalsㆍ본문에선 '인간 탈을 쓴 짐승들'로 옮겼다)'이라고 칭한다. 이들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인간 취급할 생각이 없는 듯하다. 신탁을 받은 듯 행동하는 이스라엘은 집단 처벌을 금지하는 국제법도 무시하고 있다.이스라엘 군사 전략의 특징을 역사적으로 추적한 웬디 펄먼이 이번 전쟁에서 두드러진 그 특징들에 대해 설명한다. 펄먼은 더 강한 억지력에 대한 집착, 적(하마스)에 대한 악마화와 스스로에 대한 정당화가 이스라엘의 안전을 보장해주지 못할 것이라고 설명한다.

※Deepl.com을 이용해 초역한 후 다듬은 글입니다. ()는 글쓴이의 보충 설명, []은 번역자가 이해를 위해 덧붙인 말입니다.

이스라엘군의 폭격으로 파괴된 가자지구 모습. 2023년 10월 30일 모습. 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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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심스러운 교리
가자지구에 대한 집단 처벌은 이스라엘 안보를 지켜주지 않는다

웬디 펄먼|2023년 10월 30일|New Lines Magazine|링크

10월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 사람 1400여 명을 살해한 끔찍한 사건에 대한 대응으로 이스라엘은 가자지구를 목표로 근래 가장 파괴적인 공세를 펼치고 있다. 중동 분석가 찰리 리스터에 따르면 이스라엘이 지난 6일간 인구 밀집 지역인 가자지구에 쏟아부은 폭탄의 양은 반 이슬람국가(IS) 동맹군이 한달 동안 그보다 126배 넓은 지역에 투하한 폭탄의 2배가 넘는다. '유로메드 인권 모니터(the Euro-Med Human Rights Monitor)'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9일에 걸쳐 '핵폭탄 4분의 1'에 맞먹는 타격을 220만명의 민간인에게 가했다. 폭격 19일째 이르러서는 가자지구 주택의 45%에 달하는 20만채 이상이 파괴되거나 손상을 입었고 민간인 62만9000여 명이 유엔이 마련한 긴급 대피시설 150곳으로 피신했다. 23일이 지난 현재 어린이 3400명을 포함해 8300명 이상의 사람이 이스라엘군에 의해 목숨을 잃었다. 20만240명이 부상을 당했고 1800명은 아직 잔해에 갇혀있거나 실종된 상태다. 이스라엘은 폭격과 함께 물, 전기, 음식, 의료, 연료의 공급을 차단했다. 이는 국제법상 금지하고 있는 집단 처벌 방식이다.

이스라엘 군사 작전의 흉포함은 전례가 없는 것이지만 그 근거는 새로운 게 아니다. 정치학자 보아즈 아칠리와 나는 2018년에 쓴 책 '삼중 탄압 : 비국가 행위자의 나라와 싸우는 이스라엘(Triadic Coercion : Israel's Targeting of States That Host Nonstate Actors)'에서 그와 같은 동인을 설명한 바 있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민간인에 대한 집단 처벌, 팔레스타인 민족성의 부인 및 비인간화, 강제 이주를 전쟁 전략으로 사용해온 역사는 오래됐다. 그리고 이스라엘이 군사력을 동원하는 이유, 방법, 목표로 할 대상을 결정하는 또 다른 핵심 요소가 있다. 정치학자들이 '전략 문화(strategic culture)'라고 부르는 것이다. 즉 신념, 가치, 가설, 습관, 일상화된 관행과 같은 배후의 제도가 국가가 분쟁에 대응하는 방식을 결정한다.

이스라엘의 군사 교리는 건국 이후 40년간 다른 국가들과의 전쟁을 통해 다듬어졌다. 그러나 1990년 대 초 이스라엘은 재래식 군대가 아닌 비국가 행위자들의 주요 도전에 직면했다. 이스라엘은 1990년대 레바논 폭격과 2000년대 팔레스타인 2차 인티파다에 대한 보복에서 달라진 사고와 행동을 명확히 보여줬다. 특정 지상 목표물을 향한 군사력의 동원 대신 약점에 대한 집요한 공략으로 전략 문화가 구체화 됐다. 우리 책은 진화하는 전략 문화의 몇몇 놀라운 특징들을 추적했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이 현재 전쟁에서 무시무시한 수준에 도달했다.

첫째 특징은 군사 작전의 도구적 유용성보다 내재적 유용성에 대한 신뢰다. 이스라엘 안보 교리의 핵심은 항상 억지력이었다. 실제로 감당못할 대가를 치르게 하거나 이렇게 될 것이라고 위협하면서 이스라엘에 대한 도전을 포기하게끔 했다. 1990년대 이후 10월 7일 사건에서처럼 억지력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면 억지력을 재건하기 위해선 더욱 압도적인 폭력이 필요하다는 논리가 점차 힘을 얻었다. 그리고 극단적으로 징벌적인 대응이 효과적이라는 주장은 지난 수십 년간 비판적 평가없이 받아들여져 왔다. 비군사적 방법을 찾으려는 진지한 탐구는 완전히 자취를 감췄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지난 주 말했 듯이 적에게 '지옥불을 퍼붓는' 것이 모든 문제의 유일한 해법이 됐다. 적을 타격하는 것 그 자체가 목표다.

