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기록/기억 (39)
자유롭지 못한…
인왕산자락 아래 수성동 계곡이 올 여름 복원을 마치고 일반에 공개됐죠. 전에는 아파트가 자리하고 있던 자리입니다. 서울시는 '원형'에 가깝게 복원됐다고 하는 데 제가 '원형'을 본적 없으니 그러려니 하고 넘어갑니다. 어쨌든 겸재가 남긴 '장동팔경첩' 중 '수성동' 부분과 비교해 보면 많이 닮은 듯 합니다. 겸재 정선의 '장동팔경첩' 중 수성동' 부분. [그림=서울시] 7월 11일 복원돼 시민에게 공개된 수성동 계곡. [사진=自由魂] 북악스카이웨이를 따라 걷다가 눈에 잘 안띄게 난 오솔길로 내려가니 만날 수 있는 풍경이었습니다. 수려한 풍광을 자랑하죠. 공개된지 얼마 안돼선지 아직 사람도 많지 않습니다. 저 바위 아래로는 바로 연립주택 단지가 이어집니다. 그곳에 사는 분들이 무척 부러워지더군요. 바위 사이..
많은 지구인의 양심을 받아 살기 좋은 세계라는 우스갯소리 소재가 되곤 하는 안드로메다. 안드로메다는 에티오피아의 왕 케페우스와 여왕 카시오페이아의 딸입니다. 여왕 카시오페이아는 자신의 딸 안드로메다가 바다의 요정 네레이스들보다 더 아름답다고 자랑하곤 했답니다. 네레이스들 중 하나인 암피트리테와 결혼한 포세이돈은 이에 분노해 홍수를 일으켜 에티오피아를 쓸어버리죠. 에티오피아의 왕 케페우스는 안드로메다를 희생양으로 바쳐 분노를 진정케 하려고 합니다. 마침 이때 지나가던 영웅(?) 페르세우스가 안드로메다를 구하고 그녀를 자신의 아내로 맞아들이죠. 허영심으로 한 나라를 몰락의 위기에 처하게 하고 자신의 딸을 죽음 직전까지 몰아넣은 에티오피아의 여왕 카시오페이아. 그녀는 포세이돈에 의해 하늘에 거꾸로 매달리는 형..
제주도 여행 이튿날엔 한라산을 올랐습니다. 여러 길이 있지만 백록담에 오를 수 있는 길은 두 곳입니다. 첫째는 성판악에서 오르는 길이고 둘째는 관음사 야영장에서 출발하는 것이죠. 성판악에서 시작한 길은 백록담까지 9.6㎞입니다. 해발 800m 지점에서 시작하는 길이지만 산이 높다보니 꽤 깁니다. 한라산국립공원 홈페이지(링크)에는 4시간30분이 걸린다고 적어놓았습니다. 백록담에 오르는 길은 관음사 야영장에서 출발하는 게 더 짧습니다. 8.7㎞죠. 하지만 등반 시간은 더 걸립니다. 5시간정도. 성판악 길보다 경사가 급해 오르기 더 힘들기 때문입니다. 물론 산에 익숙하고 건강한 사람이라면 더 짧은 시간에 백록담에 오를 수 있겠죠. 하지만 관절과 근육을 위해선 속도를 약간 줄이고 천천히 걸어올라가는 게 좋을 겁..
7월 30일부터 8월 2일까지 3박4일 동안 제주도를 여행했습니다. 갑작스레 잡힌 여행이라 딱히 계획이 없었죠. 그래서 별반 큰 추억을 남긴 것 같진 않습니다. 누군가는 여행의 감흥을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남기기 위해 사진을 찍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저는 프레임 없이 보기엔 세상이 너무 넓습니다. 그나마 카메라 렌즈를 거쳐 프레임 안에 들어온 세계는 약간 더 이해하기 쉽습니다. 모든 걸 본다는 건 언제나 큰 욕심이겠죠. 작게나마 제 자신의 일부로 만들 수 있으면 그걸로 족합니다. 첫날엔 오후 늦게 제주에 도착해 딱히 여러 곳을 들르진 못하고 협재와 금능의 해변을 잠깐 걸었습니다. 대해의 막막함을 가려주는 비양도의 존재가 너무 고맙습니다. 생각해보면 유명한 해변의 앞에는 모두 섬이 있는 것 같습니다..
어제(7일)는 운전면허를 딴 후 가장 긴 거리를 자동차로 운전해 갔다왔습니다. 딱히 계획도 없이 동해바다를 봐야겠다는 마음에 카메라만 달랑 들고 차에 올랐지요. 호법분기점에서 영동고속도로에 접어든 직후 잠깐 막힌 걸 제외하고는 수월하게 갔습니다. 아직 본격적인 휴가철이 아니기 때문에 덜 막힌 것 같습니다. 중부고속도로-영동고속도로-중앙고속도로-36번 국도를 거쳐서 향한 곳은 울진의 망양해수욕장입니다. 비교적 최근에 개통한 중앙고속도로를 시원하게 달리다 단양휴게소에서 잠시 쉬었습니다. 영주에서 36번 국도에 들어설 계획이라 이보다 더 가면 마땅히 쉴 곳이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단양휴게소는 고속도로에서 바짝 붙어있지 않았습니다. 진입로로 한 5분 정도 더 올라가야 휴게소가 나옵니다. 처음 가본..
