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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롭지 못한…
한겨레 기사 보러 가기 한겨레 12월 15일자 5면에 재밌는 사진이 실렸다. 한겨레에 실린 사진설명을 읽어보자. 한국청년센터 등 시민ㆍ사회단체 회원들이 지난 6일 오후 서울 종로 세종문화회관 앞 계단에서 청년실업 해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경찰이 미리 계단을 선점해 막았으나, 이들은 경찰들 사이로 들어가 행사를 진행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시민ㆍ사회단체의 기자회견과 집회, 시위를 경찰이 방해해온 것은 하루이틀의 일이 아니다. 지난 봄과 여름의 촛불 시위 이후 지금도 주말이면 종각, 청계천 입구, 시청광장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일 수 있는 곳을 선점한체 멍하니 앉아있는 젊은 경찰들의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경찰이 집회ㆍ시위ㆍ기자회견 장소를 선점하는 경우 시민ㆍ사회..
마르크스(左)와 엥겔스. www.marxists.org 마르크스를 다시 읽기 시작했습니다. 역시 시작은 '공산당 선언'이죠. 레이건과 대처가 대서양의 양안에서 동시에 시도한 신자유주의적 반동은 90년대 그들의 공식 정치에서의 반대자들-미국 민주당의 클린턴과 영국 신노동당의 블레어-에 의해 완성됐죠. "대안은 없다"는 대처의 유명한 말처럼 대다수에게 신자유주의, 자본주의 외의 대안은 없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가난한 이들에 대한 사회적 구제는 밑빠진 독에 물 붙기 처럼 불가능한 목표로 치부됐죠. 대중을 위한 공공 자원의 이용은 불가능한 것으로 판명됐다고 선언됐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신자유주의 찬가는 바로 그 가난한 이들을 위한 서민 주택금융 제도로부터 비롯된 위기로 돌연 끝나고 말았습니다. 비정규직은 그 ..
1. 올해는 1968 혁명 40주년이 되는 해죠. 올 초에 한참을 법석 떨며 관련 책들을 정리한 적이 있었습니다. 깜빡 잊고 있었던 건 올해가 공산당 선언이 발표된지 160년이 되는 해라는 겁니다. 꼭 선언 160년을 기념해서는 아니겠지만 강유원씨가 번역한 공산당 선언이 이론과실천에서 나왔네요. 공산당 선언 칼 마르크스ㆍ프리드리히 엥겔스 지음|강유원 옮김|이론과실천 2006년 '경제학ㆍ철학 수고', 올 초 '루트비히 포이어바흐와 독일 고전철학의 종말'에 이어 3번째로 강유원씨가 번역해 내놓는 마르크스 초기 저작이죠. 이대로 쭈욱 가능한 많이 마르크스의 글을 강유원씨의 번역으로 볼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 강유원씨가 번역한 공산당 선언에는 1937년에 트로츠키가 쓴 아프리칸스어판 서문과 1998년 홉스봄이..
오늘(26일) 비정규직노동자대회에 갔다가 시내 나간김에 서점에 들렀습니다. 어제 신문 책 소개란에 실렸던 마이크 데이비스의 '제국에 반대하고 야만인을 예찬하다'와 존 벨라미 포스터의 '벌거벗은 제국주의'를 구입하기 위해서였죠. 눈에 띄는 책이 한 권 더 있더군요. '사회구성체론과 사회과학 방법론'입니다. 아마 '사사방'이란 이름으로 더 유명한 책이죠. 지금의 이진경을 가능케 한 책이고요. '증보판'이란 딱지를 달고 멋드러진 표지에 하드커버의 이 책이 매대의 한 구석을 딱 차지하고 있더군요. 그에 맞춰 나온 부커진 'R' 2호의 표제는 '전지구적 자본주의와 한국사회: 다시 사회구성체론으로?'더군요. 김규항은 며칠 전 프레시안에 실린 칼럼에서 촛불 사이에서 실종된 '지성'에 대해 비판했었습니다. 모든 것을 ..
사회성이 좋다라는 얘기를 듣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사근사근하고 눈치가 빠른 데다가 유머 감각이 풍부하고 배려심이 깊으니 자연히 따르는 사람들이 많은 사람들이죠. 이런 이들은 타인을 대함에 있어서 차별 없이 공정하게 대하고 항상 자신보다는 남을 우선시 하죠. 그와 반대로 사회성이 전혀 없다고 핀잔 듣기 일수인 사람들은 타인을 대하는 데 있어서 차별을 두고, 눈치가 없으며, 남보다는 자신을 우선시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사람은 그에 합당한 처우를 받죠. '왕따'. 왕따의 문제는 따돌림을 받는 당사자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자신도 왕따가 될 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갖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는 자신이 왕따가 돼지 않기 위해 타인을 왕따로 만드는 현실로 나타납니다. 어울려 ..