둘째는 전략적인 것 만큼 도덕적 근거에 기반한 군사적 보복의 정당화다. 국제법상 비례의 원칙을 위반한 군사력 사용조차도 정당하다는 이스라엘의 신념은 역사에 바탕을 둔 생존에 대한 불안감, 이스라엘을 파괴하려는 적에 맞선 싸움에서 정의는 자신들 편이라는 믿음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이스라엘의 전략 문화에 오랫동안 스며있었던 스스로 정당하다는 신념은 시간이 흐르면서 도덕주의적 색채로에 뒤덮여 왔다. 실제로 '결과의 논리(대안적 선택에 따른 기대수익을 계산하는 합리적 행동)' 대신 '적절성의 논리(무엇이 선하고 올바른지에 대한 사회적 규범을 충족하려는 행동)'가 군사 행동에 나설지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돼왔다. 이는 네타냐후가 "선과 악의 대결, 빛과 어둠의 싸움"이라고 말했 듯이 최근 전쟁에서 더 두드러진다. 따라서 군사력의 동원에 있어 전략적 유용성은 유일한 이유는커녕 주된 근거도 되지 못한다. 되레 이스라엘은 적을 폭격하는 것이 정당하기 때문에 그렇게 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스라엘 전략 문화의 셋째 특징은 군사력의 목표를 세밀하게 구분하거나 차별화하는 데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이스라엘군도 원칙적으로는 억지 정책을 특정 상황에 따라 '맞춤화' 한다는 개념을 갖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분쟁의 상황, 근본 원인, 진정한 동인엔 관심없이 포괄적이고 무차별적이며 잔인한 폭력에 점점 더 의존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압도적 무력을 되풀이해 과시해온 것은 10년도 더 지난 일이다. 안보 엘리트들은 이를 '잡초 제거(mowing the grass)'라고 부른다. 이게 뜻하는 바는 분명하다. 잡초는 그 어떤 감정도 지능도 없다. 잡초는 죽지 않는 한 계속 자랄 수밖에 없으며 웃자라는 걸 막을 유일한 방법은 주기적으로 낫질을 하는 것이다. 이스라엘 안보 기구는 적들이 억제될 수 없는 것인 만큼 자신들의 호전성도 불가피한 것이라고 말하려는 것이다. 그들은 채찍 대신 당근을 내밀 가능성은 물론 그리 할 만한 동인을 아예 부정하는 것이다.

이번 가자지구에 대한 포위 공격은 '잡초 제거'에서 '발본색원'으로 완전히 달라졌다. 실제로 요아프 갈란트 국방장관은 이스라엘이 "인간 탈을 쓴 짐승들과 싸우고 있다"고 선언했다. 이는 아주 놀라운 생물학적 비유다. 가자지구 전체를 목표로 삼았음은 물론 인간 취급을 아예 않겠다는 것이다. 이는 학자들이 오랫동안 대량학살의 전조로 여겨온 것이다.

우리 책에서 살펴본 이러한 역사적 특징 세 가지는 '다히야 교리'에서 절정에 이른다. 이는 2006년 교착 상태였던 헤즈볼라와의 전쟁에서 베이루트 교외의 다히야를 진압한데서 따온 이름이다. 이 개념은 공격자를 처벌하고 억지하기 위해서 정부와 민간 시설을 가리지 않고 파괴하는 압도적이며 불비례한 무력을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가디 아이젠코트
[전 참모총장으로 네타냐후의 이번 전시내각 일원이다] 소장은 이렇게 설명한다.

다히야 지역에서 일어난 일은 이스라엘이 포격을 가하는 모든 마을에도 적용될 것이다. 우리는 불비례한 무력을 투사해 손상을 입히고 파괴할 것이다. 우리 입장에서 그곳들은 민간인 마을이 아닌 군사 기지다.

과거엔 상상할 수 없던 정도로 강화된 '다히야 교리'에 따라 촌락, 마을 병원, 통신시설 등 주민 생활에 필수적인 시설에 대한 폭격이 진행되고 있다. 극단적인 도덕적 정당성의 추구, 그 자체로 목적이 된 무차별적인 군사력을 특징으로 하는 전략 문화에 의거한 이스라엘의 가혹한 이번 작전이 안보에 도움이 될지는 의심스럽다. 이스라엘은 하마스를 억지하거나 격퇴하기 위해 2009년, 2012년, 2014년, 2021년 네 차례에 걸쳐 가자지구에 대한 파괴적 전쟁을 감행했다. 하지만 10월 7일의 공격이 보여주 듯이 그런 동안에도 하마스의 능력은 점점 더 정교해졌고 그들의 행동은 더 대담해졌다. 설사 이스라엘이 이번 공격으로 하마스 조직을 소탕할 수 있을지라도 점령과 예속에 맞서 싸우겠다는 팔레스타인의 결의와 이데올로기로서 하마스는 더 강해질 위험이 있다.

유엔이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으로 만들었다고 판단한 16년간의 봉쇄는 말할 것도 없이 가자지구에 대한 예전 이스라엘 공격들의 유일한 성과는 수백만 명의 팔레스타인 민간인이 겪은 표현할 수 없는 고통과 피하기 어려운 또다른 전쟁의 재발뿐이다. 현재도 마찬가지다. 폭격, 포위, 강제 이주, 인도주의적 대응의 거부는 복수심을 만족시켜줄 순 있지만 이스라엘의 안전을 보장해주진 못 한다. 팔레스타인은 자결권을 인정받기까지 계속 저항할 것이다. 하마스가 최근 공격에서 보여준 더 치명적 형태의 폭력을 동원하든,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한 세기 넘도록 이어온 비폭력 저항을 하든 말이다.

하나일뿐인 비좁은 땅에서 자유와 존엄을 누리며 살고자 하는 두 민족의 돌이킬 수 없는 정치적 갈등을 군사적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 안보를 위해서는 평화가 필요하다. 평화는 국제법과 보편적 인권에 대한 존중에 기반한 유의미한 협상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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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디 펄먼은 노스웨스턴대 정치학 교수이자 중동 및 북아프리카 연구 프로그램 책임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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