일 하기 싫어서 쓰는 전주 여행 사진 세 번째입니다. 이번에는 전주의 골목길 풍경입니다. 전주는 딱히 다른 곳에 비해 '볼 것'이 많다고 생각지는 않습니다. 당장 떠올려봐도 경기전ㆍ풍남문ㆍ오목대ㆍ전동성당ㆍ한옥마을 정도죠. 한나절이면 모두 둘러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자연의 풍광이 수려한 것도 아닙니다. 큰 물도, 큰 산도 없는 곳이라 그리 눈에 띄는 자연경관은 없습니다. 전주의 멋은 한옥마을과 함께 구시가지 쪽의 오래된 골목길 풍경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골목길 풍경이라는게 설명하기 애매한데, 멀리서 보면 별것 아닌 것도 가까이 보면 기가막히게 아름다운 것들입니다. 어디에서든 그러한 아름다움을 찾아볼 수 있지만 특히 전주에선 찾아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전동성당 사진을 제외하고 2박3일 전주 여행 마지..
오늘은 어제의 전동성당 사진에 이어 전주 맛집 사진들을 올립니다. 불량한 찍사가 먹는데 정신이 팔려 음식 사진을 제대로 찍지 못했습니다. 역시 '맛집 블로거'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니라는 걸 다시 느낀 여행이었습니다. 부족하지만 제가 먹은 흔적을 남깁니다. ⓒ自由魂 듀게 한 회원의 추천으로 찾아간 백반집입니다. 정면의 가게가 아니라 왼쪽 뒷편 "옛날옴팡집"이라는 간판을 단 곳이죠. 전북대 후문(학군단 방향) 덕진공원에 있습니다. 덕진교 바로 옆이죠. 안타깝게도 제가 찾아갔을 때는 이미 영업을 끝내셨더군요. 보통은 점심만 판다고 합니다. 다음에는 꼭 가볼 것을 다짐하며 발길을 돌렸습니다. ⓒ自由魂 다음으로 찾은 곳은 이연잔치국수입니다. 정신없이 먹다보니 빈 그릇만 깨끗이 남았군요. 제가 잔치국수를 비롯한 면..
10월 1일부터 3일까지 2박3일간 전주를 다녀왔습니다. 이번이 두 번째 전주 여행입니다. 여행이라지만 무언가를 보기보다 '먹는 것'에 더 힘을 쏟은 2박3일이었습니다. 그래도 여행이랍시고 다녀왔으니 무엇인가 증거는 남겨야겠기에 열심히 사진을 찍었죠. 제게 전주 하면 떠오르는 첫번째 것은 전동성당입니다. 딱히 제가 더 설명할 것은 없고 이번에 찍어온 전동성당 사진을 올립니다. ⓒ自由魂 여인의 눈썹처럼 곱게 휘어진 초승달이 전동성당 위로 떠있습니다. ⓒ自由魂 경기전에서 바라본 전동성당입니다. 붉은 벽돌로 쌓아올린 성당은 한옥의 멋과 제법 잘 어울립니다. ⓒ自由魂
7월 30일과 31일에 거쳐 3차 희망버스에 참여하고 돌아왔습니다. 이러저러한 사정으로 1차와 2차에 참여하지 못해 안타깝던 차에 휴가기간에 맞춰 김진숙씨를 만나로 갔다올 수 있었습니다. 세 차례의 희망버스 중 가장 많은 이들이 참여했고, 가장 평화롭게 진행된 행사입니다. 사진으로나마 3차 희망버스의 분위기를 전달해드리겠습니다. 늦은 밤 부산 앞바다는 평화로왔습니다. 바람과 물결은 잔잔했죠. 하지만 붉은 하늘은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있었죠. 영도의 한진중공업 인근 도로는 이미 경찰로 봉쇄돼 있었습니다. 시커먼 제복이 시위대를 위협합니다. 시위대를 막기 위한 벽으로 변신하는 차량들. 물대포 차가 김진숙씨와 우리를 가르고 있습니다. LED 조명으로 밝게 빛나는 '폴리스라인' 표지가 섬뜩합니다. 경찰의 차량 봉..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지도위원. 그가 6일 새벽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85호 크레인에 올랐습니다. [레디앙] 김진숙 지도위원, 타워크레인 농성(링크) 잊지 않기 위해 2003년 김진숙 지도위원의 김주익 열사 추도사 동영상을 퍼옵니다. 크레인에 오르며 1월 3일 아침, 침낭도 아니고 이불을 들고 출근하는 아저씨를 봤습니다. 새해 첫 출근날 노숙농성을 해야 하는 아저씨의 마음은 어땠을까요. 이 겨울 시청광장 찬 바닥에서 밤을 지새운다는 가장에게 이불 보따리를 싸줬던 마누라는 어떤 마음이었을까요. 살고 싶은 겁니다. 다들 어떻게든 버텨서 살아남고 싶은 겁니다. 지난 해 2월 26일, 구조조정을 중단하기로 합의한 이후 한진에선 3000명이 넘는 노동자가 짤렸고, 설계실이 폐쇄됐고, 울산공장이 폐쇄됐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