36년간의 일본 식민 통치에서 해방된 1945년 8월 15일은 해방이라는 의미에서 뿐 아니라 이후 60여년 간 남북간 갈등과 한국 정치체제의 기원이 됐다는 점에서 새로운 시작이었습니다. 이완범의 '한국 해방 3년사 : 1945-1948'은 미국과 소련의 냉전이라는 외적 요인의 주도 하에 국내 정치 세력의 좌우 갈등이라는 내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상호 영향을 주고받으며 한반도 남북에 각각 독립적인 정권이 들어섰다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이후 60년간의 역사는 외인의 힘이 약해졌음에도 내인이 강해지면서 세계적 차원에서 냉전의 소멸 이후에도 한반도에서 갈등이 지속적으로 강화됐다는 것이죠. 물론 이 책은 해방 후 3년의 기간만을 대상으로 삼기에 이 외적 요인에 대한 분석이 큰 분량을 차지합니다. 당연히 상대적으로 ..
생각의나무에서 의욕적으로 펴내고 있는 問라이브러리의 세 번째 책은 최장집 교수의 '한국민주주의 무엇이 문제인가'입니다. 은퇴를 전후해서도 의욕적인 활동을 펼치며 한국 민주주의에 있어 협애한 이념적 기반의 정당체제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해온 최 교수는 올해 상반기를 뜨겁게 달군 촛불시위를 경험하면서 한층 더 깊어지 통찰력을 이 책에서 보여줍니다. 급하게 준비된 느낌이 역력한 이 책은 문장과 논지의 전개에 있어서 최 교수의 이전 책들보다 덜 다듬어졌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지만 87년 6월 항쟁과 비견될만한 촛불시위가 한국 민주주의의 발전을 위해 어떻게 진화해야 하는지를 짧지만 강력하게 주장합니다. 10월 11일, 6월과 7월에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적은 사람이지만 수천 명의 무장한 전투경찰의 위협과 보수 언..
정부와 우파의 '좌편향 교과서' 때리기가 연일 계속 되고 있습니다. 저들은 지금의 역사 교과서가 좌파적 시각에서 대한민국사를 '치욕의 역사'로 가르치고 있다고 하죠. 역사 교과서가 좌편향이라는 저들의 시각은 정말 이해하기 힘듭니다. 한국의 역사학계 전반은 여전히 중도에서 오른쪽으로 기울어져 있는 상황이죠. 87년 후 많은 교정이 있었지만 상황은 여전히 크게 달라지진 않았습니다. 특히 식민지 민족해방 투쟁 과정에서 좌파-사회주의자들의 역할은 지나치게 축소되고 숨겨져오고 있는게 현실입니다. 87년 후 소장파 역사학자들과 좌파를 중심으로 70년대 맥이 끊긴 한국 사회주의의 뿌리찾기 노력이 계속되면서 조금씩 변하긴 했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식민지시기 사회주의자들의 민족해방 투쟁은 낯선 이야기입니다. 오늘 ..
출판사 '생각의나무'에서 問라이브러리라는 새로운 문고판 인문ㆍ사회 시리즈를 시작했습니다. 첫 6권으로 김우창, 도정일, 최장집, 장회익, 강수돌, 윤평중의 책이 나왔죠. 6권을 한 번에 사서 장식만 해두는 것보다 한권씩 차분히 읽어보는 게 좋을 듯 해서 도정일 교수의 '시장전체주의와 문명의 야만'과 최장집 교수의 '한국 민주주의 무엇이 문제인가'를 선택했습니다. 도정일 교수의 책은 95년부터 2007년까지 여러 곳에 실렸었던 6편의 글을 모아놨습니다. 그 중 3편은 1999년도에 쓰여진 글이죠. 꽤 긴 시간을 사이에 두고 쓰여진 글들이지만 이 단편적인 글들을 관통하는 주제는 제목에서 쓰였듯 '시장전체주의'라고 할 수 있습니다. 1991년 동구 '현실 사회주의'권 국가의 몰락 이후 시장의 원리를 사회 조직..
다문화주의라는 말을 심심찮게 듣곤 합니다. 세계 여러나라에서 한국에 온 외국인 여성들이 출연하는 토크쇼도 인기죠. '미녀들의 수다'의 사회자인 남희석씨는 꽤 오래전부터 '이주민' 문제에 관심이 많았죠. 관용을 얘기하고 국제화된 의식을 가질 것을 요구하곤 하죠.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이주노동자라는 집단은 범죄인들의 온상이고 순결한 한국 문화를 오염시키는 세균과 같은 존재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이주노동자가 본격적으로 유입된게 1988년 전후니 이미 20년이나 지났는데도 말이죠. 우리 주변에도 흔하게 이주노동자를 볼 수 있고 이미 인구의 2%나 차지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우리보다 어두운 빛의 피부, 우리보다 못사는 나라에서 왔기에 교육수준도 떨어질 것이라는 편견 등 다양한 인종주의적 편..